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으로 운기생동하는 봄날에 갈까 하다가 밀쳐둔 산을
낙엽이 수북히 쌓인 가을날에 찾아간다
산 행 일 : 2018년 11월 17일
진행 경로 : 무갑리마을 회관 - 무갑산 - 소리봉삼거리 - 관산 - 삼봉 - 마을회관
산행 거리 : 약 12.9km
산행 특징 : 전형적인 육산으로 무갑산은 조망이 좋은 산임
두텁게 쌓인 낙엽을 밟는 재미가 쏠쏠한 산길임
마을회관 좌측으로 포장로를 따라 가다보면
이런 표식을 만나고 잠시 뒤 흙길을 만나고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포장로를 따라 간다
서리가 찾아온 대지위에
숨쉴적에는 하얀 입김이 흩어지고
덥다고 법석을 떨던게 엊그제 같은데
손이 시렵고 귀가 얼얼한 추위다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다들 몸을 떨구는 이 순간에도
굳세게 남아 꽃을 피운 개망초의 생명력이 반가웠다
무갑사
고상한 이름에 비해 너무도 썰렁했다
무갑사 우측으로 등로를 따라 오르막길
이제부터 진짜 산길로 들어간다
겨울이 채 물러서기전에 꽃망울을 터 트리는 계곡은
현재 내게는 귀한 어름덩굴 줄기가 반가운 산길인데
왠 경운기 같은 바퀴자국이 산정을 향하고 있었다
등로는 골을 이룬곳 그곳으로 낙엽이 쌓여 발디딤을 신경쓰이는 가풀막에
새로이 계단 등로를 설치하고 있었다
바퀴의 주인은 계단설치 장비를 운송하느라 남긴 자국이었다
오르는 능선에 붙어 잠시 목을 축이고 겉옷을 벗고 진행하다
만난 진달래꽃이다
해마다 이런 녀석을 만나다 보니 조금은 감흥이 바래진 느낌이다
다시 가풀막 계단을 치니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연지봉(삼봉)을 가까이 불러본다
정상을 지척에 둔 지점에 의자가 쉬어가라 하고
그곳에 관산 뒤로 여러 산봉들이 펼쳐져 있다
이정도 조망을 바라고 온 산이 아닌데
영 기대밖이다
정상같은 정상부 능선에서 좌측으로 100여미터 진행하여 무갑산 정상이다
무갑산
해발높이가 서로 다르게 표시되어 있지만 그냥 580m라 기억하면 될듯해
조망이 아주 좋은 위치에 있지;만
오늘은 영 시계가 받쳐주질 않는다
올 4월에 지나간 광주의 산줄기다
카메라 앵글에 전체의 풍경이 다 들어 오지도 않는
빨래판 같은 능선에 힘들었고 봉우리가 너무도 많아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한다
치악산은 욕심이지만 적어도 천마산과 도일봉까지는 보여주길 기대 했건만
남한산성도 보여주지 않으니
이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이제보니 해협산은 보이네
산의 시계는 흐려도
하늘빛이 너무도 고와서 후반부에는 기대해 본다
무갑산에서 헬기장까지는 급하게 떨어지는 산길인데
낙엽마저 두텁게 쌓여 쉬이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올 초 댕겨간 추읍산 내리막길에 비하면 이것은 양반이라 하며 걷는다
헬기장 부근에서 원적산 방향을 불러본다
내려선 헬기장에서 무갑산을 바라보고
조금은 까탈스런 내림길을 지나서 뒤를 본다
이제부터는 가을의 낙엽이 준 선물을 한아름 받아든다
웃고개에 도착하여
웃고개 이정목
이제는 뒷골산까지 꾸준하게 오르는 등로를 타는데
떨어진 낙엽에서 발산하는 은은한 향이 가슴깊이 파고든다
지나온 무갑산
딋골산
해발 약 489미터 광주의 산답게 의자가 잘 갖춰져 있다
뒷골산을 지나 오르막을 한번 타고서 내려선 지점에서 점심을 들고
다시 치고 오르니 소리봉 삼거리였다
소리봉까지 왕복 1200여미터밖에 안되지만 외면하고 관산을 향해 간다
소리봉 방향
누가 정리했는지 지도가 그만이었다
지도상의 608봉에서 지나온 무갑산을 보고
지도상의 바위에서
가다보면 만나게 될 관산과 삼봉 방향을 보고
왠 뚱딴지 같은 표식이 높이 걸려 있어 살펴보니
서울시교육원에서 걸어둔 표식으로
퇴촌야영교육장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거참 신기해
신갈나무를 한참을 살펴보는데
딴놈이 찾아든게 아니라 우리몸도 상처가 나면 새 살이 돋듯이
이 나무에도 새살이 돋아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아무런 표식도 없이 평범한 575봉을 지나 우측으로 휘어진 내림길을 타고 난뒤
이런 나무가 길을 막는 지점을 지나고
여기 570봉을 내려서면 관산이거 같고
지도상의 통나무 다리가 있는 무갑리 방향 탈출지점
관산 안부를 지난다
부드럼게 오르는 산길을 타고
귀한 바위곁을 지나고
관산이 반긴다
정상석 뒤의 풍경도 여기서는 꽝이었다
오후의 조망 기대도 접어야 했다
이제 삼봉까지 3200여미터
하늘은 인상찡그리지 마라 한다
정상 아랫부분에서 정암 해협을 담아내고
저기도 호젓하니 걷기 좋은 등로인데
좀더 내려가니 암봉이 하나 있어
가까이 불러보니 예봉과 운길산이 잡혔다
예봉이 잡협으니 그 좌측으로 한강을 지나 검단산 지나 고추봉과 용마산이
보이니 그나마 갈증을 조금 풀어준다
매네미고개를 향해 가는 길도 어김없이 두터운 낙엽길이다
단풍철에는 빨간 단풍이 산객을 희롱했을법한 산길에
이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박자를 맞춰준다
지도상의 매내미고개 전경이다
참 착실하게 이정목은 지점마다 설치된게 이 산의 특징이다
대체적으로 광주 산들의 특징인가 보다
매내미고개를 돌아보니
오후의 햇살에 낙엽이 물결처럼 일렁인다
낙엽에서 스며드는 향기가 너무 좋아
이런 날에는 낙엽위에 누워 가을 하늘의 뭉게구름도 봐야 하는데 ... ...
낙엽이 떨어진 뒤에는 나뭇잎에서 향기가 그만임을 오늘에야 알게 되다니
지나온 관산을 돌아보고
지도상의 멋진 노송 쉼터를 만나
그 가지를 안아보니 두팔이 겨우 닿을정도로 굵고 튼실한 소나무였다
걷기 좋은 능선을 신나게 걷다보니
지도상의 475봉에 도착한다
먼저 온 산님이 의자에 앉아 편히 쉬고 있는 475봉에서 인사 나누고
안전줄이 있는 길을 지나
이런 평범한 길을 걸으며 앵자봉과 앵자산을 돌아 보지만
나뭇가지에 가려 형체만 가늠이 가능할 정도엿다
다시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481봉이다
완만히 흐르는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전면의 삼봉 줄기 아래로 흐르는 경안천이 보이고
산행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볼게 없으니 이런것도 찍게 되고
삼봉 오르막길에 바위에서 양자산과 앵자봉은 가려져 있어
가까이 불러본 양자산
그 바위
비단같은 등로다
좌측의 관산과 우측의 무갑산
삼봉 또는 연지봉이라 하는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했다
무갑리 마을회관방향으로 내려서는데
상당한 내리막길이었다
특이하게도 여태 보이지 않았던 노간주나무가 여기저기에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나온 능선의 그림이 좋아 좌측이 삼봉이다
묘 1기를 지나
드디어 산길은 막을 내리게 된다
잎갈나무가 있는 좌측에서 나왔고
좌측에 계곡을 끼고 내려간다
남겨둔 꾸지뽕나무 열매
으름덩굴이 많은게 특징인 무갑리
전봇대뒤가 삼봉
미세먼지가 있었는지 목이 칼칼한 산행이었지만
몸을 가볍게 하고서 오는 겨울을 기다리는 나무들의 지혜와
떨어진 나뭇잎을 밟을적마다 바르락 거리는 화음과 더불어
품어내는 테레핀유의 향기가 너무도 좋았던 하루의 일정이었다
다음날은 친구와 후배들과 함께
북한산 숨은벽 능선 구간에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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