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면 단풍의 계절이다
온 산이 여기저기서 울긋불긋하니 불탄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시작된 축제는
오늘 석병산구간에도 만산홍엽일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산 행 일 : 2014년 10월 12일
진행 경로 : 삽당령 4.6km(10시03분) - 두리봉 1.6km(11시25분) - 석병산 2.5km (12시08분~40분) - 고병이재 4.5km(13시33분)
생계령 5.0km(15시42분) - 백봉령 (17시19분)
진행 거리 : 18.2km (누계 : 199.4km) 대간거리 : 18.2km (누계:149.7km) 접속거리 : 없음(49.7km)
산행 특징 : 전형적인 육산으로 정선군과 강릉시의 군계를 걷게 됨
석병산 이후로 동쪽으로 급사면을 서쪽으로 완만한 지형 형성
생계령 이후로 지형이 함몰된 형상도 있음
대간의 어엿한 산줄기인 자병산의 현 실체를 확인함
대간꾼만이 찾는 오지의 산길로 단풍과 야생화가 풍족한 구간임
조망은 대체적으로 석병산에서만 가능하며 그 이외에는 숲속길임
9구간을 대관령에서 마쳤기에 대관령 닭목재 구간이 정상적인 진행방향이지만
갈수록 해는 짧아지는 자연에 순응하고자 짧고 쉬운 코스는 남겨두고 널뛰기를 하여
이곳 삽당령에서 10구간을 시작한다
굳어진 몸을 스트레칭으로 이완한 후 산신각과 포장마차 같은 주막을 휑하니 둘러보고
남진길에 들어선다
삽당령 오르는 꼬부랑 길에 단풍이 불타는 현장을 목격했고
이렇게 하늘빛도 좋아 조망과 자주쓴풀을 원없이 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숲에 들자마자 숲의 분위기는 썰렁
낙엽이 다 되어 떨어졌다
3년전 9일날 이맘때는 아름다운 단풍에 매료되었는데 어이가 없다
그래도 가면 있겠지~~
초반의 된비알
토양의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한 통나무가 행보에 장애물이 된 지점이다
가파른 지점을 오르니 생강나무를 필두로 노란단풍들이 반긴다
이제부터 등로는 아주 부드럽고 유순해진다
생강나무 참나무 단풍 그리고 단풍나무는?
3일간의 차이가 단풍나무의 단풍은 다 떨구었다
그래도 변치 않은 산죽은 싱싱하니 그대로다
메스컴은 단풍이 좋다고 하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
설악도 예전만 못하다는 지인들 말을 종합해 보면
잎이 많이 말라버렸고
멀리서 보면 괜찮으나 가까이서 보면 볼게 없다
여기서도 단풍나무의 잎은 떨어졌지만 남은것은 죄다 말라 버렸다
그나마 좋은 것은 생강과 개옻나무정도다
숲이 제법 밝아졌다
진행중에 두리봉 정상이 보이고
삽당령에서 두리봉까지 고도차 370여미터 거리는 4.6km다
중간인데 1시간 이십여분이 걸렸다
그만큼 걷기에 좋은 산임을 증명한다
너와 나 따로따로보다 두리 함께 걷자는 두리봉인가
실제로 이 코스는 혼자보다 두리 걷기에 좋은 산행지다
이름은 산세의 지형이 두리뭉실하다해서 두리봉이라 한다
맛깔스런 미각을 돋우었던 님의 배려로 모두가 즐겁게 한 두리봉에서
석병산을 향해 내려선다
석병산을 향하는 여정은
3번의 내리막을 지나야 석병산에 도착하게 된다
예전처럼 황량한 모습을 보이는 지점도 지나고
백두대간수목원이라는 안내표지도 보고 간다
이번구간에서 가장 기대를 한 자주쓴풀보다 먼저 감국이 먼저 반긴다
가을 국화향이 스민다
지나온 두리봉
정말로 두리뭉실하니 넉넉하게 생겼다
석병산을 향하는 3번째 오르막길에 기대한 자주쓴풀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 꽃은 이제 개화중이었다
석병산을 이 지방 사람들은 일월봉이라고도 하는바
나뭇잎 사이로 일월문이 보인다
이 먼거리에 저 구멍 사이로 떠 오른 달을 볼수만 있다면 그 깊은 느낌은 어떨까 상상해본다
그 기분이 얼마나 좋으면 일월봉이라고까지 했을까
석병산이다
석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선두팀은 정상인데
가는 걸음이 가볍지가 않다
아니 마음이 괜스레 편치 않으니 보이는 풍경도 심드렁했다
대간 삼거리에서 좌측인 석병산은 지척에 있다
삼각점과 정상석이 따로 있으니
두리봉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싶기도 해
지나온 두리봉과 좌측에 노추산 그리고 전면 낮은지점의 조봉
사진 중앙의 발왕산이 보인다
골폭산은 두리봉 좌측편 멀리 낮게 보인다
정상석이 있는 석병산 가는 길에
석병산이다
이번 구간의 지존으로 조망이 일품이고 귀한 야생화들이 철따라 쉬임없이 피고 지는 산이다
이 지방 사람들은 일월봉이라고 부른다
만덕봉을 중심으로 좌측에 칠성대를 우측에 망덕봉 망기봉을 보며
단풍으로 채색하는 산을 굽어본다
두리봉에서 만덕봉으로 이어지는 선목치를 본다
정상을 내려서서 상황지미골방향으로 가는중에 뜻하지 않았던 솔체꽃을 만났다
고산의 가을이 저물어 가는데도 피었다니
아무래도 북서쪽의 찬 기운을 피한 영향이 기분좋은 만남으로 이어준다
전면에 만덕봉에서 이어진 783.3봉 뒤로
망기봉에서 덕우리재로 이어지는 피래산으로 내게는 오지의 산이다
두리봉 바로 뒤에 골폭산(고루포기산) 그 좌측으로 발왕산 그 우측으로 능경봉이다
우측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황병산까지 조망이다
일월문을 통해 보이는 일자바위
노추산과 발왕산 그 사이에 조고봉
다시 일월문으로 돌아와 담아 본 일월문
그 문새로 달 대신에 일자바위를 찍어본다
석병산의 구절초
이렇게 석병산에서 30분을 넘게 놀다가 대간길로 접어든다
후미팀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첫번째 헬기장을 지난다
70년대 같으면 금이야 옥이야 돌봤을 헬기장인데 지금은 잡풀만 무성하다
석병산을 뒤로 밀어낼수록 조망과는 멀어지는 숲길이다
걷기에 그만인 이곳에
백두대간수목원이라는 이정목이 눈길을 머물게 한다
계속되는 내려서는 등로에 다시 또 산죽구간이다
걷기 좋은 숲길도 짧은 오름길인 908봉이다
석병산에서 25분만에 도착하는 908봉은 특색이 없었다
잡초만 무성한 폐 헬기장 언저리에
고병이재가 10분이면 도착한다고 한다
북진하면 석병산이 1시간이 더 걸린다고 - 아무리 오르막이라지만 좀 심한거 같다
용담
잡풀 사이에 이쁘게도 자랐다
908봉 내려서는 지점 가까이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자병산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고병이재로 내려서는 등로에서 뒤를 보니 석병산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숲이다
드디어 자주쓴풀의 귀티나는 자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물빠짐이 좋은 사면에 자라고 있었다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 하기에는 턱없이 좁아 보이는 골골한 터다
만기봉과 망덕봉이 있는 강릉시 산줄기들
고병이재에 도착했다 (13시33분)
석병산에서 5여분 거리에 있었다
여기서 이정목 뒤로 가면 옥계면의 성황뎅이로 탈출이 가능한 지점이다
보통 석병산을 명산 산행 하시는 분들의 중요한 거점이다
순한 등로를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앞이 열린곳에 자병산의 윤곽이 또렷하게 보인다
습이 축축한 순한 등로에서 아니 이게 뭐야
봄철도 아닌데 계절을 착각한 제비꽃이 피어있다
감국과 여러차례 씨름을 한 후
서서히 고도를 올리는 지점을 통과하니
삼각점이 있는 900고지이다
특별난 조망도 없고 여기서도
좀더 진해하여도 자병산의 같은 모습만이 반복한다
여기서 가야 할 대간의 마루금을 잠시 훓어본다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는 글이다
"남한의 6개도와 32개시.군에 걸쳐 있으며
다양한 기후대와 1326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다" .... 이하 중략
하늘빛이 좋으거 같지만 현장에서는 실감하지 못했고
투구꽃이 다 졌나 했는데...
3마리의 꿀벌이 먹이사냥에 열중이다
오늘은 아무래도 자주쓴풀과 감국이 대세다
이 꽃을 마지막으로 올 대간길의 야생화는 마지막임을 알기에
더더욱 애착이 간다
저 봉이 931봉인가
그때에 흰투구와 단풍이 정말 좋았는데 ...
또 있을까
오르는중에 한개체- 흔들렸다
어쩌면 았을지도 몰라
어휴
이런 썰렁하구만
단풍의 에이스 복자기나무
오른은 죄다 노란단풍일색이다
지나는중에 전면에 눈에 띄는 능선이 있다
다음에 가야 할 고적대와 그리고 청옥산이다 고적대 우측으로 중봉산으로 보이고
노란점인 고적대 좌측앞으로 갈미봉과 그 좌측 뒤에 머리를 들고 있는 산이 두타산으로 추정한다
아파트 주변에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화살나무
빠알간 단풍이 이쁜데 검은 반점이 생겼다
전면 좌측부터 덕우산 노추산 조고봉
그리고 흐릿한 뒷 라인 좌측에는 가리왕산으로 추정되며 우측은 발왕산이다
전면의 매봉산 대화실산 뒤 좌우로 조고봉과 발왕산
사달산 노추산 아리랑산
얼마나 바람을 탔길래 ...
다음구간부터 마루금은 늦가을 아니면 초 겨울분위기가 물씬 풍길거 같다
대간길인 922봉은 좌측으로 서너발짝 오르는 길이며
흐릿하지만 제법 흔적이 있는 편안해 보이는 우측길은 민둥산 가는 등로이니 조심해야 할 지점이다 - 이길도 대간길로도 연결됨
이제 922봉에 도착해(14시32분) 오늘의 마지막 조망을 즐긴다
지나온 두리봉과 석병산 만덕봉이 도드라져 보인다
녹색의 향연도 좋고 이렇게 만산홍엽을 이루는 산도 좋다
볼수록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북동쪽인 강릉방향
가까이 불러본 석병산(1055)과 만덕봉(1033)
석병산 만덕봉 만기봉 망덕봉
망덕봉(781) 망기봉(755) 피래산(754)
중앙의 무명봉인 783.3봉 등을 가까이 불러본다
흠뻑 조망을 선사한 922봉을 내려선다
생계령으로 이어가는 922봉 내림길에는 참취꽃
자주쓴풀
구절초 등
어여쁜 야생화가 있지만
등로는 미끄러웠다
북진시는 다리힘깨나 들겠다
일행 모두가 다 지나간 뒤의 쓸쓸함이 남아 있는 이런 등로도 지나고
그래도 떨어지는 참나무 단풍이 아직까지는 고혹적이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한순간에 다 지나가는거 같다
이번구간에 들면서 여기 지점의 소나무를 멋지게 찍고 싶었지만
너무 어두운 숲이라
이리저리 찍어봐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신에 실한 솔체꽃만 담아간다
기운생동하는 소나무
15시25분에 서대굴에 대한 설명판을 읽고
꽃이 붙잡는 생계령 가는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는지 길게 느껴진다
사계절중 가장 짧게 느껴지는 가을
그 가을색을 대변하는 단풍은 부지불식간에 지나간다
자주쓴풀
이꽃을 보고나면 대간의 꽃도 끝이다
절궃대
자주쓴풀
이쪽은 3년전보다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생계령으로 내려서기 직전에
진행 하게 될 능선을 본다
생계령 (15시42분)
오래전 과거에는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고개지만
지금은 이렇게 대가군만이 지나가는 터로 변햇다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와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를 이어주는 고개길이며 해발 640여미터다
고병이재에서 2시간 10여분 소요. 시간 많이 허비했다
약 40여분을 꺼먹었으니 채워야 하는데 ....
이정목은 백봉령까지 5.4km라고 안내한다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이 살겟다고 자연을 헤손하는 형국이니
참 아이러니 하다
산비장이
생계령에서 백봉령 가는 길은 서너개의 봉우리를 지나치는 여정이다
참배암차즈기
너무도 뜻밖에 만났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인연이 없는지 잘 찍어지지 않는다
도중에 머리를 처들고 길을 막고 있는 독사를 보고 앞서간 여성분이 기겁을 하고
다리 힘이 풀렸는데
비암은 역시 징그럽다
먼저 762고지 산을 넘어가는 지점에 숨이 차고
이장해간 묘지터를 지나고
비암에 놀란 분은 다리힘이 풀려 힘들어 하는지
계속 거리차가 발생한다
마음 같아선 한달음에 달려 가고 싶은 등로다
함몰지가 나타난다
일명 카스트르지형이라고
석회암이 빗물을 만나 화학적 풍화작용을 일으켜 멀쩡한 산이 푹 꺼진 지형형상이다
갈수록 그런 지형은 많이 더 움푹 꺼진 형상을 목격하게 된다
모처럼 만난 빠알간 단풍
임도를 만나고
카르스트지형 안내문
이 안내판 주변으로 가장 심하게 지형이 함몰되어 있다
백봉령 가는길에 마지막 오름길이다
여기를 오르면 좋은 길만 기다린다
철탑이 있는 구간도 지나고
도중에 자병산 방향으로 연결되는 지점에서 우틀하고 다시 사진상 지점에서 좌틀하여 내려간다
그길부터 자작나무가 보이고 짤려나간 자병산의 실체도 목격한다
우측의 산보다 높았던 산이었는데 저렇게 볼품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개발의 현장에서 콘리트 주 원료로 사용되었고 쓰여지고 있는 한라시멘트 생산지다
마지막 투구꽃
3년전보다 오육십미터 이상은 깍인거 같다
3년전에 지나친 등봉도 보지 못하고 공장으로 출입하는 길을 만나
새로운 대간길로 접어든다
원래는 좌측으로 더 진행하여 봉을 오르는건데...
대간길 방향으로는 가지 말라고 줄을 치고 넓게 길을 조성했다
폭파로 부터 위험을 제거하고 대간꾼이 자주로 이의를 재기하는 문제도 피하는 묘수를 두었다
진행방향 좌측길이 대간길이다
그러고 보니 두번에 걸쳐 등로가 바뀌었다
새로운 길은 잘 빠진 소나무의 기상을 받지만 우측에서 들려오는 차량 소리가 흠이었다
생계령에서 백봉령까지 5km를 1시간 40여분만에 지나왓다
이정목은 5.4km라 하였으나 나의 계산으로는 5km의 거리로 여겨졌다
최후미 기준으로 예상한 시간보다 약 16분정도 늦었으면 선방한 산행이지 않나 싶다
예상했던 단풍의 순도는 떨어졌고 자주쓴풀의 개체수가 줄고 흰투구꽃의 흔적을 보지 못한점이 아쉬웠지만
개체수가 만이 늘어난 감국이 반가웟고 솔체와 참배암차즈기 제비꽃이 핀 모습이 경이로웟던 산행이었다
산에 드는게 목적이 다 다르겠지만 그때그때 보여주는 자연과 교감하며 산행을 하고 싶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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