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이다
눈에 밝히는 산우가 있고 늘 한결같이 넉넉함을 주는 산이 있기에
다른때보다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
올 겨울 유난히 설경과 인연을 맺지 못한채
봄 기운이 무르익는 3월에 설경으로 유명한 함백산을 간다
산 행 일 : 2015년 3월 8일
진행 경로 : 두문동(9시45분) 1.2km - 두문동재/싸리재(10시05분) 1.1km - 은대봉(10시29분) 3.2 km - 중함백산(11시43분) 1.1km - 함백산(12시34분) 2.7km
- 만항재(13시33분) 2.1km - 수리봉(14시26분) 1.4km - 화방재/어평재(14시45분)
진행 거리 : 12.7km (누계:319.8km) ** 대간거리 : 11.5km (누계:242.5km) ** 접속거리 : 1.2km (누계:77.3km)
산행 특징 : 남진중 맞는 두번째로 높은 고산이지만 후덕한 어버이같은 산
댓재에서 삼수령까지 고만고만한 산들의 오르내림의 반복에 비해 선 굵은 산임
야생화철에 만화방초를 이루는 산답게 뜻하지 않는 복수초와 조우함
창옥봉의 위치는 다툼이 있고 수리봉 정상석의 위치는 의문이다
싸리재에 오르는 구길이 빙판인지라 두문동(해발 약 1080m)에서 두문동재를 향해 걷는다
그 길은
선답자들이 많이 다닌 흔적들이 곳곳에 있어 갈 길은 수월했다
구길을 따르지 않고 직진으로 오르는 등로 주변으로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와
산죽의 싱그런 잎새가 반긴다
황량한 두문동재에 도착하여 주변을 살피니 금대봉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언제부터 누가 조성했는지... ..
두개의 작은 돌을 보탠다
2006년 10월 두문동 터널이 개통하기 전에는 이곳 싸리재로 제법 많은 차량들이 넘나들었는데
이제는 산꾼들이나 찾는 그런 장소로 변했다
금대봉 가는 등로를 살피니 5월 15일까지는 탐방금지 안내판이 보이고
들머리에 설치한 안내지도는
진행거리가 친절함에 비해 정확도가 차이가 많았다
이번 산행중에 여러 이정목이 있었는바
그 이정목들도 거리가 각색이었다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본 후 은대봉을 향하는 등로를 탄다
초반의 임도같은 길을 순하게 따르다
숲이 환해지면서
쨍한 하늘빛이 답답했던 마음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4년전에 비해 별반 다를게 없는 모습이지만
어느 도공이 그렸나
창공에 파란 잉크를 뿌려 놓은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난다
산림유전자 보호구역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피재/삼수령에서 싸리재까지의 여정을 건너 뛰었지만
그 그림이 낮설지 않아 좋다
천의봉 뒤로 보이는 육백지맥길이 아슴하다
그림이 좋다보니 무시로 뒤를 보게 된다
금대봉부터 비단봉 천의봉/매봉산까지의 마루금이 시원하다
개활지같은 곳을 지나 이제는 야생화가 만발했던
걷기 좋은 신갈나무 숲을 지난다
은대봉(10시29분)
중함백이 있어 굳이 덧붙이자면 하함백산이다
정상석이 아담하니 참 귀여워서 좋다
성하의 계절에는 조망이 없는데 반해
이 계절에는 나무의 키가 작아져 두위지맥방향으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평상이 두개나 있고 너른 헬기장이었던 은대봉을 지나
중함백과 함백산이 보이는 방향으로 내딪는다
함백산에서 싸리재까지 7.5km라고 하는 이정목
은대봉에서 눈 길을 지나 산죽길을 걷는다
이길 땅속에는 기차 터널로 가장 긴 정암터널(4505m)이 고한에서 태백의 추전역으로 향한다
추전역(855m)은 가장 높은곳에 있다
진행 중 홀로 있는 우측의 바위에 올라 살핀다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폼새가 후덕한 어버이 같다
은대봉 방향
보드라운 육산길 주변에 야생화가 많았는데
이젠 산죽의 개체가 많아졌다
지도상의 자작나무 쉼터이자 2쉼터이다 (11시09분)
그러나 자작나무보다 신갈나무가 많다
사거리 안부로 진행방향 우측(태백)에 샘터가 있고 좌측에는 적조암으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 지점을 지나면서 등로는 서서히 기지개를 켜지만
밋밋하다
단순한 숲길에 이상하게 생긴 나목들이
눈을 붙잡고
사방으로 뻩친 나무가지의 위세가 대단해
신갈나무 아래에 기념 사진들을 남긴다
거의 눕다시피하고 자라는 나무도 있고
고목이 된듯한 나무는 창공을 향해 생명을 기원도 하고
부러진 가지에 새살이 돋아 고착이 된 나무의 쓰라린 흔적이 너무도 기이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이런저런 신갈나무들을 보다가
몸통은 죽어서 다른 나무로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전여 달랐다
자작나무과의 사스레나무가 제2의 생명을 찬가하고 있다
제3쉼터에 도착하니
싸우고 헤어졌던 형제가 다시 마음을 합한것 같은 나무도 만났다
이렇게 밋밋하게 오르는 등로에서
여러사연을 간직했을 나무들의 향연을 듣다보니
어느덧 전망바위가 기다리는 부근 아랫까지 왔다
중함백 직전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태백산 방향을 제외하고 조망을 즐긴다
만항제에서 백운산을 지나는 운탄고도 두위지맥길이 가장 먼저 띄고
그 능선 뒤로 보이는 영월의 순경산(1152) 가메봉(1210) 매봉산(1268) 단풍산(1150)들을 불러본다
두위지맥의 백운산 마천봉과 쌍봉으로 보이는 두위봉이
박무속에도 나타났다
그러나 애써 불러본 민둥산과 지억산은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카메라가 좋은거 같아도 작은 내 눈이 더 좋음을 알게 된다
지나온 은대봉까지의 여정
고한과 사북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석탄이 밀리면서 지역경제의 찬바람은
카지노라는 괴물에 의해 또다른 바람속에 상전벽해를 이루는 지역을 본다
훈기있는 바람이 간간이 지나가는 이정도 날씨면 나무랄게 없지만
저 멀리 두타 청옥까지 바라는 욕심이 들어서는걸 어쩌지 못한다
천의봉 우측으로 낮으막하게 뻗는 낙동지맥과
그 뒤로 아슴아슴하게 보이는 육백지맥길이 대비된다
보고 또 보면서 일행을 기다리며
오늘 접한 은대봉 뒤로 보이는 금대봉 쑤아발령 이름도 멋진 비단봉과 천의봉/매봉산까지의 구간이다
사정에 의해 건너뛴 구간이지만 야생화가 풍년일때 한번은 다녀가고 싶은곳이다
1505미터인 중함백산에 도착했다
은적암 뒤에 있는 산으로 과거에는 본적산이라고 칭했다 한다
7.5km가 5.1km라 줄었다
중함백에선 조망이 별로지만
정상 지나 옆 우측에 조망점이 있다
그곳에서 다시한번 더 반복되는 조망에도 퉁개퉁개한다
산행의 맛이란게
조망이 없다면 안꼬 없는 찐방이지 않을까 싶기에
보고 또 본다
가야 할 만행재 뒤로 대간길의 신선봉과 구룡산이 보이고 삼봉산(노란점) 뒤로 대간길의 선달산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보니 함백산이
참 우람하고 후덕하다
주목이 자라는 곳으로 가는 내리막길에 정성스레 돌길로 단장했다
대간길에 가장 많이 자란다는 나무의 하나인 신갈나무
가지끝에 눈꽃이 핀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여기서 산우가 가져온 죽과 함께 이십여분간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식사 후 둘레길 같은 길을 산등성이를 돌아 가면
함백산의 명물인
주목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인근에 있는 태백에 비하면 그 규모가 왜소하고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여기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니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진행중에 주고받는 대화는 무겁지만
욕심이란게
지나고 보면 다 저런걸
무겁지 않고 가볍게 살수는 없는지
천년을 살고 다시 또 천년을 산다는 너는
알고 있겠지
자동차로도 자전거로도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인 함백산
그길을 사람이 걸어 내려가고 있다
정상의 모습
눈 소식이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왔겠지만
오늘은 유명세에 비해 초라한 풍경이 내갠 좋다
함백산 (12시34분)
남한에서 덕유 계방산 다음으로 6번째로 높은 산이다
들머리인 싸리재가 높다보니 고도감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정상석을 담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했다
다음구간인 태백산을 보니
당골에서 시작해 태백산 화방재를 지나 함백산을 경유하여
전면의 선수촌을 지나 삿갓봉 범바우봉을 타고 원점하는 산행도 그려진다
태백선수촌 뒤로 보이는 범바우산과 그 뒤에 보이는
달바위봉 조록바위봉 그리고 삼방산과 낙동정맥길인 면산이 토산령을 향해 좌측으로 흐른다
천의봉 앞에 있는 오투리조트
사업성 분석의 실수로 태백시민들께 너무도 큰 죄악이 된 스키장이다
저게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최강 선진국일때나 가능할까 그것도 의심이다
사람 한발자국의 넓이는 참 미미한데
어느새 벌써 여기까지 왔는지 기이하다
묵묵히 견디며 행하다 보면 저리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낮은곳에서 올려다 보는 그림도 좋겠지만
높은곳에서 골골이 들여다 보는 기쁨이 좋아
겨울산이 좋다
우측의 만항제 지나 창옥봉과 수리봉을 지나면 오늘의 일정인데
지도상의 창옥봉(노란점)은 지도마다 표기점이 서로 다르니 갑갑하다
다음구간인 태백산과 부쇠봉 그리고 신선봉까지 보이고
그 다음구간인 구룡산까지의 대간길을 가늠한다
** 수리봉의 위치가 의문이다
현재 정상석은 파란점이 있는곳이지만 지도와 삼각점이 있는 그 전에 있는 우측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함백산(1573m)
조선 영조때의 실학자인 신경준의 산경표에는 대박산으로 명기 되어있으나
함백산으로 개명한 내력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다
태백 함백 대박의 뜻은 크게 밝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다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대간길에 지리 설악 덕유 다음으로 높은 고산으로 이곳을 상함백산이라 한다
남으로 향하는 내림길은 오르막에 비해
경사도가 심한데
일기마저 포근하니 얼었던 땅이 녹아 습한곳은 질퍽이며 미끄러웠다
포장도로를 만나 조금 진행하니 선수촌 갈림길이다
여기서 좌측 숲길로 간다
만항재 가는 길은 우측 포장도로를 따라가도 된다
짧지만 걷기좋은길을 벗어나면
함백산 기원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정상쪽을 보니 석탄 채광의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함백산 기원단 (13시01분)
태백산의 천제단에 비해 낮은곳에 위치한 기원단으로
민초들이 무사안전의 소망을 빌며 행복을 구원한 장소로 민간신앙지이다
기원단을 지나 만항제까지 걷기 좋고
야생화들이 자라기 좋은 그런 길을 따라 걷는다
통나무 계단길 내려서기전에
지나온 함백 중함백 은대봉 방향에도 인사하고
지척에 있는 만항재를 살피며
해발 1200고지인 운탄고도길의 여정도 그려본다
고도가 높은 함백산을 지나니 계속되는 내리막등로다
만항재 (1330미터)
자동차로 오를 수있는 최고지점이다
그 두번째가 두문동재인 싸리재 세번째가 정령치(1172m)이며 운두령은 1069m이다
고려말 충신들이 건의령을 지나 삼척 근덕면 궁촌으로 향하면서 불사이군의 절의를 지키고자
싸리재 아래 두문동에 은거하며 지내다
고향에 두고온 처자식과 고향을 그리며 이곳 망향재에 올라 마음을 달랬다 한다
그런 망향재가 만항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만항재 주변은 요기를 할 수 잇는 매점이 있고 그 주변은 눈밭이었다
그러나 꽃이 피기 시작하면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장소로 8월이면 꽃 축제도 열리는 장소이다
예전에 없었던 숲속에 둥그런 테이블이 있어 간식을 먹고서
낙엽송의 호위속에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른다
막다른 포장로 지점에 군 시설물이 있다
지도상의 헬기장으로
여기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만항재에서 화방재까지
3.5km거리로 약 70여분 걸렸으나 보통 한시간이면 무난한 시간이다
거리대비 시간이 짧다는건 등로가 아주 좋다는 말과 통한다
여기가 창옥봉인가
14시11분
어느 지도에는 창옥봉이라 한 지점이다
그러나 아무런 표식이 없다
14시 20분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 알파인클럽에서 어리봉이라 칭했다
산 지명이라는게 지명위원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 고시하게 되는바
보통 그 지방의 마을 이름이나 산의 형태 또는 전설에서 유래하는데
어리봉리란게 정확한지 모르겠다
소황병산에서 매봉구간에서 보이더니 그 이후 여러차례 보았으나
그 이름마다 낙득이 되지 않아 의문이 있다
혹자는 삼각점이 있어 이곳이 수리봉이라고 한다
지도를 놓고 만항재에서 수리봉까지의 거리를 추정하면 2.1km이다
그리고 화방재까지 1.4km이다
만항재(13시33분)에서 잠시 쉬었지만 14시20분에 도착했고
화방재에 14시 45분에 도착한걸로 보아 이곳이 수리봉이지 않나 싶다
삼각점이 있어 추정에 힘이 실린다
삼각점으로부터 약 5분거리에있는 수리봉 정상석
주변에 삼각점도 없고
지역의 모 산악회에서 설치했다
아무래도 의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수리봉부터 화방재 가는 등로는 이제까지와 다른
아주 가파른 내리막이다
일본잎갈나무(낙엽송)가 무성하게 자라고
4년전에 비해 덩치가 제법 우람해졌다
영월 상동을 대표하는 장산이다
삼각점 전에 복수초를 만났기에
묘지 주변을 알짱거려 본다
물기가 없어 그런지 쨍한 빛만 그윽해
한번 더 장산을 보며
이름도 예쁜 화방재에 내려선다
보통 피재에서 두문동재를 경유하여 이곳 화방재까지 21km거리를 하루에 통과하지만
해가 짧은 이 시기에는 무리이기에 두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피재에서 싸리재까지는 꽃대궐을 이루는 계절에 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복수초
처음 만나는 꽃이기에 무쟈게 반갑다
이제 막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켜는 애기복수초의
모습에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복수초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초로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겨우내 꿩꿩 언땅을 녹이며 누구보다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여러 꽃중의 하나인 복수초
새해에 모든일에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고
복과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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