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대산은
노인봉을 중심으로 한 소금강 지역을 제외하고 전형적인 육산이다.
봄에는 온갖 기화요초가 만발하고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속에 웅장한 산세를 뽐내며
가을에는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겨울에는 하얀 설화가 산인들을 매혹시키는 산이다
그러나 오늘 찾아간 오대산은 어둠과 안개에 가려 제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기기묘묘하게 생긴 나목들이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 소리는 거대한 파도를 몰고 오는 듯 장대해
흡사 경포대 해수욕장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나목의 기발한 생김새는 아무래도 성장기의 나무들이 바람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크지 못한채 굽어지고 휘어져 지금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산 행 일 :20111.11.27
산행 코스 : 진고개(2:40) - 동대산 (3:34) - 차돌백이(4:40) - 신선목이(5:21) - 두로봉(6:19) - 신배령(7:37) - 점심(8:23~8:48)
- 만월봉(8:54) - 응복산(9:28) - 1261봉(10:38) - 1280봉(10:53) - 약수산(11:40) - 구룡령(12:30)
대간거리 : 22.4km
*** 마늘봉 존재를 확인 못함 ***
1시 55분에 진고개 주차장에 도착하니 불어오는 강풍에 몸이 저절로 밀린다.
김밥과 어묵으로 간식을 먹고서
어둠이 짙게 내려 앉은 숲으로 몸을 숨긴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듣다보니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우웅~~ 우웅~ 웅
어찌나 바람이 센지 조릿대는 발목 아래에서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초반부터 오르는 등로를 천천히 오른다.
이틀전 내린 눈으로 등로는 촉촉히 젖어 있으나
길은 미끄럽지 않아 순한 걸음으로 1434m의 동대산에 도착한다.
호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등의 5봉우리와
서대 수정암(호령봉) 중대 사자암(비로봉) 북대 미륵암(상왕봉) 남대 지장암(월정사 동대 관음암(만월산) 등의 오대를 합하여
오대산이라 한다.
오대산의 월정사와 상원사는 신라 선덕여왕때의 고승인 자장국사께서 국운의 부흥을 기원하며 세웠다고 한다.
정상에서 조금가니 헬기장을 지나면서
비록 눈은 녹아 있으나 내리막 길이 시작되면서 미끄러웠다.
그래서 조심조심 발을 옮기면서 나무들의 생김새를 유심히 살펴본다.
오대산에는 산 짐승들이 많다고 한다.
그중에 멧돼지들이 참 많다던데 이렇게 괴목으로도 보여주니 허허...
뭔가 비슷한게 있었는데 .....
땅에 눕다시피 하여 자라는 나무
뭘로 보이시나요
전장은 뱀이 혀를 낼름내름 하고
이번 나무는 인도 요가를 하는것 같고
참 신기하게도 자랐다.
동쪽으로 양양의 불빛이 좌측에는 상원사의 불빛이 나무사이로 들어 오는 모습을 보면서
귀로는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소리를 파도의 물결로 감상하며
오르고 내리는 산길을 걷는다.
그렇게 걷보니 하얗게 빛나는 돌 무더기
차돌백이에 이른다.(4:40)
이제까지 등로는 내리막에서 미끄럽다는 것 이외에는
아주 유순한 전형적인 육산으로 고저차도 무난하니 좋았다.
좋은 노래도 쉬어가면서 들어야 하는데
어두움의 바다에 쉬임없이 밀려만 오는 파도가 이제는 지겨울 정도다.
그러는 중에
다행히 영상의 기온 이기에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어도 한기를 느낄수 없는게 다행이었다.
신선목이를 지척에 두고 좌측으로 15m정도 들어가니
비상시에 이용하라는 시설물이 지상 1.2m 높이에 이렇게 설치 되어 있었다.
문을 열어보니 2명이 포도시 누울 공간과 얇은 이불 한장 그리고 의약품통 1조가 구비되어 있었다.
이런준비를 갖춰준 산림청에 감사해야겠다.
이런 시설은 국립공원이나 기타 도립 군립공원 및 오지 산에도 설치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본다.
신선이 내려와 목을 축이고 갔다는 신선목이인가
그렇지만 계곡은 보이지 낳고 편평한 대지위에
여러 수종중에 유난히도 커다란 거제수 나무만이 많이 보인다.
신선목이를 지나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 시작 3시간 30분이 지나니 일행분들도 서서히 체력의 차이를 들어내며
급기야 산행의 꼬리가 끊어지게 된다.
6시 10분에 두로봉 30여미터 못 미치는 곳 공원 지킴터에 도착한다.
주인 없는 빈 집에 들어가 약간의 간식을 먹은데 곡차맛이 유별나게 맛있더라.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상왕봉 비로봉 계방산으로 연결되는 한강기맥길로 들어서게 된다.
대간은 지킴이터를 좌측에 두고 가면 두로봉에 이른다.
6시 19분에 넓직한 터에 자리한 두로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산행 출발전에는 이곳 두로봉에서
일출을 보면서 조망을 즐기는 행운이 있기를 바랬는데 꿈으로 남게 되었다.
여기서 대간은 10시 방향으로 들어가며
조금 지나면서 바로 수직으로 내리꽃은 내리막길을 조심히 걷게 된다.
편안했던 마음이 이제부터 불편해 한다.
아무래도 오늘 대간은 조망마저 접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징조가 강하기때문이다.
안개속에도 어두움은 밀려가고 있는지 잠자던 말린 수풀이 보인다.
검은 어둠이 가시는듯 하니 안개가 이제는 안방을 차지하겠다고 덤벼든다.
길이 좋다고 방심하였더니 결국에 한번은 미끄럼을 탄다.
대간중에 처음 당하는 일이었지만 운이 좋아 흙이 별로 묻지를 않았다.
윤회인가?
생명은 모질고 질기다
어쩌면 저렇게 하고도 살아야 하는지
생명의 고귀함을 배운다.
부드러운 등로따라 융단처럼 펼쳐진 낙엽을 밝으며 내려서 흰 금줄을 넘는다.
이제는 금지구역을 통과 했다는 말씀!!
신배령이라고 한다.(7:37)
산배나무가 맣아 신배령인가?
그렇지만 배나무가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배가 고프다 하나 바람이 하도 드세어...
어디 마땅히 피할 구석도 없어 머뭇머뭇대다 오르막 등로를 그냥 오른다.
사랑을 하려거든 저들 나무처럼 하란 말인가 ?
안개 자욱한 산정에 연리지 사랑은 낮게 울어 운다.
비가 온다
바람을 타고 온다.
허기진 배를 움켜 잡고 바람 피할 장소를 잡으려 하나
왜 그리 없는지
드센 바람은 우박비를 동행하여 앞을 가린다.
그렇게 가다 하늘을 보니 나무가지는 심란한 춤을 추는데
만월봉을 좌측으로 오르는 목계단 3분전 장소 바람이 자는 곳에
자리를 펴고 서둘러 늦은 아침을 먹는다.
만월봉 좌측으로 하여 목계단을 오르니 뿌연 안개속에 만월봉 잎 간판이 먼저 들어온다.(8:54)
만월봉 정상 풍경 (1281m)
삼각점과 긴 의자 2개
만월봉에서 내려가는 착한 등로
명개리 약수동으로 하산하는 좌측길
이정목은 통마름(지도상:통바람) 2.1km 응복산 1.5km로 명기되어 있다.
y자 삼거리를 지나치니 바로 주목들이 좌 우측에 나타난다.
주목 가지도 개성이 있다.
하여간 생긴 거라곤 재미있다.
몸통이 나뉘어진 그 공간에 또 다른 나무가 .....
산행중에 s라인을 한 나무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 구간은 예사로 보여준다.
이 나무는 어떻게 설명되어 질까?
회색의 나목 사이에 모처럼 연노란 생명이 반긴다.
이끼도 아름답다
응복산 정상을 향하는 오르막도 나무계단으로 힘들게 오른다.
이상하게도 다리가 무거워 힘이 많이 들기에 템포를 죽이며 오른다.
응복산(1360)
연곡 11, 하단에는 1991년 재설했다는 삼각점 (9:28)
진고개에서 구룡령까지 22km라는 이정목
설화가 피면 죽여주겠다
1번
이름을 지어 주세요?
뭐지 ...공상영화에 나왔나
혀가 긴 동물이 뭘까?
누구는 콧물 흘리는 염소라던데
1번 사진과 동일한 나무
정면 우측의 나무 줄기가 좌측 나무 줄기를 파고들어 성장하고 있다.
"요가하는 나무"
이름이 어울리남요
오르막에 비하여 내리막은 수월한게 그나마 다행이다.
오르는것은 힘들지만 내려놓은것은 편하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은 내려놓을때 왜그리 힘들어 하는지
특히 금욕과 권력욕이 있는분들이 더 심한것 같다,
그런분들께 대간산행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
내려 왔으니 또 박쎄게 오른다.
그나마 안개가 감싸준 숲의 운치가 무거운 걸음을 한결 가쁜하게 한다.
오르막 등로를 앞에 두고 쉬고 있는 선두팀
마늘봉을 향해 오르고 있는 일행들
정상(마늘봉)을 지나쳤지만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내려가고 있다.
1261봉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마늘봉을 지나쳤음을
마늘봉의 특징이 없어 그랬는지 아니면 주의를 하지 않아 지나쳤는지
아직도 난 잘 모르겠다.
1280봉 가는길에 만난 나무
"임신한 나무"어울리는지요?
1280봉(10:53)
모처럼 만난
쭈~욱~~ 뻗은 미인송
내려와 다시 오르막 등로 우측에서
살모사 머리 같았다.
약수산 500m라는 이정목을 보고서 이제는 약수산인가 하고 올라간다.
우측에 간판이 보여 맞는가 보다 했는데 아니었다.
그래도 일기만 좋다면 풍광은 끝내줄것 같은 장소였다.
나름 멋진 고목 한그루 보고 다시 약수산을 찾아.......
"무슨 500m가 이렇게 길어" 형님은 한마디 하신다.
......... ........
힘겹게 오르고 또 오르고
형님 저 계단 오르면 이번 만큼은
정상일것 같애요
이제서야 약수산은 정상을 보여준다.(11:40)
비록 안개에 가려 구룡령도 갈전곡봉 방태산도 점봉 대청봉도 오대산 줄기도 다 가렸지만
이제 서운한 맘은 다 가셨다.
약수산 오름길이 힘들어서 그랬을까?
약수산은 지겨웠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즐기며 후미를 기다린다.
통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볼라드 의자에 앉아서.......
구룡령 가는 목계단길이 가파르다.
화재로 고사목이 된 참나무 아래에는
파릇한 조릿대가 보기좋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바람은 잦아들었고 구룔령을 지척에 둔 마음은 가볍다.
이번 구간중 응복산 오르는데 힘이 들었고 약수산 가는데 잘못된 이정목으로 심리적인 지루함이 있었다.
어둠의 바다와 안개 바다속을 이리저리 다닌 진고개에서 구룡령 구간을 마친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친 날씨였지만 영상의 기온덕에 그래도 편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모두들 장거리 무사종주에 감사하며
뒷 마무리를 깔끔히 정리한 조규학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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