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 놀다보니 대간령 출발부터 다시 혼자되어 일행과 한참 동떨어져 자연과 호흡한다
암릉에 올라 가야할 등로를 보니 후미가 890봉인 암봉을 넘고 있다
바람은 거세나 따뜻한 태양이 비춰주니 시원하기 그지없다
마장터 방향 조망
1달전만 해도 헐벗었을 나목들이 연두색의 옷으로 치장한 숲의 색감은 보기에도 싱그럽다
이제 한달 후면 완연한 녹색옷으로 갈아 입겠지
1058봉인 일명 병풍바위가 장막을 치고 어서 오란다
그러나 빨리 가려 해도 빨리 갈수가 없다
너덜길의 연속으로 보이는 890봉이지만
황철봉의 너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대간령과 지나온 족적을 본다
댕겨보니 웅장하게 다가온다
이날 서울에는 국지성 소나기가 내렸다 하던데 이곳은 이렇게 운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아쉬우면 한번 더 오라고 한다
890봉 오르는 등로에는 당조팝나무가 산형꽃차례로 피었고 선선한 바람이 함께 하니
꽃산행하는 흥취를 돋운다
암봉위에도 이쁘장하게 치장하고 핀 당조팝나무
댕겨본 모습
이제 너덜이 시작되는 초입이다
이런 너덜은 오르기도 쉽고 구간이 길지 않아 밝은 낮에는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짙은 안개시에는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그냥 너덜을 따른다
세찬 바람에 순응하여 자라는 나무들
적당한 바위가 있으면 이렇게 땀도 식힐겸 조망을 즐긴다
오늘은 혼자 산행을 하던 맛을 문득 느끼곤 한다
홀로 산행시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욕심껏 다녔었다
그러다 단체산행객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는데 ....
그 시절이 그립다
그래도 단체속의 일원이 되니 일행과 행동을 같이 하는 부담은 있지만 오고 가는 걱정을 덜수 있어 좋아
이렇게 대간하는데는 최고 인것 같다
890봉을 넘기전 지나온 구간을 한번 더 확인해 보니
신선봉은 하얀 구름모자를 벗을 줄 모른다
얼레지가 합창했을 숲에는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보이고
안정된 숲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연출과
바람이 지나가는 숲의 모습은 보기에 시원했다
멧돼지들도 온순하게 먹이 사냥을 했는지 그 흔적은 요란스럽지 않아 보였다
등로는 평탄한가 싶더니 다시 고삐를 틀어죄고
후미가 쉬고 있지만 쉬엄쉬엄 오른다
선답자들도 이곳을 오를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제주에서 왔다는 팀들의 꼬리표가 낮설지 않고
작년 봄 황장산에서 만났는데 제주 하늘산악회분들은 연속종주를 했으니 진즉 마쳤을테지
나도 때가 되면 연속종주를 하고 싶다
1058봉에 올라 좌측으로 내려서니(대간은 병풍바위 정상전 우측으로 진행)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가 보인다
날이 좋은날 마산봉에서 보면 병풍처럼 보인다던데
정상을 올려다 본 모습
가야할 마산봉이 보인다
병풍바위에서 일행들의 모습을 남기고
함께 마산봉으로 향하나 그 길은 30여미터를 못 간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요놈들이 답이다
작은 꽃에 비해 너무도 키가 커 한번에 담기가 참 부담스러운
꿩의다리아재비
피나물
연령초
너그러운 여인같은 잎과 꽃은 어찌나 곱고 귀티나는지
화암재에서 미련을 단숨에 날려주더구만
연령초
여기저기 많기도 한데
아쉬운건 끝물이라는거
홀아비바람꽃은 왜 이렇게 순박해 보이는거야
이렇게 잘생긴 꽃이 홀아비라니 ...
아주 풀꽃들의 세상이다
숲이 눅눅하고 빛은 간간이 들어오고 바람이 잘 통하니 풀꽃들이 자라기에는 제격이었다
하여 욕심내어 조심조심 등로 가까이 이곳저곳을 탐방해 보지만 더 귀한 꽃은 보이지 않네
고산에 피는 꽃은 어딘지 모르게 더 정감이 간다
여기서는 귀한 꽃이 아니었다
큰산장대
숲이 참 싱그럽고 깨끗하다
이곳에서 몇팀의 산행객을 만났다
다들 행복해 보였다
꽃과 놀다보니 힘이 솟는게 아니라
마산봉을 오르는데 왜그리 힘이 드는지
알다가 모르겠다
어제 좀 무리를 했나
이정목의 우측에 있는 마산봉에 들렸다
대간은 다시 이곳으로 와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른다
마산봉(1052봉)
드디어 마산봉에 도착했다
백두대간의 마지막 1000고지
별다른 느낌이 오지를 않은다
해냈다는 기분도 들지 않고 하나의 산봉우리에 들었다는 평상시 느낌만이 .....
정상에서 알프스 스키장 방향
지나온 병풍바위구간
일행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추억을 남겨드리고
그냥갈수 없쟎아
증명사진 한번 남긴다
백두대간
그게 뭐길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기를 쓰고 한번 걷게 만들까
우리 산하의 등줄기이며 장쾌한 능선의 세계가 그리워서 또는 다들 가니까
이런 저런 마음때문에 참여를 했었다
진부령을 향한 등로는 곧장 내리막을 향하고
5살 아들과 함께 온 부부가 있을정도로 마산봉은 쉬이 오른가 싶었다
그래도 오르기엔 만만찮은 곳인데
한때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겨울철 관광의 메카가 될 줄 알았을텐데
이렇게 자연을 훼손한 현장이 되고 말았다
은대난초
도산하여 폐허가된 알프스 콘도의 뒷 마당을 따라 내려가는데
붉은 토끼풀마저 애처러워 보였다
당시에 주 소비자층인 서울과 경기권의 교통 접근성이 너무도 열악한 현실이 도산에 이르게 한 요인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교통은 좋아졌지만 평창은 이제 전철의 이용이 가응할 거라하니
이래저래 이곳은 회생하기에는 참 슬픈 현장이 되고 말았다
마음을 추수리라고 그윽한 향기를 뿜어주는
층층나무
백두대간
오늘이 마지막 구간인데
인가를 지나다보니 영 그렇다
어쩔것이여 그것도 산자분수령인데
목책계단을 오르고 산같지 않은 곳을 지난다
비산비야가 이곳이다
삼거리에서 우측 5시 방향 시멘트 포장로를 지루하게 걷고
농장의 개들의 소리를 들으며 ...
중간중간 이정목과 선답자의 시그널이 있어 그냥 걸으면 된다
비단길 같은 대간길
콩제비꽃이 집단을 이루길래 담아본다
이 계단을 내려서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만나고 이어서 내려가면
해당화가 피어있는 종주기념비를 만난다
그리고 좀더 포장로를 따르면 된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향로봉 방향의 대간 능선을 .....
포장로 주변에서
백두대간의 남한구간 종착지점을 맞이한다
함께 한 모든이의 힘으로 힘드리지 않고 편안하게 왔다
백두대간을 한 사람은 그 누구라도 여기서 기념 사진을 남기며 지나온 길을 더듬지 않을까 싶다
백두대간
남한구간의 길이만 약 680km에 이르는 산줄기
들머리와 날머리를 합하면 그 길이는 300km를 더하는 걸이를 두발로 걷게 된다
사람의 걷는 속도는 여타 동물에 비하여 느리지만 지나온 족적을 보면 한걸음의 위대함이 절로 느껴졌다
백두대간
새벽의 꿀맛같은 단잠을 뿌리쳐야 하고 모든일의 우선순위를 대간에 맞춰야 하는 부담감을 감내해야 했고
거센 비바람과 살을 에이는 한설에도 견디었다
여름날의 타는듯한 더위도 견디면서 지나온 날들이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다
백두대간
진부령에서 백두산까지의 여정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의 현실의 벽에 막혀
계속 이어지는 산줄기를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이 몸이 건강하면 언제가 북으로 진행하는 날이 오겠지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 대간은 끝나지 않았고 계속 진행중이다
백두대간
힘들었던 기억보다 장쾌한 산줄기가 풀어놓은 풍경에 흠뻑 젖어들고
이름모를 수많은 야생화를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도 좋았다
대간길은 도의 경계나 군의 경계선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수많은 고개길을 우리 조상님들이 삶을 위해 넘던 고개라 하니 오늘을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알게 되었다
백두대간
자연은 늘 그 자리에서 사계절을 품어내며 서 있다
사람이 자연을 보호한는것 같지만 자연이 사람을 보호해주는 현실도 배웠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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