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산행기

산악회 신년산행 - 각호산 민주지산

열린생각 2014. 1. 15. 11:55

 

 

새덕산 이후로 수차례의 산행을 하였지만 흡족한 산행이 되지 못했다

소망했던 조망과 설화를 기대하고 찾아든 민주지산

과연 그뜻을 이룰 수 있을지 ....

 

 

 

산  행  일 : 2014년 1월 12일

진행 경로 : 도마령(10시44분) / 각호산(12시22분) / 민주지산(14시17분) / 물한리주차장(15시45분)   도상거리 : 9km

산행 특징 : 전국의 수 많은 산악회가 몰려 정체가 극심함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각호산 정상부근에는 로프를 의지하게 됨

                예보와는 달리 바람이 심했고 산세는 숨어들었음

 

 

 

 

신년에 행사가 있어 정동진의 괘방산과 설악 울산바위를 다녀 왔지만

산다운 산행을 한지가 언제인지 감각을 잊어버릴 정도쯤 되니 정기산행일이다

남진이 시작되기전까지는 명산산행을 하면서 회원간의 단합과 체력을 끌어올리는 산행 위주로 일정이 꾸려질 예정이다

 

신년인지라 무리하지 않고 설경과 장엄한 산줄기를 조망하고 싶어 찾아든곳으로

각호지맥의 1구간의 날머리이자 2구간의 들머리인

 

 

 

 

 

도마령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산악회의 버스들이 탐방객들을 내려놓고 있었다

경직된 몸을 이완시킨 후 산행을 시작한다

 

 

 

 

 

예보와는 달리 출발부터 바람이 심상치가 않고 체감온도도 덩달아 낮게 느껴져

상용정의 주춧돌같은 기둥이 참 이채롭다

무슨 악기같은데 피리인가 퉁소를 형상화한 석재 모습은 차라리 목재로 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도마령에서 지척에 있는 상용정앞에는 북새통에도 시산제를 하는 산악회도 있더라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앞글자를 따온 상용정에 오르면 도마령의 구비구비 흐르는 고갯길을 볼려고 했지만

난간대 일부가 훼손되어 있고 출입금지란다

 

 

 

 

 

 

843봉에 있는 산불감시 초소를 지나면서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짧지만 소나무가 일렬로 서 있는 구간을 지난다

이후 철쭉 참나무가 주를 이룬다

 

 

 

 

 

도마령에서 1.6km에 있는 각호산까지는 줄기차게 오르게 되는 여정인데

탐방객이 많아 한줄로 길게 줄지어 오른다

 

눈은 수일전에 내렸는지 등로는 다져져 있고 적설량도 부족한게 초장부터 눈에 대한 기대는 내려 놓아라 한다

 

 

 

 

 

이런 기암도 보면서

상고대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기원하면서 걱정이 된다

 

 

 

 

 

 

너무도 많은 산행객이 찾아와 여기도 밀리면서 오르는데 각호산 정상 부근은 불문가지로 정체가 예상되기때문이다

 

 

 

 

 

 

바람은 불지 속도는 느려터지는데

조망도 없고 상고대의 기척은 없지

이러다 회원들이 추위에 지쳐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예상되로 초반의 두분에 이어 칠순의 부부가 각호산 정상 부근에서 하산하겠단다

결과적으로 잘 된 결정이었다

 

 

 

 

각호산을 지척에 두고서 조망바위에서 보는 풍경도 이정도 뿐이다

진행방향임

 

 

 

 

 

사진 - 천아님

 

 

 

 

 

 

전망바위에서부터 사람들이 움직일줄 모른다

정체가 극심하다

 

 

 

 

 

사진 - 천아님

 

 

 

 

 

 

 

 

 

 

상고대는 피고 있는 중인데

바람이 너무 분다

 

 

 

 

 

 

이바구니 하며 가만히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지

추워지고 전방 상황이 궁금해 앞으로 가 본다

 

 

 

 

 

먼저 텅 빈 각호산 정상석을 담는다

모두 다 춥고 조망이 없어

 

 

 

 

정상으로 오르는 로프는 외면하고

내려서는 로프에 메달려 남자도 여자도 헤메이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다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왜 그리 헤메이는지

단위산악회 리더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한심하기까지 했다

 

결국 기다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우회로를 개척하여 모든 회원들이 따르는걸 보고서

 

 

 

 

홀로 각호산 정상을 잠깐 다녀온다

 

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 해서 이름을 얻었다는데 그 호랑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진행 방향으로 보니 민주지산은 가려져 있다

 

정상에서 로프를 타고 떨어져 좌측에서 급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가늠이 된다

실제는 험하지 않는 등로였다

 

 

 

 

지역색을 타파하고 화합을 상징하는 기념탑이 있는 삼도봉은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3도를 아우르는 백두대간으로

각호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면서 민주지산의 지역성과 정체성을 높였다

 

각호산 보다 더 높은 민주지산을 두고서 각호지맥이라 부르는 연원을 알지 못하지만

날씨만 좋으면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조망이 막히다니 참 아쉬웠다

 

 

 

 

무덤을 보존하고픈 자손들의 부탁말씀과 금줄이 쳐져 있기에

다들 선답자의 발자국 따라 길게 원호를 그리며 지나가는 행렬이다

 

 

 

 

 

 

뒤돌아본 각호산

 

추운겨울 단체 산행에서 바람마저 불어 올때는 가장 큰 고민거리가 식사장소다

 

 

 

 

 

마침 선두팀이 바람이 잦아든 무명묘에서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가 봤자 자리도 없을 듯 싶고 시간도 많이 지나(12시50분) 조상님 앞에서 자리를 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명당자리였다

 

그렇지만 앞서 간 일부 회원들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까지의 여정은 3.4km이지만 급박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유순하다

천아님 사진 (상기두장)

 

 

 

 

 

바람이 거세니 그나마 피어난 상고대마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며 살갖을 파고든다

 

 

 

 

 

우우웅~~ 하고 불어대는 바람이 오늘은 달갑지가 않다

 

 

 

 

 

 

석기봉 삼도봉이 잘 보이는 구간을 지나면서

 

어느해 한겨울에 물한리에서 각호산 삼도봉으로 원점회귀산행 하던 추억이 떠 오른다

그때는 일기도 화창하고 바람은 적당히 불어 주었다

무엇보다 설화도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장쾌한 산줄기도 유감없이 보여주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아주 좋은 날을 민주지산에서 언제 만날까

 

 

 

 

흐릿한 우측의 뾰족하게 솟아 있는 석기봉

그 우측 아래에는 마애삼두불상(삼신상)이 있고 빈 공터가 우 아래로 있어 비박지로 좋은곳이다

그 좌측에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펑퍼짐하게 보이는 삼도봉이 보인다

 

 

 

 

 

물개바위인가

지나칠뻔 했는데...

역시 고수는 달라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갈수록 큰 소리로 울어댄다

우! 우우웅~~

 

바람 따라 나무는 소리를 지르고

가녀리게 보이는 조릿대 잎은 더 파리해져 몸을 뒤튼다

 

 

 

 

 

예보에는 영상기온이고 오후에 3m정도 분다고 했는데

어찌 된건가

요즘 산에 가도 눈꽃 보기가 도심 하늘의 별 보듯 어렵고

잘 맞던 예보는 오늘따라 왜 이리 틀리는지

 

 

 

 

 

그것도 다 자연의 조화라 하지만

 

 

 

 

 

무인대피소가 가까워지니 생각이 다른 꼬리를 말아 올린다

 

 

 

 

98년도 대대전술훈련을 받던 공수부대원들의 원혼이 된 넋이 담긴 무인 대피소(정상 400m전)

칠갑산을 출발하여 9박10일간의 천리행군을 하던 중

대위 1명을 포함 6명(결국7명)이 죽고 1명이 실종된 사건이 꽃이 피는 춘사월 초 하룻날에 있었다니

 

 

 

 

당시 오후 1시 무주에서 출발 후 봄비가 산에 들면서 순한 눈이 폭설로 변하고 살을 에이는 강풍(초속3~4m)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체력저하에 따른 저 체온증으로 사망한 대한의 젊은이들 ...

 

 

 

 

 

지휘관의 융통성있는 현명한 대처였다면 능히 불상사를 예방 할 수 있는 인재였다

당시 책임으로 대대장은 옷을 벗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날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2001년 11월 무인대피소를 갖춘게 악천후 또는 비박꾼들에게는 중요한 지점이 되었다

 

 

 

 

 

민주주의와 하등의 관련이 없는 해발 1242m의 민주지산에 도착하니

정상석 주변으로 인산인해다

 

가장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산줄기를 찾아보며 기다린다

 

 

 

 

 

건축사로서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고생 많죠

민주지산 정기 받아 소망하는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합니다

 

 

 

 

 

사진 - 천아님

 

 

 

 

 

 

기운차게 꿈틀거리는 저 능선이 뿜어내는 기운을 받고 싶다

갑오년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이 술술 풀리기를 간구해 본다

 

 

 

 

 

정상석 주변에는 아직도 사람이 넘치나 이걸로 대신하기로 한다

 

 

 

 

 

산이름 岷자에 두루 周자를 쓴 민주지산( 그 이외에 민자는 두개가 더 있음)

민두름(밋밋)산이라고 햇다고 하던데  

서거정 노사신등이 작성한 동국여지승람 고산자님의 대동여지도에 명기된 백운산이란 지명도 다 좋지만

민주주의와 상관이 없는 민주지산일라도 지역민들이 받아들인 민주가 연상되는 민주지산이 좋다

 

 

 

 

 

 

아직도 바글바글 대는 민주지산

 

 

 

 

 

이곳의 이정목의 글씨는 크고 자세하기는 한데

민주에서 석기봉까지의 거리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겸 일행의 후미를 챙기고

직진하는 석기봉 방향을 버리고 좌측으로 내려서는 쪽새골로 하산한다

 

예전의 나라면 기어코 석기 삼도봉을 놓치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편안히 내려 놓을 수 있어 그 기분도 괜찮았다

 

 

 

 

 

이른봄부터 꽃이 피는 쪽새골 내림길의 작은 너덜은 눈에 파 뭍여 흔적도 없고

그냥 경사면 따라 쉬이 미끄러지듯이 내려 갈 수 있어 좋았다

 

 

 

 

 

갑오년 새해의 산행에서 소망하던 설경과 조망은 없었지만

살갖을 파고드는 한설에

거칠은 들판을 질주하는 청마의 기운을 연상해봤다

 

 

 

 

 

노출된 산 마루금이 야성적이라면  

안온하게 안아주는 골이 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황룡사에서 민주지산으로 오르는 된비알 등로 방향을 보면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잣나무 삼거리를 지나 잎갈나무 숲의 모습을 본다

 

 

 

 

 

전봇대나무로도 불리우는 나무

 

 

 

 

 

낙엽을 떨군 나무의 손짓이 하늘을 향해 뭔가를 갈구하는것 같다

 

 

 

 

 

과거에는 좌측으로 지나갔는데

이제는 출렁다리가 생겨 모두가 다 우측으로 가 출렁다리에 몸을 맡긴다

 

 

 

 

 

 

 

 

 

 

 

어느 독지가의 사재로 불사(佛寺)했다는 황룡사

 

 

 

 

 

 

예전에는 먼발치로 흘깃 보고 지나쳤었다

 

 

 

 

 

 

 

 

 

 

 

오늘도 사진은 찍지만 주마간산격이다

위치 파악이 안된 회원들의 연락이 우선이기에

 

 

 

 

깊은 산중에서 수 많은 사람이 스쳐갔다

그리고 바람도 나무도 눈도 스쳐갔다

 

 

 

 

 

오늘 스쳐가듯 만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만남이고 싶다  

'나도 눈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무재칠시 - 재물이 아닌 마음으로 행하는 보시라

말은 쉬운데 행하기가 어렵다

 

 

 

 

 

못보던 울타리

색다른 풍경이 0000 하네

 

 

 

 

 

 

 

 

 

 

물한리 주차장에는 대형버스로 만원사례

우리의 버스는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도로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산행지 선택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숙제가 된다

 

 

 

 

 

삼도봉에 있는 화합기념탑의 축소 모형으로 비슷하다

 

충북의 가장 남쪽에 위치하면서 1읍 10개면으로 구성된 영동군

임야가 면적의 78%나 되어 논농사보다 밭농사가 배나 많으며 인구는 50600여명(2013년기준) 된다나

포도와 감 사과가 많이 나며  한때는 오지의 대명사였다

이제는 30대 명산의 반열에서 많은 탐방객이 찾는 민주지산

결코 허명이 아니었다

 

 

 

 

 

산악회의 신년산행으로 찾았던 민주지산

기대한 크기만큼 보여주는 건 없었지만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 산행이 되었다

 

정작 고대하던 눈은 주차장에 도착하니 눈발이 휘날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