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성적인 산으로 그 이름만 들어도 흥분과 설레임을 주는 산이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진홍빛으로 수 놓은다는 귀때기청의 털진달래와 여러 야생화를 보면서 덤으로 주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함이다
이 산은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80년 유네스코에 의해 국내 최초로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산으로
내륙의 산으로 지리산과 함께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수려한 경관미를 자랑하며 쌍벽을 이룬다
망막속의 풍경은 가슴속에 들어와
환희를 선사한다
산 행 일 : 2013년 5월 26일
진행 경로 : 한계령9시30분 - 한계령삼거리10시54분 - 귀때기청봉12시15분 - 12-18목13시09분 - 1408봉14시20분
- 대승령15시51분 - 장수대17시17분
산행 거리 : 12.6km *** 소요시간 : 7시47분
한계령 휴게소와 설악루를 지나면서 서북능선 산행은 후미에서 시작된다
오늘의 일기는 좋다고 했는데 아직은 흐릿하다
한계령 고갯길과 칠형제봉이 설악에 들었음을 말하고
메마른 가지위에 연두색의 잎눈이 트인 숲의 모습에
막혔던 가슴이 서서히 뚫리는걸 느끼며
바로 이거야 하는 마음이 절로 기운이 솟은다
사는 집 주변에도 아까시아 향과 찔레꽃 향이 숲을 수놓고 있어도
설악에 견줄 수는 없다
등로 우측의 암봉에 올라 능선에서 흘러내린 석고당골을 보면서 대청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본다
가야 할 귀때기청봉(1578)
박새의 군락지를 보면서 풀꽃들을 찾아본다
올때마다 눈이 가는 나무
출발은 함께 하지만
걷다보면 어느새 혼자인 산행이 된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산행
길이 있기에 발이 움직이고
몸 따라 마음도 덩달아 날아 오른다
수마의 잔흔이 아직도 남아 있다
옛날에는 철 다리 부근에 약수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고 벌깨덩굴만이 피어있다
계단을 오르면서 뒤를 보며 설악에 드는 마음을 깊숙이 받아들인다
삼거리를 지척에 두고 좌측에 열린곳에서 도둑바위골을 조망한다
분비나무 꽃송이
아무래도 오늘 조망은 힘들것 같다는 예감이다
그래도 조급하지가 않다
한계령 삼거리 이정목
후미를 기다리며 시간을 ...
곡백운골 지나 용아장성은 흐릿하네
귀때기청에서 흘러내린 곡백운
하늘을 배경으로 메발톱나무를 담고
이제부터 야생화가 많은 지역을 지나게 되는 지점과 그리고 .....
순한 너덜이 본격적인 너덜로 바뀌며
귀때기청봉으로 들어가게 된다
입구의 털진달래 상태는 시기가 지난것처럼 보인다
귀때기청 가는길에 너덜이 많아 생각나는 전설이 있어
욕심이 많았던 이 봉은 형님(대청봉 중청 끝청) 몰래 더 큰 바위를 만들다 들켜 세분의 형님께 귀가 떨어지더록 얻어 터진 후 정상은 흙이 되었고
만들던 돌들은 깨지고 부서져 사방으로 흩어져 청봉 주변은 이렇게 너덜이 되었다는 얘기다
그때의 애환을 달래주려는 듯
오늘은 활짝 핀 털진달래가 만개했다
털진달래와 함께 하는
너덜길은 평상시와 다른 멋스런 길이 되었다
바야흐로 천상의 화원이 펼쳐져 있어
꿈결같은 여행이 된다
귀때기청봉의 고사목
지리산 제석봉 고사목보다
이제는 여기가 더 각광 받으리
여성분들의 환호와 남정네들의 미소가 그칠줄 모르고
꽃구경하랴 스마트폰에 담느라 다들 걸음을 쉬이 옮기지 못한다
고도가 올라가면서 꽃색은 진해지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해 아주 좋아
다만 빛이 아쉽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을 되살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카메라는 쉴 틈이 없어
누가 심었고 가꾸었나요
눈과 비 그리고 바람과 햇빛이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면서
너덜 바위에 퍼질러 앉아 그저 멍때리고 싶다
귀때기청봉
서북능선에는 안산 그리고 끝청 중청 대청봉이 있다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우측은 용아장성이 있는 내설악
좌측은 가리능선이 있는 남설악이라고 한다
바람이 거세 귀가 떨어져 나가도록 시리다는 귀때기청봉이
오늘은 햇빛도 없고 바람마저 살랑살랑 애교를 부린다
정상에서 보니 멀리 흐릿한 황철봉과 마등령 그리고 1275봉이 내설악과 외설악을 구분하는 마루금이다
진행방향의 1408봉(가운데)과 안산이 흐릿하다
여전히 광활한 꽃밭의 향연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아쉬운 너덜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선다
다음에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이런 자연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
알딸딸한 기분이다
모르핀 주사를 맞으면 이렇게 몽롱한 기분이 들까
주변에 사람은 있지만
내눈에 보이는 사람은 없다
그저 보이는건 욘석인지라
이렇게 농도 걸어본다
더 놀다 가고 싶은데
자꾸만 내려서는 발이 밉다
보고 싶다고 아무때나 허락하지 않은 고산의 꽃이기에
한번 더 ...
만남은 헤어짐을 알고
헤어짐은 다시 만날 수 있기에 ....
그럼에도 표리부동하는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해
키 작은 관목이 뜸한 지역에 하얀 귀룽나무꽃이 분위기를 바꿔주고
회나무도 이제 피고 있다
아직도 늦은 철쭉이 있네
금강애기나리와 숲개별꽃과
상투바위골을 보며
꿈결같은 화원길을 내려 놓은다
이제는 연두색 향연이 펼쳐지는 그늘아래 무엇이 있는지 기대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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