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 2012.10.7
진행경로 : 1275봉(11:49) - 마등령(13:17~13:52) - 오세암 (14:35) - 영시암 (15:46) - 백담사(16:49)
산행거리 : 희운각 대피소 ~ 마등령 : 5.1km * 마등령 ~ 백담사 : 7.4km * * 도상 거리 : 20.9km
소요시간 : 13시10분 (휴식 등 포함) *** 보행 충실시 10시간 20분 이내 예상 가능(휴식 등 포함)
공룡능선의 지존 1275봉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보면 볼수록 새롭게 다가왔던 정상에서의 감흥이 남아 있기에 이 능선을 내려가는 비탈이 아쉬워
자꾸만 우측 사면을 올려다본다
뚝 떨어지는 내리막길 너머로 급격하게 솟아 오른 나한봉 고개를 오르려 생각하면 기가 죽는다
마등령 안부까지 한번의 큰 오르막과 3번의 오르막이 남아 있다
하지만 자연을 즐기고 받아들이면 그 또한 기쁘게 다가오는 하나의 오르막길이더라
1275봉
가을에 털진달래를 본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산님의 느긋한 시선은 뭘 담아내고 있을까
올 여름의 극심한 가뭄과 철 늦게 왔는데도
귀할때 비싼 과일이 맛있다는 심리인지 모르지만 이런 꽃을 주니 기쁘기 그지 없다
이 구간에서 힘들어 하는 산객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럴때는 하늘 한번 보고 단풍이 든 숲을 한번 보고 깊은 호흡을 하면서 가벼운 스트레칭도 해 보는 여유는 어떨까 싶다
무작성 땅만 보고 힘들어 하는것 보다 좋지 않은지
정체가 갈수록 심해진다
이럴때가 참 무료하다
조망이라도 있으면 한결 도움이 된다
여기서 정 병훈 하 문자님 부부를 만났다
건강은 나이순이 아님을 보여주는 산꾼 부부다
여러가지 궁금한점이 있었으나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르는 빡쎈 길인지라 부담스러워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이 말씀은 기억난다
건강의 비결이 있는지요 라는 물음에 "잘 먹는거죠" 라고 밝게 웃으시며 대답하는 하 문자님
벌써 이만큼 왔나
1275봉을 본다
조그만 더 기다렸으면 안개가 걷힌 맑게 트인 조망을 .... 이렇게 미련을 떨치지 못해서야 원
힘이 들지만 서로서로를 배려하며 차분하게 고개 마루를 넘어간다
그리고 좌측의 조망처에서 다리쉼 겸하면서 즐긴다
마등령 세존봉 울산바위 그리고 바다
불타는 단풍 사이로 공룡은 꿈틀댄다
범봉 뒤의 화채능선도 좋다
공룡에서 흘러내린 설악골
멀리 달마봉 뒤로 속초시가 점점이 ... 평화롭게 보이는 도시다
전면의 모퉁이를 돌면 다시 오르막이 버티고
그러면서 나한봉 옆구리를 지나친다
올라가면 조망이 쥑인디~~!
왜 방문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다음에 볼 기대감을 남겨 놓기 위해서랄까
그리고 일행을 만나 같이 걷느라고..... 백담사까지 동행하게 된다
저기만 지나면 힘든것은 끝이나 다름없다
빡쎈 깔끄막이지만 단풍이 좋다
숨이 차니 코를 박고 걷다보면 이런 풍경도 놓치게 된다
힘들면 쉬어가는게 아니라 속도를 줄이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풍광에 마음을 주는게 최고다
그렇다고 디딤발을 소홀히 하란 말은 아님니다
다리가 힘들어도
즐기며 오르다 보면 그 끝은 있다
전면에 보이는 용아장성은 구곡담계곡이나 서북능선에서 봐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용의 구강검사 한지도 꽤 되었다
가야동 계곡쪽으로 단풍은 하산중임을 보여주고
오늘 걸은 구간인 대청봉까지 보인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너머로
안산이 이제야 제대로 나타났다
내설악 단풍
만산홍옆으로 불 붙은 설악
어찌해야 좋을까요
외설악 단풍
고목의 독수리상이 없어진 마등령 안부는 어딘지 허전하다
그나마 풍경이 좋아 위로가 된다
여기서 점심을 먹으면서 쉬다보니 안내 산악회의 동료들이 차근차근 몰려든다
보통 산에 들면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한데 무작정 따라 나서니 여러번 와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그저 다녀 왔다고만 한다
성숙한 산행이 되려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여행시 방문지의 공부하듯이 내 땅 내 나라의 산천에 대해서도 기초적인 공부가 필요함을 오늘도 알았다
아니면 산악 안내자 제도는 어떨까 싶기도 하고 ....
이제부터 함께 걷는다
오세암 백담사까지의 단풍은 어떨지 궁금하다
오후가 되면서 안개는 완전히 걷이고
이제는 그 빛이 너무도 강렬하여 눈이 다 부신다고 카메라도 말한다
더러는 흠이 발생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단풍은 좋다
아무래도 암봉이 없고 습이 있는 지역이라 때깔이 살아있다
고도가 떨어진 만큼 오세암은 가까워지고 단풍은 불 붙어 있다
그러나 계곡의 물은 꽝꽝 말라 흰 바위들만 허옇게 널부러져 있다
요런곳은 혼자 걷기가 아깝다
누구라도 함께 하면 더 좋지 않나
오메 좋은거~~!
가슴이 막 불나부네(사투리라 미안혀요)
나이가 먹어가는지 단풍이 언제부터 내 가슴에 머물기 시작한다
오세암이다
석간수로 목을 축인다
내려온 길 방향
하늘 풍경도 좋다
용아장성 방향
아직 가야동 계곡의 단풍은 일러 보인다
오세암
신라선덕왕때 자장율사께서 축조하였다 한다
우리의 불사들은 죄다 두분과 관련이 있는데 의상과 원효스님이 아닌게 믿음이 간다
가지런하고 날렵하게 들어올린 추녀선과 화려한 색상
부처님의 자비가 넘치길 ....
간결 소박하고 단백한 불사 건물
산사에 울리는 종소리가 문득 듣고 싶어진다
댕~~~ ~~ ~~~ ~`
오세암부터 등로는 아주 좋다
당초 산행 계획은 만경대도 다녀 오리라 했는데
함께 움직이다 보니 차마 예의가 아닌것 같아 참고 걷는데
3년전에 본 만경대에서 풍경이 눈앞에 삼삼하게 떠오른다
커다란 나무가 우뚝우뚝 솟아 오른 곳을 지난다
커단란건 성인 3명이 손을 잡으면 닿은 나무도 있다
이곳은 아직 단풍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곳으로
이른 봄 가장 먼저 노랗게 피는 생강나무는 가을에도 노란 단풍으로 선을 보인다
적당한 곳에서 족욕을 즐긴 후 수렴동계곡이 합류하는 곳을 지나면서 등로는 아주 양순해진다
영시암
수렴동계곡에는 멋진 단풍이 기다릴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 밖이었다
아직 이곳은 단풍이 이르다
이번 주말이 적기일 듯 싶다
가을국화 산국
아파트 3개층 높은데서 내려다 보는데도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계곡물은 투명하다
산행전 다른 꽃은 몰라도 이 꽃만큼은 제대로 만날 줄 알았는데 ...
확실히 올해 야생화의 작황은 가뭄을 많이 탔나 보다
투구꽃
계곡 옆으로 보행하기 좋게 설치한 시설물을 지날때마다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생각했는지 .....
이곳에서 단풍이 좋기로 유명한 단풍나무다
예쁜 단풍
넘 아름답다
에메랄드 물빛
왠 아주머니들이 이시간에 많이들 오시는 거예요
아 그거야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잔아요
아 그렇구나
봉정암은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어 기가 센지 효험이 좋데
그래서 전국에서 많이들 찾지요
얼마나
평일에도 1000명은 될거요
언제 거기까지 갑니까
그거요 오세암이나 영시암에서 하루 머물어 다음날 찾아가겠죠
체력이 부친분은 그곳에서 머무르며 기도 하고
아주머니들 집 비워두고 올 정도면 남편분도 대단하네요
그게 우리네 입시 현황이고 이런날이 여성분은 해방구가 되겠죠
...... .....
...... .....
신작로같은 등로를 빠져 나오면서 기대하던 돌탑을 본다
누가 저 많은 탑을 세웠을까
해년마다 다른 탑을
늘 그게 의문이다
용대리에는 만해 기념관이 있다
하자보수는 잘 되었는지
그곳은 숙박도 가능하다
하늘의 도움으로 아주 행복한 산행을 하였다
어두운 밤 오색에서 추월하며 지나갈때 나름대로 조심 또 조심 했지만 어찌나 송구하던지
행여나 민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걱정이었다
그렇게 대청과 공룡에 올라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와 안개가 연출하는 춤바람에
정신이 몽롱하도록 넋을 빼고 설악의 선연한 단풍과 산악미를 즐겼다
오늘도 문득 설악에서 즐겼던 풍광들이 눈앞에 아른아른 했다
그날따라 이 시가 유난히 가슴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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