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산행기

평창군의 대미산 청태산 (200229)

열린생각 2020. 3. 10. 18:47



설 산행을 목표로 찾아간 산행지는 아닌데 뜻밖의 러셀까지 하는 산행을 하였다

세월이 흘러 기억도 가물해진 설 산행! 가속패달을 밟으려하니 다리가 다 댕기던데

오랫만에 느껴보는 묘한 짜릿함이 좋았다




네비에 계촌초교 대미분교를 입력하고서...  

비닐하우스 앞 주변에  주차를 한 후 동산교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다




오늘의 여정은 대미산 청태산을 경유하여 우측의 용마봉을 찍고서 좌측 파란점을 통과하는 원점회귀산행이다

백두대간쪽으로만 눈이 많은줄 알았지 이쪽에는 눈이 많을 줄 생각도 못하고 - 날이 포근해-

잔설에 상고대가 피었나 보다 생각하고 느긋한 마음이었다  




인가가 길을 나누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포장로를 따르고




전봇대가 서 있는 멋진 소나무를 목표로 진행하면




밭 가운데에 잘생긴 소나무뒤로 진행하여

- 그걸 보존하는 우리네 농심의 마음이 전해진다




산과 경계를 이루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조금 이동하면 산길이 열려 있다

산에 들기전 뒤를 보니 한결 선명해진 용마봉과  달리  청태산은 아직도 구름속에 숨어 있다





산길이라 하기에는 제법 넓은 길위에

소복이 쌓여 있는 눈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기가 미안해질 정도이다




언제적부터 쌓여 있었던 눈일까

매마른 나뭇가지위에도 푸른 가지위에도 쌓여 있네

오랜만에 보니 반갑구만    

어제 봄비가 다녀 갔었는데 여기는 그게 눈이었을까




투두둑하고 떨어져 내려 길위에는 눈이 점점히 박여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지란 가지위에 쌓여 있던 눈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의 잣나무는 참 실하게도 잘 자랐고




고갯마루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쳐 자라는 잎갈나무 몸통위에 북서방향으로만 눈들이 일렬로 박혀 하늘을 향하고 있다  




겨울이 주는 선물속에 걷다보니 능선이다

어라 걸어왔던 길이 움트골이었나 보다




오르는 길위로 희미한 족적이 눈에 다 가려져 있지 않았고

등로 좌우에 도열한 나목위에는 하얀 선들이 지향없이 하늘을 연모하는 모습이 애잔했다





잠시 평탄해진 곳에서 간식시간을 즐기며 일어서는데

베냥 상단부가 촉촉히 물기를 머금고 있다




날이 포근해도 아직까지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는 설경이 아름답다




무명묘에 수북히 쌓인 눈과 대조적으로  

주변의 나뭇가지끝에는 낙엽을 떨군 늦가을같은 분위기다




공터와는 달리 나무와 나무가 서로 부대끼는 숲에는 아직도 근사한 풍경에 

여기저기에서 후두둑 떨어져 내리는 소리에  마음을 애닮게 하는데

걸음이 소리를  쫒아가질 못한다





눈속에 파뭍여 있던 산죽이 고개를 든 숲의 싱그러움이  

햇살이 비쳐드는 숲에 바람마저 지나가는 심사를 달래준다


 



다 떨어져 썰렁한 나무가지끝에

이상하게 하얀꽃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전경이 동공을 확장시킨다





대미산과 덕수산으로 가는 분기점 삼거리다

능선에 붙어 약 50여분이나 소요되었다

인적이 없는 덕수산방향으로 조금 진행해 보니 눈의 깊이가 종아리까지 닿는다





삼거리에서 대미산방향으로 약 600여미터

진행방향으로는 눈의 깊이가 좀전과 달리 종아리까지 예사로 닿는데

다행히 족적이 있어 도움이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햇발이 두터워지고

나뭇가지의 눈들은 풀려버린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낭자하니 나무밑에 장렬히 쓰러져 내려  

흡사  눈 전쟁하는 전장터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텅빈 해발 1222m인 대미산 정상

누군가가 대미산까지 다녀 갔던 흔적만이 시간을 지키고 있었다





삼거리에서 내려가다 작게 첫 v자 지점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한일자를 그린 밭으로 연결하는 지점 등

여태까지의 여정을 생각해본다




덕수 장미산도 보이지 않고 백덕산도 보이지 않는 날씨다





대미산부터는 하얀 도화지다

그냥 내가 가는 길이 등로다





종아리 이상으로 들어가는 눈길이지만 내리막길이라 별 힘은 들지 않지만

스패츠를 준비하지 않아 등산화로 밀려드는 눈탓에 여간 신경이 쓰였다





1시간만 빨리 왔더라면 눈꽃 감상할 만 했겠지만 그렇다고 미련이 있는건 아니다

다 지나면 지나는대로 두고 어쩌다  다시 만나게 되면 되지 하는 여유가 생긴 여유는 뭘까





그렇지만 눈위에 떨어진 흔적을 보다가

이렇게 하늘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또 뭘까  





한강기맥인 계방산방향을 동정하지만

하늘과 마른 숲에 어우러진 눈의 색채가 좋았다





이 모습을 본뒤 등로는 부드러워지는데 좌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좀 급하게 내려 가다 다시 편평한 길을 걷다가

다시 내려가는데  창재에서 올라오는 산꾼이 있었다  

이후로 도움이 되고 다시 20여미터 고도를 올려 1110m지점에서 위장을 채운다





식후에 조금 진행하는 청태산이 선명하니 모습을 들어낸다




족적이 남아 있지만 벌써 녹아들어 오히려 미끄러워 조심해야 했고




진행할 용마봉이 짠하고 나타나고




해발 990m인 창재다





여기서 청태산까지는 약 1km정도




정상방향으로는 아무런 흔적이 없다

돌아가야 하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이렇게 하늘은 시퍼렇게 멀쩡한데 그냥 돌아갈 수야 없지

일단 청태산까지라도 가 보자 하지만 본심은 용마봉까지다




오르는 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종아리와 무릎까지 예사로 빠져드는 상태라 한발자국 옮기는 거리가

0.4~0.5m정도에 불과하니 애쓰는 공력에 비해 진행정도는 별무신통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뒤로 보이는 금당 거문산줄기와 대미산의 모습이 힘을 붇돋아주고 있다

예상외로 깊게 빠져드는 눈앞에서는 무릎도 꿇어도 보고

그러는 중에  너무도 시원한 눈의 감촉에 빠져 일부러 해 보기도 한다





지가 아무리 느리다 한들 1시간의 노력의 결실은 있다

어느덧 청태산 정상이다

대미산보다야 조금은 낮은 산이지만 더 유명한 산이라 휴양림에서 다녀간 며칠전의 족적들이 남아 있었다  





청태산 정상에 서니 백덕산이 우람하게 솟아 있다




작년에 연화봉까지 한바퀴한 여정이 추억의 필름처럼 순식간에 돌아간다  





밭 가운데 있었던 점처럭 박혀 있는 소나무가 보이고 

그 뒤로 삼방산과 절개산 백덕산 동릉 뒤로 수정봉도 보이지만

풍경이 너무 흐려 재미가 밋밋해 감흥이 별로다




마음 같아선 백덕지맥방향으로 90여미터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남으로 진행하는

용마봉으로 걸음하고도 싶었지만

 임도에서부터 용마봉까지 오르막에서부터 눈길에 체력이 걱정되어

다음을 기약하고서 오르막에서 보지 못했던 금당산 잠두산을 확인하기위해

창재로 돌아선다





돌아서기전 정상에서 태기산방향으로 한캇했지만 사진상으로는 흐리다




느리게 힘들게 올랐던 길을 내리막은 거침없이 내려선다

쌓아 올리기는 힘들지만

까먹기는 너무다 손 쉽고 내려가는 재미가 좋아 그 유혹을 쉬이 뿌리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얀 설원위에 남겼던 자국위에 다시 흔적을 보태며




덕유산에서의 옛추억도 생각한다

산행의 하나의 변주곡이 되었고  조금은 슬픈 기억으로 남았던 기억속에

아름다웠던 지리와 두타 청옥산의 설 산행도 생각난다




내리막길이지만 천천히 걷는다

전면에 보이는 산줄기를 나뭇가지 사이로 보여주기를 기대하면서




바램과 달리 시원하게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다

그러다가 창재에 이르게 되고








창재에서 하산중에 봐둔 임도로 진행해 본다

그런데 이 길이 무척이나 힘들게 했다

마음이 급한데 눈이 산중에서 걸었던 거와 달리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임도에서는 지대로 보이지 않아 절개사면을 올라가서 몇장 잡아본다




오늘 산행에서 조망의 하이라트다












청태산 오르면서 등산화로 파고든 눈이 하산중에 완전히 녹아 진창이 된 등산화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청태산 오르막 능선에 자라는 나무가지 끝의 정결함

이런 풍경은 겨울산이 주는 매력중에 하나다  




대미산 전경




왕복 550여m에 체력이 부침을 느끼며 창재에서 대미동을 향해 양지바른 등로를 따른다  




무거운 신에도 불구하고 역시 내리막길은 걸을만 해




속새 군락지를 지나니 백적산의 속새가 불현듯 생각난다




내가 살던 고향의 밭들과 달리 여기 밭들은 엄청 크고도 넓다

강원도에 이렇게 넓은 밭을 더러 보았지만 대미동으로 가는 길목은 좁았는데

이리도 넓은 터들이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가 보았자 조망도 없는 별볼일 없는 산 용마봉을 바라보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동산교와 움트골로 해서 대미산 가는 들머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