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을 보면 눈이 다 시리다
보면 볼수록 마음마저 상쾌함을 더하니
이런날에는 산에 가면 참 좋겠다는 소망이다
그런 바램속에 주어진 일을 하며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다
산 행 일 : 2017년 6월 11일
진행 경로 : 통안재 - 유치재 - 사치재 - 새맥이재 - 복성이재
산행전날도 눈이 부시도록 하늘은 높았기에
오늘도 그러리라는 상상속에
달리는 차창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들뜬 마음을 누르면서 어서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바랬다
한편으론 아직은 성치 않은 무릎이기에 상태를 진단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무주를 지나면서 보이는 풍경은 달뜬 마음을 억누른다
그래도 저렇게 보이니 시간이 지나면 좀 좋아지겠지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한다
작열하는 태양빛을 받으며 오르는 세멘 포장도로 길섶에는
돌나물 꿀풀 쥐오줌이 피어 있고
주렁주렁 달린 오디가 천천히 가라고 손짓한다
어라
하얀 하고초네
줄기도 꽃색도 다르니 어찌 그냥 지나칠까
주로 이런 꽃인데
진객을 만났었다
좌측으로 더 진행하여 오르면 고남산 방향이고 우측은 매요리 방향인 통안재다
그러고 보니 약 170여 고도를 올라섰는데
일행은 다 사라지고 맨 후미가 되어 종일 걷는 여정이 된다
해발 650미터 되는 통안재를 지나니 소나무 숲이 반긴다
더불어 더위도 싹 사라진다
어라
아직도 있네
산철쭉
지도를 놓고 볼적에도 현장에도도 좌측으로 진행하기 쉬운 알바지점이다
대간은 우측으로 내려서는 등로를 탄다
몇해전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의 장애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순한 길이다
유치재를 지난다
이어지는 등로도 소나무 숲길의 연속이다
지난 일들의 애기속에 수박화채로 목을 축이고
서둘지 않고 걷기로 한다
매요마을로 들어서기 직전의 포장로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는 대간길
유치재로부터 고도는 100여미터 낮아졌다
마을에 도착해 왔던길을 보고
회관도 둘러보고
버스 정류장의 시간표도 담아둔다
홀로 산행시 도움이 될까 싶어 또 찍어 두고
대간은 여기서 바로 좌측 오름 포장로길을 따라 삼거리까지 이어진다
매요 마을에 유명한 막거리 할마니의 뒷그림이 쓸쓸하다
유치 삼거리에 도착해
직진 포장로변 우측 숲으로 이어진다
지리산권 대간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지점이다 (420m)
삼거리 버스 정류장 시간표
포장로를 벗어나면서 등로는 부드럽게 오르는 소나무길
그 좌측으로 휑한 숲을 보며 지나온 여정을 살핀다
얼굴을 스치는 밤꽃의 바람이 참 정겹다
지도상의 618m봉을 내려선다
조금은 음습한 길에 으름덩굴과 산수국이 자리하고
무리지어 자라는 애기나리와 고사리 군무도 스쳐간다
이 묘지를 지나 등로 좌측의 묘지 아래에서 점심을 먹는다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한데 모으니 참으로 푸짐한 성찬이 된다
긴 식사시간을 보내고 가는 등로도 룰루랄라 하는 길이다
좌측숲에서 지나가는 바람도 더 없이 좋다
일순간 우측이 트여 찍어 놓고 보니
방현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로인가 보다
영호남의 인적교류를 목적으로 열였던 88도로
대간길은 이제 이렇게 생태이동로가 생겨 편히 지나게 된다
이동통로에는 어린 소나무 묘목이 많이도 자라고 있었다
이정목앞에는 늘 사람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념 사진을 남긴다
생태이동통로를 지나면서 등로는 가팔라지더니
헬기장(약 600m)에 내려놓는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보여주는 날씨
굽이쳐 흐르는 대간길도 눈에 넣고
가물가물한 천황지맥도 살펴보려하나 장애물의 시샘이 크다
바로 진행하게될 여정도 살피고
능선에 붙으니 편안한 등로는 숲길을 걷다가
지리산 휴게소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하니 연비지맥의 주 능선이다
서리산 또는 상산이라고 하는 오봉산을 지나 팔령재는 통과하여 투구봉 삼봉산을 경유하여 연비지맥은 경호강까지 이어진다
690봉을 지척에 두고 조그만한 전망바위가 있어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다
만행산이라고 칭하는 천황지맥의 지존 천황산을 다시 보고
690봉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내려서니
쥐똥나무의 향도 좋고 딸기꽃은 주렁주렁 피어 있다
오늘의 산행은 고만고만한 잔봉의 연속으로 뚝뚝 떨어지는 내림막길에
소나무 사이로 노루발이 언뜻언뜻 피어 있는중에 매화노루발도 있었다
새맥이재(515m)다
지도상에 도로가 오다 멈추었지만 현장은 이어져 있다
이제는 700고지 상단을 향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다리 근육을 잡아채는 가풀막에서
4명이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다 간다
지도상의 시리봉이 왕복 300미터도 안되지만 가볼 의향들이 없다
정상부 능선에 이르니 다시 유순한 등로 길섶에는
골무꽃이
그리고 애기나리의 군무가 펼쳐져 있어 가는 걸음을 붙잡는다
오늘의 산행중에 가장 고도가 높은 지점에 도착했다
해발 약 780미터다
그 주변에는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암봉이 잇어 조망이란 선물까지 선사한다
940봉은 전북과 경남의 도계를 나누는 연비지맥의 분기봉이다
오늘의 날머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아 보이고
날씨가 좀 아쉽다
내리막길이 부담되는 지라 먼저 천천히 내려서고
일순 바람결따라
은은한 향이 가슴을 파고 들어 주변을 살피니
인동초더라
너무도 고운 향에 한참을 머물다 간다
오늘 걷는 구간의 지역은
신라와 백제와의 영토 다툼이 고려시대에는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친 현장이고
동편재로 유명한 판소리 고장이기도 하고
흥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고장이다
아막성터 주변에는 물을 좋아하는 물풀이 무성하게 자라는게 여기저기
군데군데 산뽕이 새카막게 달려있어
입맛을 다시더라
이제 복성이재까지는 1.2km쯤 남았다
편안한 등로가 안내하는데로 내려서니 포장된 임도가 나타나고
또 도로가 나타나니 가로질러 언덕배기 하나 넘으니
모두가 고생했다고 박수치며 반기더라
오늘의 산행길은 이름있는 봉우리 하나 없이 재만 많은 무덤덤한 장소지만
이 계절에 살방살방 걷기에 좋은 곳이다
아직은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또 느낀 산행이었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걷는 지혜를 배워야 함을 느낀걸로 만족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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