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

닭목령 - 고루포기산 - 능경봉--대관령

열린생각 2011. 11. 15. 22:09

 

남쪽에는 아직도 단풍이 남아 있다지만 이곳 대간 구간에는 그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단지 발 아래 뒹구는 낙옆을 보고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였다.

 

이번 구간은 두번의 오르막이 있었지만 경사도가 완만하고 보행에 편한 육산이면서 등로가 좋아

고산을 걷는다것 보다 동네 뒷산 둘레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짧은 구간을 걷던 로얄팀이 선두에 서서 시종일관 완주한 사실이 증명하였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로얄팀은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 ...

 

산 행 일 : 2011.11.13

진행방향 : 닭목령(10:05) - 왕산1쉼터(11:02) - 왕산2쉼터(11:35) - 고루포기산(12:03) - 전망대(12:18) - 점심(12:30~53)

- 샘터(13:17) - 행운의 돌탑(14:00) - 능경봉(14:08) - 대관령(14:40)   

대간거리 : 12.4km

 

닭목재(령)부근을 배회하는 모습 - 촬영 오로라님

산불 감시요원이 있으나 조심하여 산행하라는 말씀이 어찌나 고마운지 ...

 

장승의 기운을 받으며 예쁘게 나 있는 임도(지도에 없음)를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감자를 수확하였던 밭을 지나며

 친절한 표지기를 따라 허허로운 숲으로 들어선다.

 

약간의 키 작은 조릿대를 지나니

눈쌀이 찌푸려 진다.

등로에 지장을 주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꽃 나무들을 누가 꺽었는지 여기저기 주욱 보인다.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나무에 화풀이를 하다니

못된 인간이라군...ㅉㅉ

 

산행 초장부터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낙락장송!!

 

낙엽 밟은 재미를 느끼는 일행들의 모습

 

저게 꼬리겨우살이일까

멀어서 확인이 어렵다.

 

포장된 임도를 만나고(대간방향 아님)

진행방향을 따라 조금 가다 포장로가 내려가는 지점에서 좌측 목계단으로 오르면

 

서득봉 아래 자리잡고 있는 한우목장이 보인다.

 흑염소가 한가로이 파릇한 풀을 즐기고 있다.

보호받고 있는 소나무가 눈에 띈다.

 

서득봉 (1053봉)아래 밭을 개간하는가

무슨 용도 인지 모르지만 맨땅이 보인다.

 

마른 초지 좌측에서 우측으로 내려와

일렬로 서 있는 소나무을 따라 잔봉을 넘으며 멀리 보이는

고루포기산(실제:고루포기 전위봉) 으로 오른다.

 

뒤돌아보니 지난번 구간인 화란봉이 보인다.

 

나무에 달려 있는 잎은 죄다 떨어져 불어오는 바람이 스산함을 느끼게 한다.

 

강풍 앞에 억센 큰 나무가 이길까

이런 잡초가 이길까?

작금의 현실에서 대나무와 같은 지혜를 얻고 싶다.

 

오와~~!

굉장하다.

곹추 선 자작나무가 하얀 맨살을 드러내고 반기니 다들 환호하며 반긴다.

고랭지 채소밭인 피덕령에 신 재생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은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최 선두에 있다가 일행들의 증명사진을 남기다보니 뒤로 훌쩍 밀렸지만

덕분에 이런 그림을 담게 된다.

 

훌쩍 큰 성인松과 어린松의 대비

 

쭉쭉 뻗은 자작나무와

쭉쭉빵빵한 미인松을 보니 눈과 코가 벌렁벌렁한다.

흐음~~ 향도 그만이네

 

왕산1쉼터에 오니 평상시 후미를 걷던분도 선두와 함께  모여 서서 쉬고 있다.

대간산행 중 아주 특이한 현상을 담아 본다.

 

왕산1쉼터와 마찬가지로 알미늄으로 보이는 의자가 놓여 있다.

무더운 여름날 쉬어가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잔봉을 넘어서면서 저 산(고루포기)을 어찌 넘어가느냐며 너스레를 피우던

여성분도 오름 경사로를 잘도 걷는다.

 

전면의 서득봉과 화란봉을 뒤돌아 본다.

 

 

스산한 가을분위기를 느끼느라

뒤로 처진 발길을 재촉한다.

 

밑에서 보았을때 고루포기산 같았으나 올라보니 어디가 정상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은 애매모호한 등성이를 넘어

신작로처럼 넓어진 등로를 따른다.

산은 높은데 어제의 도봉산 둘레길보다 훨씬 좋다.

 

넘어온 애매모호한 등성이

편의상 고루포기산  전위봉이라 칭해본다.

 

고압철탑 밑에서 피덕령과 그뒤로 보이는 옥녀봉을 본다.

 

오르기 힘들어 결국에  골고루 포기한다는 산인가?  아니면

힘들게 오르는 자에게 골고루 덕을 품어준다 하여 고루포기산인가를 2시간에 걸쳐 올랐다.

정상의 조망은 일기탓도 있지만  환경의 장애물로 별로다.

 

고루포기산(1238m)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안반데기)와 평창군 대관령면(구 횡계면) 횡계리. 수화리 삼각 경계지로 1238m의 고산이다.

고랭지채소가 주산지이며 왕산면에서 제일 늦게 (1967년) 마을이 생긴 곳이다.

다복솔이 많아 고루포기라 했으며 고로쇠 나무가 많다고 한다.

 

고루포기에서 대관령 전망대로 가는 등로는 평이한 육산으로 마음 편히 걷을 수 있었다.

 

횡계리 오목골로 이어지는 삼거리

 

대관령 전망대

 

우측에 능경봉

좌측에 매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오대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 ...

대관령면 소재지 방향

 

용평 스키장을 지키는 발왕산

그 전면에 도암호가 있는데 ......

 

조망을 즐기는데 일행분들이 오셔서 단체 사진을

근데 죄다 증명사진을 박는줄 알고 제대로(?) 폼을 잡았다.

 

오늘은 로얄팀이 선두로 걷게 되는 이상한 산행이다.

로얄팀의 존폐가 심히 걱정된다.

 

11월의 산행은 참 무미건조한데

그나마 이런 이끼가 있어 단조로움을 깨워준다.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묘한 삶을 살아가는 연리지(連理枝)

오랜시간 미움과 사랑이 교차하며 서로에게 동화되고 겉모습까지 닮아가게 된다.

그렇게 둘이지만

한몸처럼 살아가는 모습속에 연리지의 사랑을 발견한다.

 

 

연리지(連理枝) - 황봉학

 

손 한번 맞닿은 죄로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하여

송두리째 나의 전부를 당신에게 걸었습니다

이제 떼어 놓으려 해도 떼어 놓을 수 없는 당신과 나는

한 뿌리 한 줄기 한 잎사귀로 숨을 쉬는 연리지입니다

 

단지 입술 한번 맞닿은 죄로

나의가슴 전부를 당신으로 채워버려

당신 아닌 그 무엇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는

몸도 마음도 당신과 하나가 되어버려

당신에게만 나의 마음을 주는

연리지입니다

 

이 몸 당신에게 주어버린 죄로

이제 한 몸뚱어리가 되어

당신에게서 피를 받고

나 또한 당신에게 피를 나누어 주는

어느 한 몸 죽더라도

그 고통 함께 느끼는 연리지입니다

 

이 세상 따로 태어나

그 인연 어디에서 왔기에

두 몸이 함께 만나 한 몸이 되었을까요

이 몸 살아가는 이유가 당신이라 하렵니다

당신의 체온으로 이 몸 살아간다 하렵니다

당신과 한 몸으로 살아가는 이 행복

진정 아름답다 하렵니다.

 

 

그늘을 찾아 식사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조그마한 바람에도 쉬이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바람막이를 걸쳐야 하는 계절로 들어섰다.

40명이 넘게 시작하여 30명이 넘은 인원이 한곳에서 소그룹으로 어울려 아주 짧은 점심시간을 가진다.

 

녹색의 색상이 이 계절에는 참으로 좋다.

 

매서운 겨울을 낳기 위한 숲의 움직임속에 붉은색 마가목 열매는 스산한 분위기에 빛을 낸다.

 

개구쟁이가 재미 있듯이 철 모르는 진달래가 시선을 끈다.

 

오늘의 등산로는 둘레길을 걷는다는 기분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람이 얼마나 거세길래 벌써 깨끗이 청소를 했을까?

진행 방향 우측 아래에 샘터가 있다.

 

대관령 1터널 상부를 지난다.

우측으로 영동고속도로가 보이는 횡계치인데 별다른 특징도 없이

 역사의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스러져 갔나 보다.

 

보행에 좋은 약간의 내림과 오르막을 걷는다.

하얀 돌들이 널부러진 곳에는 전망대가 형성되어 있다.

뭔가 하고 올라보니

 

행운의 돌탑이라 한다.

지나가는 불특정 길손들이 소원을 빌며 돌탑을 쌓아보자는것 같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구간은 정상까지 아주 짧다.

 

시원한 조망을 자랑할것 같은 능경봉(1123)에 오르니

박무가 심해 제왕산도 흐릿하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능경봉을 뒤로 하고 하산하는 등로의 나무들의 가지 추임새가

올 겨울의 좋은 설경을 짐작하게 한다.

 

제왕산인가?

날이 꾸물꾸물하니 보이는것도 흐리멍텅하다.

 

용천이라는 약수터에 도착하였다.

어느분이 한 보따리의 패트병과 커다란 물통들을 가져와 물을 받고 있다.

물맛이 너무 좋다며 맛보고 가라한다.

어디서 오셨나 하고 물으니

세상에~~~

서울에서 물 받으러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부부의 용천 사랑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참 끔직하다.

 

잠깐의 포장로를 버리고 우측 비포장로를 따라 둘레길을 걷는다.

연한 빛을 받은 노박덩굴 열매도 보인다.

 

멀리 보이는 다음구간의 선자령을 보면서 다가올 추위를 예감한다.

 

무성하던 잎이 지고나니 숨겨 놓았던 열매가 보인다.

노박덩굴!!

겉 껍질을 탈피한 빠알간 열매가 참으로 매혹적이다.

 

 

좌측 숲길로 들어어야 하는데 대관령 기념탑을 보기 위해 직진하여 내려선다.

 

 

능경봉 설명 안내판

 

촬영 - 메아리님

 

1975년 10월 1일 고속도로 준공기념비다.

기념비를 볼적마다 거북이는 참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꼭 기념물에는 대통령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제는 이런것도 지양하고 기념물 설계자를 남기는 시대가 되었다고 본다.

 

녹색 에너지원이라는 풍력 발전기.

푸른 창공만큼 공해없는 에너지가 창출되길 ...

 

닭목령에서 대관령까지 등로는 짧고도 걷기에 너무 좋아 어찌 걸었는지 도통 실감이 나지 않은다.

그래서 삽당령에서 대관령까지 한번에 걷는가 보다.

그러나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구간을 나누어 걷는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이제는 겨울로 들어선 기분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손이 다 시려 온다.

다음 구간부터 동계 준비물로 챙겨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