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가 등등했던 동장군도 어느덧 봄 볕에 자리를 내어주는 이 계절의 숲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몸살 감기를 앓고 누워있는 사람마냥 몰골이 말이 아니다
이런때 산에 들 경우 여러 기대를 내려 놓고 가야만 하는데
사람 욕심이란게 그리 쉽게 내려 놓지를 않게 된다
더구나 미답지인 남릉코스이기에 더더욱 욕심이 생긴다
산 행 일 : 2014년 2월 23일 일요일
진행 경로 : 옥계천 주차장(10시20분) - 쌍칼바위(11시58분) - 금오봉(12시46분) - 마천대(13시53분) - 칠성봉 전망대(14시57분) - 시설지구 주차장(15시 50분)
산행 거리 : 약 8.3km
산행 특징 : 전형적인 암봉이 볼거리이지만 등로는 육산으로 위험하지는 않다
용문골 삼거리 이후의 내리막 등로는 너덜이 심함
칙칙한 숲의 분위기에 더하여 미세먼지와 박무로 인해 조망은 없었음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괴목동천(옥계천)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이다
20여대의 주차가 가능한 곳에는 선답자의 블방에서 익히 봤던 빛바랜 안내지도와 계단이 있으나 공사로 인해 출입을 금하고 있다
가만 살펴보니 동쪽으로 조금 지나치는 곳에 엉성하지만 들머리가 있다
너덜길에는 실족을 방지하기 위한 생색만 낸 난간도 설치하고서 바른 등로로 유인하고 있었다
들머리 반대방향에는 천등산 하늘벽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이곳 대둔산에는 특이한 위치목이 시선을 잡는다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밤에 불을 밝히는 용도의 착상은 좋지만
위치목 번호가 8자리로 너무 길어 위급시 실용성에 의문이 든다
초반부터 심하지 않는 가파른 오름 등로에는 한층 포근한 날씨에 땀이 송글송글 돋고
두꺼운 옷차림은 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한겹 두겹 벗게 된다
오르는 중에 커다란 병풍같은 바위 밑에는
대전에서 온 락클라이밍 등산학교 동기생들이 시산제를 하고 있어 막초 한잔의 행운을 누리게 되고 진행한다
초행길인 대둔산 남릉 코스
산기에서 봤던 석조물이 좌측 등로에서 떨어져서 보이길래 홀로 찾아간다
그곳이 신선들이 유했던 신선대라는데...
신선바위에는
거칠은 재료지만 단순 소박한 자연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며
친근감이 절로 들어 찾아온 보람 이상을 선사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별다른 돌이 없는데 어느 누가 이렇게 치성으로 쌓았을까
판석과 괴임돌이 참으로 절묘하게 어우러져 거센 태풍에도 끄덕없이 서 있는 저 탑
석가탑 다보탑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그 질박한 순수미는 매력적이다
자연미가 돋보이는 탑의 건너편에는 일행들이 전망대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
탑은 유유히 흐르는 옥계천과 힘차게 솟아 있는 천등산을 바라보고 내내 있을것 같다
남릉에 오면 찾아보려 했던 탑을 본 후 본 등로를 찾아가면서 시루떡 같은 바위의 단면을 지나치게 된다
등로에 쌓여 있는 낙엽은 가을과는 달리 많이 채색되어 칙칙함을 주지만
예상외로 포근한 날씨덕에 땀이 삐질삐질 솟는다
이제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3년만에 찾아온 신참내기는
아직도 졸음이 덜 깨어 몸이 무겁기만 한가 보다
440봉을 지나 또 잔봉을 지나니 간첩바위가 있다하여 찾아보니
바위 밑 안으로 천정은 낮지만 널찍한 마당이 있어서 간첩바위라 칭했나 생각해 보지만
이제는 흘러간 노래가 되었다
남릉에 들면서 암봉이 많을거라 예상을 했기에
줄창 암봉을 오르내리며 지나치는게 아닌가 했지만
등로는 커다란 바위앞에서는 우회를 하게 되어 있었다
오르다 보니 묘지가 있고 그 우측 아래에서 보니 옥계봉이 우람하게 다가온다
부분적으로 불러보고
바위의 형상을 살핀다
일반적으로 암봉에는 소나무가 많던데 여기는 예외였다
사진으로 보니 저 암봉 사이로 자라는 소나무와 포동포동한 아기 돼지가 올라 있는것 같기도 해 신비롭기까지 했다
옥계봉을 오르기에는 전문적인 릿지꾼이 아니니 이렇게 우회로를 따를수밖에 없어
육산을 걷는 지금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해져
저게 짜개봉일까
v 자 홈으로 짜개진 봉으로 보이는데 ...
완창리 마을과 안심사를 본다
조선조 영조때 건립됬다는 안심사
그러고 보니 안심사에서 금오봉으로 해서 마천대를 지나 깔딱재로 원점회귀산행을 해도 좋을듯 싶다
숨차게 오르는 등로가 내려서기 직전 진행 방향 좌측의 암봉에 올라 오르지 못한 옥계봉 방향을 본다
그리고 발딱 일어선 바위도 보는데 무슨 이름이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상상력의 빈곤함만 알게 된다
이 바위는 다시 한번 보게 되는데 영 다른 모습이더라
내리고 올라서서 내려가기전 진행 방향을 본다
쌍칼바위 이정목이 있기전의 바위
상기 바위 주변
그리고 쌍칼바위 이정목 주변
그 주변을 둘레둘레 찾아봐도 칼날을 번뜩이며 서 있는 바위는 도통 보이지 않고
육중한 바위만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는게 쌍칼바위였다
지나고 보니 동쪽으로 돌아가서 살펴 봐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쌍칼바위의 주변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사 마칠 무렵 후미팀이 왔는데
이분들은 막걸리와 떡 누룽지와 죽이 전부였다
칠순이 넘은 고령인데도 잘 타시는 왕언니
후미팀보다 먼저 하산까지 했으니 ....
중1을 앞둔 건이는 김밥이 좋다며 두줄을 먹더니
기운이 솟는지
어느새 앞으로 사라지고 없고
쌍칼 같은 바위가 있지도 않는 곳을 내려서는데 사진과 달리 평탄치 않는 곳이다
다시 짧지만 숨차게 오르는 곳 좌측에서 지나온 구간을 살핀다
뒤로 희미한 그림은 천등산
중간에 막초잔을 기울이고 앞서 간 님들은 여기서 식사중이고
이제는 조망이 아주 좋다고 하는 금오봉이 코 앞에서 철난간을 두르고 기다리고
지척에 있는 금오봉에 올라 지나온 구간을 먼저 보고
앞으로 가야 할 마천대 방향을 살피는데 우측에 봉긋이 솟아 있는 금남정맥길의 오대산이 보인다
부분적으로 댕겨보고
발딱 일어선 바위가 그곳에서는 생기다 만 맷돼지 같더니
여기서는 영 다른 모습이다
금오봉을 뒤로 하고 안심사에서 올라오는 분기점에 도착해서 이정목을 담는다
지나온 금오봉을 본다
이제는 못 보던 조릿대가 나타나고
진행방향 우측으로 들어가
대둔산의 자랑인 암골미를 훔뻑 들이킨다
멀어 보이니
가까이 불러도 본다
골산에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데 반해
여기에는 그 모습이 굉장히 귀해 보였다
조망을 즐긴 후 내려섯다가 다시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평탄해지다 삼거리를 만난다
그 삼거리에서 내려가는 등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올라서는 등로를 따르니
이렇게 삐쭉하게 솟는 암봉 길이다
그렇지만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고소증이 있는 분은 혼자서는 위험하다
지나고 보니 여기가 허둥봉(서각봉)인거 같은데....
소나무 대신에 참나무가 많은 대둔산 남릉이다
바위들이 즐비한 곳은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지만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을 버리고 우측길로 내려서는 등로를 따른다
조릿대가 가슴정도까지 자라 있어 운치를 더하지만 습기를 머금은 등로인지라 미끄러움에 조심한다
지나고 보니 그 삼거리가 금남정맥의 분기점인 월성봉 방향인거 같은데 확인하지 않아 확신은 없다
다시 작은 조망 바위에 올라서 본다
깍아지른 암벽 단애 사이로
듬성듬성 소나무가 있다
대체적으로 낙락장송이 귀한 암산이다
그래도
여타 암산들과 대비되는 절경속의 숲의 풍경이다
우측의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는 저 봉이 눈에 뛴다
북사면에는 눈이 있고 자취도 없이 지나치고 왔다
남릉따라 북진하는 우측의 전경은 그야말로 수석 전시장이다
월출산은 양쪽이 그랬는데
여기는 편도로만 치우쳐 있는게 흠 같지만 그래도 빼어난 산수다
단풍 옷을 입는 이곳의 풍경을 상상하며
파워님의 블방에서 본 가을 풍경을 떠 올려 본다
지나온 남릉
그렇게고 초 급경사를 이루던 삼선계단 다리도 여기서 보니 50도정도밖에 보이지 않아
현장에서 느낀 그 스릴감이 부끄럽게 생각된다
하늘과 맞닫아 있다는 마천대가 보이고
삼선계단을 가까이 불러본다
장군봉이 가운데서 우람하게
기술이 발달하니 이런 산중에도...
여기가 허둥봉(서걱봉)인줄 알았는데
지도를 살피니
여기가 마천대 전위봉인 836봉인가 싶다
이제는 내려섯다가 오르면 정상이네
무더운 여름날에 저 소나무 사이에 앉아
간식 먹으며 휴식 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836봉의 단애
마천대 단애
담소 나누기도 좋고 멍 때리기도 좋은 장소로 보였다
남릉길에는 사람보기가 귀하더니
정상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역시나 많다
72년 박통시절에 건립한 개척탑
무슨 뜻으로 마천대에 세웠을까
하늘에 사시던 선인이 말을 타고 내려와
중생들을 구원하고
말을 타고 하늘로 돌아갔다는 뜻의 마천대
이제는 산 정상이 제모습으로 돌아왔으면 바램이다
그게 나만의 생각일까
마천대에서 바라본 왕관바위와 장군봉
지나온 남릉구간
천등산도 보이지 않는다
가야 할 칠성봉 방향
매점앞에는 이정목도 있다
여기서 직진하는 12시 방향은 통나무로 막아 두었으나
바로 옆에 오를 수 있는 등로가 있어 11시 방향(왕관바위 접근 가능)을 버리고 눈길을 걸어 왕관바위를 향해 간다
왕관바위
금강 구름다리
평온해 보이는 금강구름다리에 비해 삼선구름다리가 여기서 보니 아주 급경사다
다정하게 보이는 한쌍의 소나무
장군봉에는 돌탑이...
금남정맥길인 오대산이 보인다
이곳을 지나 허둥봉에서 월성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길인데 ...
미답지인 월성봉 바랑산이 희미하다
하산하게 될 용문골 방향
지나온 길을 다시한번 살피고
낙조산장과 낙조대(일출명소)
북릉으로 연결되는 낙조대 길을 버리고 용문골 방향으로
완전 너덜길로 조심해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칠성봉 전망대를 향해서
용문굴
용문굴전의 암봉에서
조망을 즐기고
용문굴을 지난다
이상 칠성봉 전망대에서
엣 추억을 생각하며
세월은 흘렀지만 바위와 소나무는 그대로 그자리에 서 있었다
케이블카 승강장 방향으로 진행하여
집단시설지구와 직통하는 등로 삼거리에서
너덜을 이룬 등로와 협곡 사이에 있는 금강구름다리를 본다
동심 바위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3일을 머물렀다고 하는데
무슨 느낌이 들었기에 그랬는지
그 심사를 헤아리지 못하는 중생은 대둔산 산세와 기암에 푹 빠져 그랬겠지 하는 생각이다
국사시간에 무던히도 배웠던 동학농민운동과 전봉준
반봉건과 외세의 세력을 배격하고 조선의 보국안민을 기치로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혁명운동을 했지만
일본과 관군의 연합군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한 혁명운동이었다
올해는 갑오년
120년이 지난 오늘도 사인여천의 숭고한 의미와 정신은
후대에 길이 이어지길 바라는 의병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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