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백두산 천지를 향한 첫 걸음 (20120729)

열린생각 2012. 8. 4. 17:15

 

 

백두대간의 장쾌한 산줄기를 오르내리다 보니

그 종착지이자 대간의 출발점인 백두산을 그리게 되는 것은, 물이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마음 깊이 심어졌다

 

블방을 통해 접해 본 천지의 모습과 식물의 생태에 대해 늘 탄성과 부러움으로 배우곤 했는데

서파에서 북파종주길이 막혔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로  마음은 착 가라앉아 어디 뒷동산에 마실가는 기분이었다

 

장춘공항에서 이도백하까지 버스로 6시간3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 여행이었다

가는중에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이 인상적이었고 비가 오는 날인데도 가정집이나 상가건물도 불을 밝히지 않은 모습이 참 기이했다

또한 기사양반도 윈도우브러쉬를 잘 작동하지도 않고, 오가는 버스들도 차폭등 또는 전조등도 켜지 않고 운행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중국에서 생산한 버스는 충격에 거의 무방비 상태이며 안전벨트도 없어  주위풍경 볼려는 욕심에 맨 뒷자석에 앉았다 큰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중국 여행시 가급적 앞쪽에 앉아야 한다

  

 

 

 

 

방이 허술하다 하여 마음을 비웠기에 그런지 객실상태는 괜찮았지만 기타 서비스 품목은 우리 정서와는 영 달랐다

이른 아침을 먹은데 반찬이 어찌나 짠지 도저히 먹을 수 없어 다들 가져온 찬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래도 숭늉은 맛이 참 좋았다

 

 

 

 

 

서파를 향해 2시간을 달리는 창밖의 풍경은 하얀 수피가 매력적인 만주자작나무로 날렵한 매무새와 

차로 옆길따라  쭈욱 핀  분홍바늘꽃이 어찌나 많은지 조금 쉬었다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 했다

 

비가 와 그런지 기다란 삽을 든 남정내들이 물길을 내느라 적당한 간격으로 늘어 서서 작업중이었다

어제 오면서 그 넓은 땅에 사람이 보이지 않은다 했는데 오늘은 인가도 보이지 않은 이곳 도로 숲길 한켠에서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작업하는 모습은

중국이 자랑하는 인해전술이 연상되어 억지로 강탈당한 이 땅이 섬칫하게 느껴졌다

 

 

 

 

 

서파 주차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중에 보이는 풍경은 수목성장한계선을 지나면서부터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었다

흰색 자주색으로 대표되는 꽃은 녹색의 양탄자위에서 빛을 내며 걸어가고 싶다는 염원을 자극했다

예전에는 트랙킹 개념으로 올랐다는데 넘 아쉬웠다

그나저나 고도가 올라갈수록 안개와 비의 기세는 더해져만 간다

 

주차장에 가까워질수록 바위구절초의 향연은 비바람속에 드 높았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차장과 천지를 향한 계단길은 만원이었다

 

바람을 타고 쏱아지는 비와 짙은 안개속에 천지를 만나겠다는 생각은 잊기로 했다

밀어주는 바람속에 걷다보니 그저 빨리 올라 내려오면서 야생화와 놀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천지의 이정석이 울고 있다

 

가만히 서서 눈으로 천지를 둘러보고 마음으로 천지와 그 산봉오리들을 담아 보았다

 

 

 

 

 

5호 경계비앞에 밀려드는 인파는 금새 모든것을 에워 쌓은다

 

청석봉과 한허계곡을 경유하여 꽃밭을 보면서 백운봉 방향으로 거닐고 싶었는데....

 

 

 

 

 

진행방향 우측으로 오르고 내려간다

강풍을 동반한 빗줄기는 차고 날카로워 금속물질이 피부를 찌르는것 같다

 

 

 

 

 

키 작은 꽃들도 바람결에 뉘인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다

심장박동을 진정시키려하나 마음은 급해진다

 

 

 

이렇게 다양한 꽃밭을 언제 본적이 있는가

씨범꼬리 두메분취 산각시취 좀참꽃나무 하늘매발톱 금매화 화살곰취 구름국화 바위구절초 ...

 

 

 

 

비에 흠뻑 젖은 꽃들이 넘 신기하다

어쩜 그리도 키가 작은지

 

 

 

 

 

 

 

 

 

비를 등지면서 카메라질을 했지만 습을 먹은 카메라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애를 태운다

그래도 카메라를 보호하고 내일을 기다리려는 생각보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두 마음이 싸운다

 

 

 

 

 

 

 

 

 

 

백두산 천지 보려고 왔는지 야생화를 먼저 보려고 왔는지

그래 너마저 없었다면 무슨 기쁨이 있으랴

 

 

 

 

 

 

 

 

 

 

 

 

 

 

 

 

 

 

 

이건 뭘까

석송일까

아니 좁은잎돌꽃같은데

 

 

 

 

 

비로용담 좁은잎돌꽃 돌꽃 등대시호 산오이풀 껄껄이풀 .....

 

 

 

시간에 쫒겨 잘 살피고 오지 않은게 미련이 남은다

 

 

 

 

 

 

 

 

 

 

늦지 않았을까 싶어 마구 달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래도 꼴찌는 면했다

아직도 비는 세차게 뿌리는데 두고온 꽃들이 눈에 선하다

 

 

 

 

 

 

 

 

 

버스타고 오다가 잠깐 차를 세우니 이꽃 저꽃을 열심히 담으면서 눈을 굴린다

 

 

 

 

 

달리는 차속에서 많이도 보았던 구름패랭이꽃

 

 

 

 

 

오면서 그리도 많던데 차 세운곳 포장로 옆에 어찌 달랑 한송이 인가

 

 

 

 

버스에서 25m 정도 떨어졌다고 여성 관리원이 제지를 한다

 

 

 

 

 

서파 북파 종주 코스는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고

식사 후 금강대협곡을 둘러보기로 한다

 

 

 

 

 

협곡 입구

 

 

 

 

여기도 다람쥐는 귀염둥이

 

 

 

 

금강대협곡

 

 

 

 

 

 

 

 

 

 

 

 

 

 

 두발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남여노소 누구라도 구경할 수 있는 협곡

 

 

 

 

 

 

사진으로 많이 봤던 곳

 

 

 

 

 

 

 

 

 

 

 

출렁다리

 

 

 

 

 

 

 

 

 

 

 

 

 

 

 

 

 

거창한 이름에 비해 너무도 실망ㅇ을 안겨준 금강협곡이었다

코스도 짧고 기암괴석이 뛰어난것도 아니었다

 

 

 

 

 

 

 

 

 

 

 

 

 

 

첫날 여행지는 이렇게 마쳤다

참 어이없는 일정이 되었다

 

그러나 내일이 있기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비가 그치고 지금 서파 5호 경계비에 오르는 사람들은 천지를 볼줄 모르겠다는 생각은 이동하는 버스에서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만주자작나무와 쉬땅나무꽃 바늘꽃을 보면서

이 땅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본다

 

 

 

 

 

 

 

 

 

먼 길 돌아 찾아온 백두산 천지길

내일은 좋은 날이 펼쳐지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