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산방이 해제되자 작년에 이어 불설악을 찾아간다
이번에는 멍에먹골을 방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월따라 마음도 변하여 우선시되던 공룡이 뒤로 밀리고
찾아든 북설악은 사람이 없어 적막하기까지 했다
진행경로 : 창암 - 소간령 - 멍에먹골 - 상봉 - 신선봉 - 화암재 - 멍에먹골 - 창암
박달나무 쉼터를 지나 눈에 익은 계곡을 지나간다
지느러미엉겅퀴
들자마자 연녹색으로 채색하는 숲에
부지런한 거미줄을 감기며 어둡기까지 한 등로는 조용하며
역간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물참대
소간령으로 가는 길은 작은 계류을 여러번 횡단하며
등로는 아주 또렷하고 작은 산새들이 간간히 연주하는 음악에
숲의 생명력이 느껴지며
순하게 오르는 등로에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게 언제부터 있었지
소간령을 약 100여미터 앞두고 있는 샘물이 반갑다
목이 탔나
알싸한 물맛이 시원하다
소간령을 지나고 부터
숲은 한결 밝아졌다
언제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잎갈나무의 시원함
마장터를 지난다
아침빛이 곱게 부서지는데 인적이 없어 보였고
하산시에 보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더라
이곳은 보행은 물론 산악 달리기를 함에도 아주 좋아 보였다
마장터를 지나 첫번째 계류를 횡단하고
- 남진시 멍에먹골의 들머리가 참 궁금했었다
이번에는 그 들머리를 제대로 알고 싶었다
게곡으로부터 조금더 진행하여 우측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계곡건너 바로 들어가니 봉삼이 늘어서 있다
등로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베어진 나무가 갈길을 막았어도
처음이기에 오는 짜릿한 설레임이 아주 좋다
감으로 헤집고 등로에 드니 길은 뚜렸했다
그렇다면 초반이 잘못됐다는 말인데 많이 지나와 그냥 진행한다
계류를 3번건너고서
좌측으로 4번째 계곡을지나 진행했어야 했는데
그걸 놓치고
그나마 뚜렷해 보이는 직진하는 등로를 따른다
어라 이상하다
따오던 이마트 및 전사자 탐사 꼬리표는 어디로 사라지고
따라오던 삐삐선은 이미 계곡방향으로 내려섬을 물끄러미 처다만 본다
본능적으로 길이 틀림을 감지하고 되돌아 서기가 싫다
족적도 없는 숲속에서 좌측 계곡이 멀어지는걸 알고서 지도를 살핀다
그냥 이리로 가도 될거 같았다
함께 가야 할 계곡이 멀어지고 급비탈이다
아직은 장애물이 없고
미지의 길을 가는 흥분된 마음을 다독이며 간다
그러나 잠시 어느정도 고도를 치니 진달래와 철쭉이 억세게 길을 막는다
다행이 땅끝처럼 가시덩굴이 아님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보일락 말락 하던 신선봉이 어느새 뚜렸이 들어온다
까칠은 등로를 헤집고 오르니
세상이 열린다
병풍바위와 마산봉 그리고 향로봉이다
야 이건 어디로 가야 하나
그냥 직진돌파다
꼭 바위를 오르면 조망이 있어
더 뚜렷하게 들어오는 그 산군들
화암재
대간령을 지나 그곳에서 멍에먹골로 들어섰다면
이길을 어찌 접했으랴
길이 아닌곳을 가면 그게 길인걸
짐승길의 흔적도 없는 날등을 고집하며 가지만
간혹 가다 보이는 바위들이 다음에 온다면 길잡이는 되겠지만
그리 권하고 싶은 코스는 아니다
산아래쪽과 달리 여기는 연두색의 향연이다
산방이 풀리면 공룡을 찾아간 이유가
날등의 숲머리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연두색의 물결이 좋았기때문이었다
화사하게 핀 철쭉 연달래
모진 바람을 이기고 버틴 나무가지들의 억셈이 갈길을 붙잡지만
철쭉꽃의 환한 미소에 그냥 가지를 못하겠더라
악전고투라 하기에는 그렇고
조망을 즐기라고 하니 수저를 들고
대간길에 추억을 먹고
매봉산에서 향로봉까지 길게 늘어선 마루금과 멍에먹골 풍경
인제군 북면 용대리 마을 전경 일부
어
안산까지 보이네
숲머리에서 이런 숲바다를 보는 맛은 질리지가 않아
신선봉도 눈에 넣고
상봉은 가려 보이지 않았다
그저 상봉 우측 능선으로 가는것만 짐작하고 진행한다
털진달래
억센 진달래와 철쭉 가지도 사라진 지역으로
쑥쑥 고개를 들기시작하는 단풍취와 민박쥐나물이 꽤 있고
잎이 큰 큰앵초가
여기저기 피었다
백작약
그러고 보니 서북능선의 야생화가 그립다
그곳에도 피었을까
백작약
햇빛을 담고 잇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잘한 수술에 비해 큰 암술 하나다
너덜지대
함박꽃나무는 잎이 돋앗으나 꽃망울은 아직 이르다
변종인가
흰철쭉
가파른 사면을 어느정도 통과했다
요강일까 검정덩굴일까
요강나물로 생각하고 싶다
이제야 살것 같다
편평한 곳에 잔풀이 조금 깔려 있고 여러종의 식물이 군집을 이루고 굵디굵은 나무가 멋지다
여기서 길게 쉬어간다
여러개체가 보이는 삼지구엽초
지난번 산에 이어 자주 만나다니
흔한식물이 아닌데
배를 채우고 그 지역을 벗어나니 다시 어지럽다
그 틈새에도 얼레지는 피어서 낮설은 객을 환영한다
능선에 닿기전에는 등로가 없을거 같더니
군 개통호를 지나면서 사람의 족적이 어지럽더니
이내 사람의 족적이 뚜렷한 능선이다
무명봉을 지나 이런 바위도 지나고
동성 연리목
마타리가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꽃개회나무가 꽃망울을 피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
아주 작은 구슬봉이
요즘 어디가니 흔하지 않는데 자주 마주친다
신선봉
오늘 걷는 구간은 나무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암벽 좌측으로 난 등로를 오르니
조망처가 있다
대청 중청 황철 그리고 조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귀때기청과 가리봉
마산과 향로봉
지나온 무명봉
가야 할 상봉방향
털진달래
상봉의 정상석은 내줬지만
그 정상에서 조망를 즐긴다
대간령도 굽어보고 향로지맥의 마루금 뒤로
흐릿한 형체의 금강산을 상상한다
상봉
공룡의 일부 능선도 보이고 우측에 안산까지 다 구분이 되는 날씨
상봉
북진때는 돌탑이 있어 당당했는데
그게 없다고 이리도 몰골이 휑하다
상봉과 신선봉에서 흘러내린 멍에먹골을 바라보면서 신선봉으로 향한다
멍에먹골과 병풍바위 마산
그리고 매봉산부터 향로봉까지 마루금
여기도 털진달래는 끝물이다
두번째 로프구간
지나온 첫번째에도 추가로 검은 로프가 새로 매어져 있었는데
로프 없었던 이곳에 하나가 생겼다
난장이붓꽃을 기대하였건만
첫 모습에 이제는 삶의 터전이 황폐했음을 알게 되었다
선인대와 학사평저수지
멍에먹골
마산봉 뒤로 향로봉
벌깨덩굴
귀룽나무
그러고 보니 그게 안보였다
연령초와 참회나무가
그렇게 화암재에 도착하고
신발끈을 정리하고 신선봉으로 향한다
메발톱나무
지금쯤 귀때기청에도 준비중이겠지
어라 이렇게 높은 고산에도 두릎이 있네
삼거리에서 좌측길을 경유하여 신선봉을 그리고 우측길로 내려선다
대간령과 신선봉 방향 삼거리에서
박산행 오신 두분을 만났다
이후 하산길에 박산행꾼인 남여 6명을 만난게 전부였다
참으로 산꾼들이 다 서북이나 공룡으로 갔나
바람이 드센지역이라 나무들도 이리저리 비틀거리고
삿갓나물도 얼레지도 키가 작았다
자연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나무들
큰바위지나 우측길로 가는 대간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흘러내린 길은 어떨까
인제의 매봉산 지나 멀리 흐릿한 대암산
대간령과 병풍바위 마산봉 뒤로 칠절봉 동굴봉 향로봉이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는 향로봉 뒤로 대간의 금강산 자락일까
마산봉에서 죽변봉으로 이어지는 저 능선이 멋지다
교통편이 문제인 저 능선을 타보는 기회는 올까
그림같은 풍경에 시간을 잊으려 하나
바람의 시샘이 장난이 아니다
장소를 이동하여
신선봉을 독차지 하며 구경한다
서북능선과 가리능선의 형체까지 보이는 좋은 날씨다
신선봉 정상
그러나 바람이 거세어 마음편히 서 있을 수 없다
상봉을 본다
이렇게 좋은날에 헬기장이 저렇게 썰렁한적이 있었나
신선봉에서도 상봉에서도 홀로 독차지한 북설악이다
내게 들어온 북설악 참 좋아
다시가고 싶은 선인대인데 그냥 멀리서 인사만 건네고
이런날에 선인대에서 마주하고 싶은 울산바위
만나면 이별이 있다
그 이별은 다시 만남을 약속한다
털진달래
연달래
이 녀석들을 담느라 바람과 한참을 고심했다
죽대아재비
노랑제비꽃
드디어 화암재에 다시 도착
멍에먹골을 향해 간다
두루미꽃
초반은 부드럽게 그러 돌길
숲은 오지처럼 나무가 분위기를 살리고
내려갈수록 등로는 오지의 기분을 낸다
게곡에 맞닿고
등로는 희미하게 이어진다
그래도 족적을 찾아 이어가는데
숲이 우거질수록 그 족적인 묘연할거 같았다
단지 힌트는 있어 삐삐선과 간간이 있는 빛바랜 꼬리표다
남은 간식을 먹고
시원한 계곡물에 빠져본다
등로 표식
풍덩한 계곡을 건너니 아침에 알바한 지점을 만난다
여기서 좌측 계곡으로 진행했어야 하나
직진하는 길이 더 눈에 띄어 진행했었다
계곡에 들어서면 바로 조금전에 쉬었던 작은 쌍폭이 있는 지점이다
하나의 꼬리표를 남기고 간다
길의 엇갈림을 확인함에 뿌듯한 마음이다
도중에 독사를 만났다
심심하던 차 잠시 건드니 요게 꼴아보며 대든다
하여 탁 한대 때려주니
폴짝폴짝 2~3번 뛰더니 죽어라 삼십육계를 친다
눈개승마
풀솜대
등로표식
쥐오줌풀
대간령과 멍에먹골 방향(우측길) 삼거리 지나 뒤를 본다
당개지치
오는 도중에도 갈림길을 잠시 탐방하면서 헤찰도 부리고
피나물
소간령
창암계곡에서 다시한번 더 시원한 물에 놀다 간다
창암바위
산행중에 하나의 욕구가 생겼다
전면에 보이는 능선따라 상봉을 지나고 싶다
산에 들면 욕심을 비워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하나 더 채워 오다니
욕심은 그렇게 쉽게 내려놓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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