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로가 있지만 날등을 택하여 암릉에 오르는 일행의 모습을 담으며 그 뒤를 따른다.
올라오니 후미가 보이길래 쉽다고 하니 암벽을 좋아하는 코스모스님이 올라온다.
앞서간 일행은 건너편 암봉에 있고
나는 보이는 풍경을 담느라 손동작이 빨라진다.
산행 전날 몸살 기운으로 몸이 무거웠는데 흐릿하지만 보여주는 풍경이
엔돌핀을 자극하였는지
날아갈듯이 가벼워진 몸의 반응을 느낀다.
새벽에 한계령에서 출발하였다면 이런 풍경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텐데
다행히 북진을 하는 관계로 땡~~ 잡았다.
뭐 닮았을까
메뚜기 바위
운무만 벗겨지면 환상적일텐데
바람아 불어다오~~ 내님 보이게~~
운무는 동쪽 바다에서 불어와 쉬임없이 서쪽으로 운반하는데
어느 순간 보였던 풍광이 자취만 남겨 놓고
이렇게 맑게 보여줄때는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암릉을 탔더니 낙엽이 깔린 등로가 반갑다.
줄잡고 오르는 암릉 구간에서 운무가 삼킬까봐 마음을 조리고
기묘한 바위의 폼새에 넋을 빼고 보기도 하고
건너편 암봉에 있는 오로라님을 향해 샷타를 누르고
오로라님은 나를 향해 샷타를 누른다.
이런 산중에 피뢰침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누구를 위한 배려일까?
귀여워 보이는 오리 바위
필례 약수로 가는 도로가 가늘게 보인다.
조금은 운무가 벗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 어 어
서북능선은 운무에 숨었어도
어어 ~~ 순간적으로 상투바위가 보인다.
북서쪽도 조금 열리고
1~2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하늘이 열릴것 같은데
선두는 뭐가 급한지 사라지고 급기야 혼자 남은다.
상투바위의 진면목을 보고 싶어 기다리는데
쉽게 허락을 하지 않은다.
간질간질하니 미각만 돋우니
결국에 기다리기 지친 내가 물러선다.
오늘의 최대 난코스에서 조심스레 하산하는 일행을 보면서
눈측백나무와 붉게 물든 철쭉의 잎을 감상하며 차례를 기다린다.
난코스를 내려서 지나치고 보니 그냥 지나침을 상기하였다.
사진 중앙 바위 좌측면으로 내려왔다.
물론 로프는 있었다.
계속 내려서다 좌측으로 등로는 오르게 되며
이내 줄곧 하산하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좌측으로 오르는 급 경사로
마치 공룡의 1275봉을 오르는 기분이다.
올라서서 흘림골 방향으로가까이 불러 보니
등선대가 보인다.
이제는 조용히 내려서야 한다.
국공파를 피하기 위해 정규 등로를 피해 필례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사람의 발길에 의해 길이 패였다면 정말 미안하다.
남설악의 가리봉은 운해를 눌러쓰고 있고
내려서는 골의 뒷 모습은 겨울이 지척임을 알려준다.
산행에 있어 능선만 고집스레 사랑했는데
골의 색다른 풍경이 새로운 맛으로 다가온다.
운무가 살짝 비켜가는 순간에 보이는 가리능선 뒤로 서북능선 하단의 침봉들이 장관이다.
운해가 바람따라 한계령 오름길에서 서북능선 중.하단부를 넘실댄다.
우기철에는 빗물이 쏱아져 모이는 골짜기이므로 지나치기에는
너무 위험한 곳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계절에는 걷기에 색다른 낭만이 있어 좋다.
아무래도 오늘의 하산 포커스는 상투바위골의 침봉에 시선이 자꾸 꼿인다.
두개의 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우람한 상투바위가 보인다.
계곡은 깊어 보이지만 흐르는 물줄기가 없다.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흐르는가?
선두 일행들이 보인다.
다가가 보니 바위틈새를 지나 낙엽 밑으로 흐르는 물이 있어 만져보니
얼굴이 시원하다.
골의 끝에 있는 큰 바위를 불러보니
하산중에 보았던 바위의 (북쪽에서 보았을때) 모습이다
.
어느덧 하늘은 맑게 개이고 푸른 창공으로 바뀌어 있다.
참으로 얄긋다.
조그만 늦게 하산하였으면 제대로 구경하는건데
쩝~쩝 ~~ .....
바위 틈사이로 흐르는 물을 받아 마셔보니 너무도 물맛이 시원하다.
비록 정상적인 하산로를 지나지 못했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방에 보이는 인제로 가는 포장로를 보니 옛 생각이 난다.
포장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담아본
바위와 소나무의 소나타
의천 형님은 말한다.
역시 설악은 설악이라고 ...ㅎㅎ
아직은 오후 전반 시간인지라
혼자라면 흘림골에 들려 등선대와 오색의 단풍을 즐기고 가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굴뚝 같다.
아직도 가리봉은 힘들게도 흰 모자를 쓰고 있다.
버스를 1시간에 걸쳐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리며 시간을 죽인다.
하늘에 꽃구름이 피었다.
보고 또 보고
시간은 자꾸만 흐르는데 봄날의 햇살처럼 참 따뜻하다.
1시간이 흐른뒤 차량이 도착하여 한계령 휴게소 길로 들어서는데
아직도 차량이 꽉 들어차 길이 밀린다.
상투바위의 진면목을 - 버스에서
버스를 회차하기 위해 필례약수터 입구까지 갔었는데 빠알간 단풍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약수터에 들려 단풍도 구경하고 물맛도 보고 싶었었다.
오색의 단풍이 절정이라던 기사님 말씀과 필례약수터 입구의 단풍을 보니
10월말에도 남설악의 단풍은 괜찮다고 보여진다.
휴게소 못 미쳐 한계령 바위군상들
이로서 당일 대간중의 2곳의 단속구간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느즈막에 보여준 풍경에 몸과 마음이 상쾌하여 집으로 가는 길이 행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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