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비는 있었지만 오후에는 흐리다는 예보를 위안삼아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비도 반가웠었다
요즘같이 가뭄이 심하 시기에 그정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후에는 조망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우기철에 기다리던 비는 잠자더니 계절을 잃은 비를 바라보며
찔끔찔금 오지를 말고 길게 줄기차게 오너라
이왕 오는거 충청도쪽에도 많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산 행 일 : 2015년 11월 8일
진행 경로 : 버리미기재(7시55분) 1.5km - 장성봉(8시55분) 5.2km - 821봉(10시56분) 0.3km - 악휘봉(11시09분) 1.8km - 시루봉(13시09분) 1.5km
- 활목재(13시51분) 0.7km - 칠보산(14시28분) 0.7km - 청석재(15시01분) 2.1km - 쌍곡계곡 떡바위(15시54분)
진행 거리 : 13.8km (누계 : 576.9km) **대간거리 : 6.7km (누계 : 429.8km) ** 접속거리 : 7.1km (누계 : 147.1km)
산행 특징 : 비탐방구간이기에 북진을 함
들머리부터 막장봉 삼거리까지는 경북땅 그 이후로 821봉까지는 도계의 땅을 걸음
가을 단비를 맞으며 백색의 세계를 거닐다 옴
대간보다 명산 산행으로 조망을 꿈꾸었으나 소망대로 되지 않음
비법정탐방로를 지나가는게 줄기를 이어가는 대간꾼들의 숙제다
당초에는 무박으로 볼란치재부터 시작해 곰넘이봉을 지나 여기를 지나갈 계획이었는데
환한 시간에 주변의 사물을 보고 느끼고 싶은 욕망에 조기 출발과 코스를 조정하여
버리미기재가 들머리가 되었다
각설하고 국공파 초소를 목전에 두고 좌측의 철조망 끝지점을 지나 계곡을 건너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감시카메라의 멘트를 뒤로 하고
가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인적이 없는 길을 따라 질서있게 비탈을 탄다
도중에 기묘한 바위의 군상들에게 눈인사 보내고
뒤를 습관처럼 돌아보기도 한다
여기서 우비로 중무장하고
집채만한 바위가 눈을 붙잡고
첫 로르구간을 지난다
바위가 물을 마시니 좀 미끄러워
이러다 칠보산의 구봉능선길이 먼저 걱정된다
주요 조망처인데도 차려준 밥상이 빈상이다
장성봉보다 더 높은 915봉이다 (8시55분)
옻나무골에서 오는 등로와 합류하는 지점인 장성봉 2지점 이후로
장성봉까지 가는 여정에 우측으로 등로가 여러번 조우하지만 다 무시하고 진행하면 장성봉이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우측길은 애기암봉으로 연결되는 등로다
오늘 대간길에 이름있는 봉우리로 유일한 장성봉이다 (10시 56분)
조망이 열리는 날에 정상은 빈약하지만 오는 도중에 펼쳐지는 그림이 파도치며 다가오는데
그걸 느끼지 못하고 지났다
장성봉 이후로 대간길은
정상 인근에 있는 이정목이 알리는 절말가는 길로 내려서는 비탈을 타면 된다
보통 장성봉 도착전 우측길 또는 정상석을 지나 가면 알바다
알려주어도 알바하는 지점이다
이날도 선두가 알바하는 바람에 후미가 선두가 되어 진행하게 된다
쌍곡계곡으로 이어지는 절말 가는 길은 막장봉 분기점까지 약 800m거리까지 함께 하고
이후로는 출금표지판이 대간길을 약속하니 들어가면 된다
막장봉 삼거리를 지나면서 등로는 양순하나 이내 곧 미끄러운 비탈을 타고
안부를 지나 827봉 오르는길에 기묘한 바위가 눈에 띈다
우중에도 이런 바위는 재미있다
북진때는 막장봉 다녀온뒤로 부리나케 쫓아오느라
이 지점 통과시 숨이 턱에 찼었다
오늘은 사부작사브작이다
이후 순한 등로타고 가다
간식시간을 갖는다
그게 나의 아침식사시간이다 (9시34분)
그러고 보니 아침 굶고 산행하기도 처음이었다
장성봉 이후로 오늘의 대간 종착지점인 821봉까지는
전형적인 육산에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순한 등로다
편평한 너럭 바위가 있는 809봉에 도착했다
주요 조망처중의 하나인데
식사대신에 오늘은 이거나 보고 가라 한다
폐헬기장이다 (10시37분)
여기서 좌측에 희미한 등로가 있는바 그 길은 살구나무골을 경유하여 떡바위로 이어진다
대간은 등로가 뚜렷한 우측으로
이후로 두번 정도의 오름을 거친 후 편안한 오름길을 타면
타 산악회원들과 합세하여 간다
대간의 분기점인 821봉에 도착한다 (10시56분)
이제부터 대간은 잠시 접어두고 명산 산행 탐방에 들어선다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을 타니
지척에 있는 선바위에 도착한다
부지불식간에 마분봉의 형체가 잠시 보여 준가 싶더니
이렇게 입석바위만 보여준다
선바위라고도 하고 입석리 마을이 지척에 있어 입석바위라고도 한다
소나무와 바위의 앙상블
그 모델속에 조령산을 넣고 찍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라 한다
악휘봉이다(11시09분)
맑은 날에는 굽이치는 산줄기를 감상하는 맛에 푹 젖어들게 하는데
오늘은 곰탕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산행때 다음에 갈거니 무리 말라고 했는데
갔다온 사람만이 혜택을 보고 말았다
이제는 시루봉과 칠보산 방향을 바라본다
정상 암봉 주변에 자라는 가는잎향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참으로 안타깝다
785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대슬랩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비는 그칠 기미가 전혀 없다
비탈을 내려서고
물기를 흠뻑 받아들인 바위사면 앞에 선다
선두팀은 저기서 식사를 먼저 했다는데
후미인 동료는 아직 이 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바위면이 광활하다
다행히 까칠한 바위면 덕에 마음의 여유를 찾고
조망이 사라진 세상에
내눈에 들어오는건 소나무뿐
나무를 감상하는데는 이런날이 제겪이다
바위면이 발에 감기는 느낌도 좋고
운치 잇는 풍경도 정말 멋져
나름대로 행복한 산행이다
풋풋한 유방바위
785봉 정상 주변에는
잘생긴 소나무들이 마음을 위로한다
785봉의 암봉을 지나 내려서는 길에
소나무의 향연은 이어진다
785봉을 내려서면 입석리 60분이라는 이정목이
여기가 샘골재입니다 말한다
이후 822봉을 향한 오름짓은 이어진다
거대한 바위
후미는 이지점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약속이나 한것처럼 비가 그쳐주니 이 또한 행복이다
이후 최후미에서 갈팡지팡한다하니
지나왔던 822봉을 향해 백한다
그냥 지나쳤던 소나무를 담아보고
822봉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무전을 교신한다
822봉에는 작은악휘봉이라는 패찰이 걸려있다
소마분봉과 가다가 만나는 작은시루봉도 다 그분이 달았다
서래야 박건석님이다
우비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한분은 한가가 스며 도중에 살구나무골로 하산하고
후미를 챙겨 시루봉으로 향해 간다
지나왓지만 별 특징없는 822봉 밑에서 삼거리가 있는바
직등하는 길과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별반 차이가 없이 시루봉가는 길로 합류한다
평이한 등로는 오르막이 조금 길어지면서
시루봉을 타는데
덕가산과 칠보산 가는 길목까지 네개정도의 작은 잔봉이 연달아 잇어
어느게 시루봉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지척인 거리에서 높이도 고만고만하다
갑갑하지만
내 지식으로는 어쩔수 없다
저 지점을 돌아가면
칠보산과 덕가산의 분기점인 삼거리다 (13시12분)
칠보산은 좌측으로 덕가산은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후 활목재까지는 내리막길로 도중에 두번은 오르고 다시 내려서면 안부인 활목재다
단풍나무가 많은 사면을 미끄러지듯이 탄다
그러다 잠시 오르면 약 700봉이다
그곳에는 아름드리한 소나무가 잇어 쉽게 알게 된다
여기에 박건석님은 작은시루봉이라는 명찰을 붙였다
부드러운 능선을 타다가
내려서는 길에 암을 감상하고
잠시 오름짓을 하는가 싶더니
등로는 내려가라 한다
내려서는 지점에 약 630m인 활목재다
살구나무골인 절말 방향에는 등로가 뚜렷해 많은 분들이 찾는가 싶었다
절말 3.6km 칠보산700m 라는 이정목이 있다
이후 칠보산까지는 가파른 된비알이 기다린다
골길이지만 등로정비로 인해 수월하고
명품소나무들이 줄비했다
활목재에서 낮선이를 만났는데
혼자 왔는가 물으니 뒤에 일행이 온다고 한다
결론은 혼자서
은티마을로 가야 한다는데 여기까지 온거였다
산행시작점도 모르고 중간경유지도 잘 모르는
그저 걷는 속도만큼은 자신있어 하는 40대 후반 산행인이다
어떻게 도와주려 해도 통신이 안돼니 방법도 없어 안타깝다
산에 들거든 들.날머리와 중간 경유지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오늘처럼 지도가 비에 젖을 우려가 있으니 비상연락망은 핸폰에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자유
보여주는 풍경은 없지만
소나무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밋밍한 산행이 되었을까 싶다
바람이 지나가면서 잠시 보여주는 그림에 마음이 달뜨다니
나원참~~
너는 힘들게 여기까지 오고 그러니
나를 보고 힘내라고 ~~
활목재에서 칠보산까지 700여미터인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체감거리도 길어 보였다
드디어 칠보산에 도착했다 ((14시28분)
100대명산인 칠보산을 이렇게 우중산행중에 오다니
대간중이지만 주변의 유명한 산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워
민봉과 마분봉에 이어 칠보산을 계획했는데
이날은 실패했다
칠보산을 타면서 저 구봉능선을 타려던 계획이었는데
일기의 도움이 없으니 무용한 일이 되었다
첫 방문지인 칠보산에서 증명사진 남기고 에너지를 보충한다
이후 청석재까지 마사토가 주를 이루는 순한 비탈을 탄다
그 여정중에 소나무와 기암을 구경하는 재미도 누리면서
청석재를 지나 문수암골로 하산하는 루트를 탄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더니 보배산은 형체라도 보고 가라고
인심을 쓴다
청석재에서 각연사 방향의 등로를 굽어보고
언제가는 저기 보배산까지 이어보고 싶다
문수암골로 들어서니
실폭이 반기고
빨갛고 노란 단풍이 가는 가을을 아직까지 붙잡고 있었다
맞어!
아직은 11월초인 가을임을 일깨운다
걸음이 느린 일행과 함께하니
단풍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행전에 단풍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산중에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한건 행운이었다
계절을 잃은 비지만
연이어 종일 내린 비로 말라붙은 계곡이 살아났다
식수도 해결되고 가뭄도 해갈되었으면 좋겠다
쌍곡계곡의 풍경
아직은 더 많은 비가 와야 한다
일주일전 차량으로 스쳐지나간곳이지만
계곡의 속을 보니 시간이 흘렀어도
그 품위는 차이가 있었다
대간중에 인근 명산을 둘러보는게 마지막이었는데
우중에 마감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게 단비이니 싫지만은 않는게 인지상정인가 보다
산행은 진즉에 하였으나
하는 일이 바쁘다 보니 산기를 작성하면서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일이란 다 때가 있는 법인데
그걸 놓치니 정리했던 지도도 어디로 가고
장소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
시기의 소중함을 알게 한 산기다
블친님들의 방문도 소홀하게 되니
이런것도 삶의 방편이지 않나 싶어
변명아닌 말을 늘어놓고 다음산기를 준비해야겠다
가을을 밀어내는 겨울이 한해를 재촉하려 합니다
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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