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와 등대시호가 자라는 바위를 내려다 본 후
동으로 트인 장소같은데 조망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야생화로 달랬다.
바위 주변에 살모사 2마리가 있다는 애기를 들으며 상월산을 향해 오른다.
기름나물로 추정해 본다.
오늘 산행중 가장 전망이 좋다하는 상월산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보여주는 것은 백색의 안개가 다 삼켜 버렸다.
백색의 허공을 향해 뭔가를 호소하는 고목
정상 주위에는 가을의 전령사 쑥부쟁이가
날 좀 봐달랜다.
정상 모여 베낭을 비우기 위한 태세에 돌입하는 회원들
바람도 없고 조망마저 없는 정상에서 아쉬움을
맥주와 과일이 입을 즐겁게 한다.
새며느리밥풀꽃이 수 놓은 하산길에
어김없이 안개가 숲을 점령하고 있었다.
대간중 연속적으로 비가 와 조망을 가려 애를 태우더니
이번에는 안개가 덮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저 나무가 소나무라면 배병휴님은 몽상적인 장면을 담으실텐데
나에게는 이런 광경도 배부르다.
소나무 낙엽과 부식질 토양에 끈적끈적한 버섯이 자라고
죽은 참나무 가지위에 흰 버섯 다발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균모의 크기가 아주 작았지만 무리 지었기에 눈에 들어왔다.
과거에 헬기장으로 사용하였을 것 같은 편편한 곳에
각시취가 주인이 되어 자라고 있다.
이제 막 꽃 봉우리가 피어나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기령을 향해 가는 완만한 내림길은 편안한 육산으로
보행하기에는 그만이다.
균모를 살짝 뜯어보니 하얀 우유빛이 흐른다.
노란 젖버섯이다.
흰색의 젖버섯
버섯에서 우유가 나온다니 거참 신기하다.
균모와 자루가 노란색이며 자루에는 인편이 있으며 속이 비어 있다.
균모의 살집은 퉁퉁하며 빽빽한 주름살과 살집은 흰색이다.
등로 우측 저쪽 나무 가지 사이로 눈에 확 들어 버섯이 있었으니
오늘 마난 버섯중 그 자태가 가장 뛰어난 버섯이었다.
균모에 인편이 많이 덮였으나 추해 보이지 않고 매끄럽게 빠졌고
그 가장자리에는 후덕한 마음을 가진 여인의 치마자락 같기도 하고
줄기는 인편으로 살짝 가렸지만 단단히 속이 꽉 찬게 장군의 갑옷처럼 위엄이 있고
전체적으로 매우 잘 생겼다.
백색의 주름살이 촘촘하니 배열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잇다.
어두워 지는 숲 속에 여기 저기 버섯들이 가지 말라며 손을 내민다.
그래 조대장도 뒤에 있는데 서두를것 없쟎아
이때보면 언제 볼까 싶어 물쓰듯이 시간을 할애하며 버섯들과 놀이를 즐긴다.
어라 요녀석은 뽑혔쟎아.
균모에 하얀 돌기가 돋아 잇고 자루의 하층이 더 굵은 버섯으로 뿌리가 절단되어 긴뿌리광대인지 판별이 어렵다.
상월산 하산중에 혼자 숲을 독차지 하고 호젖하니
나무가 뿜어내는 테라핀을 마신다.
캬~~!
분위기 좋고
님과 둘이 걸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등로가 차분히 완만한 가운데 이기령이 얼마남지 않았을거라는 느낌을 감지하는 순간에 야생화가 반긴다.
갑자기 설화 핀것처럼 백색의 순결미가 돋보이는 털이풀이다.
오우~~!
좋은데
아래쪽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다.
누구일까
일행일까
지나가는 대간꾼이 쉬면서 말을 섞는걸까
하여간 이기령이 지척인것은 확실한데
조대장 일행은 핸폰을 찾았는지 어디만큼 왔는지 모르겠다
천천히 가다보면 만나겠지.
죽은 나무의 몸통에서 자라는 버섯
나무를 분해하는 중인가 보다.
등로에서 한참 떨어진 풀이 듬성 듬성 자란 곳에 갓이 커보이는 버섯이 있어 다가가 보니
혈구산에서 많이 보았던 녀석이 혼자 서 있다.
한때는 맛있게 먹었던 갓버섯으로 이제는 버섯을 따 먹지 않은다.
왜 그러느냐 묻는다면
버섯이 비록 균(곰팡이)이지만 숲의 청소부 역활을 존중해주고 싶고 그리고 식용 비식용을 구분한다는게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드디어 이기령에 도착하였다.
나무 의자에 물1병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목마른자 목을 축이고 가시라는 배려로 보인다.
여기서 이기동으로 바로 하산하지 않고 옹달샘을 찾아가기로 한다.
부수베리로 가는 임도를 물끄러미 처다본다.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힘이들면 원방재에서 부수베리를 가게 된다는 산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임도 옆에 있는 계곡물이 참으로 맑고 길이 고즈넉하니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인공으로 조성된 공원에 핀 꽃보다
이렇게 야생으로 자라는 꽃에 더 정이가고 이뻐 보이는건 왜 일까?
그 예전에는 야영지로 이용된 대지에는 물봉선,짚신, 잔대, 참취 오리방풀 등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현재의 야영지 모습
오리방풀
물봉선
옹달샘을 찾으러 가는데 150m라 했거늘 한참을 가도 보이지 않아
걱정했는데 더 가보니 강관 파이프에서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미역취
옹달샘에서 이곳 이기령까지는 약 220m되는것 같다.(발걸음으로 재어본 결과)
다시 이기령에 도착하여 미답지인 고적대 방향(우측)을 주욱 바라다 보며 오늘의 하산길인 좌측의 이기동으로 내려선다.
솜털을 달은 줄기 끝에
이상한 돌기들이 솟아있는 방망가 특이하게 보인다.
멸가치
도깨비 방망이를 차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당시에는 몰랐는데 꽃이 피어나는것도 같다.
이기동을 향해 내려서는 길은
질박한 원시의 밀림같아
이기적인 욕심을 내려놓은 마음에
한결 비워진 몸을 간직하게 되더라.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노래가락처럼 들리며 어두움을 깨우는 중에
좌측 숲 속에 하얗게 빛을 내는 야생화가 부른다.
눈빛승마였다.
눈빛승마
완전 대물 버섯이다.
대물 3형제가 썩어가는 나무에서 자라고 있었다.
향이 미각을 돋운다.
맛을 보니 좋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땀을 씻어내고 주위를 살피니
우산살을 펼쳐 놓은 듯한 그 끝에 소담스럽게 핀 꽃이 아름답다.
궁궁이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버섯이 무리를 지어 차지하며
식사를 즐기고 있다.
참
생명이란 뭐기에 !!
골짜기 이곳 저곳을 훌어보며
일행을 기다리지만 기척이 없다.
밝을때는 제 모습을 담기가 어려운데 어두움이 이럴때는 도움이 된다.
오리방풀
하산로는 계곡을 바로 건너 좌측으로 연결 되어 있었다.
그 길은 좀전의 길과 분위기가 아주 다르며 가다보니
돌무더기가 우측에 있었다.(돌아서 본 모습)
다시 숲은 습기를 가듬 머금고
종전처럼 어두워져 있다.
어두움은 모든것을 감춰준다.
낮에 담을때보다 단풍취의 매력이 한결 도드라져 보인다.
꽃이 작아 담기가 어려운데 날씨 도움으로 담을 수 있었다.
파리풀
이런게 전화위복인가?
잘 정비된 묘소를 지나며 제법 넓어진 임도가에 쭈쭈빵빵한 소나무가 종종 보여준다.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이기령을 올랐다는 지점에
오늘은 안개가 이상 야릇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담아놓고 보니 그림이다.
고랭지 채소밭에 비하여 돌멩이도 없는 밭에 질경이 너머 채소가 자라고 있다.
황토길 따라 내려와 뒤돌아본 모습
사진속의 폐가에는 농기구 몇가지만이 농부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다.
묵밭으로 변해가고 있는 토지에 도라지 농사를 지었음을 짐작하게 하고
생을 다한 고목은 집을 비우고 떠난 농심의 마음을 아는듯 애처러이 서 있다.
이기동 가는 길은 전형적인 시골길 산길이다
길 섶에 여러가지의 잡풀 가운데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의 식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수까치깨
꽃받침이 뒤로 젖여 있는게 특이하고 꽃을 한꺼번에 피우고 있지는 않았다.
참깨(2011.8.6)
v자를 그리는 상부에 이기령이 있을것 같다
실제는 아니지만 그런 착각이 드는것은 왜 일까?
임도따라 내려 오다가 뒤돌아본다.
달개비 뒤로 보이는 소나무의 벌목 흔적이 산불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끝물인 누리장나무가 힘이 부쳤는지 그 독특한 향이 빛 바랬다.
마을 고샆 길섶에 물봉선 익모초와 함께 무리를 이루고 자라는 이 꽃은 무엇일까?
불러줘야 할 이름이 재미 있다.
"풀거북꼬리"라 한다.
콩밭 저 아래에 버스와 일행들이 보인다.
마음 같아선 한 걸음에 달려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걷던 그대로 살방살방하니 내리막 시멘트 도로를 따른다.
이거라도 보라며 살짝 보여주는 양심은 있네
그리고 하산로 우측에는 소나무를 지고 있는 이런 기암도 보여주길래 가까이 불러 보았다.
처음으로 오갈피나무의 열매를 만났다.
두릅나무과로 오가피 나무라고도 한다.
집 대문가에 모과(모개)가 울타리 넘어로 열매를 달고서 가지를 내밀고
가을의 향기를 벌써 전해 주려 한다.
성긴 털을 달고 있는 오이의 노란 꽃이 참 예쁘다.
도시에서 살다보니 이런 꽃을 보기가 참 어렵다.
연두색 열매를 당고 있는 오이 한 입 깨물어 보고 싶다
그 옛날을 그리며
메밀꽃이 밭을 이탈하여 야생으로 자라고 있다.
이 꽃을 보고 소금을 뿌려 놓은것 같다고 표현한 이 효석님이 생각난다.
밭 가득이 핀 꽃이 달빛을 받으면 그렇게 보일것 같은 생각이 든다.
뒤돌아 서서 지나온 마을을 본다.
정감이 가는 마을 이다.
돼지감자(뚱딴지)가 길 양옆에 많이 자라는 모습이 야생이 아니라
ㅈ짜투리 땅을 이용하여 재배한 모습으로 보인다.
송장풀
정감이 흐르는 시골길
시멘트 포장이 그렇지만 굽어진 길이 마음을 포근하게 열어 준다.
오늘 산행에 처음으로 만나는 꽃들이 많았다.
그 중에 하나인 댕댕이넝굴꽃
유심히 살폈으나 이걸로 만족해야 했다.
살방살방 걷는 덕을 보았다.
달맞이꽃에 열매도 달렸네
산불감시초소에는 텅 비어 있기에 장난도 해 보면서
멀찍이 오고 있는 조대장을 기다린다.
마을 앞 계류
회의 총괄 산악 대장님인 조대장이 있어 항상 마음이 든든하다.
오늘은 핸폰을 두고 왔다는 분의 말씀을 듣고 왔던 길을 되돌아 멀리까지 찾으러 갔다가 이제야 내려 왔다.
말이 봉사지 쉽지 않은 행동을 웃음으로 보여주신
조대장님의 앞날에 복이 많이 내리시길 소망해 본다.
도시에서 살다가 이기동에 와서 전원 생활을 하는 분이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대간중에 필요하신 분은 참고가 되길 바라며 담았습니다.
집을 나서야 산행이 시작 되며
눈으로 보아야 산행의 재미가 있는줄 알았는데
안개가 점령한 산에 풍광은 없어도
마음으로 초목과 식물을 보니
산행의 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옥계 휴게소에서
해질 무렵의 동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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