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산 속에
눈이 찾아와 있었다
설악산 오대산 구간을 걷다가
속리산 구간을 가려하니 이상하다
그렇지만 남겨놓은 숙제가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것처럼 영 찜찜했기에
마냥 미뤄둘수는 없었다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단속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피해가기 위한 고육책으로 무박 산행을 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여태 버려두었던 속리산 구간인 버리미기재에서 악휘봉 구간을 찾아 들었다
눈이 많이 왔다는 오대산권을 미루고서.....
산 행 일 : 2011.12.11
산행방향 : 출발(9:21) - 장성봉(10:31) - 막장봉(11:13) - 827봉(11:51) - 821봉(13:25)
- 악휘봉(13:35) - 821봉(13:58) - 은티재(14:55) - 은티마을 유래비(15:34)
산행거리 : 약15.4km (지선거리포함 : 6.2km)
*** 막장봉과 악휘봉은 대간구간이 아님 ***
공원 지킴이터에는 단속원이 있어
버리미기재로부터 500여미터 아래에 차를 세운 후 옻나무골로 가는 길을 따른다
낙엽이 덮은 등로위에는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 앉아 있었다
솔잎이 쌓인 적당한 오르막길과 암릉이 있는 등로는 오르는 재미를 준다
둔덕산은 여름에 쓴 흰 모자를 아직도 쓰고 있었다
버리미기재와 곰넘이봉이 보인다
곰넘이봉 뒤로 대야산이 삐죽 고개를 들고 있고
바위 틈새에 자란억새가 운치를 더 하고
그 뒤로 뇌정산이 보인다
마을이 있는 아랫쪽 산과 달리 이곳은 고도를 높일수록 눈이 조금씩 더 쌓여 있다
산행 시작 47분만에 표지판 장성봉 (2)지점에서 원 대간길을 만난다
애기암봉 뒤로 희양산이
그 우측 멀리 백화산이 보인다
보통때보다 1시간 일찍 시작하였으므로 천천히 걷자고 말을 주고 받으며
여유롭게 비탈길을 오른다
능선에 이르니 새끼 눈꽃이 피었다고 빙긋이 웃는다
백두대간의 허리부근에 해당하는 약 915m의 장성봉에 도착하여
'숲 사랑 자연보호' 프랭카드를 걸어 논다
정상석을 넘어가는 급격한 등로로 피하여
(왔던 길로 약간 와서)
장성봉을 등지고 우측으로 내려가는 등로를 택한다
모두가 대간길을 따르나
재현 형님과 함께
막장봉을 보기위해 하얗게 쌓인 눈위에 첫 발바욱을 남긴다
잔봉을 하나 오르니 급격한 짧은 내리막길을 따른다.
그리고 흰 눈이 쌓인 고개길에 어지러운 짐승의 발자욱과
갑자기 솟구친 산이 앞을 턱 막고 서 있다
조심조심 올라
887m(표석:868m)의 막장봉에 도착한다
정상의 조망은 대체적으로 가려져 있고 진행방향으로 좀더 가보았으나
암봉을 만나려면 더 가야 했다
다시 정상부근에 와서 가야할 우측에서 좌측으로 휘어져 다시 우측으로 돌아가는
대간의 능선을 가늠해 본다
우측 봉우리가 821봉, 그 좌측이 845m의 악휘봉이다
약 38분간의 시간을 보내고 본 대간에 합류하여 부드러운 능선을 부리나케 내달린다
남진중인 산악회원들이 버리미기재 통과 방법을 물어온다
내리막이 있으면 그만큼의 오르막은 꼭 있는게 산행의 묘미이지만
떨어진 구간을 단축하는데 있어 오르막이 좋은 기회이지만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요구한다
827봉에 올라 좌측의 장성봉, 우측의 막장봉과 내려온 등로를 바라보는 여유도 가져본다
일행들을 생각보다 빨리 맜났다 했더니
편평한 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면서 점심을 들고 있었다
일행과 섞여 식사를 한다는게 기쁘고
따끈한 찌개가 또 감동을 준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걷는 산행은 참으로 행복하다
한참을 여러 생각속에 내리막길을 걷다보니
잎삮님의 목소리가 암봉위에서 들린다
궁금하여 바로 오르니 좁은 바위에서 보여주는 경치가 좋더라
우측부터 악휘봉, 장군봉과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보다
개성있게 자란 소나무의 자태가 멋져보인다 (1)
등로 좌측의 암봉위에서 살아있는 소나무(전장)와 생을 다한 고목이
그리고 반송처럼 자라고 있는 나무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2)
구왕봉과 희양산(3)
가까이 불러본 장군봉과 악휘봉 (4)
이렇게 조망을 느긋하게 즐기고 뒤에서 일행을 따라간다
평범하게 순한 등로를 가볍게 내리고 오르니
악휘봉 삼거리에서 일행들이 들려야할지 그냥 가야할지 망설이는 분들이 있었고
그야 난 바로 구경가기로 한다
선바위부근에는 동네 시골장터같이 씨끌벅적하길래 사진 몇장 박았는데 타 산악회 회원분들이고
악휘봉으로 오른다
정상의 조망이 좋다
그러나 명산에 온 산꾼들이 많아 정상석 담기가 쉽지는 않다
원 정상석은 화강석으로 단촐하게 서 있었다
오늘 지나온 장성봉부터의 대간길이 훤히 보인다
821봉부터 이곳까지의 등로와
가야 할 구왕봉과 희양산 그리고 희미한 백학산이 보인다
좌측의 시루봉도
악휘봉에서 내 마음을 가장 많이 빼앗아간 마분봉의 능선들이 ....
은티마을에서 시작하여 원점회귀산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벌렁벌렁 뛴다
마분봉 뒤로 조령산과 치마바위(깃대봉) 그리고 주흘산이 흐릿하게 보이면서 문경으로 내려앉았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송림으로 이름을 떨치는 칠보산, 그리고 군자산이 보이고
전면 중앙에 시루봉과 우측으로 덕가산이 보인다
오대산 구간에서 보지못한 산군들을 오늘에서 갈증을 풀어본다
등산의 재미는 사계절 산들이 연출하는
암봉과 소나무가 보여주는 조화미와
능선과 능선이 그리고 골과 골이 뿜어내는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선들의 미학을 감상하는 맛에 오른다
ㅋㅋㅋ
혼잡하기 이를데 없었던
악휘봉 선바위
모두가 물러가고 혼자 독채 얻어 감상에 빠져본다
바위 혼자 달랑 벌떡 서 있는것 보다 저 소나무가 받쳐주니
그림이 산다
사랑은 혼자가 아니라 둘 이상이 .....ㅎㅎ
시방 뭔 소리를 하고 있는겨
적당히 깔려 있는 솔잎에 앉아 짝꿍과 간식을 먹은다
은티 마을이 운치 있게 다가온다
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형제바위라 불러주고 싶다
다정한 그 모습에
사랑바위라 부르고 싶다
사랑바위를 봐서 그러나 짝꿍님의 표정이 너무도 아름답다
둘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는 재미가 솔솔하니 재미있다
장성봉이 좌측에 있네
그럼 우리가 원호를 그리며 돌고 있네 그랴
돌고도는 세상
재미있게 놀아나 보자
뒤돌아본 821봉과 악휘봉
지름티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희양산과 구왕봉
드디어 은티재에 도착하였다
이로서 오늘의 대간 산행은 다 걸었다.
코스도 짧았고 등로가 좋아 별 무리 없이 마무리를 했다
여기서부터
일행들과 섞이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은티마을을 향해 내려간다
이제 대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빼먹은 구간은 많이 남아 있기에 아직도 계속 가야 한다
지금은 한달에 2번 정도로 진행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연속종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생긴다
은티마을 가는 길은 얕은 계곡물이 따라오고
등로는 편안했다
온도차가 심한 이곳에 사과나무가 제법 있고 인삼 재배밭도 더러 보인다
온통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마을
열려있는 공간은 북동쪽으로아주 좁아 보인다.
몇개씩 또는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이 이채롭고
자유롭게 먹이활동을 하는 닭들의 모습과 먹구슬나무에 달려 있는 노란 열매가
조용한 산골 마을을 평화롭게 한다
은티마을의 소나무는 참으로 인상 깊었으며 아름다웠다.
일렬로 늘어선 송림 사이로 보이는 전봇대가 ....
2002년 7.12일 괴산 109호로 지정된 소나무
그루수 : 15본의 보호수
높이 : 18M, 둘레: 3.76M
나이 : 409살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719번지
바야흐로 산에는 눈의 계절이 찾아왔다
흑백의 조화를 부리는 겨울산
단순한 색상이지만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무엇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마음의 고향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다음 대간부터는 눈이나 실컷 맜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본다
'백두대간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룡령 - 갈전곡봉 - 왕승골 (하) (0) | 2011.12.31 |
---|---|
구룡령 - 갈전곡봉 - 왕승골 (상) - 원없이 러셀을 즐긴 대간길 (0) | 2011.12.31 |
진고개 - 동대산 - 두로봉 - 만월봉 -응복산 - 약수산 - 구룡령 (0) | 2011.11.30 |
닭목령 - 고루포기산 - 능경봉--대관령 (0) | 2011.11.15 |
조침령 - 단목령 - 점봉산 - 한계령 (하) (0) | 2011.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