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눈을 틔웠던 숲은 연두색에서 녹색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유월이다
바야흐로 숲은 생명력이 가장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산 행 일 : 2013년 6월 16일
진행 경로 : 중리주차장(10시5분) - 향로천7교(10시42분) - 담터고개(11시27분) - 관인북봉(12시54분) 관인남봉(13시34분) - 산행종료(15시30분)
산행 거리 : 약 11.5km 소요 시간 : 5시간 25분
7시20분에 출발한 버스는 9시50분에 산행 들머리인 중리저수지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벌써 여러 산악회가 도착해 있었고
먼저 저수지에서 차후에 가보게 될 관인봉으로 가는 들머리를 확인하고
가볍게 몸을 푸는 체조와 깔끔한 화장실에 들린 후 일행들의 맨 꽁무늬에서 처녀지인 관인산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좌우의 산봉우리에서 발달한 지장계곡 향로천 천변 도로는 포장공사 중이기에 초입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난 13일 임원모임 뒷풀이에서 관내 산악회와 친목도모 및 운영도 볼겸 가보자 하는 의견이 있어
미답지인 산에 끌려 얼떨결에 약속을 하여 찾게 된 산이 포천과 연천의 경계점인 관인봉이다
달리는 차량에서 대장님의 산행코스를 듣고서 나의 예상이 완전히 어긋남을 알게 되었다
지장계곡을 타고 담터고개에서 관인봉을 찍고 하산하는 일정이었다
천변따라 버찌나무가 주렁주렁 달려 있고
까치박달나무 고추나무와 국수나무 단풍나무 그리고 여러 나무들이 짙은 녹색을 띄며
이제는 한여름이 왔다고 말을 한다
흑길에서 시멘 포장로변에는 많은 차량들이 군데군데 점유한 가운데 계곡에는 벌써부터 괴냄새가 진동해
그러는 중에 오가는 차량이 지나칠적마다 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통에 좋은 숲길을 버리고 걷는다는게 아쉽기만 했다
군비를 들여 포장한 도로와 v자로 깊은 계곡에는 집중호우에 대비한 방송시설이 갖춰져 있고어 피서객의 안전을 배려하는
군청의 노력이 돋보였다
족제비싸리
족제비싸리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30년경에 도입된 낙엽활엽관목이다
처음 만나는 꽃이기에 호기심을 충족하고도 기쁨을 주었다
향로천변에는 나비꽃들이 무리지어 날으는 광경은 황홀했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곳 주변 나무에는 5월경이면 새들의 합창이 어찌나 부산스러운지 참 듣기가 좋았었다는 생각이 난다
단풍나무 열매가 맺였다
이팝나무
말끔하게 포장된 도로에는 차량의 접근성이 좁아 계곡의 시원함을 쉽게 즐길 수 있어
그러나 몰지각한 행락객은 어디에나 있겠지만
이런 몰지각함은 애써 노력하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이다
바래버린 홍보물은 .....
계곡이 좋다보니 가족단위 또는 친구끼리로 온 사람들이 많아 보이던데
공중질서 의식의 참 아쉬움에 대해 모두들 한마디씩 거든다
지장계곡 향로천 7번째 다리를 지나면서 포장로는 바뀌어 흑길이지만 여전히 차량은 들어오고 먼지가 풀풀 ~~
운전자의 서행운전이 아쉬웠다
종자산에서 지장산으로 향하는 능선 방향에는 이렇게 이정목이 여러군데 있었지만 관인산 방향인 우측에는 등로가 없는건지 참 인색했다
계곡길이 너덜로 바뀌자 아래쪽 천변 주변에 많이도 날아 다니던 나비는 다 어디로 가고
여러 꽃들이 무리지어 벌과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뱀무
다래꽃
오늘은 느림보 산행이다
담터고개까지 오는데 2번이나 쉬었다
좌측은 지장산으로 우측은 관인산으로 가는 고개로서
포천과 철원을 연결하는 고개이다
산악회원들은 여기까지 오는데도 힘이 든가보다
도중에 계곡으로 여기서 하산하는 일행도 많아
결국 절반정도만이 관인봉을 행해 가게 되는데
정말로 걸음이 한가로웠다
고개에서 700고지를 향해 가는 등로는 제법 비탈이지만 길지 않지만
조그만 가다가 일행을 기다리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된다
숲이 우거져 있으니 조망이 참 아쉬웠다
조망이 열리는 곳에서 지장산(보개산)이 우람하게 들어온다
유월의 녹색이 참 싱그럽다
그것도 잠시 다시 숲으로
조금 열리는 공간이었지만 조망을 놓치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은 솔향 가득 품고 있어 허파꽈리가 기분 좋아 한다
관인산 북봉
숲에 가려 제대로 된 조망은 역시 없다
아 진행중에 조망이 조금 있었는데
속닥속닥 거리다 지나치고
숲 속에서 상을 차리고 맛있게 밥을 먹었다
명산팀은 식사시간에도 신발을 벗고 아주 느긋하니 먹는다
그건 좋아 보였다
오늘 산행은 집중이 되질 않아
함께 온 우리 일행들과 계속 이바구니를 주고 받는다
그렇다고 뜻이 있는 말도 아니고 그저그런 내용인데도 재미는 있었다
관인산 정상 5분전 우측에서 나무가지 사이로 조망이 있어
고남산 뒤로 보이는 각흘산과 우측에 명성산 그리고 뒤로 멀리 광덕산과 국망봉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확인 한다
멀리 국망봉 앞으로 사향산과 우측의 관음산 그리고 불무산이 점점 더 가까이 보인다
나무로 만든 이정목이 717m의 관인산이라 반긴다
담터고개에서 관인산 여정에 선돌바위와 문바위가 있다는 산기를 접했는데
뭘 보고 왔는지 본것도 없이 관인남봉에 도착했다
이정목 뒤로 직진하는 길은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능선길이지만
우측으로 지장계곡으로 짧게 내려서는 등로를 따르게 된다
뒤에 오는 분들을 기다리며 곡차와 간식을 즐기는 일행들
단풍나무 열매
부드러운 내림길중에 토기가 낙엽속에서 모습을 보여주는 기쁨을 느끼고
산행중에 간간히 보이는 지장산과 향로봉 능선이 좋던데
까탈스럽지 않은 바위면에서 우측의 향로봉과 종자산을 본다
좌측부터 관음산 불무산 그리고 종자산을 한번 더 본후 더 한층 급해진 내리막등로를 향한다
계절의 변환기이기에 꽃이 귀하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수영과 나리꽃을 본다
성터의 흔적
아무리 이해할려 해도 이해 되지 않은다
궁예가 쌓았을까 이런 오지에
양지꽃
나리꽃
내리꽃히는 등로에서 꼭 보고픈 삼형제봉을 찾았다
삼형제암과 삼형제바위가 눈길을 잡는데 부족함이 없다
다음에 와서 한바퀴 해야겠다
날이 더워 그런지 비암도 어디로 갔고 무너진 성터의 잔흔이 쓸쓸하다
자연적인 모습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성을 축조했음에 동의 하지만
왕건에게 쫓기고 있던 궁예가 이런 오지에 쌓았을까
접근성이 좋은 곳은 뭘로 방비하고....
아니면 그 누군가 이런 오지에 성을 쌓았을까
담터고개가 그만큼 지리적으로 중요했다고 하면 그곳에 성을 쌓지 ....
지식이 짧아 보개산성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아
보개산성
왕건에게 쫒긴 궁예가 축조했다는 성
산성을 지나면서 등로는 아래로 곤두박질한다
일행은 연신 미끄럽다고 하고
숲이 좋다
계곡이 지척인지 물소리도 좋고
그러나 산행에 있어 숨 한번 다리 힘 한번 쓰지 않고 하산하는게 안타까워
함께한 일행을 뒤로 하고 급사면을 올라친다
다리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아주 좋다
올라가는 경사도는 등선봉이나 뾰루봉만큼 급 사면은 아닌것 같다
후미를 만나 뒤로 밀어내고
좀전에 보고서 담지 않은 바위도 담고
이제 난이도 있는 사면은 다 지나쳤다
조금더 진행한 후
다음을 기약하며 일행의 그림자도 사라진 사면을 조심스레 힘을 가한다
그러는중에도 조망을 살피고... 화인봉에서 내려온 봉우리일까
후미를 지나쳐 좀전에 있던 곳에 도착하니 산행이 버벅대고
그러건 말건 숲은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들리는건 계곡의 물소리와 사람소리 뿐
칠순의 고령임에도 끄덕하지 않은 우리산악회 고문님 내외분
지장계곡 향로천의 옥수
낙엽이 두텁게 가라앉아 있어 분해자인 날도래 애벌래의 작업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더 위로 가보니
아주 좋은 소가 있다
거칠은 육신의 잔해를 이곳에 풍덩한다
얼마나 시원한지 물의 기온도 좋고 아주 그만이었다
한참을 계곡수에서 휴식을 즐긴 후 계곡을 빠져 나오니
여성한분이 말을 건넨다
외모는 날씬한데 고생한 얼굴로 보였는데 말씀에 연륜이 있다
듣고보니10년선배로서 산행을 지금도 왕성하게 하고 단축마라톤도 즐긴단다
3년전에도 지리산 당일종주를 했다면서 체력은 예전같지 않은데 지금은 시간이 빨리 가는게 너무도 원통하다 하신다
아는분이 80인데 지금도 왕성하니 산행을 즐기며 85세까지 젊은이처럼 산행하고 싶다는게 목표란다
그럼 난 앞으로 몇년을 그렇게.... 산행이 가능할까
내려오니 산행을 하지 않고 봉사를 한 총무님과 고문님 등이 국수를 삶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산악회도 그렇지만 산에 와서 봉사만 하고 간다는게 ... 우리 산악회는 그걸 지금은 폐지 했는데
나는 그것은 자신이 없다
면종류를 좋아하지 않지만 정성이 깃들은 거라 입에 느끼는 맛이 달랐고
곡차를 즐기는 일행과 달리 주변을 돌아본다
잣나무조림지와 묵정밭이 돼버린 개망초 군락지
그리고
뱀딸기
큰뱀무
계곡의 이름모를 나무꽃에 찾아든 나비와 벌들과 열심히 놀았다
층층나무과의 말채나무로 보이는데
벌과 나비 꽃과 함께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겼다
산악회마다 지향하는 목적이 다르다는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그 전에 한두번 다니던 산악회는 산행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이 동의가 되었지만
오늘 함께 한 산악회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산악회였는데 회원들의 호응도가 높다는게 기이했다
아울러 하는 일에 집중했를때 효과가 높다는 말을 실감했다
산행중 대화는 그 순간의 재미에 그치고
집중이 되지 않다보니 그 의미와 재미도 많이 사그라지고 그 기억도 박무에 가린듯 흐릿한 산행이 되고 말았다
그러건 말건 자연은 변함없이 제 갈길을 조용히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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