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팔월이면 한여름이다
이럴때 산행지 선택에 나름대로 고심을 하게 된다
산행 거리도 짧고 시원한 알탕을 즐길 수 있으면서 너무 복잡하지 않은 그런 산을 찾게 된다
산행을 앞두고 연일 비가 쏱아진다
다행히 예보는 오전이었지만 예약인원중에 3명의 결원이 생긴채로 부천을 지나 시흥에서 마지막 회원을 태운 차는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많은 비는 산행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데 상주시 화북면 쌍룡터널을 지나면서 빗줄기는 가늘어 진다
산 행 일 : 2013년 7월 28일
진행 경로 : 용추교(10시25분) - 도장산(13시37분) - 심원사(15시40분) - 용추교(16시29분)
산행 거리 : 9km
산행 특징 : 십승지중의 하나인 화북면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복지다
쌍룡계곡과 더불어 각광을 받고 있는 여름산행지로서 천년고찰 심원사와 심원폭포가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육산을 이루는 가운데 약간의 암릉이 있으나 산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속리산을 비롯한 주변 산세의 조망이 빼어난 산이다
비 대비한 복장을 갖춘 후 용추교에 내리니 벌써 6~7대의 관광버스가 줄지어 있고 빗줄기는 거의 끊어질듯한 모양새다
전봇대가 있는 우측이 지나온 쌍룡터널이며
산행 방향인 쌍룡계곡에는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이 계곡 가운데에 친 텐트를 치고
내리는 비와 사람들의 행렬을 보느라 감상에 빠진 모습이다
문경시 농암면으로 이어지는 쌍룡계곡
차에서 내리면 단체사진을 찍고 움직이는데 이날은 비 내리니 먼저 내린 사람들이 선두를 형성하고 앞으로 가버렸다
단축코스를 타겠다는 사람들도 포기하고 종주팀과 함께 하겠다고 늦게서 애기를 하니 진행방향을 우측인 심원사에서 순방향인 쌍폭 갈림길 좌측으로 급히 변경한다
하여 팔자에도 없는 갈림길까지 냅다 달리고 ....
달리는 중에
병풍바위와 소나무
무전기라는 것도 절대적이지 않기에 이렇게 몸으로 나서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게 단체 행동시 돌발 상황이었다
갈림길에 도착하여 우비를 벗고 일행과 타 산악회회원들의 물음에도 안내한다
다행히 모두들 순방향으로 진행 시키고 중간 그룹에 섞이며 후미는 회장께 맡기며 오른다
651봉을 향한 오름길은 비에 젖은 등로가 미끄럽고 습도가 높아 땀을 줄줄 흐르게 한다
도중에 대구에서 오셨다는 처자님들이 권하는 막초 한잔에 숨을 가다듬고 산행 코스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돌아야 하는 이유를
묻는 동료에게 설명하면서 지난날들에 대한 애기도 나눈다
산행중 소나무 사이로 조망이 열려 있어 우측으로 바라보니 백악산과 대간길의 청화산이 조망되고 시루봉은 구름속에 숨어 있다
이제 비는 완연히 그치고 운무쇼가 펼쳐지려는지 그림이 선경이다
백악산을 가까이 불러본다
저기도 가봐야 할 명산인데 ....
전면의 능선이 하산하게 될 능선이다
저곳은 등로 상태가 이곳보다 완만하고 육산이기에 하산로로 적당하지만 이곳은 좀 더 경사도 심하고 미끄럽다
이런날에는 특히 더 심하다
도장산에서 제일 먼저 반기는 노란 원추리
비에 흠뻑 젖었지만 시인성이 아주 좋아 조금 칙칙한 숲에는 밝은 미소를 전한다
11시 41분에 651봉에 도착했다
중간과 후미가 섞여 느그적 느그적 안전을 도모하며 진행한다
오늘 산행 중 여성분들이 까탈스럽다는 구간이지만 별로다
여름철 산행의 묘미는 우중산행도 있지만 이렇게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숲을 거닐고 싶었다
비록 조망은 가리지만 숲에 내려 앉은 안개가 모든 허물도 가려주고
모든 욕심도 비워놓으라는 말도 해주는 그런 숲길을 걷고 싶었다
이 안개가 길을 찾는데 방해가 되겠지만
오늘 산에는 길 잃을 염려는 없기에 빨리 등로에도 찾아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앞선 달에는 도를 즐긴다는 도락산을
오늘은 도를 숨겨 놓은 산이라는 뜻의 도장산에 들었다
팔월에는 도명산에 들게 될 계획이다
도락산을 제외하고는 나에게는 초면인 산들이다
아름드리 자란 소나무 숲 사이로 안개가 스멀스멀 들어온다
산신령님이 들어오는거다
신의 영혼이 기다리는 숲길이 기대된다
오늘은 여성 횐님들이 많다
남편이 특근으로 빠지니 총무가 친구들을 초대했다
그 중에는 1년에 두번 산행 하는 친구도 있어 계곡에서 알탕할꺼라고 대려 왔는데 어쩌다가 산행에 참여를 해
동료분들이 함께 하며 기를 불어주고 있다
후미는 먹거리가 풍부하니 자주 먹게 되고 그러니 몸이 무겁게 된다
여성 회원이 푸짐하게 가져온 먹거리로 여러 남자 산우들이 신이 났다
워낙에 잘 먹는 체질들은 얼마나 좋을까
강권에 또 막초 한잔을
오늘은 술술 잘도 들어간다
어제의 갈증 여파인듯 싶다
오늘은 완전 느림보 산행이다
알며느리밥풀
현삼과의 일년초로 다른 식물의 뿌리에 자신의 뿌리를 박고 물과 양분을 빼앗는 반기생식물이다
몰려들 듯한 안개는 숲을 지나치고 있다
선두는 조망처에 도착했다고 무전이 날아 드는데 환호성까지 들려온다
운무가 좋은가 보다
선두팀에게 최대한 천천히 산행해 줄걸 주문하고
조망 바위 오르기 직전에
조망바위에 올라
청화산과 구름이 살짝 드리운 시루봉 그 앞의 장군봉까지 본다
시루봉에서 연엽산까지
안개의 춤사위에 ... 남산으로 추정한다
다락골 지나 칠봉산 방향으로 추정되고
화북면을 중심에 두고 볼때에 전면에 보이는 청화산과 시루봉은 북 현무에 해당하며 대간길인 봉화산은 남 주작으로 한다
좌 청룡으로 이곳 도장산을 우 백호로 구름에 가린 속리산을 말한다
구름속에 비친 시루봉
조항산에서 보면 영락없이 여인의 유두로 보이는 저 산은 상주의 우복동천 환종주(37.8km)을 가장 선명하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산이라고 한다
실거리 47km로 오르내림이 심해 체력 부담은 크지만 아주 아름다운 코스이지만 문장대에서 늘재 구간이 문제다
지나온 봉우리 우측 멀리 연엽산이 보인다
대간중에 청화 시루 연엽을 이어 타는 산행도 좋겠다고 생각한 그 산이다
청화산
남산 방향
이렇게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며 후미 일행들의 기념사진을 남겨 드린다
선두팀에게는 정상에서 식사를 권하며 후미는 오름짓을 한 후 795봉 한 귀퉁이에 모여 앉아 만찬을 즐긴다
배를 적당히 채운 후 도장산을 향한다
도중에 일월비비추를 만났으나 상태가 좋지 않고 그나마 담은 사진도 영 그래서 버리고
힘들어 하는 산님을 끌고 오른다
도장산 (도를 숨겨 놓았다는 산 )에서 도를 찾으려 하나 아직은 배움이 짧아 그 속심을 모르겠다
정상석은 아담하고 소박한게 마음에 든다
용추교에서 4km 거리에 위치하는데 13시37분에 도착했으니 3시간 12분이 소요 되었다
힘들게 도착했다고 해야 하나
편하게 도착했다고 말해야 하나
정상부는 제법 널직해 정상석 옆에 한 팀이 여유롭게 식사중이었다
여기서 밥 먹으려고 했었는데 ....
이곳은 땡볕에도 나무 그늘이 있어 식사장소로 좋아 보인다
일행의 증명사진을 하나하나 남긴 후 단체 사진을 찍으려니
대구에서 오신 어느 산님이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도장산에는
낮선 이름이 등장해 찾아보게 된다
상주시 화북면에서 문경시 농암면으로 이어지는 계곡길옆에 늑천정 가든이라는 식당이 있어 그 안쪽에 병천정이란 정자가 있는바
그 정자 앞 물길이 암룡과 숫룡이 놀았다는 계곡을 쌍룡계곡이라 한다
그 계곡에는 큰 너럭바위가 있는데 수 많은 세월을 거치면서 물살에 깍이고 패인 바위의 면이 기묘하면서 자연스럽고 부드러워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고 한다
그걸 회란석이라고 말한다
회란석 1 - 사진출처 산내음산악회
회란석 2 - 남근석
속리산은 짙은 안개에 가려 오리무중
우복동천이란
우복이란 소의 내장으로 여기서는 자궁을 뜻한다고 하며
동천이란 국어사전에 산과 내로 둘러 쌓여 경치가 좋은곳이란 뜻으로 설명되어 있다
화북면 일대에는 네곳의 동천이 있는바 우복동천 용화동천 입석동천 서재동천을 말하며
우복동천을 거론하면 자연스럽게 십승지와 연결 된다
유교사상이 극성을 부리던 조선시대에 양란을 거치면서 풍수지리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곳 10곳이 정감록 남사고비결 징비록 등 여러 책에서 거론 되는바
대체적으로
1.지리산 아래 전북 남원 운봉면일대 2. 전북 부안군 변산면 일대 3. 공주시 유구읍 시곡면 일대
4.소백산 아래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일대 5.경북 봉화군 춘양면 석계리 일대
6.경북 예천군 용궁면 금당실 7. 덕유산 아래 전북 무주군 무풍면일대 8.가야산 아래 경남 합천군 가야면 일대
9.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연하리 일대 더불어 이곳
경북 상주시 화북면 화남면 그리고 내속리면 일대를 합하여 십승지라고 한다
십승지는 삼재불입지 지역을 말하는바
세가지의 재난이 들어오지 못한다는것은 흉년 전염병 전쟁을 말하며
그 곳은 산이 높고 물이 풍부하고 농토도 풍족해 1년 농사로 2~3년은 먹고 사는게 가능한 지역이기에
요즈음은 대단히 이상향처럼 들리지만 당시에는 오지중의 오지로서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하는 고난의 땅이었다
경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고립된 땅 특히 군사적으로도 외면 받는 지역이
이제야 각광을 받는걸 보면
인생사 세옹지마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자연은 돌고 도는 순환의 연속이다
도장산에서 서재로 가는 등로를 버리고
우회하게 될 724봉을 향해 내려서는 중에 바라본다
전면의 헬기장이 있는 742봉 뒤로 청화산 시루봉 그리고 연엽산이 시원하다
시루봉 앞의 장군봉 그 앞 좌측에 병천정이 있는 회란석으로 우복동천 환종주길의 들 날머리이다
1년에 두번 집 뒤에 있는 산행 한다는 분이 덜컥 도장산에 왔으니
얼마나 힘이 들지 .. 그래도 꾸준히 걷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재촉하지 않는다
오늘 산행 내내 속리산의 연봉은 볼 수 없엇다
십승지인 화북면 일대를 본다
그 뒤로 마을을 외부와 연결하는 밤재와 늘재를 본다
그리고 늘재 앞에 있는 승무산
남북 전쟁시에 이곳은 인명 피햬가 전혀 없었다 하니 십승지는 설득력이 있다
자꾸 보게 되는 화북면 일대
헬기장을 못 미쳐 우측에 낭떨어지를 이루는곳
지도상의 명품소나무가 있는곳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수령 300년정도 키2m 폭3m 가량 되는 아름드리한 반송이 절벽을 향해 그 멋진 자태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2008년 3월에 갑자기 사라져
산꾼의 신고로 수사를 하게 되어 뉴스의 초점이 되었다
결론은 조경업자가 물욕에 눈이 가려 나무를 캐간 사건이었다
수사망이 좁여오니 증거인멸하기 위해 불에 태워져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비운의 명품 소나무다
당시의 싯가로 1억이 호가 한다고 했으니 ...
그러고 보면 너무 잘 생겼다고 뽐낼일도 아니고 얼굴이 떨어진다고 움츠려 들 일도 아니다
등로는 좋으나 다리가 불편한 분에게는 그것도 무리인가 보다
진행 방향 우측의 암봉에 올라 오늘 걸은 능선을 살핀다
우측의 도장산까지
좌측의 도장산과 서재로 연결되는 우측의 봉우리
그 사이 가운데로 떨어지는 지나온 등로를
야생화가 귀한 산인데도 원추리는 심심찮게 보인다
우호한 우측의 724봉과 지나온 족적을 살피며
심원사가 있는 심원골을 바라본다
오늘 산행은 진행 방향 우측의 심원사를 염두에 두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망을 즐긴 후 암봉에서 좌측으로 떨어진 길을 조금 타고 우측으로 올라 가면 등로는 헬기장이 있는 742봉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불편한 산우께 무릎 보호대 등 조치를 취한 후 서서히 하산하는 등로를 따른다
이제는 오로지 내리막이니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걷기를 권하고
소나무의 등딱지를 소재로 사진을 찍고
선두팀은 벌써 알탕에 열중이라 하는데
휘적휘적 걸으며 나무에 조예가 깊은 산우로부터 나무공부를 한다
심원사가 가까워질수록 소나무는 운치를 더하고 길은 아주 좋아 이곳으로 하산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다
조금 경사도가 있지만 산행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길이다
계곡이 가까워지니 컴컴하다
시원한 계류가 흐르는 얕은 내에는 벌써 알탕을 즐기는 사람이 있어 그곳을 지나 우측에 있는
심원사 일주문으로 들어선다
참으로 숨김이 없고 조촐한 일주문이다
심원사
지금은 이래뵈도 천년고찰이다
신라 고승 화엄종의 창시자로 불교 대중화에 공헌한 원효스님이 창건했으며 윤필거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하기도 한 절로
임란시에는 승병을 조직해 조국을 지키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심원사 창건이래 교세가 가장 활발했다
그러나 돌고도는 세상
교세가 기운 가운데 1958년 화재가 발생하여 1962년 중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절터가 넓었다는 흔적을 찾을길 없고
2년전만해도 여승이 지키고 있었는데 지금은 남 스님 한분이 이 절에 상주하고 계셨다
전통대로 따끈한 차를 권한다
세상의 영화는 물같이 흘러감을 배우며 천년고찰 심원사의 산문을 넘는다
심심한 운전기사는 빨리 오라며 재촉하지만
어찌 심원폭포를 두고 가리요
중간그룹까지 알탕을 했지만 맨 꼴찌다 보니 족욕으로 만족한다
생각보다 물이 차지 않고 밋밋했다
차안에서 선두팀은 3번이나 알탕을 즐겼다고 말하는데
늦게 왔다고 타박한건지
아니면 너무 좋았다고자랑한건니
표정은 후자였다
폭포에서 만난 일행을 두고 진행방향 좌측의 골도 살펴보지만
쌍폭은 보지도 못하고
일행을 다시 만나 먼저 보낸 후
쌍룡계곡을 둘러본다
편한 자세로 담소 나누는 처자들
이 계곡을 따라 오르면 병천정이 있는 회란석 앞으로 연결 되겠지
용이 놀았다는 계곡 같아 보이는지
그러고 보면 용의 이름을 빌려온 계곡은 참 많다
진행 방향
아침에 본 병풍바위와 소나무
시원해 보이는 계류에는 생각보다 물이 많지 않아 보인다
백합과의 참나리
하류를 향하는 물살
이렇게 계곡을 살핀 후 부리나케 용추교를 향해 걷는다
아침에 지난길을 다시 걷게 되는 원점회귀산행이다
(뒤돌아 보며 찍은사진임)
오늘 산행은 예상보다 너무 많이 소요 되었지만 산행 경험이 일천한 두분께서 무사히 완주함에 만족한 산행이 되었다
그리고 늦어진게 오히려 저녁 식사를 먹는데 부담도 없어 좋았다
일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풀리는 경우가 참 기분 좋다
계곡의 텐트는 아침에 본 모습 그대로이고
단체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왔는지 용추교는 북새통이고 그 다리를 건너며 맞은편 산을 바라본다
오우~~! 저산 바위도 근사한데
오늘 걸은 도장산에 대한 즐거움은 금새 잊고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산이 경이롭다
어쩔 수 없는 나의 생리 현상처럼
'명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양구곡을 끼고 있는 가무낙도(가령산 무영봉 낙영산 도명산)의 조망산행 (0) | 2013.08.27 |
---|---|
조망이 훌륭한 백악산 (0) | 2013.08.20 |
원님 덕에 나팔 불다 - 월악산 영봉 (0) | 2013.07.09 |
조망 대신에 꼬리진달래와 함께 한 도락산 (0) | 2013.06.25 |
얼결에 찾아든 관인산 (0) | 2013.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