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안고 출발했던 계사년
어느덧 시간은 한장의 달력만이 애잔함을 말해준다
일상에서 이루지 못한 마음 한켠에는 산행의 계획은 별 탈없이 진행되고 있다
드디어 소망했던 지맥의 마지막 구간을 하기 위해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경기도 가평을 향한다
산 행 일 : 2013년 12월 8일
진행 경로 : 가일고개(9시15분) - 월두봉 분기점(11시30분) - 주을길 고개(12시21분) - 물안산(12시47분)
- 마루산분기점 (오후1시30분) - 보납산(2시25분) - 종료(2시47분) 산행거리 : 약 12km (접속거리 포함)
산행 특징 : 전형적인 육산으로 오르내리는 잔봉이 많았으나 낙엽 밟는 재미가 좋았음
물안산 부근부터 소나무와 기암이 눈을 즐겁게 함
일기의 도움을 받지 못해 조망은 없었음
물안산 자락은 광산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음
도계를 이어온 산줄기는 월두봉 분기점부터 경기도 가평군의 산줄기를 걷게 됨
훔친오리 봉고차를 이용하여 율미촌에 도착했다
길고도 긴 개곡리 하천 주변에는 여러 팬션단지가 자리하고 있었고 토목공사 후 방치된 토지도 있고
건축이 중단된 주거용도 눈에 띄었으나 이런 오지에 어떻게 알고 왔는지 유숙을 온 흔적의 승용차들이 꽤 많이 보였다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이 떠 오르는 듯한 긴 얼굴이 줄줄이 서 있는게 이채롭고
산에 들기 하루전의 일기가 너무 좋았고
오늘도 예보가 좋아 일행들의 가슴은 지맥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하리라는 부풀은 꿈을 안고
가일고개를 향해 내딛는 걸음이 가벼워~~
남쪽에 사시는 블친님들은 벌써 눈에 흠뻑 젖는 산행을 하였기에
내심 상고대쯤은 기대했지만 그건 일찌기 포기해야 했다
평탄한 길에서 계관산 방향을 보아도 안개가 내려 작은촛대봉으로 연결하는 능선도 보지 못하고 가일고개로 향해야 했다
드디어 가일고개에 도착해 증명사진을 남기고
오늘의 산행 들머리 방향
언제 여기를 한번 더 방문할 기회가 있을까
있겠지 하며
하늘이 맑게 개이길 바라면서
갈색의 낙엽이 쌓인 폭신한 등로에 빠져들게 된다
전 사진에서는 쉽게 지맥길이 가늠이 되지만 두번째 만나는 여기서는 알바하기 쉽상이다
직진은 길이 뚜렷하지만 그곳은 안보리 방향이다
대체적으로 주을길 고개까지는 좌측길은 피하면 된다
삭막한 숲이지만 애벌레집이 많이 눈에 띄어
진행 방향 우측에는 개곡리 마을이 줄기차게 따라 오고
여러개의 잔봉을 지나치고 목을 축인다
무우같은 쿠알라의 맛이 좋았다
등로 주변으로 참나무 수종이 대부분인데 특히 굴참나무가 많아 보였다
그러는 중에 특이한 나무가 보인다
자작나무과의 물박달이 대단한 몸체를 이루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고
오면서 잔봉을 세다가 잊어 버렸다
그러는 중에 산불의 상흔이 아문곳에 가야 할 길을 가늠하게 하는 월두봉은 안개속에 파뭍여 있고
잣나무 조림지에는 푹신한 솔잎위에 떨어진 잣송이는 아직도 잣이 남아 있어 산객의 마음을 잡기도 했다
조용한 숲에 찾아든 객에 놀란 주인인 짐승이 혼비백산하면서 숲으로 몸을 감추고
낙엽이 두텁고 새벽에 내린 서리로 인해 조그만 오름길에도 여간 미끄럽지가 않았다
야!
융단이 깔린 이런 등로라면 왠종일 헤집고 다니고 싶다
조망이 없어도 좋아
그러다 해 떨어지면 집에 가고
인원이 단출하니 선두는 항상 배려한다
10여명이 움직이는 산행은 얼굴도 마주보고 정담도 주고 받고
간식과 식사도 함께 하니 산행하는 맛이 아주 각별했다
이번에도 전과 같이 11시가 되면 식사를 하기로 하고
낙엽이 쌓인 등로를 걸으면서 금주산 관모봉의 등로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월두봉 분기점을 목전에 둔 능선 편평한곳에서 11명의 산우들은 함께 식사를 한다
그러나 오늘은 반찬이 빈약해
3분은 죽을 싸 오고 제일 고령신 형님(71세)은 빵이 주식이니....
다들 산행 후 쫑 파티를 염두에 둔 계산이었다
그리곤 다가 올 송년산행에 대한 술 애기로 왁자지껄했다
드디어 지도상의 월두봉(달머리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우측 3~4시 방향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등로를 타게 된다
화악지맥의 산행길은 강원도와 경기도의 도계를 줄기차게 이어져 왔지만
이제는 강원도 땅과 이별하고 경기도 땅만을 걷게 된다
조망이 없는 월두봉은 생략하고 한 조망하는 마루산을 타기로 했기에
사진보다 극박한 등로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짓궂고 걸걸한 동료
개구쟁이 같다
잔을 걸어두고 미끄러지는걸 보고 웃고 있으니
그걸 포착한 천아님도 대단해
뒤에 있는 월두봉의 위용이 대단해
가보지 않고 지나치는게 잘하는건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내려섯으면 다시 오르는 인생길
우측에 보이는 개곡리 마음은 참 길기도 해
안내 지도의 305봉을 지나니 작은 헬기장이 있어 마른 수풀이 덮여 있었고 이후로도
신나게 낙엽을 밟고 걷다보니 아주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쟎아
소시적 꼬맹이 시절로 돌아가
각자 마음에 드는 곳에서 폼을 잡아본다
그러나
역시 나이 먹었다
나도 그런가
이건~~
스타일 구긴건가
주을길 고개다
진행 방향 좌측은 주을길이요 (2km)
우측은 개곡리이다 (1.2km)
구) 주을길 고개
뒤를 본다
무덤이 잇는 곳에서 처음 맞는 조망처이지만
좌측의 월두봉과 우측의 굴봉산은 아주 흐릿해
주을길 고개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
고목이 되어버린 오동나무에는 새들의 아파트가 되었다
주을길에서 물안산 분기점까지(500여미터)가 힘이 들다고 하던데
초반은 부드럽게
그곳에 대형의 산벗나무가 반기고
잣나무에는 이런 생소한 표식이 있어
산행중에 이런 경우는 처음 접한지라...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지만
뭐 별로다
위를 보니 이제와는 달리 커다란 돌덩어리가 보이는게 수상하고
미끄러움에 대비하여 안전시설도 갖추었어
음 저기가 물안산 분기점인가 보네
좌측길은 보류하고 곧바로 우측으로 간다
사고시 책임지지 않는다고 조심하라구 합니다
오늘은 주말인관계로 덥석 금줄을 넘는다
돌 위에 낙엽에 싸여 미끄러워 대충 찍고
통과 후 돌아본다
물안산 정상(438봉)
소나무에 꼬리표는 있으나 익히 봐왔던 표식은 없어
누가 떼어 버렸나
정상에서 조망이 아주 좋다고 했는데
명지 연인산과 화악산 응봉(매봉) 주발봉과 칼봉산도 다 어디로 사라졌어
오로지 마루산과 좌측에 흐릿한 보납산 자락인가 하고 예측만 하게 된다
가평천과 들
이동해 가며 주변을 탐닉한다
잘려져 가고 있는 물안산 줄기
규석 광산 체굴에 따른 현상이라는데 ....
이런날에도 불구하고 빗님이 내려온다
하나 둘 ....
차라리 눈이나 올것이지
복귀하여
오늘 산행에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군락지에서
기념 사진도 남기고 일행은 날 기다렸나 보다
다시 기념 사진을....
좋아하는 우리의 나무 소나무앞에서 증명을 남긴다
조망을 좋아하는 산님은 오늘같은 날이 무척이나 안타깝겠지만
보이는 그림은 좋다
달머리봉(월두봉)을 기준점에 두고 지나온 등로의 괘적을 쫓아가본다
월두봉 뒤로 삼악산이 우측으로 굴봉산과 검봉 강선봉이 쨘!
하고 나타나야 하는데 .... 아쉽다
명태산인지 흐릿하게 보이고
좌측으로 북한강이 흐르는 조망 능선길은 이렇다
그저 눈이 즐거운 등로인데
오늘은 이게 전부
이러다간 마루산도 가봐야 할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데....
조금 위험해 보이는 곳곳은 군에서 난간을 설치해
탐방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어 좋았다
이에 반해
가일고개에서 주을길까지의 여정에는 이정목 하나도 없었다
등로는 우측이지만
호기심 많은 사람은 이것저것 더 보게 된다
무심코 지나가는 곳이지만 놓치지 않은 산우는 지켜보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개발되지 않는 굴이다
지나치고 뒤를 보니
낙엽이 쌓여 있다면 볼 수 없었을것 같았다
오늘은 무전기가 준비되지 않아 선두팀은 갈림길에서 망설이고
무시로 기다리게 되고
이슬비도 내리고 조망도 없으니 계획을 수정하여 마루산은 다음을 기약한다
마루산 왕복 2km
이후 걸음은 느그작 느그작 걷게 된다
마루산이 우측에 보인다 405봉과 425봉(마루산)
풍경님의 산행기에 마루산의 조망이 참 좋아 보였었는데....
이제는 보납산만 남았는데 기대하기에는 무리라...
이슬비는 내리지만 잣나무 조림지에서는 그걸 느낄 틈이 없어
햐!!
좋다 좋아 하는 생각뿐
햐~~
좋다 좋아
신년 산행에 대한 애기도 주고 받고
사진을 담던 부지런한 님은 벌써 또 앞으로 가고
호주에 가족만 남겨두고 홀로 와서
명지지맥3구간부터 빠지지 않고 산행에 동참하는 산우님이다
상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분인데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후 내려서는 등로는 쌍묘 1기를 지나고 다시 부드럽게 오름짓을 하고
이런 이정목이 반긴다
그 이정목에서 보납산까지 600여미터인데
솔잎이 얼마나 이쁘게 떨어져 있는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리기다 솔잎이 소북한 여기에는 산상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우산을 받치고 있는 저 여인은 왜 여기에서 비를 맞을까
그만큼 여기는 가평군민들께 친숙한 공간이었다
운동시설을 지나면서 등로는 짧지만 급하게 오르게 되고
마루금에서 좌측으로 난 등로를 따르니
전망대에 도착하더라
우측 가장자리에 월두봉은 형체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고
명태산은 그나마 양호한게 조망의 전부였다
북한강변에 나타나야 할 산군이 보이지 않으니
서운해진 조망터를 물리고
화악지맥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보납산을 담는다
가평시내가 보이는 조망처도 이정도뿐이고
주발봉을 비롯해 명지지맥 산군들과 마루 물안산 뒤로 보이는 여러 화악지맥 줄기는 상상으로만 그려 본다
화악지맥의 산줄기는 보납산을 지나 늪산을 경유하여 자라목까지 가야 하는데
일기가 이러니 가고픈 마음이 싹 가셨다
하여
단체 증명사진을 여기서 남긴다
명지지맥 구간에서도 화창하던 날이 마지막 구간에서 물 폭탄을 투하하더니
화악지맥에서도 4구간에서 날씨가 강짜를 부렸다
명지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보납산에서 증명사진을 남긴다 - photo by 천아님
상징 조형물이 붓으로 보이나요
한석봉이 벼룻돌과 아끼던 보물을 묻어둔 산이라는 뜻에서 보납산이라고 했다는데
내리막길은 급한데다 이슬을 머금은 등로라 미끄러워
서둘지 않고 안전하게 걷는다
하산지점에서 "자연보호 숲 사랑" 산악회 띄지를 하나 걸어둔다
전봇대 있는 지점이 보납산 들머리이다
보납산 안내 지도앞에서 지도를 보며 봉고차를 기다린다
화악지맥은 구간의 들 날머리가 오지인 관계로 교통편이 아주 불편해
산행계획보다 더 머리 아프게 하는데
훔친오리식당을 알게 되어 문제점을 해결하고 너무도 간편하게 산행을 하였다
소정의 기름값만 지불하고 택시비용으로 만난건 먹고 하는 산행이 되었다
이에 가평의 산군 및 화악지맥을 계획하는 산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훔친오리카페 식당 전화 번호를 남겨 둔다 - 031) 582 6475 *** 010 7138 5608
2013년 3월 둘째주에 땅끝기맥을 마무리 하고 4월부터 명지지맥과 9월부터 화악지맥을
별 대가 없이 안전한 산행. 기분 좋은 산행을 하였다
이 모두가 함께 한 산우님들의 배려와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멀리 가려면 혼자 가지 말고
함께 가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산이 좋아 산이 맺어 준 인연으로 만났지만
연령을 초월하여 산우애도 키웠다
내년부터는 봄철 경방기간까지 명산산행을 한 후 남진 구간에서 만나게 될 산 친구들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다음 산행지에서 뵙기를 기대해본다
'기. 지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악지맥3구간 - 은빛물결 일렁이는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0) | 2013.11.19 |
---|---|
화악지맥 2구간 응봉과 촉대봉에서 가는 가을을 .... (0) | 2013.10.15 |
천혜의 식물 군락지 화악지맥1구간 -도마봉 수덕바위봉 석룡산 화악산 실운현 (0) | 2013.09.12 |
우중산행으로 마무리한 명지지맥 - 주발봉 호명산 (0) | 2013.07.16 |
초원 위를 걷는 듯 명지맥3구간 : 윗두밀 - 봉화산- 불기산 - 빛고개 (0) | 2013.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