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부에서 우골은 끝청방향 좌골은 1474봉 방향이다
이제 독주골과 이별하고 서북능선을 향해 간다 (13시45분)
등로가 뚜렸한 평범한 흙길 가풀막을 탄다
녹색의 단풍취 위로 하늘의 햇빛은 얼키설키 엮어진 나무잎 사이로도
광합성의 자양분은 보내주고 있었다
꿩의다리를 만난 후
귀한 야생화를 만났는데 이제는 기억력이 떨어져
이름을 불러줄 수 없어 안타깝다
아니 관심이 없어졌다는게 맞겠지
끝물인 터리풀
아직도 너는 피고 있었니
너무 늦은게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참조팝나무
그러나 과거의 기록을 보니 이때가 한창이었다
이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니 반갑다
서북능선에 도착하니(14시27분)
심한 된비알도 아닌 곳을 힘들게 능선에 도착했다
독주골 분기점과 약 1분이내 거리에 있는 이정목 09-11번 구조목이다
그렇다면 좌골로 진행하면 09-10번목일까 싶다
그래 너도 피었구나
반갑다
가풀막에는 끝물이었는데
능선에 붙으니 터리풀이 한창이다
대청이 얼마 남지 않았네
오름길에 뒤를 보니 시원한 바람과 더불어
멋진 그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리능선방향으로는 개스가 많아 ... ..
그래도 이 정도면 좋아
올 봄에 다녀 간 귀청과
한달전에 만났던 안산도 반갑다
대간길인 망대암산과 점봉산
한계령에서 점봉산으로 가는 암릉길의 침봉도 보고
점봉산에서 북암령으로 조침령으로 흐르는 등로도 떠 올려 보고
지금쯤 저기도 야생화가 많겟지 생각해 본다
끝청에서 바라보는 점봉산(14시53분)
차량이 많았는데
서북능선에 산객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다들 지나갔나
아니면 바다로 놀러 갔나
그 덕분에 조용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오우~~
용아릉이 잘 보인다
대박이다
2014년 7월 13일에 다녀간 뒤로 처음인 끝청
그날
탐방객은 많지 않았고 야생화는 풍년이었지만
조망은 아쉬웠는데
4년만에 조망에 대한 갈증을 풀어낸다
정말 아름다운 금수강산 설악산이다
오똑한 세존봉에 비해
그 위세가 뭉그러져 보이는 1275봉
네가 진정 공룡의 지존이었니
구곡담 뒤로 병풍을 두른 용아릉
가마가만 세세히 살피다가
지난 옛추억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래 생각나고
그곳이 이렇게 보이는구나 싶어
추억이 살아 움직인다
고래등 같던 바위가 이렇게 보일까 싶고
그래 넌 우회 했고 직벽의 지점도 가늠이 되고
봉정암 뒤의 기암들의 멋진 자태도 선명하다
쌍폭골과 곡백운골로 흐르는 귀청의 침봉도 구경한다
끝청에서 보니
공룡 침봉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1275봉을 필두로 큰새봉 나한봉도 그 위세를 감추었다
이질과 물레나물
서북능선은 역시 야생화가 많다
특히 이 코스는 많은 탐방객이 지나치는데도 잘 자라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산행중 폭염주의보가 울리지만
이곳은 뜻하지 않게 바람이 함께 하니 폭염이란걸 잘 모르겟다
그래
그늘밑에서 식사할게 아니라
여기 선경이 보이는 이 장소가 딱 좋아
듬성듬성 지나가는 산객마저도 끝청에서 보았는지 이곳은 오지도 않으니
폭염이 작열하는 뙤얕볕도 대수나 싶고
산상의 만찬을 즐기기에 무엇을 더 바라리요
끝청 대피소도 지척이고
울산암도 지척이다
청봉골을 내려다 보고
저골에는 뭘 보고 내려설까
용아릉이 잘 보일까
겹겹이 펼쳐진 침봉속에서
골골이 펼쳐진 산세를 보며
지나치는 바람결에 안부를 물으며
건강히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전면의 능선에 호기심 많은 이들이 지나가지는 않았을까
향로봉 앞으로 황철봉과 황철남봉
그 앞 옆으로 낮아 보이는 저항봉도 본다
식사를 마치고 가야 할 대청을 보니
휑하다
북설악 우측으로 죽변봉과
설악 조망산으로 괜찮은 나즈막한 운봉산이 보이기도 한다
더는 미련을 털어내고 단추와 바람꽃이 기다리는 대청으로 향한다
이건 또 뭐였드라
참바위취였던가 싶은데
참조팝나무가 만개중이다
피기전에 별모양의 무늬가 더 아름답다고 느껴진 꽃이다
노루오줌
참으로 한가한 대청처럼 보여
불러보니
탐방객의 숫자가 이러했다
별일이다 싶기도 해
이질풀
잔대
중청대피소가 지척이라 주변을 살피지만 (16시 10분)
여로는 있었지만
예전에 있던 자리에 네귀쓴풀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등대시호와 함께 흔적도 없다
한해살이풀인지라 생존경쟁에서 밀려나거 같았다
꿩대신에 닭이라 했던가
천불동 계곡 양안으로 피어난 설악의 아름다운 바위꽃이
위로한다
그 꽃들의 향연은 언제 봐도 대단하다
환경훼손 반대자이지만 이왕 케이블카 설치하려 한다면
비선대에서 천불동 계곡을 경유하여 무너미고개까지 설치하면 어떨까 싶어
그리만 한다면 완전 대박일텐데
달마봉을 볼때마다 누에고치가 연상된다
너덜의 지존 황철봉
북설악의 상봉과 신선봉이 금강산을 생각하게 한다
남북평화공존 지속과 활발한 교류에 북녁땅을 빨리 접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솔체와 바람꽃이 피었을 신선대와 범봉 아래도 생각나는데
공룡을 종주할 날은 언제나 가능할까 싶다
하늘에 구름꽃이
산과 들에는 야생화들이 있다면
외설악에는 바위꽃들의 세상이다
너무 많고 아름다워 뭐가 뭔지도 모를만큼
꽃멀미가 나는 외설악이다
꽃!
꼭 누구의 전유물은 아니다
특히 산에 핀 바위꽃은 산을 동경하고 걷는 자만의 전유물이니
저기 골골에 핀 수 많은 꽃을 난 멀리서 이렇게 지켜보는 것으로도 만족한다
추억이 있는 여러 이름속에
아직은 추억만을 먹고 살고 싶지는 않다
과거에 많았던 등대시호도 단추구멍도 수풀에 밀려나고
이질풀이 수풀과 어우러져 번성중이다
그러나 잘 견디어 낼지 그게 걱정이다
몇개체가 있었던 장소인 풀밭에
네귀쓴풀이 떼를 지어 자라고 있었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모습에 반가워
단추구멍에 초점을 맞추지만
전초는 작으면서 꽃마저 너무도 작아진데다
땡볕인지라
어여쁜 네 모습을 제대로 표현할
재주가 내게는 없었다
너 왜 이렇게 작아졌니
예전보다 꽃의 크기가 삼분의 일로 줄어든거 같다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갖은 노력을 했지만
소망한 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
거친 찬바람에 거처를 옮겨가며 적응하느라
꽃이 작아졌나 하고
추측할 따름이다
4년전에 핀 네귀쓴풀의 자태
한눈에 봐도 꽃의 크기도 컸고
육안으로도 단추구멍이 선명했었다
이제는 이렇게 큰 단추구멍을 볼수 없을까
걱정이 든 네귀쓴풀이다
등대시호는 나름대로 선방하며 자라고 있었으나
여러 수풀에 밀려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끝청방향 암봉틈새에 자라는 등대시호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네귀쓴풀
전에 자라지 않았던 장소에도 자라고 있다
바람꽃이 피는 언저리까지 올라 와서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고
심지어 대청 정상부에도 자라고 있었다
중청에서 대청으로 절반쯤 올라오면 만나는 하이얀꽃이 있다
그게 설악바람꽃이다
설악의 매서운 바람에 눈잣나무도 나즈막하게 엎드려 자라는데
그런 엄혹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설악바람꽃
바람꽃 종류도 많지만 대부분 다 지는 이 7월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꽃이다
타 바람꽃에 비해 줄기가 튼튼해 보이는게 확 띄는 꽃이다
설악바람꽃
공룡을 향해서도 피고
귀청을 향해서도 점봉산을 향해서도 핀다
설악산 여기저기에 피는 설악바람꽃
4년전보다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 든거 같아 짠한 마음이다
대청봉 (16시59분)
바람이 쉬임없이 지나가는곳
탐방객이 없어 너른 대청 주변이 스산하다
그래도 찾는 탐방객들이 있어
모처럼 증명사진 하나 남긴다
정상인데
그냥 갈수가 없쟎아
인사는 하고 가야지
공룡을 도전할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데... ..
칠성봉릿지길도 저봉릿지길도 만물상도
큰형제봉도
모든 설악바위꽃이여 안녕
당 잔대
청봉 정상 주변에는 바람꽃도 많았고
당잔대도 여러 개체를 공단에서 관리한다고 한거 같았는데
주변을 빙 돌아봐도 흐르는 세월은 어찌 할 수 없었나
당잔대의 개체수가 몰라보게 줄었다
이젠 하산할 일만 남았다
2시간이면 가능할까 아니면 30분 추가면 가능할까
청봉에게 인사한 후 오색을 향한 비탈을 탄다 (17시08분)
네귀쓴풀
네잎갈퀴나물
여로
터리풀
조망바위에서 끝청과 중청을 보고
얼키고 설킨 뿌리들의 만남과 대화
노루오줌
심재를 보호하려 변재가 용을 쓴다
하나의 이정목처럼 보여
참 많다
급경사지만 괜찮았던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 (17시59분)
갑자기 시계가 빨라졌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하늘이 어두워지는 숲길을 지나고
계곡 좌측으로 요란한 물소리가 청량감을 선사하며
힘이 드는지 쉬업쉬엄 걷는 탐방객을 스쳐 지나간다
갑자기 시야가 밝아지며 엄청 시원한 바람이 몰려든다
저곳으로 오르면 멋진 풍경이 있을까
바쁜 걸음중에도 별 생각을 하며 내려선다
까치수염
막판에 이런 돌계단이 힘들게 한다
독주골 (19시03분)
역시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한다
소망했던 네귀쓴풀을 만났지만 더 작아진 꽃이 지나온 환경의 무게가 느껴지고
설악바람꽃의 터전도 좁아진듯하여 그게 일시적인 현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생도 선택에 따라 무늬가 다르듯이
멋진 풍경도 때를 잘 만나야 누릴 수 있다
덕주골의 풍부한 수량에 더위를 잊고 하고 맑게 개인 하늘 덕분에 끝청 대청에서 조망을 마음껏 누렸던
복받은 나들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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