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악이다
단잠을 마다않고 찾는 이유는 꿈속에서라도 그리는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흑백의 수채화처럼 안겨오는 설악산
오늘은 눈앞에 펼쳐진 안산과 치마바위 그리고 고양이바위를 목적으로 한 산행이다
산 행 일 : 2018년 6월 13일
진행 경로 : 옥녀탕휴게소 - 한게고성 - 안산 - 성골 - 옥녀탕휴게소
산행 특징 : 한계산성길은 전신근육을 사용해야 함
성골의 상단부는 거칠고 지면에 정착되지 않은 바위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함
같은 풍경이 반복되므로 좀 지루한 산행이 될 수도 있음
안산으로 가는 능선에 야생화들이 많았음
지금은 패쇄된 옥녀탕휴게의 주차장이 썰렁하기 그지없다
숲 삼거리에서 산성을 향해 오르는 등로 같은 길을 외면하고
계곡으로 내려선다
옥녀가 목욕한 탕인가
탕을 횡단하여 좀더 진행하면 바로 계곡으로 연결된다
계곡 좌측으로 편안한 등로가 있어 보이지만
계곡의 너덜 분위기를 느겨본다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걸보니 가리왕산도 생각난다
우기철을 잘 지내야할텐데 ... ..
좀 맛을 봤으니 좌측 등로로 복귀하니 한결 부드럽고
듬성듬성 돋아나는
하얀 꽃망울이 참 이쁘기도 해
한계산성인가
지도상에는 한참 위에 있던데
우측으로 산성도 보이지 않고
좀더 가야 본성이 있는갑다 지레 짐작하고
어둑한 숲길과 계곡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다 좌측 등로를 찾는다
우측에 계곡을 두고서 가는 길은 등로가 다소 흐릿하지만 갈만하고
그러다가 드는 느낌이 묘하다
예전에 본 산기에 의하면 부지불식간에 성골로 바로 들어간다했는데 ... 딱 그런 기분이다
이왕 진행한거 하늘이라도 보고 백하기로 하고 꾸역꾸역 진행한다
여기까지 왔지만
옥녀탕에서 그리 멀지가 않다고 한 산기가 기억나고 지도가 틀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 좀전에 본 산성으로
어둑한 숲길을 빠른 걸음을 잰다
원위치 하여 계곡 우측으로 산성이 어디 있나 살피지만 역시 보이지 않아
실마리를 풀기 위해
우측 계곡을 건너간다
낙엽이 수북한 오름길을 잠시 타니
산성이 나타나고
그 산성에서 조금전 산성을 찾으니 이렇게 나뭇잎 사이로 보인다
왜 계곡까지 연결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물길에 흔적이 지워졌는데 복구과정에서 생략할 수도 있겠고
또 하나 궂이 서로 연결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거 같다
계곡으로 몰려오는 적병을 몰살시키기에는 천혜의 요새이기에
성곽을 둘러보며 든 생각이었다
아주 오래되었다는 산성의 유래
하여간 조상님들은 힘겹게 생활했구나 싶어
멀고 먼 옛날에는 얼마나 울울창창한 숲이었을텐데
이런 험지에 산성을 쌓았나 싶기도 하고 ...
요즘 남북간에 평화가 조성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하여 북쪽의 대간길을 이어보고 싶다
산성이 끝나면서 된비알길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어
조심하며 눈으로 가슴으로 즐기며 진행한다
산성위에서
안산의 매력덩어리가 쨘! 하고 나타난다
우측에 도드라져 보이는 암봉의 위세도 대단해
처음으로 인사 나누는 마음
행복의 물결이 파도친다
협곡으로 보이는 성골
저길로 하산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곳에 성골을 품은 암봉들이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한다
끝난줄 알았던 성벽은 끈어진듯 하다가도 계속 이어지게 되더라
고양이바위와 안산이 한몸처럼 보여
그 장대한 몸짓에 놀란다
산양의 보호구역답게 수차례 그 배설물을 만난다
멋진 소나무
산중에 만나는 수많은 나무중에 이런 풍경은 늘 반갑고
흐트려지는 마음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가리능선의 주봉들
한계령휴게소방면
점쟌하게 뒤로 물러앉은 가리봉과
불끈 치솟은 주걱봉이 대비되고
주걱봉 삼형제봉 능선이 빛은 느아우골 상단부
명장앞에 졸장이 없다고 하던데
안산을 둘러싼 지세의 암봉들이 딱 그렇다
치마바위 안산 고양이바위 그리고 성골
갱기우골을 빛은 능선
그것이 치마바위까지 이어져
성골을 보면서 저길로 하산한다면 하고 살핀다
이때만 해도 모란골로 빠질예정이었다
절묘하게 끼었다
일면 통천문을 통과하여
바람이 시원한 편평한 암반에 어린생명이 자라고 있다
자신의 뜻과 관계없는 곳이 삶의 터전이지만 아직까지는 잘 자라고 있는데
5년이나 십년후에도 잘 자랄까 싶어 격려차원에 물 한컵 나눠준다
이제 이곳에 지나치면 저 생명을 지켜보게 될거 같다
잘 생긴 늘푸른 소나무는 언제봐도 좋다
자꾸자꾸 눈에 띄니 마음에 짊이 된다
여기도 낀바위가 있네
하늘벽과 가리능선
예보상으론 흐리고 맑다고 했는데
날씨가 변덕을 부리려나
참조팝나무
한계천을 끼고 발달한 마을
그냥 직등하는 구간
좁은 길에 로프가 있어
본능적으로 스틱을 접어 배냥에 넣고 - 산행중 처음이다
건너편 풍경 - 로프가 보인다
그 위에 한계돌탑이 있어
줄 보다는 바위를 잡고 수평이동하고
여기는 로프에 의지하게 된다
비록 가늘지만 아직은 튼실하다
오르기전 지나온 구간을 보고
또 로프가 있지만
바위면이 그런대로 살아 있어
재미있게 지나온 구간을 내려보고
국태민안을 소망한 기도터인가
돌에는 이름을 비롯한 글이 새겨져 있다
이걸 보니 늘재에서 청화산 오르는 대간길에 있는 정국기원단이 생각난다
한계산성을 상징하는 기도처는 쉬어가기 좋은 장소이지만
몇장의 사진을 찍고 바로 진행하는데
조용한 숲을 가르는 짐승들의 후다닥소리가 들리고
숲의 주인들을 놀래고 싶지는 않았는데 ...
진행하게 될 우측으로 내려서는 등로보다
좌측의 무명봉을 올라보니
똑같은 풍경이 반복되지만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더라
그런데 아침과 달리
가리봉처럼 하늘이 흐려져
괜시리 걱정이 된다
성골이 저렇게 발딱 서 있나
거참
하늘을 봐서는 저길로 탈출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여의치 않으면 석황사나 대승령으로 가지 뭐
고양이바위 우측의 암봉의 위세가 볼수록 대단하다
그냥 병풍바위라 불러줘도 좋을듯 싶다 - 편의상 병풍바위라 칭한다
산성의 흔적이 없어 끝난줄 알았는데
다시 이어져 있어
다시 조망처에서
치마바위가 여기서는 하나가 아니다
좌측은 병풍바위라 임의로 부르고 싶은데
우측의 바위도 예사롭지가 않다
우측 병풍바위의 기세로
안산앞의 고양이바위는 왜소하게 보이고
우측으로 해서 좌측 정상부를 향하게 된다
치마바위에서 고양이나 병풍바위를 본다면
그 실체는 어떨까 싶어
안부를 지나면서 편안한 육산의 어두컴컴한 오르막 길을 걷게 된다
안부에는 좌측 골에서 실려오는 바람이 더없이 시원하기도 하고
매끈하게 쑥 빠진 커다란 나무가 눈길을 끈다
바쁘다 보니 날짜가 지난 후에 들춰보니 기억력이 희미하지만
산행때 올려다본 기억으론
황벽나무 보이는데
확신하지 못한다
우측 오르막길보다 좌측으로 가는길은 지름길로 보이지만
행여나 멋진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우측 된비알을 탄다
딱따구리가 빛어놓은 고목도 만나고
정상부에 도착하니 나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허탕을 친줄 알았다
정상부에서 내려서는 중에
지도상의 미륵장군봉릿지길이라는 암벽이 병풍을 이루고 있다
워킹족도 저길 접할 수 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고
귀청에서 발달한 암봉군들과 한계령을 살피고
한계령에서 망대암산으로 가는 대간길의 암봉들도
덤으로 구경한다
운무가 삼켜버린 귀청
자연석굴일까
무협지에서는 저런곳에 세외고수들이 살던데....
안산을 가기위해 거쳐야 하는 정상부는
손에 잡힐듯 가까이 들어와 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해야 한다는게 쉽지가 않아
생생한 숲에 앙상한 나목들이 눈에 띄고
어디서 코끝이 향굿하다 했더니
정향나무가 한들한들 만개했다
사라졌던 산성이 또 이어진다
성골을 중심으로 산성을 쌓았나
그 먼 옛날에 험한 성골이 그렇게 중요한 요충지였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기거하기에는 터도 좁아 보이고 퇴로 및 식수와 비상식량공급도 마땅치 않아보이는데.....
오르막길 타는중에 좌측에 풍경을 감상할 포인트가 있어
가보면 비슷한 그림이더라
왜소한 모습으로 구름모자 쓴 치마바위와
자칭한 병풍바위
그리고 노랗게 보이는 암봉
뭐라 딱 불러줄 만한 예칭도 떠 오르지는 않지만
그 기세는 자뭇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병풍바위의 모습이 숲으로 변하고
미륵바위라 불러야 하나
그러나 미륵을 접한 적이 없어 상상속이라 적당한지 알 수가 없다
대단한 암벽이다
미륵바위 아래 자잘한 침봉들
몽유도원릿지길에서 이어진 카날같은 암릉
금마타리
칙칙한 숲에 이렇게 환한 미소를 띤 야생화들은
늘 반갑다
지난번 상봉에서 멋진 자태의 금마타리를 기대했는데
여기서 그 소망을 푼다
옥녀탕으로 이어지는 성골 우골
산처럼 우람한 병풍바위는 순해 보이고
이제는 미륵바위가 더 시선을 확 잡는다
우측으로 병풍바위와 미륵바위 - 편의상 예칭으로 불러준다
미륵바위
미륵바위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이 어두워져
그렇지만 요즘 예보가 예전보다 잘 맞음을 기억한다
바위를 타야 하나 좌측으로 가야 하나 하는 순간에 노란리본이 반갑고
어라 고목에 줄이 매여져 있다
아무래도 날이 수상쩍다
예보와는 다를것 같다
준비물을 생각하니 걱정이다
바위의 생김새가
가까이 불러보니 손바닥처럼생겼다
손가락도 있고
귀청과 망대암산을 점령한 구름
뭔가 쏱아질것 같은데
바로 하산해야 하나
그래도 안산의 하늘은 보고 결정하자
숲길을 벗어나 하늘이 열린곳
안산 방향을 보니
성골에서 발달한 골바람이 예사롭지가 않다
아우! 춥다 추워
저기를 넘으면 뭔가 확 댕길거 같기도 한데
오르면 미련이 붙잡을거 같아
내려서 적당한지점에서
이른 점심을 먹으며 사태 추이를 점검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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