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간 이후로
몇년만에 찾아온 몸살 감기로 지독한 열병이 지속되더니 대간을 앞두고서
멀리 도망을 가 다행히도 편한 마음으로 산을 들게 되었다
봄을 재촉하는 야생화의 향연에 참여도 못하고
그저 지켜만 보았고 기다리던 봄의 눈이 강원도에 들었어도
무관심하듯이 흘려보내야 했었기에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루하고 고단했는지
건강한 몸이 주는 자유는 행복이었다
산 행 일 : 2015년 4월 26일
진행 경로 : 도래기재(10시05분) 2.7km - 옥돌봉(11시02분) 3.0km - 박달령(12시02분) 5.0km - 선달산(14시09분) 1.8km - 늦은목이(14시42분) 1.0km
- 갈곶산(15시15분) 2.0km - 봉황산(15시52분) 1.2km - 부석사(16시19분) 1.0km - 주차장(17.00)
진행 거리 : 17.7km (누계:367.6km) ** 대간거리 : 13.5km(누계 : 280.9km) **접속거리 : 4.2km (누계:86.7km) **소요시간 : 6시간55분
산행 특징 : 선달산을 지나면서 강원도 땅과 이별을 함
예상외로 야생화기 귀했으나 노랑무늬붓꽃을 만나는 행운을 누림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기의 화끈거림도 봄바람의 청량감에 육산의 지루함을 달램
10여개의 봉을 오르내림
지난번 시산제 장소에서 도래기재를 향해 오른다
생태이동통로를 지나서
목책계단을 오르면서 오늘의 여정은 시작한다
여기는 이제 진달래가 한창이다
선홍빛의 진달래 터널을 지나며
옥돌봉을 향한 가파른 길을 따른다
도중에 숲안내판이 다리쉼을 하게 하고
봄빛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봉화 춘양의 서벽리와 우구치리의 경계선이지만
식생상태와 나무의 분포도는 구분이 없고
간간이 잎눈이 보이며 이제서 야생강나무의 노란꽃망울이 홍천의 가리산과 20여일의 시차를 알려준다
오는 도중에 보니
옥돌봉의 4부능선까지 연두빛이 보이더니
여기서부터는 봄 기운이 아직도 부족했나 신갈나무끝에도 아직 봄이 스며들지 않았다
지금 햇빛은 외피를 벗게 하고 가벼운 복장을 요구하는데
보이는 처녀치마는 지난밤이 그리도 추웠나
냉해를 입은 흔적이 역력해
보는 마음이 짠하다
560살이나 먹은 보호수인 철쭉을 구경한다
나무둘레가 1m가 넘고 키도 5m가 넘는 현존하는 가장 오랜된 철쭉나무다
아직까지 인연이 없어 꽃이 핀 모습을 보지 못한게 아쉽다
쩔쭉을 지나니 옥돌봉은 약 700여미터가 남았고
도중에 무명봉에서 문수지맥의 문수봉을 바라본다
옥돌봉
해발 1242m이다
단군시화에 환인이 머물고 간 산이라 하여 지역민들은 옥석산이라고도 하며
키큰 나무의 방해와 박무마저 더하니 주변 산세를 살필수가 없다
헬기장에서 목을 축이고
그 주변은 온통 노랑제비꽃이 흐드러졌고 양지꽃도 세상을 행해 미소를 짓기 시작하고 있다
옥돌봉에서 280m거리에 있는 지맥분기점까지 가는중에
개별꽃과 제비꽃이 시선을 붙잡고
반질반질한 삼거리
쉬어가라고 의자까지 있으나 앉아보지도 않고
우측으로 뚝뚝 내려서는 박달령을 향하는데
전면에 보이는 선달산이 아직은 가뭇하니 서 있다
노랑제비꽃은 지나치지만
선홍빛의 진달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내리막이 지나고 완만한 등로를 걷는다
다시 야생화에 관심이 생긴 동료가 부른다
노랑무늬붓꽃
흰바탕에 노랑무늬가 있고 잎은 칼 모양으로 아랫부분은 가늘고
중간부위는 넓으나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노랑무늬붓꽃
붓꽃과의 다년초이자
한국특산식물이며 멸종위기식물2급에서 해제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노랑무늬붓꽃
주로 경북지역에 자생한다
해발 985m지점으로 80년대 중반 소나무숲은 솔잎혹파리 해충의 피해를 입어 줄어들고
신갈나무가 대신해 가고 있다는 지점을 지나고
노랑제비꽃이 흐드러진 모습을 돌아다 보고
해발 970m지점인 박달령에 내려선다
산령각이 보수했으나 지붕의 북서쪽 모서리의 기와장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
헬기장에서 박달령을 바라본다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오전약수가 1.7km 거리에 있다
구룡산에서부터 이어져온 경북 봉화땅은 다시 강원도 영월 땅과 함께 하는 여정의 시작점이 된다
정자가 있어 밥먹고 가기에 좋은 지점이지만 밥때가 이른지 좀더 가 먹자고 한다
그렇지만 몇발자국 가지 않아 그늘이 진 장소에서
각자 가져온 준비물로 먹다보니 맛도 좋고 허기를 면한다
약 30분간의 식사시간에 먹은 반주가 몸을 무겁게 한다
이번구간에도 전형적인 육산으로 바위가 귀하다
그러는중에 만난 바위인지라 반갑고
앞 모습도 뒷태도 멋진 바위였다
이번 구간도 조망이 가린 형국이지만
기괴한게 생긴 나무들이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직도 선달산은 저멀리 보이는데
얼추 보니 3개의 봉을 지나야 한다고
오늘의 날씨는 후끈해
내리쬐는 햇빛보다 지면에서 올라오는 훈기의 열이 덥게 하지만
청량한 바람이 주는 간지러움이 그걸 잊게 한다
고산에 주로 자라는 신갈나무의 위세를 감상하며
오름길의 팍팍함을 달래고
3개의 봉이 남은걸로 보였는데 여기서 보니 다시 4개의 봉을 지나야 한다고 한다
빛바랜 참나무 안내 설명판 앞에 서 보지만
잎으로 구분한다는게 쉽지 않아
볼때 뿐이고 다시 잊고 혼동을 하게 하더라
집채만한 공기돌 바위곁을 지나며
다시 고개를 넘어 간다
지도상의 1246m봉을 앞두고서
왕바위골 방향으로 150m 거리에 식수를 구할 수 있고
오전리 생달에서 왕바위골을 타고 오다보면 선달산 능선을 타는 지점으로 삼거리인 셈이다
선달산 정상이다
박달령에서 약 270여미터 고도차를 오르는 완만한 구간이지만
적어도 5~6개의 잔봉을 지나야 하는 여정이었다
선달산은 상징성이 있다
남진중에 비로서 강원도 땅과 완전히 이별하는 지점이다
부쇠봉이 경북땅을 접하게 했고
2등삼각점이 있는 선달산은 강원땅과 이별을 강요하는 지점인데
사방은 나무들에 가려 전혀 조망을 누릴수가 없다
선달산에서 조금 남진하면
우측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삼각점고지를 지나 회암령과 어래산 삼도봉을 경유하여 김삿갓 문학관 앞에까지 이어지는 외씨번선길이다
정상에서 늦은목이까지 가는 길은 제법 심한 비탈이다
북진하는 명산팀의 숨길이 거칠지만
시원한 봄바람이 간지럽히는 내림길은 자동으로 내림길이다
늦은목이 지점이다
해발970m지점으로 알고 왔는데
안내이점목은 800m지점이라고 한다
늦은목이에서 베냥을 비우고 1km거리에 있는 갈곳산을 향해 오름짓을 한다
도중에 주실령 고개와 옥돌봉을 바라보며 지나친다
해발 966m인 갈곶산 정상이다
여기서 대간은 우측으로 극격하게 꺽여 마구령으로 향하지만
이번엔 봉황산과 부석사를 구경할 목적으로 좌측인 왼쪽줄기 능선으로 내려선다
북진때 출금줄과 표식이 선명하게 있었는데
오늘은 없어졌다
이곳을 다녀가야겠다고 하면서 내심 산방으로 걱정했는데
표식이 없으니 한결 마음이 놓이지만 그래도 다 가신건 아니었다
대간길의 반질함과 달리 봉황산 가는 길은 낙옆이 두텁게 쌓여 있고
약간의 오지같은 기분이 들면서 초반은 쭈욱 내려서는 등로가 이어지다
완만해진다
어라
이런걸 볼적마다 울분이 치미는건 어쩔수 없었다
중국과 일본의 정상이 다시 미소를 짓으며 손을 맞잡고 있고
이어서 일본의 아베는 미국을 방문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한다는데
우리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국정은 혼돈의 도가니속에 여당은 확증되지 않은 지난일 가지고 물타기나 하려고 하고
검찰은 본질은 외면하고 곁가지나 더듬고 언론도 덩달아 그렇고
세상이 속고 속이는 세상이라 금줄을 넘으며 가슴졸이는 네게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마음마저 들게 한다
멧돼지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주변을 파헤치는 삶의 현장을 목격하며
짧은 오름짓을 하니 봉황산의 전위봉인 헬기장이 기다리고 있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갈곶산과 선달산 방향
헬기장을 내려서며 전면의 봉황산이 기다린다
다시 오름짓을 하니 봉황산이다
헬기장에서 7분거리에 있었다
봉황산 (818m)
이름이 멋져 꼭 한번 다녀가고 싶었던 산이다
갈곶산에서 2km에 50여분이 소요되었다
주변은 별다른 특징이 없고 정상석하나 없는 평범한 무명봉같았다
단지 삼각점이 정상임을 말한다
봉황산 정상은 삼거리로서 영주군 북지리에 있는 부석사 가는 길은
삼각점을 보고 우측으로 가는 길이다
봉황산을 지나면서 등로는 선명하니 뚜렷해
아울러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숲길이다
계속 내려서는 등로는
벌써 철쭉이 피어 반긴다
정상에서 먼저 반기는 부석사 자인당 건물이 있고
그 주변에 줄딸기꽃이 피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주심포 양식에 전통적인 맞배지붕을 한 자인당 건축물
응진전과 자인당 건물을 뒤돌아 보고
국보 19호인 조사당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구성된 맞배지붕구조로서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토방에 꽂았더니 비와 눈을 접하지 않았는데도
잎이 돋고 노란 꽃이 피는 골담초(선비화)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보호한답시고 골담초는 유리철장 감옥안에 감춰져 있어 사진도 별볼일 없어 노란꽃망울만 보고 돌아 나왔다
부석사 본 마당에 진입하면서
3층석탑을 보고
날 좋은날 석양녁에 소백산의 산마루금이 그렇게도 아름답다고 하던데
부석사 본전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에 팔작지붕으로 구성된 무량수전이다
정면의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하며 현존하는 목조건축물로 봉정사의 극락전에 이어
두번째로 오래된 고찰이다
추녀의 날렵함과 기둥위에 바로 설치된 공포가 고려시대의 건축물임을 말하는 주심포양식이다
국보 17호인 부석사의 석등과 18호인 무량수전
석등은 미완의 통일을 한 신라시대 양식으로 연꽃문양의 장식이 도드라져 보인다
108계단을 지나야 볼 수 있는 안양루와 석등
이 절은 세운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와의 사랑이 전해지는 부석사의 부석(뜬돌)이다
화려한 단청을 한 삼성각
건물이 작아 그런지 참 단아하게 보인다
열법전으로 가는길에
열법전
열법전
정갈한 추녀선과 기와장의 반복되는 리드미컬한 율동의 미적인 감흥이 좋다
이번에 처음보게 되는 소나무 군락
하산길에 잠시 스쳐가는 탐방인지라
주마간산격이지만
중단에서 상단으로 올라가보는 체험도 해 본다
봉황산 부석사란 현판이 보이고
안양루 누대 밑을 통과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데
그저 이렇게 지켜만 보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 물리치고
하단에서 오르는 탐방객의 힘든 몸짓도 구경한다
사천왕문을 향해 들어가는게 아니라 나오고
불교의 의식행사가 있을때 다는 깃발의 깃대를 고정시켜주는 역활을 했다는
당간지주를 바라보고
주마간산격으로 돌아보고 부석사를 일별한다
종지나물
제비꽃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미국에서 온 귀하식물이다
많은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부석사 경내를 구경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낀 남진길
이런 접속거리는 환영할만 하다
절의 위치는 왜 그리 힘들게 높은 산 한적한 곳 풍광좋은곳에 자리하고 있나
여기절도 찾아들려면9지금이야 교통이 좋아졌다지만) 속세의 사람들은 큰 맘먹고 엄청 고생을 각오하고
일주문을 지나 다시 3층으로 구성된 108계단을 오르자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속세의 번뇌를 씻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각고의 고통과 시련을 겪어야만 가능한걸까
해탈의 경지는 아무나 오를 수 없게 할까
부석사가 소백산이 아니라
태백산부석사라고 일주문에 쓰여 있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마는
지킬건 지키고 살아야 하는게 맞는데
봉황산이 궁금해 지켜야 할 금줄을 넘어서고 말았다
그런행위가 자연에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지만
산행중에는 금줄을 넘는 일은 있어도 식물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만은 하지 않음을 또 다짐한다
'백두대간 남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구간 : 고치령 - 늦은맥이재 - 신선봉 - 민봉 - 구인사 (0) | 2015.06.02 |
---|---|
22구간 : 오전리 생달 -늦은목이 - 갈곶산 - 마구령 - 고치령 - 좌석리 (0) | 2015.05.14 |
20구간 : 애당리 진조동 - 곰넘이재 - 고직령 - 구룡산 - 도래기재 (0) | 2015.04.17 |
19구간 : 화방재 - 태백산 - 부쇠봉 - 깃대배기봉 - 곰넘이재 - 진조동 (0) | 2015.04.01 |
18구간 : 두문동재 - 은대봉 - 함백산 - 만항재 - 화방재 (0) | 2015.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