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산행기

비워둔 욕심! 운장산

열린생각 2015. 2. 8. 22:51

 

 

팔공산에서 흠뻑 취한 조망의 여운이 가득한 상태에서

예정된 선각 덕태산을 현지 사정상  가지 않게 되니

 

 

 

 

 

 

마땅한 설경의 아름다운 산행지를 생각하다가

신년산행 목록에도 들지 않았던 운장산에 들었다

 

 

 

 

선택은 정말 뜻밖에 이루어졌다

 

 

 

 

 

운해가 많고 겨울에는 설화로 유명하다는데

 

 

 

 

정상에 도착하면 상고대 아니면 조망이라도

즐길수 있으려니 하는 기대감이 생겨  뜻밖에 들게 된 산행이 되었다

 

 

 

 

 

 

내처사동에서 시작하여 동봉 서봉을 경유하여 원점회귀산행하는 여정이다  

 

 

 

 

 

주차장에 파킹하고 내를 건너 오름짓 한번 하니

능선에 닿는다

 

 

 

 

다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중에

산벗나무와 단풍나무가 심심찮게 보이고

 

 

 

 

 

조릿대가 있는 구간 오르막에는 안전줄까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주변 산세에 대한 열망은 커져 가는중에

북두봉방향의 줄기가 젤 먼저 반긴다

 

 

 

 

 

내처사동 방향을 보니 흐릿한 날씨다

 

 

 

 

 

 

생각보다 시계가 맑지 않아 조망은 힘들것 같은 예감이지만

일기예보에는 낮부터 맑다 했으니 실망은 금물!

 

 

 

 

 

어느정도 고도가 높아졌는지

키작은 산죽들이 묶은 눈을 뒤집어 쓰고 힘에 겨워 누워있는 모습도 바라보며 지난다

 

 

 

 

 

진행방향 우측의 능선

그 아래가 하산로다  

 

 

 

 

 

초반의 산죽 상태와 확연히 다른 모습

 

 

 

 

 

 

이런

완전 꽝이네

 

 

 

 

 

 

 

그래도 상고대가 희망을 준다

 

 

 

 

 

 

 

그래

너라도 활짝 피어나라

 

 

 

 

 

 

 

북두봉과 이어지는 분기점이다

북두봉 5.0km, 내처사동 2.8km, 운장대0.7km, 칠성대 1.2km라는 이정목이 방향을 안내한다

 

 

 

 

 

 

 

 

동봉을 향해 가면서

아직은 상고대가 덜 발달했다

 

 

 

 

 

포근해 좋지만

바람과 기온이 고순도의 상고대 피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동봉에 도착하니

운장대 1133m라는 작은 표석이 있다

 

조용한 동봉에 서너명이 찾아오니

좁은 장소가 소란스럽다

 

 

 

 

 

동봉에서 바라보는 풍경

쨍한 날씨였다면 얼마나 멋진 그림이 펼쳐질텐데

상고대도 아쉽고

약간의 근접 조망만이라도 보여주면 좋으련만

 

 

 

 

 

 

그런 기대감도 여지없이 무너지게 하는 일기인지라

잠깐 있다가 방을 내주고 지나간다

일기가 좋으면 느긋하게 가는건데 아쉽지만

그래도 가는 도중에 변화를 기대한다   

 

 

 

 

 

 

 

구도가 아쉽다

 

 

 

 

 

동봉을 미련스레 처다보고

 

 

 

 

 

 

너무 일찍 산행을 시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상고대

바람의 자취를 재본다

 

 

 

 

 

 

여태 평범한 길에서

조금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을 내려서게 되고  

 

 

 

 

 

뿌연 공기가 연출하는 멋스러움을 한껏 받고 있는 소묘 한점

 

 

 

 

 

 

 

 

억첫스런 소나무 한점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운장산의 중심점인 운장대 (1126m) 

동봉보다 조금 낮다

 

여기도 조망이 없고

앞이 보이지 않는 온통 하얀세상이다

 

동봉에 비해 사람이 많이 늘었지만

에상보다 작은 수다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시끄럽기도 해 자리를 뜬다

 

 

 

 

 

운장대를 밀쳐내는 길은 좋고

등로 주변에 자라는 나목에 하얀꽃이 피고 있다

 

 

 

 

 

 

 

설화가 피었는데

작년 치악산의 설경이 눈앞에 삼삼해

성에 차지 않는다

 

도중에 무거운 박짐을 지고 연이어 지나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가벼운 내 모습을 생각한다

 

 

 

 

 

 

 

어라

어느 순간에 하얀색이 밀려나고

또다른 하얀색이 들어온다

 

 

 

 

 

 

우와

장관인데

 

 

 

 

 

 

 

그래 바람아 불어다오

눈꺼풀에 쌓인 먼지 좀 씻어내 주렴

 

 

 

 

 

 

어두운 동굴속에서

막 빠져 나오는 듯한 환한 모습에

일순 감동이 밀려 온다

 

 

 

 

 

 

그러나 그건 잠시 꿈꾼 광경이었을까

 

다시 하얀세상이지만

발밑에만 밝여주는 빛이다

 

 

 

 

 

 

그러다 다시 근접거리의 시계만 열렸다 닫였다

반복한다

 

 

 

 

 

 

감질맛 나는 풍경이지만

 

 

 

 

 

 

내게는 어찌할 힘이 없다

 

 

 

 

 

 

이거라도 달게 받아야지

 

 

 

 

 

계단을 타면서

 

 

 

 

 

 

바람이 지나칠적마다

산사면에 나타나는 찰라의 순간들을 아쉽게 처다보고

 

 

 

 

 

 

볼품없는 없는 그림이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대상물을 부지런히 쫓아가본다

 

 

 

 

 

 

아직은 사람도 많지 않아 사진찍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아

 

 

 

 

 

 

 

서봉인 칠성대 정상석이

외롭게 있다

 

 

 

 

 

 

 

서봉이라 부르는 칠성대(1120m)다

 

그 정상에는 예상보다 바람이 찬게

막힘이 없는 공간임을 말한다

 

 

 

 

 

 

정상에서 찬바람 맞으며 기다리니

조망대신에  산님들이 오는지 부쩍부쩍 늘어간다

 

 

 

 

 

 

 

오늘의 마지막 조망처인데

이를 어쩌나

 

바람이 지나가지만

 

 

 

 

 

 

기대한 조망은 점점 멀어져 가는지

더 답답한

모습만 보여준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을 배회하고

 

 

 

 

쓰잘데기 없는 사진도 또 찍어대고

 

 

 

 

 

 

그러다 등로에서 비켜선 한가진 곳이 있어

때 이른 식사를 한다

 

 

 

 

 

 

식사중에 사람들이 몰려 드는지 소란스럽더니

이내 서봉 주변의 너른 공터가 꽉 찬다

 

 

 

 

 

식사를 마치니 상황이 호전된듯한 분위기에

다시 희망을 갖고서 주변을 알짱 거린다

 

 

 

 

 

 

칠성대 정상에서 금남정맥방향을 주시하고

 

 

 

 

 

 

 

 

 

 

 

다른방향보다는 좋기에 자주 보지만

줄듯 말듯... .. 

같은 그림만 계속 보라한다

 

 

 

 

 

사람들이 몰려드니

오성대로 이동해 기다린다

 

 

 

 

 

 

운장대와 동봉이 보인다

그래

조그만 더 기다려 보자

 

 

 

 

 

 

칠성대인 서봉 풍경

 

 

 

 

 

조그만 더 보여주면 좋으련만

 

 

 

 

 

이러지 말고 왔던 길을 백하여 가다가면

쨍한 그림을 볼것 같은데...  .. 

 

 

 

 

 

비워둔 오성대에 어느 산님이 왔다

 

이제보니 약수님 말대로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네

그때는 몰랐다... ㅎㅎ 

 

 

 

 

 

 

운장대로 가는 풍경이다

여기서 두눈 딱 감고 계속 진행했어야 하는건데

 

 

 

 

 

 

왔던 길 다시 물리려 하니

 

 

 

 

 

싫은 구석도 있고

정말 하늘이 열려줄까 하는 의문이 들어온다   

 

 

 

 

 

결국

가고자 하는 욕구보다

마음 한켠에 들어선 불신이 강하니

 

 

 

 

 

 

오늘은 이정도에서 마감을 하기로 한다

팔공산에서 봤으면 됐지

뭘 더 바래

 

고생하지 말고  

욕심을 버리자고 한다

 

 

 

 

 

이제는 그 많던 산님들도 다 동봉으로 갔는지 조금은 휑한 서봉을

내려서려는데

어찌나 마음이 걸리는지

 

 

 

 

 

쭈욱 내려서는 비탈을 타다가

뒤를 보지 말자 했는데

결국에 뒤를 보고 말았다

다행인건 오르페우스와 에우르디케의 사랑이 아니라 그런지

아무런 일은 없었다

 

 

 

 

 

가파른 등로를 내려서다

내처사동과 피암목재 분기점인 활목재 삼거리를 지나면서

등로는 유순하게 쭈욱 쭉 내려선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눈길의 내리막길

타기 참 좋았다

 

 

 

 

그러나 머리위로 빛나는 하늘은

왜 운장대로 가지 않고 내려섰니

하고 질책한다

 

 

 

 

 

 

 

어이구

다시 올라가기도 그렇고

속이 쓰리지만

한 순간의 선택이 이런 일을 벌렸다

 

 

 

 

 

계곡에 물이 있어

목도 축이고

마음을 정화 시키며

 

 

 

 

 

잠시 쉬었다 간다

 

 

 

 

 

 

워메~~

 

 

 

 

 

하늘은 어쩌자고

 

 

 

 

 

 

 

저리도 퍼렇당가

 

 

 

 

 

 

 

지나온 산정을 보니

쪼매

위안은 된다

 

 

 

 

그래

사는게 뭐 별거 있다냐

 

 

 

 

 

운칠기삼이라 했는데  

기다리며 살 줄도 알아야지  

 

 

 

 

 

 

주차장으로 다시 들어서니 

아주 멋들어진 소나무가

마음을 달래준다

 

 

 

 

 

양의 해

을미년

신년산행은 아주 짧게 짧게 시작했다

욕심을 버리라는 자연의 메세지일까

스스로 자위하며

사전에 없었던 너무도 이른 귀로에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