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토막골과 전람회길

열린생각 2018. 8. 1. 10:34



1994년 이후로 가장 덥다고 하는 올 여름

그때는 젊었기에 그런줄도 모르고 지나친거 같은데

종일 열기는 지글지글 푹푹 끓는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자연이 숨쉬고 있는 숲과 계곡을 생각하는데  

염천을 가만해 짧은 코스를 생각해둔 토막골을 찾아간다  





산  행  일 : 2018년 7월 28일

진행 경로 : 설악동 - 비선대 - 형제폭포 - 전람회길 - 비선대 - 설악동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설악동에는 고속도로의 정체에 비하면 예상외로 한가해 보인다 (9시40분)

주차비 오천 입장료 성인1인에 삼천오백원 약간  올랐나 싶어

소토왕골에 비친 설악의 그림을 보니 예보대로 흐린 일진일거라 생각하며




차라리 쨍한 햇빛보다는 이게 더 좋겠다는 소망이다

시멘 포장길을 걸을쩍마다 쪽동백향기가 그립다

안내설명판은텅 빈채 새롭게 준비중이라 하고

비선대의 음식점은 헐리어 그 자취마저 찾기가 어려울 지경으로 변한게 전부였다  




저 멀리 보이는 천화대에 인사를 건네고




궁금해 가까이 불러보니 흑범길 석주길이 한달음에 달려와

지척에 있다고 말한다  

  





예상보다 수량이 많이 줄어든 천불동계곡수

토막골의 형제폭포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아야겠다




천불동계곡의 수문장격인 적벽과 장군봉

적벽에는 부지런한 릿지꾼들이 폭염을 잊고 있다




비선대 지킴이터 전 철교에서 작은형제봉을 바라보고





공원지킴이터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 금강굴방향을 버리고  

천불동방향으로 진행한다 (10시39분)



지킴이집을 지나 우측의 첫번째 골을 지나서

숲으로 들어선다

우측에 골을 두고서 좌측의 길을 따른다




거미줄이 있는걸 보니 이번에도 앞서간 님들이 없나 보다 하고

 


토막골 입구로부터 10여분만에 마주한 무명폭포 (10시50분)




과거에 식수로 사용한 흔적이 역사로 남아 있는 무명폭





그 무명폭 상단부




다시 건천을 이룬 계곡에서 계곡치기 등을 병행하며 걷는데

잠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여기서 지 계곡을 버리고 좌측 비탈을 탄다




습도는 높고 날이 덥지만

초행길인지란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



여 저러면 곤란한데

중력을 무시한 바위덩이가 참 위압적으로 보인다




계곡으로부터 좀 멀어지고 고도가 높아졌는지

유선대와 형제봉이 보인다

형제봉 앞에 있는 암봉들이 더 형제봉처럼 다가온다




골의 입구로부터 1시간만에 형제폭포에 도착했다 (11시 40분) 




바짝 말라버린 폭포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내린다

잘됐다 싶어 과일을 먹으면 비가 지나기를 기다린다




폭포 중탕부분

유입되는 물이 절대 부족하니

영 아니올씨다




저곳이 전람회길인가 싶다



끈어질듯 끈어지지 않고 숨을 쉰다던데

형제폭포가 그랬다

그저 명맥만을 간당간당 이어가는 형제폭포가 애처롭다





중탕부분에서 찾아본 유선대와 형제봉




폭포 상단부분




연잎꿩의다리




100여미터나 된다는 형제폭포

수직낙하 하는 물이 없이 없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역시 혼자로는 존재감이 빛날 수 없는걸 폭포는 말하고 있었다



언제가는 콸콸 쏱아져 내리는 내 모습을 만나고 싶구나

다음에 보자 (12시08분)




왔던 길을 물리고 거대한 암봉을 우측에 두고 전람회길을 찾아 간다

평범하던 사면길은 어느순간 된비알을 이루고

함박나무와 단풍나무 숲을 지나 머리를 드니

이제 능선에 다 왔다는 느낌이 들고(12시28분)




제일먼저 반기는 그림은 천화대였다




진행방향의 전람회길





골이 깊은 설악골과 운무에 쌓인 공룡능선



천화대의 마지막봉이라는 왕관봉도 운무에 포로가 되었다


다행히 봉화대는 보이지만

저봉릿지 상단부터는 운무에 가렷다





돌이 안정적이지 않은 장소에서 바라보는 조망이지만

설악이 주는 풍경의 선물을 한아름 받아든다




가보고 싶은 설악의 모습들은 장엄한데

저기는 언제 가볼까 싶다




흑범과 염라 그리고 왕관봉







이제 그만 본격적으로 전람회길을 타볼까나




그전에 멋진 소나무 한점 담아내고







전람회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시작된다


소나무는 참 신기하다

어찌 저런 바위틈 낭떨어지에서 사는지

너도 저 풍경이 좋아서 그런곳에 살고 있니




눈에 보인다고 다 보이는건 아닌가 보다

도저히 갈 수 없을거 가는 저곳에도 갈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는게

너무도 신비롭고 인간의 욕망이겠지만  한없는 도전심에 박수를 보낸다







천화대 뒤로 보이는 저건 뭐지




신기한데

아쉽다




장군봉에 금강굴이 관측되고














형제봉 앞의 낮게 있는  

바위 암봉들이 더 형제봉 같다




그게 진짜 형제봉이지 않을까 싶은데

망군대에서 보면은 형제봉은 진짜형제봉처럼 보인다는데

진짜 그런지 확인하고 싶다





형제폭포상단은 가렸지만

그 위로 뻗쳐 오른 암봉의 기세가 너무도 당당하다


지도에도 없는 저 무명봉을 산우들은 토막봉이라 칭하니

그럴만도 하여 그 부름에 동참한다




마등령삼거리는 보이지 않고

그 방향으로 달리는 암봉들이 멋져 보인다




아울러 독립적으로는 아주 아름답지는 않지만

좋은 위치에 자란 지리적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소나무가

아름다운 풍경에 멋을 더하고 있어 자꾸자꾸 카메라눈이 찾게 되더라  














운해에 덮인 1275봉과 공룡능선




북한산과 도봉산에 많이 자라는데 비해

이곳 설악산은 그닥 많지는 않지만

여기서 아주 오랜 세월을 겪은 노간주 나무를 만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나무가 아닌가 싶다


















저 암봉들이 형제폭포에도 가깝고 보이기도 하니

저 암봉을 형제바위라 부른면 어떨까 싶다

이어지는 암봉군은 형제바위릿지라 부르고

그래야 토막골에 있는 형제폭포란 이름도 생뚱맞지 않고 어울지 않으까 하는 생각이다














집선봉과 망군대로 이어지는 경로를 상상해 보고







토끼 같기도 하고

여우같기한 바위의 기암

위치상으로는 칠형제봉에 있는 피카추바위 같은데... ..

 




자신이 없지만 망경대와 꼬깔봉은 위치상으로

추정해본다










정상적으로는 한푸레임에 담아지지 않아 억지로 담다보니

폭포가 누워있는 형상이 된 형제폭포




형제폭포 상단부분



토막골과 형제폭포 그리고 형제봉

서로 다른 이름과 폭포와 바위는 제법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 조화를 이루지 못해

그래 그렇구나 하는 동감보다는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다


토막골이야

골의 길이가 짧아 그런가 싶어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형제폭포를 토막폭포라 부르기에도 어울리지 않고

토막골과 형제폭포는 아무래도 생뚱맞다











오잉

희야봉과 애기범봉이 뚜렷하게 보인다

흐릿하니 실루엣처럼 보인는 범봉이

오늘 본게 전부였다  














등대시호

































기암에 자라는 소나무가 시선을 끌지만

이후에는 ...  ..




















먹이를 주는거야

아니면 ... ..




우야튼

참 재미있는 바위였다

이걸보노라니 덕주능선의 아기코끼리가 생각난다




형제폭포 상단부에 도착했다 (13시32분)

역시 목숨만이 붙어 있다고 흐르는 물이지만

지금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물이다

차지도 않은 물도 몸에 닿으니 개운하다




골바람이 물결따라 지나가는 상단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를 한다

밥 한숯갈에 망군대를 또 한숯갈에 소만물상을 넣고

봉화대도 넣고 맛있게 냠냠한다

그러나 칠성봉을 비롯한 찬들은 이번에 없어 다양하지 않지만

워낙에 일당백인지라 꿀맛 같은 성찬의 시간이었다

 












형제폭포와 토막골

이름만 놓고 생각할때는 너무도 이질적인  이름

그 생경함이 설악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가 되었다





이제 형제폭포 상단과 이별할 시간이다





그래 다음에 만나자꾸나 (14시21분)





이젠 토막골 상부를 향해 오름길을 탄다




도중에 첫번째(약 5분거리) 합수부 우측골은 버리고

두번째 합수부인 이곳에서 우골을 선택하여 오른다

먼저 다녀간 산우님의 시그널이 반긴다

  




계속 시그널은 골을 따라 이어지는데

그냥 예감대로 적당한 지점에서 우측 평범한 능선부를 선택해 오르니

바위도 지나고서 뚜렷한 등로 같은 길로 이어지더라  




우람하면서 가지가 무성한 소나무도 지나고 암릉을 타고 난 뒤  

암릉을 좌측에 두고 어둑한 길이 끝나는 지점을 지나니  


 



마등령 삼거리에서 비선대로 이어지는 등로상의 이런

이정목이 반기더라 (15시04분)

그곳에서  

무전기를 착용한 119구급대가 어디서 오느냐 길을 묻더라





오늘은 운이 좋았는지





세존봉 들머리를 지나니

세분의 국공님께서 마등령을 행해 걸음중이었다




유선대

종전에는 그 유선대 아래에 바짝 붙어 등로가 가파른 길을 이루고 있었으나

이번에 보니 좀 멀찍이 떨어진곳에 새롭게 등로를 만들어 놓았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해 고마운 마음이다





장군봉







유선대

식사중에 릿지하시던 산객들은 다 내려갔는지 조용하기만 해  




장군봉과 유선대 사이로 발달한 가파른 내리막 돌계단을 탄다

칠형제봉 능선의 봉들이 멋지고




소나무 한점과 기암

그리고 그 배경의 천불동 계곡 양안의 암골미가

돌계단의 지루함을 잊게 한다




오늘 종일 배일에 가려졌던 저봉릿지길도

막판에 인사하려고 몸을 추스렸고




4-5년전인가 낙석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장군봉

아직까지 릿지를 허용하지 않은가

예전과 달리 조용하기만 했다





일기가 좋으면 금강굴이라도 들렸다 갈까 했는데

세존봉과 함께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천화대 능선뒤로 보이는 칠형제봉

오늘은 그 자태가 사뭇 신비감을 더했다





하늘을 보면 비라도 금방 쏱아져 내릴것만 같은 날씨인데

비는 약간 스치듯 지나가

비선대까지 아주 편안한 산행이 되었다 (16시34분)





부천에는 천둥번개가 요란하고 소나기가 한참을 뿌렸다 한 날씨에도

안산을 소망한 마음을 이뤄준 설악

그 품은 늘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름답게 펼쳐주었다



바짝 타들어 가는 천불동을 바라보며

2주전의 독주골의 풍족한 수량과 너무 대비되는 현장을 보며

이젠 비가 좀 내렸으면 하는 소망이다




이젠 설악의 수 많은 골중에

또다른 꿈을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