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월에 울진쪽으로 동료들과 다녀오고 싶었는데
소망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리산을 바라볼수 있는 언저리로 코스를 잡고 길을 나섰다
근자에 일기가 좋아 조망에 대한 각별한 소망을 안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려
단성I.C를 경유하여 20번 지방도로인 지리산대로를 달리다 거림골 분기지점에서
삼신봉로를 달려 청학동탐방지원센타에 도착해 삼일간의 여정중에 첫 산행을 시작한다
진행경로는 지도의 파란점이다
탐방지원센타에 이르는 도로는 확장포장공사중이었다
유명한 산행지인데도 찾아오는 산꾼이 없어 어떨떨한 기분이다
진행방향 좌측 계곡에는 적은 수량의 물이 흐르고
숲은 고요하기 이를데 없었다
초반부터 시작되던 돌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샘터에 도착했다
삼신봉에는 흰참꽃나무가 있는걸 예전에 봤기에 이 가을에 특별한 야생화가 있겠지
생각하며 걷는중에 꽃향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었다
샘터를 지나도 단장한 돌길은 계속 이어지고
슬리퍼와 운동화를 신고서 하산하는 생기 넘치고 발랄한 고교생의 모습이 반갑기 그지 없었다
꽃향유와 닮은꼴인 배초향이 있어 햇갈리게 하지만 그건 향유보다 일찍 피고
향유는 꽃이 방향으로만 피기에 차이점이 있다
꽃향유
돌길이 끝나고 조용하던 숲에 잠시 새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조망포인트에 도착했다
뒷선이 광양의 백운산 줄기로 우측은 도솔봉 좌측은 정상이다
낙남정맥분기점에 도착해 외삼신봉 방향으로 간다
그길은 특정인만이 다니기에 햇빛이 들지 않는 원시적인 숲길이다
사람키만한 조릿대가 등로 따라 자라고 있었고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잇었다
1288m인 외삼신봉에 도착해 가장먼저 천왕봉방향을 본다
오는중에 운해가 천왕봉을 덮고 있는 모습이 신비로웠는데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외삼신봉은 조망이 일품이었다
오늘 자연과 벗삼아 거닐게 될 삼신지맥길인 삼신봉 내삼신봉 쇠통바위 하동의 독바위가 차례로 보인다
그리고 상불재와 삼선궁 삼거리를 지나 관음봉 시루봉 지나 성제봉(형제봉)이 보인다
성제봉 뒤로는 광양의 백운산이 흐릿하다
이어서 하동의 악양면의 들판을 굽어보는 칠성봉 구재봉이 이어진다
외삼신봉에서 뻗어간 굽이치는 정맥길에 주산이 도드라져 보인다
구곡산과 국수봉이 있는 황금능선 뒤로 달뜨기능선이 시원하다
중봉에서 뻗어내린 운해가 써리봉까지
저걸보니 천왕봉이나 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이 가을을 재촉하는 지리산
단풍은 아직 이르지만 볼수록 그 장엄미에 넋이 나간다
한참을 산만 바라보다 지면을 보니
순백의 구절초가 한들한들 유혹한다
다시 백하여 조릿대 숲길을 빠져 나온다
이제는 등로도 넓직하니 햇빛이 드는 길을 따라간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면 삼신봉으로 두갈래길이 있으나 바위면이 있는 우측길을 탄다
1284m인 삼신봉에서 내삼신봉을 넣고 찍었다
지나온 외삼신봉
지리의 주릉
벽소령 휴게소를 찾아보니 좌측편에 가늠이 되고 덕평봉 지나 운해에 가린 칠선봉 지나
정맥길의 시발점 영신봉 그리고 세석평전을 지나 촛대봉이 보인다
우측의 덕평봉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줄기를 본다
형제봉 명선봉 토끼봉 그리고 반야봉 지나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다
내삼신봉이 오똑하다
좌측의 노고단에서 발달한 왕시루봉능선과 반야봉 아래 삼신봉에서 흐르는 불무장등 능선
저길 언제나 가볼까나
삼신봉 주변 바위틈에 구절초가 가는 가을을 붙잡고 있다
정맥길을 다시한번 더 짚어본다
단천골을 비롯한 골과 능선들을 본다
참으로 골이 깊고도 넓다
관음봉과 내원재지나 시루봉 가기전에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상상해보며 저길도 한번 걷고 싶은데
뒷라인의 광양의 백운산과 꽈리봉은 언제 가나
산행 욕심은 끝이 없다
삼신봉 주변에서 느긋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천왕봉의 운해가 말끔히 가셔 선하게 보여준다
이제는 내삼신봉만 들리면 삼신봉 3개는 다 방문하게 된다
그 길은 외삼신봉에 비해 등로도 넓고 정비된 흔적이 또렷했다
가는 도중에 빛이 따사롭고 배가 부르니 오수 좀 청하고 간다
기암도 본다
꿩의바람과 바위떡풀이 자라는 협곡의 느낌구간도 지나고
협곡 틈새로 촉대봉부터 천왕봉까지 불러보니 그림이 깨끗하게 다가온다
1355m의 내삼신봉 정상이다
특이한게 정상석에 정수리정자가 붙어 있다
삼신봉중에서 가장 높은 봉이다
삼신봉과 천왕봉
지나온 삼신봉과 외삼신봉
삼신봉이 참 낮아 보인다
삼신봉이 가장 낮지만 지리산의 남부능선과 낙낭정맥길의 요충지로서 인정을 받아
삼신봉의 3개의 봉우리를 대표하고 있다
걷고 싶은 능선길과 천왕봉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 덕평봉 칠선봉 그리고 영신봉 촛대봉을 지나
표기하지 않은 연화봉 제석봉이 천왕봉으로 상상으로 걸어본다
벽소령대피소를 보며 의신마을에서 연결하는 등로가 궁금했는데
진주에서 온 젊은 산님이 좋다고 일러둔다
불무장등과 왕시루봉능선
보고 또 보고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질리지 않고 안온하게 다가오는 저 산줄기들을 보노라면
세상사 근심은 다 사라지고
머리가 텅 비게 된다
3개의 삼신봉은 한결같이 조망이 좋다
지리산의 주릉도 좋고 그 주변부도 아주 훌룡한 조망처이기에
지리산을 볼려거든 삼신봉을 권하고 싶다
이젠 삼신지맥길인 숲으로 들려고 한다
진행방향 우측에 송정굴이 있는 지점이며 쇠통바위 독바위가 조금 보이고 성제봉이 우람하다
로프구간을 지나니 숲길은 가을색을 풍기기 시작중이고
등로는 걷기에 아주 좋다
그래고 상불재 지나 관음봉 능선 분기점까지는 오르내림이 반복된다
송정 하일수선생님이 은거했다는 송정굴이다
조선조 문신인 남명 조식의 제자로 임란때 여기서 피난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등로에서 독바위로 가는 능선을 본다
송정굴을 지나면서 나무에 가린 집채만한 암들이 막는 지점에서는 우측으로 우회하여 내려서는데
삼신봉에서 보았을때는 전혀 바위가 없는줄 알았다
쇠통바위가 있는 지점에 있는 이정목
이번에는 금줄이 잇어 하지만 올라가고 싶다
예전에는 제대로 살피지 못했는데 이제보니
열쇠구멍이 있어 쇠통바위라 하는구나
그 주변의 바위생김새도 재미잇다
쇠통바위 맞은편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쇠통바위 뒷면에도 가보았으나
별 다른 감흥은 없고 주변 풍광뿐이라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이 바위 아래에 살고 있는 청학동 사람들의 비원이 담긴 쇠통을 바라본다
불무장등과 왕시루봉
외삼신봉 방향을 찍었는데 내 그림자가 재미있다
내삼신봉방향
천왕봉
들머리인 청학동과 묵계저수지
이제는 독바위를 향해서 가볼까
조심히 내려서서 이정목 한번 더 담고
삼신봉 구간엔 조릿대가 많다
서서히 올라가는 고도처럼 단풍은 그림을 그릴준비중이다
독바위가 칠성봉을 향하고 있다
가까이불러보고
바로 뒤에서 담아보고
여지없는 강아지 형상이다
칠성봉과 구제봉
지리의 넓은 숲바다에 단풍의 빗깔이 느껴진다
삼신봉방향
보름 후면 이곳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산객을 기쁘게 할것 같다
관음 시루 지나 칠성 구제봉과 성제봉
신선이 되고싶은 묵객들이 많이 찾았다는 청학동
사면이 숲에 쌓여 세상근심걱정 다 내려놓고 자연처럼 살기에는 참 좋은 요처로 보인다
독바위주변에 핀 구절초
다시 독바위 분기점인 1301봉 공터에 돌아와
삼선궁 방향으로 간다
이번 산행에서 가고 싶었던 3개의 삼신봉과 쇠통 그리고 독바위까지 구경했으니
목적은 달성했다
상불재를 향해 내려서는 등로 주변에도
조릿대가 무성하고
오후의 햇빛은 많이 누그러져 나무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참 부드럽다
쌍계사와 삼선궁의 분기점인 상불재(1180m)에 도착했다
이어서 삼선궁 2km가 남았다는 이정목에 도착했다
이제는 주욱 내려서는 등로다
여기서 관음봉 성제봉으로 가려면 이정목 뒤인 조릿대 숲으로 들어가면 된다
청학동으로 연결되는 삼선궁방향 내림길은 상당히 미끄럽다
내려와서 찍은 사진 이상의 느낌이다
음숲한 슾길에 음의 기운이 많이 느껴지며 어둠이 무엇보다 빨리 느껴지는 계곡길이다
낮에 길은 뚜렷해도 밤중에는 돌이 산재해 길 찾기에 공력도 들여야 할것 같았다
그러니 이 구간은 어둡기전에 통과하는게 상책일것 같았다
이정목
우측에 계곡을 끼고 걷는 숲이 일순 환해지는가 싶더니
아주 낮설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계곡
마지막 이정목
대규모 공사중이다
지붕재료가 너와인가 했더니 가까이 가보니 돌이다
야 돈이 많은가 보다
재료와 공법이 장난이 아니다
돌에 새긴 '인류의 시작'이라는 안내문구다
삼선궁 확장공사중인데
그 광경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우야튼 친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건축중이었기에 거부감이 덜하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세상과 담을 쌓은 요새의 느낌이 강했다
물이 풍부하니 사람이 살만한 지역
생산은 어디서? 지리의 광할한 산림일까
보여주는 그림이 무릉도원같은데 완공되면 어떤 풍경일까
하나의 성채를 두르고 형성되는 삼선궁
또 다른 세상으로 보여진다
아니 이건 또 뭐야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집 같다는 느낌이다
재미 있네
삼선궁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며 신선처럼 살기를 소망하는 집이다
과연 사람이 신선처럼 살수 있을까
삼선궁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본래 소망해던 목적을 이루었기에 흡족한 하루가 되었다
날씨가 좋아 내일의 일정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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