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걷고 있는 백두산은 등로가 좋았다
초반의 오름길을 제외하고 그리 까탈스럽다는 구간이 없었다
지금 하산하는 등로도 육산으로 눈이 즐겁고 땅이 좋았다
비는 다소 진정 되어 소강상태인데 안개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안개가 씻기운 자리에는 녹색의 화원이 펼쳐져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비로용담은 어제부터 연이어, 많이 만나는 행운이 이어졌다.
활짝 핀 개체수는 아니지만 집단을 이루어 필려는 모습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안개는 아래쪽부터 이상한 기운을 띄기 시작했다
뒤돌아본 산정부근도 덩달아 사인을 보낸다
그래 서둘러 하산할 필요가 없쟎아
선두구룹이 뒤에 온다
초원위에 그은 선을 따라가면 승사하로 가는 길일까
뾰족한 저 산봉에 오르면 달문과 천지가 훤히 보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저 마음으로만 상상한다
중국말을 할 줄 모르니 그저 답답하다
가이드는 터벅터벅 잘도 간다
후미는 한참 뒤에 올터
그래 여기서 기다려 보자
선두가 옆을 스쳐가는 중에 안개는 짙어져 와 괜히 시간죽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한순간 일진광풍이 불면 바람따라 안개는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선두팀 모습
백두산
넓고도 깊다
뭔가 보여줄것 만 같은데 ......
지나온 등로를 보면서 후미구룹과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린다
안개에 가렸지만 한층 밝아진듯한 느낌
지금 달문에서 큰 소용돌이가 일어난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백두산 천지
천지의 수면은 해발2190m이며 가장 깊은곳의 수심은 384m 평균수심은 213m이며 총 저수량은 20억톤으로 소양강 댐물의 67%에 이르는 거대한 산정 호수로
세계최대를 자랑한다
이 저수량중 70%은 용천수이며 나머지 30%은 빗물로 이루어져 있어 년중 물이 차가워 일반적인 어종은 살지 못한다고 한다
조선족 가이드의 말은 해마다 북에서 산천어를 방생하는데 천지에서 자란 산천어는
달문을 통해 승사하의 물줄기를 따라 쏭하강으로 연결되는 비룡(장백)폭포로 흐르는데 그 폭포 아래에서 중국인들이 고기를 잡는다고 한다
백두산
한 나라의 멸망 원인으로 지목 되는 발해가 한창 융성하던 시기에 백두산에서 화산폭발이 있었다
화산 폭발과 함께 화구가 함몰하여 거대한 칼데라가 형성되어 빗물 등이 모여서 칼데라호가 되었는바 하늘의 연못이다
화산 폭발시 용암이 지표면을 녹이면서 모든 식물을 녹였으며 그 후로 식물이 살기 어려운 기온 탓으로
해발 1700m~2000m 이상에서는 수목한계선이 되어 키가 아주 작은 관목류와 초본류만 자라는 고산지대로 산악 툰드라 지대가 형성 되었다
짙은 녹색의 양탄자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꽃대궐이다
구름송이풀 바위구절초 씨범꼬리 비로용담 좀참꽃나무 만병초 담자리참꽃나무 들쭉나무 ....
설령골풀 등 많은 초본류 등이 시간차를 두고서 자라고 있다
천지 주변은 연강수량이 1340mm로 년중 210일정도 비가 오며 우기는 7,8월이라고 한다
또 5월~9월까지 5개월에 봄 여름 가을이며 9월부터 눈이 오기 시작해 겨울에 들어서면 온 산이 설원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러니 식물들은 짧은 기간내에 활발히 성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백두산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7.3도이고 최저 기온은 영하 44도에 이른다 한다
편서풍이 많이 부는데 초속 17~20.7m의 폭풍시에 작은 나무가지가 꺾이고 보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상 8급)의 바람이 연중 260일정도 되며
폭풍이 가장 많은 달은 12월로 29일쯤 되며 최대풍속은 70m가 넘기도 한다고 하니 그 위력이 상상이 안된다
한번만 더 불어주면 보일것 같은데 .....
천문봉 오르는 차량의 행렬을 구경하면서
참고 기다려 본다
지나치려는 후미들을 붙 잡는다
우와
우와~~
드디어 보인다
환호성이 일제히 고요한 산정을 덮은다
찰라적으로 보여주고는 안개가 밀려든다
조금 더 기다리니
잠시 또 보여준다
다시 안개가 가린다
천문봉 가는길은 더욱 선명해졌는데 ... 천지는 보여줄둥 말둥
애간장을 태운다
좀더 높은 곳으로 장소 이동하고 .....
좀더 기다린 보람으로 파도가 일렁이는 천지를 본다
이런 천지의 모습이었지만 감동적이었다
함께 하였던 일행들과 나누는 기쁨은 산행 후 보지 못한 일행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천지는 보여준 후 다시 안개속으로 숨어 버리고 거센 바람만이 몸을 날려버릴 기세로 달려든다
아직도 녹지 않은 눈들이 보인다
오를때는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와 비로 인해 주위의 사물을 분간 할 수 없었는데
보인다는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12시55분이 되었는데 이제서야 오르는 팀이 있었다
저분들은 분명히 천지를 제대로 볼것 같아 너무도 부러운 마음이었다
통제한다고 했는데 ......
중국은 "되는것도 없고 안되는것도 없다"라는 말이 답이 될까
소천지도 통제 해서 갈 수 없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일까 라는 의문도 생긴다
저 앞의 봉오리를 넘어 가면 소천지로 연결된다고 지도는 말하는데 .....
나는 그 봉우리 안부에서 올라왔던 길 방향 우측으로 하산하게 된다
시야가 열리니 장백폭포가 궁금하다
바람을 심하게 타는
두메양귀비
천지의 물이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달문을 통해 승사하를 지나 장백폭포로 떨어진다
우측의 저 산봉오리 넘어가면 철벽봉에서 승사하를 지나 용문봉으로 이어지는 천지물가의 길이 보일까
궁금하다
중국에서는 장백폭포 우리는 비룡폭포라 이름 지었다
비룡폭포
후미의 일행들이 도착하면서 모두 다 증명사진을 담아 드린다
옥벽(옥계)폭포의 물줄기
비룡폭포와 바위구절초
비가 와도 지표면으로 스며드는 물이 많아 옥벽(옥계)폭포 줄기는 가늘지만 참 시원해 보인다
양 폭을 담아 보았다
전면의 중앙 봉오리 능선으로 오를수도 있을것 같은데 왜 우측으로 우회만 하는지 그게 궁금했는데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산행 시작점을 소천지에서 한 후 저 산정을 오른 후 왔으면 좋으련만 물어봐도 속 시원한 답이 없었다
볼수록 저 능선을 걷고 싶다
백두산은 참으로 넓었다
그리고 깊었다
용이 승천 한다
용맹한 백두산 호랑이가 저기 있다
이 넓은 초원에 언제 다시 올까
저기 아래 초원이 끝나고 교목이 있는 지점이 왕사스레 나무 군락지일까
야생화도 엄청 많을 것 같아 보이는데
한번 더 쭈욱 살펴 보고
우측으로 내려가는 하산로를 따른다
내려서면서 하늘매발톱과 인사 나누고 우측으로 비룡폭포 가는 방부목 데크길을 따른다
당초 계획은 7시간 30분 걷기로 했던 것을 후미 기준 2시간 이상을 앞당겨 폭포 구경하러 간다
곰취꽃의 장관을 보면서
조금전까지 거닐던 능선을 본다
비룡(장백)폭포
높이 68M의 비룡(장백)폭포
겨울에는 모든 폭포가 얼어붙은다 하나 이 폭포는 한겨울에도 물을 떨어뜨린다
비룡폭포 우측의 협곡사이로 뭐가 있을것 같아
가까이 불러보니 실폭이 흐른다
비룡폭포
우리땅이였다면 비룡은 살아 있겠지만 지금은 화석이 되었다
이제는 장백폭포로 많이들 부른다
그렇지만 중국인이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부른다 하여도 우리는 백두산이라 부르지 않은가
증명 사진을 남기고 나니 다시 하늘이 어두워 지고 소낙비가 거세게 내린다
압록강 두만강 송하강
3강의 발원지 천지의 물줄기는 거침없이 흐른다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다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덕분에 산행을 수월하게 하였다
호텔과 노천탕이 있다는 건축물
비가 많이 오는지라 버스타기가 영 힘들었다
기껏 줄서서 기다렸다 우리차례라 싶으면 언제 나타났는지 중국인들이 점령하고
그러길 여러번
안되겠기에 36명이 줄을 횡으로 늘어섰다
그제서야 탈수 있었는데 그것도 힘들게 탔다
백두산에는 쭉쭉 뻗은 나무가 많았다
차량 이동중에 본 소나무 너무도 잘 생겼고 대간중에 만난 소나무와 격이 달라 보였다
만주자작나무
차량 이동중에 눈을 쏙 빼가는 분홍바늘꽃과 함께 한 나무였다
백두산
천지를 목적에 두고 왔지만
일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있는 야생화라도 많이 담아야겠다고 다짐을 한 기행이었다
조망이 없어 제대로 보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백두산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넓고 깊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은 시나브로 맑고 쾌청한 모습이다
장춘에서 하룻밤을 유한 후 인천을 향해 창공을 나른다
인천공항에서
다음에 가면 이런 광경을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담아 보았다
인천에 도착하니 날이 푹푹 찐다
그쪽에서는 넘 시원해 여름인줄 몰랐었는데....
그 뒤로도 35~6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컴 앞에 앉아있는게 곤욕이었다
그렇지만 첫 백두산 여행은 삶의 시원한 청정생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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