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진 늦 가을의 산하는 늘 스산함이 묻어난다
이럴때는 싱싱한 회가 생각난다
그래서 들게 된 산행지가 내변산이었다
일찌기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혔으며 봉래구곡 직소폭포 등 빼어난 절경이 산재한 변산은
소나무는 강도가 강해 궁궐 건축과 선박용재로 사용 되었으며 향이 좋은 변란과 품질이 좋은 꿀과 더불어 삼변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이른 봄의 꽃소식을 누구보다 빨리 전해주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으로 유명해진 변산
과거에는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으로도 불리웠던 내변산에 들게 되는데
설레임에 앞서 온도는 올랐지만 중국발 황사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당일에는 비 예보가 있어 신경이 쓰였다
산 행 일 : 2013년 11월 24일
진행 경로 : 남여치(10시37분) - 월명암(11시28분) - 자연보호헌장탑(12시57분) - 직소폭포(오후1시17분) - 재백이고개(1시38분)
- 관음봉 삼거리(2시18분) - 관음봉(2시47분) - 안부하산지점(3시06분) - 내소사매표소(3시55분)
진행 거리 : 약 11 km
산행 특징 : 유일한 반도국립공원으로 지질이 일반 산과 다름
봉긋봉긋 솟은 수많은 봉우리와 켜켜이 둘러처진 산등성이를 이룬 산이다
전체적으로 육산 등로인데도 거리대비 시간 소요 많았다
궂은 예보에도 불구하고 (1명의 결원) 많은 산행인이 동참하였다
내소사에서 시작하면 입장료(단체2500원/인당)가 부담이 되어 남여치가 들머리가 되는 산행이다
한달전 내변산 어느 코스를 탈지 회원들에게 물으니 예상외로 변산의 일반적인 코스를 원했다
많게는 올해 3번까지 방문한 회원도 있지만 대부분 초행이라고 한다
관음봉 삼거리까지 8.2km 세봉을 경유하여 내소사 입구까지는 4km를 더하니 12.2km이다
사전에 공원측에 물으니 11.5km라고 했는데 약간의 실수가 있었나 보다
걸음이 빠른 이는 북남으로 종주하는 거리를 예정했던 5시간 이전에 도착했지만
후미는 단축코스를 진행하고도 20여분을 초과하게 되었다
기온이 많이 떨어진 관계로 산우들의 복장은 겨울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초반부터 치고 오르는 등로에 예보와 달리 바람이 잠잠하니 다들 외투를 벗게 된다
어느 정도 오르니 진행 방향 좌측에 부안호가 보이고 사진 맨 우측에 흐릿하니 쇠뿔바위봉이
그리고 변산의 최고봉인 의상봉이 우측편에 나타났다
부안호는 진안의 용담댐에 비해 아주 작지만 기능은 비슷한 다목적댐이다
공사비가 600억 저수량은 5000만톤 고창군과 부안군민의 생명수이다
새만금방조제로 조성된 토지가 개발되면 좋은 생명수의 공급처가 될것 같다
전면에 쌍선봉이 보인다
연중 출입금지구간이다
저 봉에 오르면 부안호가 잘 보이고 여러 산그림을 훤하게 볼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예상되로 변산의 숲속은 황량했다
녹음방초 무성했던나무의 잎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몸을 가볍게 하는데 비해
우리는 두터워지는 옷으로 갈아 입는다
떨어져서 새로운 생명의 밑거름이 되는 나뭇잎
자연의 순리되로만 이루어진다면....
"살아있는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그래 오늘도 난 걸어간다
스산한 계절에 녹색의 싱그러움을 뽐내는 조릿대가 각별하게 느껴진다
이제 눈속에 파뭍여 겨우 잎만 내밀던 겨울 조릿대가 생각난다
쌍선봉삼거리
이정목이 웃겨
오르지 말라고 해놓고 삼거리래
낙조대 망포대로 이어지던 등로도 이렇게 막아놓고
자연은 보호할 가치가 있기에 동참하고
부드럽게 내려서는 등로를 따르면서 우측의 지붕선이 보이는 월명암을 바라본다
월명암 주변에는 노랗게 익은 감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텃밭에는 야채가 싱싱했다
계단에 오르니 암자라 하기에는 너무 커 절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듯 해
먼저 조망을 즐기고
전면의 파란점부터 깃대봉(257) 사두봉(338) 우측의 천종산(286)
뒷라인의 빨간점 의상봉(509)과 바위로 이루어진 쇠뿔바위봉( ) 그 우측으론 우금산(329) 삼예봉(355) 맨우측의 옥녀봉(433)이 너울댄다
내변산의 산이름은 확신할 수는 없기에 고수님들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틀림을 각오하면서 용기를 내어봤다
후일 바로 잡을때 도움이 될까 싶기에
변산의 최고봉인 의상봉과 쇠뿔바위봉을 가까이 불러본 후
월명암을 본다
월명암
대한불교조계종의 선운사 말사이지만
대둔산의 태고사 장성 백암산의 운문암과 더불어 호남의 3대 영지(靈地)이다
능가산 법왕봉 아래에 위치한 1300년된 암자다
지금은 몇차례 중수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형이 아름다운 베롱나무 그리고 좌우에 모과나무가 한그루씩 자라고 그 열매는 작지만 노랗게 익어 윤기가 발하고 있었다
사람을 보고 반기는 개도 재미있고
철이 지났는데도 꽃을 피워 월명암의 새 기운이 느껴진다
낙조로 유명한 낙조대와 일출로 유명한 월명암
일출시의 장엄한 그림을 상상도 해본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낙조와 일출을 경험하고 싶다
월명암을 창건한 부설거사 일가족이 도를 성취했고 그 뒤로도 많은 스님들이 도를 깨우쳐
전국에 제일가는 수도도량이 되었다는 월명암
여러분도 도를 깨우치길 바랍니다
도심은 늦가을이지만 산사는 겨울이다
창문 아래 벽화가 신선해 보기에 좋다
"걸림없이 살 줄 알라"는 좋은 말씀을 읽고
월명암을 뒤로 하는 등로는 아쉬움속에 아주 좋았다
좌측으로는 쌍성봉과 의상봉이 보이더니
이제는 관음봉까지 나타난다
내려서는 등로에 풍경이 그만이다
세봉 삼거리와 관음봉(424)
날씨만 더 좋았다면 아주 좋았을텐데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느끼는 마음은 같으리라
따님 결혼을 앞두고 바른손이 다쳤지만 산행에 참여하신 형님
부산에 일이 있어 행사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축하합니다
대간중에도 지금도 태릉에서 부천까지 쉬임없이 산행에 참여해주신 분이다
변산의 암질은 참 특이했다
선캄브리아시대 5억7000만년전에 생성했다는 화강암과 편마암 그리고 퇴적층 등이 어우러졌다는 변산
비전문가인지라 이 암질은 구별하지 못해도 참 신기했다
이봉이 선인봉인지 아니면 이봉 아래에 있는 봉이 선인봉인지 뚜렷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이 봉을 장군봉이라고도 했다
지형도를 펼치고 살피면 선인봉은 좀더 아래에 위치해 보였다
참 특이해
주왕산도 그렇지만
이 산은 이런 계절보다 신록이 우거지는 계절이나 만산홍엽으로 채색할때에
들어오는게 제격일것 같다
조망을 즐기고 좌측으로 내려서는 목책계단을 따른다
(돌라본 광경)
이후 등산로 좌측에 바위가 보여 들여다 본다
참 알듯 모를듯한 산군들이다
밥때가 되어 바람도 들지 않은 곳 등로 우측의 적당한 장소에서 단체로 40여분에 걸쳐 식사를 한다 (사진 천아님)
김장을 한 뒤인지라 여러가지의 찬들이 입을 즐겁게 했다
오늘 산행의 최고령이신분은 어디까지 가신건지 도통 보이지 않고
하산 후 식당에서 물으니 간단한 행동식으로 먹고 설명했던 코스로 제일 먼저 산행을 마쳤다고 한다
변산이 처음이었는데 너무 좋았다면서 웃으셨다
조그마한 산이 국립공원이 될 때는 다 내력이 숨어 있다
직소호가 보이고
관음봉은 산 그림 따라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고
드디어 자연보호헌장 삼거리에 도착햇다
좌측은 내변산 매표소 입구 우측은 내소사 방향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말이 필요없는 자연보호헌장 첫머리다
변산에는 미선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그리고 사진상의 호랑가시나무 등의 보호종이 있다
그리고 법의 보호를 받는 천연기념물과 달리 특정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야생동식물을 깃대종이라 하며
변산의 깃대종으로 부안종개와 변산바람꽃이 있다
절정기 단풍의 잔치는 끝난 뒤
이제는 쓸쓸함이 감도는 숲이다
직소보를 향하여
부안댐이 만들어지기전에 부안군민의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를 만들었던 직소보의 전망대에서 인공호수를 본다
봉래구곡에 속하는 물길이다
가뭄이 역력해 보이는 호수
그 너머로 관음봉이
하트모양의 직소보 전망대에는 사람이 봄빈다
봉래구곡인 호수 주변길은 아주 좋아
어느 둘레길 같아
봄 여름철에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산책로로 보인다
진행 방향 좌측에 선녀탕이 있다 하길래 가 본다
역시 가뭄으로 자태를 잃었다
좀금 더 진행 하여 만나게 되는 직소폭포도 마찬가지
높이 20m는 될것 같은데 물이 없는 폭포는 생명을 잃은거 같다
폭포 아래에 있는게 분옥담인가
수정 같이 맑은 물이 흘러 넘쳐야 할 분옥담도 물이 마르니 ....
그저 늦가을은 마냥 삭막하다
직소폭포 방향
출처 : 천아님 사진
등로 가까이에 있어 수량이 풍부할때에는 참 장관이겠다 싶어
내변산의 비경을 품은 직소폭포도 천운이 없으면 이렇다
이제부터 신나게 걷는 등로가 다시 시작된다
마주 오는 아줌씨가 한마디 한다
'훈련 나온 군인처럼 씩씩해 보여 좋다나'
이렇게 걷는게 참 좋다
편안했던 등로가 가파라지는것을 암시하는 목책교
그 목책교에서 봉래구곡의 시발점인 대소골로 연결되는 계곡을 본 후 재백이재를 향한 힘찬 오름짓을 한다
재백이재(해발160M)
진행방향으로 직진하는 편안한 넓은 등로는 원암통제소(1.2km)이며 내소사 방향은 좌측으로 오르게 된다
재백이재에서 중간그룹을 기다리면서 쉼을 하면서 주변을 살핀다
서해 갯벌은 세계 3대 갯벌의 하나이다
그 중심에 한곳인 곰소만의 갯벌 너머로 고창의 소요산과 경수산을 본다
원 계획은 청색 점선 코스였다
그러나 그건 욕심이었고 청색 실선이 진행 방향이 되는데
목책교에서부터 관음봉까지 오르는 길에서 생각보다 속도가 늦어져
재백이재를 지나 우측의 조망처에서 진행방향을 본다
재백이제까지 함께 했던 일행들이 멀리 사라져 가고 잇다
좌측의 운호저수지에서 좌측 320봉을 거쳐 삼신산을 지나 바랑재에서 망포대나 신선봉으로 가게 되는 코스를 그려본다
바위면이 까칠해 보기보다 위험하지 않다
그렇다고 앞서 가니 무턱대고 따라오는 처자도 보통은 아니다
예보대로 바람이 거세지고 빗방울이 날리기 시작한다
어여 관음봉으로 가야 하는데 마음뿐이다
저기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물 쓰듯이 시간은 가고
그러는 와중에도 시간을 허비할 수 없기에
좌측의 쌍선봉 맨 우측의 선인봉 그 중앙의 선인봉으로 이어지는 장군봉(선인봉) 줄기를 탐한다
그리고 맨뒤 우측의 기산봉
앞서가는 일행도 있지만 아직도 저기에 있는 동료도 있어
관음봉 삼거리 목전에서 일행 1분이 오기를 기다려
뒤에 오는 사람은 모두 내소사로 하산을 유도하도록 조치를 한 후
관음봉을 향해 뛰는데 두분이 가겠다고 무전이 날아들고 하여...
관음봉 삼거리에서 관음봉 세봉을 거쳐 매표소까지 빠른걸음으로 1시간 30분은 소요 예상한다
정상적인 길을 버리고 비경을 보기 위해 관음봉 전위봉을 탄다
바빠도 단풍이 남은 조망을 빼먹을 수는 없지
앞서간 그림자도 없는데 좋은길을 포기하니 더 호흡이 가빠진다
그래 이맛이야
이걸 보려고 왔는데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쟎아
내소사와 당초 계획했던 진행 코스도 살펴본다
다시 한번 더 관음봉을 본 후 내려서니 일행들이 이곳을 내려서고 있다
더러는 정상 등로를 가는 일행도 보이고
안부를 지나면서 내려선 관음봉 전위봉 남쪽 사면을 본다
멋진 소나무 뒤로 세봉 아래에 위치한 청련암
잠시 조망을 즐기며
변산은 참 이상하다
지형도를 봐도 복잡하고 현장에서 산을 봐도 산 그리메가 뚜렷이 잡히질 않으니
이거야 원~~
이제 후미도 관음봉 삼거리를 지나내소사로 향하고 있다
내소사로 편히 가는 길을 살핀다
중국발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 변산에 오니
그림같은 곰소만 전경도 흐릿하다
보고도 또 보게 되는 변산의 산
신선봉(486)과 망포대(492) 그리고 가운데의 삼신산 (486) ** 도움 파워님
망포대에서 화면 좌측으로 발달한 줄기는 망포대와 재백이재로 연결되는 능선이다
세봉과 세봉 삼거리
국내 유일의 반도국립공원인 변산
1988년 6월에 월출산(20호)과 더불어 19호로 지정된 산으로 산과 계곡 바다를 함께 아우르는 관광지이다
해안의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외변산이라하고
내변산은 산의 경치가 아름다운 남서부 산악지대을 말한다
공원면적 약150킬로제곱미터중 6%인 9킬로제곱미터만이 외변산에 속한다
대표적인 관광지로 해식단애를 이루고 있는 채석강 적벽강과 변산 격포 고사포 해수욕장 등이 있어
내변산보다 월등히 많은 탐방객이 외변산으로 몰리고 있다
작은 공원이지만 켜켜이 솟아 있는 산
그저 자연의 품에 안긴 걸로 만족해야 하는 변산 산행이다
곰소만 너머 고창의 소요산과 경수산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관음봉(424) 정상이다
능가산이라고도 하며 고찰 내소사를 품에 안고 있는 산이다
일기만 좋으면 한 조망 하는 산인데 오늘은 아쉽게 되었다
세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뒤돌아본 관음봉
어줍잖은 감으로 봉을 탐한다
좌측 전면부터 쌍선봉(459)과 선인봉(260)
그 뒷편의 흑낭봉(332) 중앙의 마산봉과 군관봉(294) 그리고 우측의 기산봉이 의상봉으로 달린다
* 흑낭봉과 마산봉 사이의 봉우리와 선인봉 뒤의 봉우리는 뭘까 궁금하다 *
관음봉에서 세봉으로 가는길은 오늘 산행의 백미코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쫒긴다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가고 반복하며 진행하는데
운전기사는 도착시간을 물어온다
보이지 않은 망포대에서 분초대를 지나 낙조대(쌍선봉 좌측)로 이어지는 올망조망하는 저 능선도 가보고 싶다
조금 보이는 부안호를 품고 있는 군관봉 기산봉 의상봉 맨 우측의 쇠뿔바위봉
세봉이 지척이다
그러나 삼거리를 지나 내소사 매표소까지 진행하기엔 일행과는 무리다
좋은 코스이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먼저 가는 일행은 관음전 분기점에 이르렀으나 뒤에 오는 사람은 어디에...
사실 산행중에 가급적 등로를 이탈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자연보호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으니
가다보니 족적이 너무 뚜렷해 ....
지금은 지친 일행을 데리고 안전하게 하산하는게 목적이 된다
본인의 체력을 과대평가하는것도 문제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제한시키는것도 문제
도전하는 자만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가 있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암릉구간에서 무섭다고
그리고 후달리는 다리는 더 떨린다고 하지만 마음을 진정 시키고 안전하게 유도한다
그러는 가운데에도 늦가을이 주는 서정적인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튼튼한 동료가 있어 마음의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화악지맥때 만난 거북이님이 고생해 주었다
시간을 돌아 돌아 가는 나뭇잎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생을 고결하게 지키고 생을 다한 단풍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모습은 아름다운 축제의 현장이라 부르고 싶다
우리도 언제가는 저 낙엽처럼 사라지겠지
그것을 슬퍼할 일도 아니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생의 화려한 마지막 축제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지
자유분방했던 우리민족
정형화된 틀을 거부했던 민족이기에
신명이 나면 장소불문하고 노래와 춤이 저절로
그 자유로움이 우리들의 힘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싶다
낙엽이 쌓인 내리막 등로를 조심히 내려오니 관음전이 반긴다
내소사 대웅보전처럼 정면 3칸 8짝문이지만 우람하지 않고 단청이 곱다
관음전에서 바라본 내소사
기다리는 사람도 답답하고
약속된 시간이 다 되니 쫓기는 사람도 마음이 편치 않다
자꾸자꾸 재촉하는 무전기
재미삼아 하는 말도 많아지면 부담이 된다
힘들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급할수록 여유를 갖고 그게 안전의 지름길
청련암 길목을 만나고서 내소사 구경을 어떻게 할까 생각이 든다
일행은 길따라
나는 절로 내달린다
관음봉아래에 있는 내소사
백제무왕때 혜구두타라는 스님이 건립하고 소래사라고 하였다
당시에는 대소래사 소소래사 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소래사란 절만 남아 있다
조선 중기에 중건하였으며 임진왜란 이후로 내소사로 불리우고 있으나 뚜렷한 이유는 모른다고 한다
현재 부속암자로 청련암과 지장암을 두고 있다
유려한 처마선
보물인 고려범종(?)이지만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예나 지금이나 내소사 감나무는 주렁주렁 그때와 같이 변치 않고 달려 있다
전북 유형문화재 124호인 삼층석탑
고려시대에 건립된 탑이나 신라 양식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내소사 대웅보전
조선후기의 작품으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이음과 맞춤으로만 지어졌다
보물 291호이다
오랜 세월 단청을 하지 않은 모습이 이채로운 대웅전 (실제는 무채색 소지단청)
그 모습이 수수하고 검박해 보여 정감이 간다
그렇지만 그 창문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다
창문중 가장 고급스럽다는 연꽃과 국화 무늬를 새긴 꽃살문이 눈길을 잡는다
선조분들은 하찮아 보이는 창살에까지 저리 정성을 들였다니 놀랍다
불교를 배척했던 조선시대에 이런 불심이 민중속에 있다는건 천심이자 민심이었겠지
꽃살문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꽃의 형상을 보여주고 있어
정결한 미가 느껴진다
외양의 소박미에 비해 내부는 화려하다
중앙의 석가모니 부처님과 우측의 보현보살님을 좌측에 문수보살님을 모셨다
관음성지 내소사
내소사에는 1000년도 더 된 나무가 있다
느티나무과의 팽나무다
비록 상체는 그랬지만 우람한 기운은 여전했다
단풍이 물들때 장관인 이곳이 지금은 썰렁하다
매표소를 향해 가는길에 쭈욱 늘어선 600여미터의 전나무 숲길
어쩐지 예전 같지가 않다
태풍의 영향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헤손이 되었다
내소사를 우측에 두고 능선 산행을 하려고 한 계획은 계획으로 끝났다
그 서운함을 뒤로 밀쳐내고 잘 마쳤다는 생각이다
그만하면 시간 선방도 했구
몸 잘 만들어 남진해보자구요
오늘 산행에 월명암에서 만난 법구경이 좋아 남긴다
"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신을 낮추어라"
......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산행 후 싱싱한 회와 전어구이 그리고 젓갈이 곁들인 식사는 참 감미로웠다
단지 귀로에 밀리는 정체는 옥의 티처럼 아주 힘들게 해
아름다운 남도의 절경을 감상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게 고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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