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이 옷깃을 여밀때
암팡진 골산에 진홍색의 진달래와 시린 바다가 보고 싶어
가고 싶은 산이 있었다
그러나 그곳은 너무도 먼 거리에 있어
눈길만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별 일이 없어 장거리행 버스에 몸을 의탁하고
뜬 눈으로 밤을 밝히며 가게 되는 여정이더라
산 행 일 : 2014년 3월 23일
진행 경로 : 돈지(9시10분) - 금북개분기점 (9시38분) - 지리산(10시08분) - 안부사거리(10시39분) - 달바위봉(10시33분)
- 가마봉(12시24분) - 옥녀봉(12시58분) - 사량면사무소(13시45분) *산행거리 5.7km
산행 특징 : 전체적으로 골산이지만 초입과 날머리는 육산임
육.해.공의 조망이 가능한 산으로 암릉미가 뛰어남
위험지역은 출렁다리 설치 및 우회로가 발달해 위험 요소는 없음
부천역앞에서 밤 11시40분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 5시10분경에 통영 가오치항 여객선 터미날에 3번째로 도착했으나 다시 눈을 감는다
여명의 빛이 스며들 무렵
고성만 밤 공기는 조금 쌀쌀하고 비릿한 바다 내음속에 많은 산행객들이 이른 새벽 아침을 들고 있었다
사위가 밝아질 무렵 텅빈 주차장은 버스와 탐방객으로 북적댄다
8시 배 타고 1시 배로 나와야 하는 일정에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그러나 운이 좋아 7시 배편 예약한 산악회가 2시는 너무 길다고 1시 배편인 우리측과 절묘하게 맞아 들었다
터미날에서 얼쩡되던 선두대장의 공이 컷다
통영시 가오치항의 첫배는 7시
많은 산악회가 사라지고 나니 한적한 터미날이 되었다
2차로 출발하는 8시 배에 승선하니
떠나는 배는 만원이지만 터미날은 더더욱 한산해 보인다
가오치항에는 1시간 간격으로 배편이 있으며
버스와 승용차를 가지고 갈 수도 있기에 산행 시간이 촉박한 산악회는 가져가게 된다
208톤의 사량호 배의 정원은 306명
실내 바닥은 난방을 하니 훈훈하지만 갑판은 제법 찬 기운이지만 시원한 바다 구경 댓가로는 맞을만 했다
사량도
이름도 예사롭지 않는 지명속의 섬이 보인다
하얀 주탑 두개가 보이는 좌측 섬이 하도로서 칠현산이 있으며 우측의 섬은 상도로서 오늘 탐방하게 될 산군들이다
처음 가게 되는 산이지만 한눈에 봐도 섬의 최고봉인 우측의 달바위봉부터 가마봉 탄금바위봉(향봉.연지봉) 옥녀봉 그리고 고동산이 눈에 들어온다
상도와 하도를 연결하는 다리 공사 사이로 사량호는 지나 금평항으로 접안하게 되는데...
이 공사는 내년 4월경이 완공 예정이다
상도와 하도 사이를 가로 지르는 바다를
동강이라고 한다
동강에서 바라보는 가마 탄금 옥녀봉이 하나의 커다란 바위로 형성되어 보인다
옥녀봉과 고동산이 북서쪽의 바람을 막아주는 지리적 이점에 동강에서 바라보는
금평항 및 마을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금평항에서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여 내지 선착장을 지나 두번째 정자가 있는곳에서
하차하여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지리산 등로의 들머리는 내지 선착장이 있는 곳의 금북개와 돈지항 돈지분교 앞을 지나는 두군데 코스가
종주산행시 주로 애용하지만 산행 시간이 짧기에 부득불 단축코스를 선택한 결과였다
조금은 시간을 벌 수 있는 이곳은 들머리 찾기가 수월한 지점의 현장 사진이다
산행 시작 10여분만에 돈지항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분기점에 도착했다
까칠한 바위가 삐죽삐죽 솟아 있는 지점에 친절한 등산 안내 지도가 설치 되었고
진행 방향 우측으로 하도의 칠현산이 흐릿하지만 또렷이 보인다
바위의 결이 수평이 아니라 수직이다
돈지항 방면
까칠한 바우면
돌탑봉을 지나 가가는데 지나온 뒤로 조망이 열려 있지만 해무가 짙어 보이는게 영 시원치가 않다
돌탑봉 뒤로 농개도와 수우도가 흐릿하다
진행 방향 조망
금북개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
산행중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은 양의 꽃이 보이더니
현호색의 낙엽 더미 사이에서 소담스레 피어 아침빛을 흠뻑 들이키고 있다
만개한 현호색은 올 처음이다
들머리 지점과 지나온 돌탑봉이 보인다
해무속에도 그림같은 돈지항이 낮게 앉아 있고
블친님들의 산기에서 아름답게 비치던 대섬은 그 자태를 감추고 있다
진행하게 될 날등이 보이고
우측으로 지리산과 암봉이 보인다
여기서 회원들의 증명 사진을 남겨 드린 후
금북개 분기점인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등로는 편안하게 가는 등로와 날등을 타게 되는 등로로 나뉘게 되는 바
좌측의 날등이 부른다
진행 방향
지리산의 등로는 우회로가 발달해 있어 궂이 날등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음에 여기에 온다면 돈지항보다는 금북개 저 능선을 타고 싶다
아직은 복잡하지 않지만
날등에서 바라보는 돈지항의 풍경
산행경로를 눈으로 걸어본다
암질이 튼실하지 않기에 후답자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는 등로다
그러나 조심하면 별 지장은 없다
산기에서 익히 봤던 현장이다
여기서 갈증난 목을 적절하게 축여 주고
노루는 지나온 길을 돌아 본다는데
오늘 산행은 유난히도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만큼 조망이 훌륭하다는 증거다
그런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특이한 암질이 계단처럼 펼쳐져 있고
계속 좌측의 등로를 선택한다
365봉에서 내려서기전 우측의 전면 암봉을 보면서 입맛을 다신다
오늘 산행에서 많은 정체를 이룬 구간이다
그리고 지리산과 좌측의 달바위봉(불모산)이 선명하고
그 기세가 당당하다
칼날같은 날등이지만 강풍만 없다면 별 위험 요소는 아니다
암봉을 오르느라 정체가 심하다
뒤에 오는 회원들은 우회로를 권하고
여기서 좌측으로 우회하면 편할텐데 그저 앞 사람보고 무작정 오르다가 무서워 백하니 ...
암봉 정상부에도 좌측으로 내려서는 곳이 있다
암봉 오르는 중에 뒤를 보면서
불어오는 바다 바람이 시원함을 느끼고
암봉에 올라 북적대는 지리산 정상을 바라본다
암봉에서 바라본 돈지항의 풍경
단촐하고 참 평화롭다
암봉을 내려서기 직전의 증명사진 - 촬영 메아리님
수직 절리를 이루고 있는 암봉
지리산
사량도의 최고봉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륙의 지리산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산이다
아주 맑은날에 1915m의 지리 천왕봉이 보인다 하여 지리망산이라고 부른다
이날 지리산 정상석 주변으로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산악회의 탐방객으로 북새통이었는데
증명사진을 남기고 싶은 욕망은 이해 하지만
정체가 극심할 경우에는 기다리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독사진은 지양하고 단체로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우리산악회 회원중에는 그런 분이 한분도 없어 기분이 좋고
조망처에서 남해 사천 통영방향을 바라보지만...
그런 조망은 다음에 와서 보라고 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 바다의 조망은 영 서운하게 한다
미련을 떨치고 사량도 최고봉인 달바위봉을 향해 내려선다
돈지항과 대섬
촛대바위
이런 돌탑을 볼때마다 의문이 든다
무슨 계기로 치성을 드렸을까
성심으로 쌓았을 저 탑을 세운
그분은 어떤 분이었을까
다시 지리산을 본다
바위면의 특징이 보이는지요
표면이 아주 날카롭더군요
손을 벨정도였으니까요
달바위봉의 기세가 누그러진듯 보인다
이곳 산행지를 선택할적에
진홍색의 진달래을 바다를 배경으로 보고 싶었는데
예상외로 적기가 아니었다
이렇게 핀 꽃도 있었지만 몽올진 풋가슴처럼 아직도 봄빛을 더 먹어야 하는 개체가 많았다
그렇다 해도 진달래가 귀한 산이었다
암봉에 자라는 바위손들의 군락지에서 사람의 손이 타는걸 안타까이 바라보았다
필요한 분의 귀한 약재로 쓰이길 바램이다
목책 계단을 내려서면서 등로는
부드러운 육산으로 바뀌고 숲에 든 기분이다
잎눈을 튀우기전 나무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
현호색들이 이쁘장하다
달바위봉 전의 안부 사거리에는 매점이 있었다
최고봉까지는 선두에서 걸을까 했는데
여기서 그만 발목이 잡여 버렸다
산행중에 즐기지 않는 막초가 오늘따라 땡겨 한잔 두잔 술이 연달아 가며 이것 저것 즐기게 되었다
매점 운영자님
장구와 북이 이채롭다
1.8L 막초가 일만원이면 비싸지는 않는거죠
여러가지 막초들을 즐기다 보니 배가 차 점심을 건너 뛰게 되고
맨 후미에서 뒤뚱뒤뚱 걷게 된다
불상이 새겨져 있나 살펴 본다
왜 이 바위를 보고 월출산에 있는 양면불상이 떠 올랐는지..
바우도 훨씬 큰데
이제는 달바위봉이 지척인가 본데
선두팀은 정상을 지나 그 아래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한다
여기서도 등로는 두군데로 나뉘지만 ... ㅎㅎ
다들 우회길을 선택하는 덕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한적하게 걷게 된다
지나온 지리산 방향 조망
후미팀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뒤를 따라 오니..
혼잡했다는 달바위봉이 이렇게 한적했다
달 구경하기 좋은 바우산
또는 풀 한포기 자리기 힘든 불모산이라는 뜻인가
그런 달바위봉에서 진행 방향의 가마봉 옥녀봉을 살피며
늦장을 부린다
사량도의 산들은 작고 낮지만 그 기세는 옹골찬 형상에 기암들이 한덩어리로 보이는 육중한 산이요
암질은 드센 바다 처녀처럼 드세기 그지 없는 산이었다
달바위봉
사량도의 최고봉이지만 지리산과 쪼금 가까이 있는 지리망산에 밀려 빛을 잃었다지만 그래도 네가 적자 아닌가
지리 천왕봉이 지리망산에서 보이는 날에 이곳 달바위봉에서 안보일리 없다
단지 이름이 좋아 밀려 났어도 난 너를 추켜주고 싶다
까마귀도 찾지 않는 불모산에서
불러도 대답없는 산에서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하염없이 시간을 죽이고 죽인다
앞부터 가마봉과 탄금바위 옥녀봉
그리고 일정에 들지 않은 고동산을 본다
안부사거리에서 마신 술탓이었나
카메라 모드 조작이 틀어진지도 모르고 가마봉까지 열나게 찍으며 왓는데
가마봉에서 사진이 이상함을 알았을때는 이미 늦었다
불모산에서 가마봉까지 50여분이 소요되었는데
백두 후미팀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었다
가마봉 하산시 정체구간이 보인다
여기서 후미팀을 만나 그냥 편안하게 우회로를 선택한다
우회로를 이용한 후 정체 계단길을 본다
탄금봉(향봉)가는 길은 예전에는 로프 잡고 올랐다는데
이렇게 계단 및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편하게 오른다
도중에 동강과 하도의 칠현산도 바라보고
새로이 각광을 받는 구름다리
2013년 3월에 개통한 사량도 향봉의 출렁다리
산행의 안전성은 월등히 좋아졌지만
산행의 짜릿한 묘미는 잃었다고 먼저 다녀온분들의 한결같은 말이었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대항 해수욕장
시계가 맑지 않는 날에도 물빛이 맑고 고와 보인다
이제는 마지막 봉우리인 옥녀봉이 지척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보니 조금 더 가야 하는가 보다
옥녀봉 가는길에 뒤를 한번 더 보고
옥녀봉 주변에는 진달래꽃이 다른 곳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먼저 하산한 선두팀이 시간을 물어온다
이때만 해도 하산길 800m 남겨두고 1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시간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걸로 파악했었다
뒤에는 일행이 없고 홀로 뒤에 있는 줄 알았다
한가로이 있는 옥녀봉도 담아두고
아재비고개의 전설보다 더 비극적인 전설이기에 생략하고
정상 주변을 이곳 저곳 탐닉한다
옥녀봉 내려서는 길에 정체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자세히 보니 일행분들의 면면을 보니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
상도와 하도를 나누었던 저 바다가 바다로 보이지 않아
하나의 강으로 보이는데
하도인 칠현산에서 보면 저 동강의 형체가 도드라져 보인다 한다
정체를 이루는 짧은 철계단을 뒤로 하고 대항방향과 면사무소 방향 이정목을 지나
이 암봉을 지나 내려서는 중에 옥녀봉에 3분이 있다며 지름길 하산로를 묻는 무전이 날아든다
2시까지 35분이 남았지만
3분께 서둘러 주십사 부탁하고 다시 오르는 길을 달려
일행을 무사히 데리고 하산
1시50분에 승선한다
달바위봉 이후로 맨 후미에서 첵크하며 걸었는데
탐방객이 많을때는 그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역시 섬 산행은 장거리 이동과 배편 관계로 고단한 여행이다
멀어지는 하도를 바라보며 언젠가는 홀가분하게 상.하도를 연계 종주하고 싶다
들어갈때나 나올때나 바다 풍경은 별 차이가 없다
아랫대호섬과 윗대호섬 그리고 누은섬을 바라보면서 흐릿한 고성 자란만의 풍경을 떠올려 본다
통영시 사량도
지명의 유래는 뱀이 많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옥녀봉의 비극적인 전설인 사랑과 관련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에
지도를 놓고 보면 고동산 부근으로 뱀 머리를 닮은듯 하기도 해
3개의 유인도와 6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섬 거주 인구가 약 2천여명이라는데
주민들의 모습은 보지도 못한 여행이 되었다
깨끗한 바다가 주는 풍요로움에 아기자기한 산세가 주는 암골미에
연중 많은 탐방객이 찾는 산
산행 공지를 올린 후 삼일만에 신청자가 넘쳐난 산행지였지만
도로에서 보내는 11시간과 배에서 보내는 1시간 40여분의 시간 그리고 기다림에
산행시간 3시간 35분여는 너무도 짧아 다시 찾아 오기에는 부담이 되는 여행길이었다
내년 봄에 상.하도가 연결되면 종주산행으로 거리도 좋아져 산행의 재미가 배가 될것 같다
미답지였단 사량도
주마간산격으로 지나쳐 왔기에 언제가는 다시 가게 될 그날에는 여유롭게 걷고 싶다
'명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랑제비꽃을 볼려거든 금학산 고대산에 가세요 (0) | 2014.04.17 |
---|---|
봉복산 덕고산 삼계봉에서 춘사월의 서설을 만나다 (0) | 2014.04.08 |
춘설이 내린 괴산 신선봉 (0) | 2014.03.14 |
환절기의 대둔산 (0) | 2014.03.05 |
치악산 향로봉 남대봉에서- 감동이 일렁이는 상고대의 향연 (0) | 2014.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