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과 9월의 산행을 건너뛰고서 토왕성폭포 산행 이후로 다시 설악산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가을이 짙어가는 길목에서 성골 좌릉에서 보이는 풍경과 성골의 단풍이 궁금해 왔는데 일기의 도움을 받아 풍족한 조망산행까지 더하는 여유롭고 복된 산행이 된 기록으로 사진량이 너무도 많아 정리하는 게 흠이 되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6시18분) 폐쇄된 옥녀탕 휴게소(해발 약 400m) 뒤편 능선으로 곧장 진행하여 성골 방향 산성 갈림길을 지나면서 등로는 곧추선 비탈을 만나서 "서둘지 않고 천천히" 주문을 외우고 좌 사면을 타다가 가풀막을 직등한다
다행히 거미줄 시샘이 없고 독사에 대한 걱정이 없어 맘 놓고 바위를 잡으며 등뒤에 붙는 가리봉 능선과 운해가 낀 원통 방향을 바라보곤 한다
이런 너덜경도 지나치고
부드러운 아침햇살에 바위면의 생명력이 평화롭고 남설악의 골골마다 무리지은 단풍이 깨어나고 있다 /7시 05분 ~10분
여명의 빛이 스며든 숲속에서는 안온함이 있다면 하늘이 열린 이곳에서는 개방감을 만끽한다
진행할 방향으로 고목사이에 보이는 선바위에서 우측으로 돌아 진행하고 뒤의 큰 바위도 우측으로 진행한다
미지의 세계을 찾던 한계산성 릿지길 출정에 비하면 이 길은 미답지이면서도 두려움은 없다
소양호에서 발달한 운해는 원통을 집어삼키고 여기 발아래까지 밀려들고 있다
이 선바위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오르고
내게는 귀한 좀바위솔의 자태를 만나 바짝 엎드린다
좀바위솔
선바위를 지나 다시 맞닥뜨린 집채보다 큰 바우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좌측으로 진행해 보나 여건이 만만치 않아 백하여
우측으로 진행해 이렇게 보이는 곧추세운 바위골로 직등하게 된다 /7시 27분
직등전 보기 좋아 보이는 우측으로 탐방해 보니 거기는 별로 였다
중간쯤 올라서서 내려다 봄 - 사진과 달리 결코 만만한 길은 아니었다
계속 올라야 하는 직등길 - 역 주행시 로프 필요함
결론으로 성골 안부까지 가는 여정중에 가장 위험한 구간을 올라서서 보는 가리봉과 / 7시 38분
어느 하나의 경계점을 지났다는 안도감이 밀려든다
1380봉의 아래에 뻗친 암의 위용 - 과거 산행에 병풍바위와 미륵바위(우측)라 자칭함
한계산성릿지길 뒤로 한계령과 가리봉의 연릉들
좌측 갱기골 우릉이 여기 성골 좌릉과 합류하는 우측에 무명봉(1040봉)이 보인다 - 저 무명봉에서는 좌측으로 진행하여 오른다
지형지물이 보폭을 결정한다. 서둘 수 없고 그냥 천천히 걸어야만 하는 등로다
바람 소리마저 들리지 않은 고요한 숲 속에
나의 숨결만이 허공을 가르는데
하늘은 유난히도 깊고 햇살은 부드럽고 신선해
동화속 같은 마법의 성을 향해 가는 걸음은 무겁지 않았다
그러는 중에 등 뒤에 따라오는 가리봉능선이 궁금해
위험구간과 한계산성비가 있는 지점과 성골을 비롯한 치마바위 안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처를 본다
걸어온 길을 내려다 보니 바위는 보이지 않은 육산의 형태라니 깜놀이다
위에서 다시 내려다 보게 되는 바위다
숲길 가장자리 천길 단애위에서 비밀의 정원처럼 숨겨진 보석이 쨘! 하고 나타난 선경이 있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고양이바위와 안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 8시 22분
가슴을 콩닥콩닥하게 하는 풍경으로 마법의 성 같다
그래 그래 이런 풍경들을 보고 싶었다
올 6월의 갱기골 산행때는 일기가 미흡했는데 오늘은 1380봉 병풍바위의 위용 앞에 난 작아지면서 대견해진다
넓적한 바위 아래에 구멍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담는다는게 ...
그 바위에서 쉬면서 풍경을 감상한다 / 8시33분
좀 전 아래에서 보던 바위다
단애 위에도 벼랑 곁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위대함과 우측의 알라딘 램프도 보인다
직등중에 만나는 거대한 암벽(1040봉 추정)이 길을 막고 서 있다 - 상부 1040봉 / 8시 48분
우측을 살피니 진행하기는 무리이고 좌 사면을 타기 위해 백하고
그러는 중에 단풍 여러 점을 만나고
좌측 이 지점에서 올라치면 그 상부가 알쏭달쏭해 보여 좀 더 좌로 우회하면서 주변을 살핀다
보기에는 엄청난 바위가 병풍처럼 길을 막고서 길게 선 형태로 기를 죽이지만 서둘지 않는다
그렇게 돌아다 보니 역시나 우회하여 오를 수 있는 편한 루트가 발견되어 급 비탈을 탄다
한숨 돌리고서 거칠어 보이는 등로를 올려다 보고 - 우측에 1040봉으로 보임 - 능선에 도착 우측으로 진행한다
1040봉 주변에서 무장해제한 상태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아 든다 / 9시 6분 ~ 22분
양구의 봉화산과 사명산 뒤로는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이 조망된다
홍천의 가리산도 보이고
그래도 여기서 조망의 백미는 치마바위와 고양이바위 그리고 안산이 한 프레임에 보이는 풍경이다
불러보는 치마바위 안산 고양이바위의 삼각 구도로 보이는 장엄 웅장한 바위의 기세는 숲 속에서 갑자기 솟구친 형상이다
치마바위의 바위덩어리가 저리도 육중했나 새삼 느낀다
자칭한 병풍바위와 미륵바위를 아우르는 1380봉의 기세도 장엄해
1380봉의 위용
숨겨진 뭔가가 있을거 같은 저곳은 사람의 접근을 허용할까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다운 풍광으로 깊은 계곡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아무도 없는 조용한 숲 속에서 혼자 보기에 아까워 지인들께 전하고 싶은 경치다
귀때기청도 보인다
대암산 도솔봉 대우산 자락도 훤하네
좌측에 대암산도 잘 보인다
도솔지맥 뒤로 사명산과 해산
봉화산 부용산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도
원경인 가리산의 형체는 독특해 쉬이 알 수 있다
골과 골들이 엮어 놓은 산줄기가 크게 차지 하고 그 아래에 아주 조그만 땅에는 강이 있고 천이 흐르고 그 나머지 땅에 도로가 놓이고 인간의 삶의 터전이 있다는 게 신기해
치마골로 모란골로 이어지는 산등성이에 색색의 단풍이 곱다
성골 한계산성릿지길 그리고 한계령 고개와 점봉산
성골의 단풍이 아직은 이른가 싶기도 하는 모습을 내려다 보고서 앞으로 진행한다
이제부터는 등고선의 변화가 심하지 않은 능선부에서
오지의 맛을 편안하게 느낀다
좀전의 조망 장소인 1040봉 전경이다
갱기좌릉과 치마바위
기세좋게 조용히 밀려들던
운해가 밀려나고 있다
성골 좌릉에서 가장 멋진 명품송이다
드디어 올 유월 갱기골 산행에서 빼어난 풍광을 맛봤던 1080봉에 도착해 식사 겸 휴식시간을 갖는다 / 9시 39분 ~10시 25분
갱기골 최상부가 보이고 그 뒤로 삼각편대의 위용
독수리도 날기 힘든 저 협곡사이로 산양들은 맘껏 뛰노는 놀이터일까
전문 크라이머들은 저곳을 탐닉해 보았을까
맛있는 음식도 수십번 먹으면 물리게 되던데 저 풍광은 어떨까
지금은 암만 봐도 질리지 않은 경치다
치마바위의 위세가 저리도 당당했단 말인가
덥지도 않은 날씨에 빼어난 풍광까지 함께하니 행복하지 아니한가
일진이 아주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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