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요즘
바쁘기만 했지 실속이 없는 한해이기에
남은 달력 한장이 마지막 잎새가 되어 버린게
나의 모습같다
몸부림치며 산다고 해도 별반 다를게 없는 세상
윤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모호한 세상에서
산행날이 있다는게 한줄기 삶의 희망처럼 다가온다
삶의 질곡에서
마지막 잎새 된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산을 찾아 간다
산 행 일 : 2015년 12월 13일
진행 경로 : 갈령(9시28분) 1.2km - 갈령삼거리(10시06분) 4.0km - 비재(11시48분) 3.8km - 봉황산(13시50분) 1.5km
- 산불감시초소(14시28분) 3.2km - 화령(15시16분)
진행 거리 : 13.7km (누계:610.1km) **대간거리 : 12.5km (누계:460.6km) **접속거리 : 1.2km (149.5km)
산행 특징 : 비산비야를 앞두고 경북 상주의 땅만을 이어가는 대간길
두번째로 해발 1000고지 아래인 700고지대를 접하게 되는 육산의 여정임
주요조망점은 청계산과 구병산임
이주전에 왔던 갈령을 다시 왔다
눈도 다 녹고 낙엽만이 나목 아래에서 뒹군다
칡과 얽킨 전설이 있을법한 갈령이지만
그 존재감은 느낄수가 없다
헬기장을 지나고
서서히 고도를 올리는 지점에 주요 조망바위가 있어
왼종일 보게 되는 봉우리들이 마주한다
이주전에 시야를 가린다는 핑계로 두루봉만 갔다가 하산한 기억이 있는 산이다
감악산님이 다금바리라 명했던 바위를 다시보니
영락없이 그렇게 보인다
요건 뭘까
권투장갑같기도 한데
난 역시 이름짓는 일은 서투름을 드러낸다
뚜렷한 등로는 좌측이지만 직등하는 우측의 희미한 길을 찾아간다
이건 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피카츄바위라고 해도 될까
올라가봐도
좀전에 봤던 거라 별반 다를게 없고 조망좋은 무명봉에도 보게 될줄 알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우복동천 둘레길의 능선과 도장산 그리고 대간의 청화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갈령재의 옛길과 터널에서 나온길의 합류점도 보고
내려서서
외피를 벗고서
가파른 비탈을 탄다
갈령삼거리와 형제봉을 바라본다
갈령삼거리 도착전 무명봉에서
조망을 즐긴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봉황산
대간길인 갈령삼거리에 도착하니 (10시06분)
3주전에 똑바로 서 있던 이정목이 쓰러져 있다
작약지맥의 시발점인 삼거리에는 구간거리표지가 있으나 참고가 된다
삼거리에 몇발자국 옮기면 정상에서 암봉 우측 비탈로 편히 내려서는데
암봉방향으로 들어선다
암봉에서 일행들을 바라보며
이내 조망을 살핀다
먼저 구병산 자락을 더듬고
진행 할 대간길을 살펴본다
북진시 오를때는 쉬웠는데 내려서려니
쉽지만은 않다
다시 정등로에 복귀하여 평이하게 걷다가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잠시 오르면
우측으로 내려서라고 길은 안내를 한다
좌측 암봉을 우회하여 지나 올라서서
뒤를 보니
직등하지 말라는 이런 경고판이 서 있었다
다시 오르막길을 타는 지점에서 충알의 구병산 방향과의 삼거리를 접한다(10시27분)
삼거리를 지나 오르니 헬기장이 있다 (10시32분)
해발 약 670m
헬기장 좌측에 청계산방향의 조망점이 있었으나
과거의 일이 되었고
다소 황량한 헬기장에는 은빛으로 일렁이는 억새가 있어
조망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등로는 아주 고분고분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내려서는 비탈을 타니 대간에 유일한 못이라는 못제가 기다리고 있다
견훤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못제 (10시36분)
4개의 의자가 쉬어가라고 설치되어 있으나
앉을 생각도 못하고 제만 물끄러미 처다본다
5년전 8월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못제를 뒤로 하고 내려서는 길에 이런 이정목이 있고(10시41분)
무명묘가 있는 바 과거보다 봉분의 높이가 낮아져 보였다
이후로도 등로는 순탄하다
685봉을 우회하여 내려서는 등로를 타는데
낙엽이 두텁다
오년전에는 버섯이 많이 자랐던 기억이 있다
전에는 저기에 올라가서 두루와 대궐터산을 조망했는데
오늘은 밑에서 제법 자란 소나무만을 구경한다
쭉쭉 내려서는 길목에서 다시금 진행 할 대간길을
눈여겨 봐둔다
690봉은 대간길이 아니라 복룡사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산으로 추정한다
내려섰다가 가풀막을 치고 오르다 좌측으로 조망점이 있어
다리쉼을 겸한 조망에 빠져든다
이후 510봉인 무명봉을 지나
조망바위에 도착하여(11시06-26분)
먼저 우회한 685봉을 보고
좌측의구병산을 보면서 장고개는 어느지점일까 상상해본다
진행 할 전면의 봉우리와
충북알픗의 구병산을 다시 한번 더 본 후
일행이 부르는 조망바위 옆에 자리를 편다
정성스레 준비한 산우님의 막초와 청어 한점이
달콤하게 목젓을 탄다
올려다본 조망바위
다시 미끄러운 낙엽을 밀어내고
가뿐 숨을 몰아쉬다가
뒤를 보니 쉬어간 우측의 조망바위가 보인다
무명봉인 500고지에는 꼬리표가 많다 (11시37분)
비재에서 힘들게 올라와서 내려서는 지점이 많이들 붙였다
비재를 향하는 등로의 비탈길이 끊어졌다
5년전 한여름에 비재에서 갈증난 목을 축이고 이길을 오르때 정말 힘들었었다
지금은 이렇게 목책 계단길도 놓여 있고 이정목도 있어 외롭지 않는 길이 되었다
참 여기의 말징버섯은 정말 보기 좋았었다
작년에 생태이동통로가 개설되어
이제는 해발 320m인 비재 밑바닥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비재의 생태통로에서 대궐터산을 바라보고 (11시48분)
5년전에는 없었던 이정석이 외롭게 서 있다
비재를 지나 10분여를 가풀막을 타면서 420m를 칠 오름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지점을 지나면서 등로는 다시 순해 터지고
결론은 비재에서 봉황산 오름길은 4개의 정도의 무명봉을 지나지만 무난한 코스였다
다시 살짜기 오르는 길에 우측에 조망점에서 구병산을 본다
그리고 형제봉과 천왕봉에게도 인사 건넨 후
선두가 식사하는 장소로 오르막을 탄다
약 500고지가 좀 더 되는 지점에서
선두 일부는 방을 빼는 중이고
김장을 마치고 각자 싸들고 온 여러집의 김치맛을 느꼈다
이번에는 적당하게 시간을 가졌다(12시23-50분)
배를 채우니 오르막길이 숨차지만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삼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한발 두발 옮기다 보니 660봉을 스쳐가게 되는데 (13시06분)
이런 이정목이 서 있었다
660봉을 지나 잠시 내려서는가 싶더니 순하지만 길게 오르니
710봉이다 (13시22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봉황산
마루금 밑의 옆구리를 타면서 보니
구병산의 실체가 아주 다르게 보인다
여기서 저 산에 간다면 참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상을 지척에 두고서 보이는 암봉 조망점이 어서 오라 한다
이동전에 바라보는 좌측과 가운데의 팔음지맥의 산군들
등로 좌측에 있는 조망점에 와서
조망을 즐기될 바위와 구병산을 보고
지나온 대간을 살핀다
전면의 660봉은 710봉으로 정정한다
대궐터산 우측에 도드라져 보이는 작약지맥길의 798봉이 우람하다
11월에는 날궂이를 많이 하는 바람에
다들 조망에 대한 갈증이 많았을까
하늘에는 꽃구름까지 피어 환영하는 날씨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삼각점이 있는 봉황산에 도착했다(13시50분)
봉황산은 천택산 팔음산 천관산 철봉산을 경유하여
금강휴게소가 있는 금강에서 맥을 다하는 팔음지맥의 시작점이다
대간중에 볼란치재에서 장성봉을 경유하여 악휘봉 가는 구간 이후로
1000고지 이하를 두번째로 접하였다
이제부터 황악산에 이르기까지 해발 1000m는 이별하는데
그 전초전이 이번 봉황산 구간이다
상주시에서 많이 노력했는지
5년전에 없었던 이정목도 보이고
다음구간에도 갈림길에도 이정목이 있기를 소망한다
이제부터 화령까지는 줄기차게 내려서는 등로다
낙엽길이 소나무길이 반기고 더러는 굴참나무와 약간의 자작나무도 보였다
화령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은 갈수록 낮게 드리워져 있고
멀리 상주의 노악산으로도 불리우는 노음산이 서 있다
칠봉 국사봉 남산 성주봉으로 하는 한바퀴 코스도
마음속으로만 그리는 산중에 한곳이다
북진때와 마찬가지로 저 산은 줄기차게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고 보니 속리산 주릉구간은 시야가 가렸었다
내려서는 길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570봉이 도드라져 보이고
윤지미산 앞으로 마루금이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기분좋게 내려서는 등로에서 얘기에 집중하다보니
잔잔한거 놓쳤지만
한곳의 조망처에서 사진을 찍은 후 일행이 사라진 길을 부리나케 쫓아가니
산우들이 쉬고 있는 산불감시초소에 닿는다 (14시28분)
산불감시초소에서 보는 두루봉과 삼봉 방향 사진들
이걸로 주요 조망산들과 이별을 한다
여기 망루에는 근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동료분들의 간식을 다 비웠지만
나의 배냥은 그대로이다
코스가 짧다보니 순위에 밀려 비워낼 틈이 없다
양순한 등로는 부드럽기가 그침이 없고
지방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소음이 들리는걸로 봐서
수청삼거리가 지척이다
산길은 이제 화령을 코앞에 두고서 도로가 길을 막고 있다
화서나들목이 지척인 수청삼거리
여기도 과거에 비해 대간길의 길이 뚫리면서 변경이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윤지미산 방향으로 바로 직진하면 화령이 있다
약 3분거리정도
검은 차양막 하우스동에는 곳감이 입맛을 돋우게 한다
11월의 기상이변으로 곶감의 고장 상주에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습도가 높아 건조과정에서 곰팡이가 많이 생겼다
다행이 이정도면 양호하다
하얀 입간판이 내려왔던 대간길
포장로를 따라 진행해도 화령에 닿지만
첫번째 산길은 무시하고 두번째 산길로 들어서면
화령에 온걸 환영하는 꽃들이 반긴다
5년전 북진시 가장 힘들어 했던 화령에서 갈령까지의 여정을
이번에는 가뿐하게 마쳤다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이 컷다
한국전쟁시 낙동강 교두보 확보에 큰 전환점이 된 화령에 도착했다 (15시16분)
해발 약 320m다
고도가 참 많이 낮아졌다
화령정에 올라가
1990년 7월에 작성한 건립기를 읽어본다
대야산 청화산을 건너뛰는 바람에 2015년을 여기서 마치려 했는데
인연이란게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 현실이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주요 고개마다 우람한 표석을 세우곤
백두대간이라 명명하고 있지만
아직도 교육현장에서는 태백산맥이니 하는 말이 난무하고 대간의 명칭는 없다는게
요즘 현실이다
다음구간의 들머리도 확인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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