이번에도 포르투갈과의 대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16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의 낭보를 접하고서 기쁜 마음으로 눈발이 날리는 어둠을 뚫고 신사역에서 버스를 타고서 어론 2교 앞에까지 왔으나 빙판으로 변한 포장로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들머리인 갑둔교를 피해 대안으로 변경한 달음재에서 시작하는 소뿔산 여정을 시작한다
올 첫눈을 맞으며 산행하는 기쁨보다는 조망이 완전히 가릴것 같은 예감에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산행채비를 갖춘다
달음재는 여기서 남쪽으로 약 600여미터 더 내려가면 달음재가 있다 / 10시 54분
달음재 1.5km - 임도 - 0.8km - 1075봉 - 1.5km - 소뿔산 - 1.5km - 1075봉 - 3.8km - 가마봉 - 2.9km - 거니고개 (조각공원)
합계 : 12.0km / 약 4시간 50분
늘 그렇듯이 젤 후미에서 시작해 초반부터 가파른 숲속 눈길에서 능선에 붙어 뒤를 돌아보고
거니고개까지 7명이 간다고 했는데 선두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거북걸음 하는 일행에 섞여
사브작 대며 걷는다
부인덕에 챙겨 온 아이젠이 효과를 발현한 구간으로 조심 구간을 수월하게 지난다
눈발은 강하지는 않지만 쉬질 않고 내리는 춥지 않은 날씨이기에 부담이 덜한 가운데
선두가 훓고 지난 흔적을 따라 걷는다
조릿대 구간을 지나면 평탄한 등로가 이어지고
이윽고 임도를 만난다 / 11시33분
임도에서 우측으로 조금 이동해 족적이 없는 숲길로 몸을 들이민다
어린 잡목에 핀 상고대를 털며 능선에 붙어 좀전의 임도를 내려다본다 /11시 38분
능선에 이르니 눈군가 먼저 지나간 흔적을 따르니 한분이 앞에 서 있었고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에서 누군가 눈을 털어주니 편하게 진행하게 되는데 시계가 불량하니
거니고개까지 가야 하는지 의문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어느덧 앞서간 님도 추월하고서 이제부터는 하얀 눈길 위에 누구보다 먼저 족적을 남긴다
앞서가니 등로에서 스치는 관목에 쌓인 눈을 털며 지나게 되는바 무릎과 장갑도 하얗게 변한다
헬기장을 지난다 / 11시 51분
지척에 있는 가마봉과의 분기점인 삼거리에 이르니 이정목이 홀로 외롭게 서 있더라
시그널이 있는 지점이 가마봉 가는 등로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해발 1075m에는 2등 삼각점과 선답자분들의 시그널이 있었다 / 11시 56분
눈을 털고서 보는 삼각점
밥때는 되었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소뿔산을 향하여 진행한다
바위 3형제를 보고
조망이 좋을거 같은 1050봉을 지나치고 내려서는데
가파른 내리막길에 병무산이 생각나더라
키 작은 산죽이라 다행이고
해발 약 948m인 범의터 삼거리에 이르니 이정목이 반긴다 달음재 3.9km , 범의터 2.1km, 소뿔산 0.9km / 12시 12분
보존상태가 양호한 안내지도를 살핀다
거리표시가 필자와는 차이가 크다
삼거리를 지나면서 등로는 다시 가팔라지고
조릿대 건강성은 좋아 보였다
가풀막 끝에 서 있는 요상스런 바위 / 해발 약 1035m 지점
일명 소뿔바위를 만난다 / 12시 22분
요리조리 살펴보는데
남쪽 방향으로는 시계가 열려 있을거 같은 지점인데 지형이 미끄럽고 불안해 그 방향에서는 보지를 못했다
다시 오르막을 치니
햇살이 그리운건 나만이 아니었다
시계가 좋지 않은 가운데 걷다 보니 나타난 정상 소뿔산이다 / 12시 33분
지맥꾼들이 찾는 오지산인 소뿔산
그보다는 순수 우리말의 산 이름으로 소의 뿔이 연상되어 각인이 되는 산으로 설악산의 가리봉이나 안산에서 서면
늘 소뿔산 어디있나 찾게 되는 산이다
이름처럼 정상 오르막은 순했고 정상은 펑퍼짐 했고 소의 뿔은 좀 떨어진 곳에 바위 하나 있었다
가마봉과 황병고개로 이어지는 지맥길을 내려다 보고서 왔던 길을 물리고서
영춘지맥 또는 춘천지맥길을 따라 거니고개로 향한다
오를 때 보지 못한 바위
내려가면서 만난다
이제부터는 산꾼들이 스치고
다시 만난 소뿔바위 / 12시 41분
를 뒤로 하고 내려간다
범의터 삼거리 좌측으로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 12시 46분
삼거리를 지나면서 가풀막을 타게 되는데
한결 밝아진 숲의 분위기에 자꾸만 상고대에 카메라 눈을 맞추게 되더라
1050봉을 경유하여 1075봉에 도착해 시간을 보고서 삼거리 한켠에서 자리를 편다 / 13시 07분
눈밭에서 식사를 마치니 손이 시렵고 장갑을 길려고 하니 금새 푹 젖은 장갑에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보조 장갑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고
어찌하여 녹여 달음재 삼거리를 외면하고서 가마봉으로 향한다 / 13시 38분
녹였던 손은 잠시뿐이고 다시 꽁꽁
그러나 어찌할수가 없다
부지런히 걸어서 체온을 올리는 수밖에 길을 막고 서 있는 저 봉우리(1044봉)로 향한다
식사 중에 3분이 앞서간 흔적을 좇아
어어 잘하면 날이 개일려나 하는 기대감이 순간 스치지만 예보는 흐린다 했는데
설마 에이 그럴리가 요즘 예보가 잘 맞던데
어찌 되었든 햇살까지 비춘다면 더 바랄 게 없겠는데
고도가 떨어지니 덩달아
상고대의 기세는 누그러진 형태가 안타까움을 주지만 지금은 손을 녹이는 게 우선이다
어 정말 햇님이 방긋 웃어 주려나
희망고문이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1044봉에 도착하고서 / 13시 55분
등로는 편안하게 내려가는 길이 한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곱았던 손도 부지불식간에 녹았다
앞서간 일행이 조개 바위라 칭한다
이후로 날머리까지 혼자 앞서 가게 된다
잠시 오르면서 소나무숲을 만나면서 이별하면서 내려가고
다시 부드럽게 오르면
"준희"님이 달아논 866봉에 이른다 / 14시 13분
1075봉에서 약 2km 진행했다
866봉을 내려서면서 가마봉이 멀지 않아 보이지만 업 다운이 반복되더라
두 개의 잔봉만 지나면 될 거 같은데 생각보다 지루한 길에 노란 국방부 말뚝이 번호를 달고서 따라온다
겨우살이
많이 녹은 눈이지만 등산화에 달라 붙으니 신발의 무게보다는 디딤발이 불안정해
애를 먹인다
가마봉이 저기인가 보다
다시 멀어져 가고
거북바위인가 싶기도 하고
두텁게 쌓인 낙엽길에서 뒤를 보니 1044봉이 저기 뒤에 보였다
드디어 가마봉에 도착했다 / 14시51분
누군가 매직으로 소가마봉 923m라고 명기했다
오늘 유일하게 보는 조망이라고 해야 하지만 알 수가 없다
볼 게 없는 가마봉을 뒤로하고 조금 내려서서 우측으로 진행하고서 몸을 비우고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서 내려만 가는 하산로를 따른다
진행방향 우측 전경
지나온 가마봉과 1044봉
바위 집합체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고
조망 포인트에서 지맥길의 능선을 본다 구름에 싸인 좌측이 가리산일 거 같다
뒤를 보고
너무도 좋은 등산로
가마봉에서부터 내려오다가 유일하게 약 20m정도 오르게 되는 600봉이다
그곳 600봉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600봉에서 뒤를 본다
600봉의 경고판 / 15시25분
우측으로 내려간다
만일에 거꾸로 진행한다면 다리에 힘 좀 들 거 같았다
특히 여름철에는 고생길로 느껴진 하산로다
해발 약 330m인 거니고개에 도착해 날머리를 본다 / 15시 45분
왕복 2차선일때에 설악산 가면서 항상 쉬어갔던 조각공원을 보니 감개무량해
그 옛날 북적거렸던 영화는 추억이 되었지만 차 맛이 그리워 찾아드니 그때의 한방차 대신에
대추차 생강차가 단돈 2천원에 맛이 좋았다
이번 산행으로 소뿔산과 가마봉(1190봉)을 원점회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게 큰 소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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