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12월 둘째주에 주작 용아릉을 맛본뒤로 밀쳐둔 남도의 땅끝 마지막 구간을 3개월만에 찾아든다
3월부터 날이 포근하고 일기도 좋다가
산행 몇일을 남겨두고 황사가 심해져 조망이 염려되어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그렇지만 당일 날은 예보상 바람이 많이 분다하니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무박산행에 나섰다
산 행 일 : 2013년 3월 10일
진행 경로 : 오소재(5시30분) - 노승봉(6시48분) - 가련봉(7시01분) - 두륜봉(7시42분)
- 헬기장(8시25분) -도솔봉(9시33분) - 410봉(11시40분) - 닭골재(13시55분) *** 도상거리 : 약12km
산행 특징 : 산행의 묘미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산으로 강풍이 불었음 - 너덜, 암릉, 육산등로, 억새, 들과 바다의 조망, 야생화
4시40분에 도착하여 휴식및 개인적인 용무와 체조로 몸을 이완시킨 후 5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한줄로 길게 늘어서서 쉼터 뒷편을 지나서 묘지가 있는 들머리를 지나 큰 쌍묘와 작은 쌍묘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기맥길을 걷는다
메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는 진고개에서 동대산 오를때의 바람소리와 유사함을 느낀다
어둠속에 일렬로 따라오는 불빛은 장관이었고 조릿대 숲을 지나고 흙길이 끝나는 곳에서 좌측으로 오름길을 택하면 어느덧 비박바위에 도착한다
아직은 어둠이 남아 있지만 공제선 사이로 우측에 있는 봉이 고계봉임을 알겠고 비박바위에서 조금 더 오르니 본격적인 너덜이 기다리고 있었다
너덜의 중앙부를 따라 오르면서 돌들의 생김새를 분간할 수 있었고 그 끝부분에서 목을 축이면서 뒤에 오는 후미와 함께 합류한다
* 사진 오로라님 *
오심재에서 오는 등로와 합류하는 지점은 통천문이 기다리고 있다
그 등로에 합류하자마자 세차게 불어오는 강풍에 모자가 날아가는것은 예사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 혼을 다 뺀다
후미을 기다리면서 오소재와 잠이 덜깬 주작산을 바라본다
황철봉 너덜보다 규모는 작지만 땅끝에서 만나는 너덜이기에 기맥길을 풍성하게 한다
통천문을 지나 노승봉(능허대라고도 함)에 도착하니 예사바람이 아니었다
미시령에서 차량 문짝을 잡아먹은 그런 바람이랄까
지면에 엎드려 사진을 박고 일행들의 모습을 담아 보지만 몸이 흔들리는것은 어쩔 수 없어
대부분의 증명사진들은 영 신통치 않아
서둘러 가련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내림 오름길에 줄과 손잡이등 안전 시설을 갖추었지만 한겨울에는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몸을 일으켜 세우는 순간 몸이 밀린다
재빨리 주변을 둘러본 후 후미가 들이닫치기전 서둘러 자리를 뜬다
바람이 무서워.....
진행방향 좌측의 위봉능선과 완도
오늘 산행중 무지많이 담게 된다
가야 할 길 대둔산의 도솔봉
두륜봉은 숨어들고
대흥사와 그 뒤 우측의 향로봉
앞서간 님들의 모습속에 투구봉과 위봉을 본다
오늘같이 바람이 심한 날 목책계단은 안전에 아주 좋았다
일출
우측으로 하산하면 만일암과 대흥사로 연결되는 만일재
그리고 두륜봉
해발고도 약 540m인 만일재에서 본 일출
만일재 주변은 가을의 억새로 유명하다
두륜봉을 향해 가면서 가련봉의 위용을 감상하고 구름다리 밑의 철계단을 오른다
두륜봉 직전의 구름다위 부근에서
가련봉보다 73m가 낮지만 이곳도 조망이 아주 좋아요
다행인건 바람이 조금 잦아들고 바위가 넓고 편평해 한결 편안히 조망을 즐긴다
가까운곳부터 가련봉과 노승봉과 보이지 않은 오심재 그리고 고계봉
22명이 참석한 오늘 산행에서 단체 사진을 ...부부 산님은 어디로 갔나
위봉능선 상의 전방 암봉을 지나 기맥길은 우측으로
왔던 길을 물리고 전면의 입간판있는 곳으로 백하여 우측으로 가면 땅끝이다
두륜산의 명물 구름다리 일명 코끼리 코다리인데
보는 각도가 다르니
키스바위라 불러주고 싶다
예전에 이걸 놓쳐 두륜봉 정상에서 도솔봉 방향 찾느라 이리저리 알바를 한 기억이 있어
아직도 지도에서는 뚜렷이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두륜봉
땅끝을 하면서
남쪽에 있는 산들은 높지도 않으면서 눈으로 즐기기에 많은 매력을 간직한 산이 의외로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두륜봉과 가련봉, 그 사이의 만일재
단애구간
로프가 있으나 노역자나 여성분께는 조금 위험한 구간임
대간코스인 대야산의 단애와 비슷
로프 하산중에 도솔봉과 연하봉
내려오는 일행들을 지켜보면서
비단길을 펼쳐놓은것 같은 도솔봉으로 향하는 기맥길
좌측으로 가면 위봉능선으로 쇄심재(쇠노재) 휴게소로 이어진다
뒤돌아보니 두륜봉이 멋지고
이 코스를 걸으면서 야생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동백꽃마저 아직 이렇다
키 높이의 조릿대
띠밭재(도솔재)전의 핼기장에서 아침(8시25분)을 먹은다
모두가 다 함께 모여서
인원이 단출하면 이런게 강점이다
전날 울주군 언양에서 큰 산불이 발생, 진화가 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대화를 나누면서 산불의 무서움을 각성한다
가시나무 넝쿨이 장애물이지만 성하의 계절처럼 심술꾼이 아닌게 천만다행이고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조릿대 군락지는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띠밭재(도솔재)
직진한다
편안해 보이는 자연의 모습
두 암봉사이로 난 등로 사이에는 아직도 얼음이 있어
주상절리같은 바위가 뭉쳐져 있고
아직도 도솔봉은 저만치 있다
대흥사로 흐르는 골 좌우로 두륜산의 팔봉중에 하나인 향로봉과 고계봉이 보인다
가련봉 앞의 두륜봉은 희미하고
해남군 현산면 앞바다에는 큰 섬인 고금도와 진도 사이에 토도와 고마도 사후도의 작은 섬들이 어울려 아름답게 보인다
케이티 방송안테나
도솔봉은 진행방향 우측에 있어
산행 시작 4시간만에 대둔산 도솔봉에 도착했다
정상은 방송국 시설물에 빼았겨 이렇게 비켜서 있다
예전에 여기를 경유하여 연하봉 혈망봉을 지나 오도치에서 대흥사로 하산한 추억이 있는데
향로봉을 지척에 두고 가보지 못한게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걸어온 길을 보고
억새가 너무도 아름다웠다고 기억되는 연하봉과 혈망봉 향로봉 가는 등로
두 방송사가 있는 기지국 우측으로 기맥길은 이어져, 전봇대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뒤에 오는 일행들을 본다
철조망을 끼고 등로는 형성된다
도솔봉에서 닭골재까지 6~7봉이 기다리고 있어 오소재에서 도솔봉까지의 시간보다 더 소요되는게 이 구간의 특징이다
그러나 어느 산기에도 별 다른 언급이 없어 늘 그게 궁금햇던바 이제 그 여정에 오른다
주작산의 암봉처럼 위세는 작지만 나름대로 이 구간에도 암릉이 발달해 있었다
마치 칼날처럼 이어진 날등이 어서 오란다
선두팀의 모습, 앞으로 펼쳐질 산세가 자뭇 기대감을 갖게한다
위봉과 동해 저수지
그림이 좋아 증명사진 남겨 드리면서
느긋하게 자연을 즐긴다
이렇게 암릉이 주구장창 펼쳐지니 빨리 갈래야 갈 수가 없다
다행히 바람도 잦아들어 산행하기에 너무도 좋은 날씨
박무가 끼여 조망을 가린게 흠이었으나 이정도면 감사해야지
조금은 위험한 코스를 잘들 내려오고 있어
서로를 도우면서 암봉을 안전하게
보는 방향 우측으로 편한 등로가 있는데 놓치고 ...
조금은 평탄해 보이지만 팔힘을 요구하는게 있었지만 난해하지 않아
누가 나누었지
뒤를 보니 이런 풍광이
모처럼 증명사진을 품앗이로 *끈적이님
무슨 모양같은데 ... 그냥 지나친다
저 돌들은 누가 쌓았을까
임꺽정이 여기까지 활동하지 않았나 그걸 몰라 답이 없네
저런걸 보면 왜그리 구미가 당기는지
이제는 등로가 순한 육산으로 변했다
잔잔한 바다는 큰 풍랑을 예고한다는데
땅끝기맥길에 자주 만난 마삭줄
봄의 숲은 생강나무로부터
후미를 기다리며 모처럼 다리쉼을 하면서 부근 숲을 살피니 노루발풀잎이 돋아나 있어
정작 찾고자 하는 보춘화와 바람꽃 등은 안 보이네
암릉에서 소나무를 보면서 길을 앞장선다
이제야 본격적인 암릉을 타게 되는 시작점에는 동백나무와 마삭줄이 반기더라
암릉에서 진행방향을 본다
아직은 순한 편
일행과 거리차가 나면 옆과 뒤를 보면서 시간을 죽이고
다시 순한 육산이 잠깐 이어지더니
본격적인 암릉이 손맛을 전한다
오늘 참가한 일행들은 나름대로 산을 타는 사람들인지라 별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이곳은 등로가 숨어 있고 날등인지라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
저기에서 내려오다 사진상 우측으로 사면 바위를 타면 된다
홀드가 좋으니 별 걱정 안해도 된다
그렇지만 눈이 쌓인 겨울에는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후답자분은....
진행방향
두번째 암봉은 우측으로 내려서서
좌측에 암봉을 두고 따라 오르면 된다
410미터봉이 지척이다
여기서 보니 지나온 길이 양순해 보인다
땅끝 내내 준.희님, 문규환님 등의 표지띠는 산행에 많은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땅끝은 월출산 구간과 두륜산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이정목이 없어 산행에 어려움을 준다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계절은 가급적 피하시고 11월부터 4월까지 산행 하는게 제일 좋을듯 싶다
품앗이 하고 *도담님
마삭줄
드디어 동백꽃이 활짝 핀 한송이를 만났다
두륜산은 대흥사 뒷편을 비롯해 여러곳에서 자라는데 질기면서 푸르른 동백의 잎과 붉은 꽃잎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도 아름답고
피었다가 한 순간에 낙화한 그 모습이 장열한 순결미를 더해 그 광경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은 산이다
토끼도 보이고
산은 낮은데 보여줄건 다 갖추고 있는게 남도의 산이자 그 매력이다
육.해. 공을 다 갖춘산
그런산이 땅끝기맥에 펼쳐져 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모여 휴식을 취한다
아직까지 맥주와 막걸리가 있었고 떡으로 간식을 함께한 뒤
그리고 맨 뒤에 오는 한분을 혼자 기다리다
깔끄뫼님의 도움으로
춘란을 담은다
대간중에 선두에 선 회원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힘들어 한다
모두들 먼저 보내고 2시간 동안 함께 산행을 하면서 땅끝을 갈무리하게 된다
야생화는 본디 그 체형이 작다
특히 이른 봄에 피는 꽃은 더 그렇다
집중해서 살피지 않으면 대상을 놓치기 쉬운법
등로 주위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놓쳤다가 한번 눈에 띄니 걸음이 느려져도 심심하지 않았다
보춘화 (춘란)
땅끝산행중 이렇다할 야생화를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도 너를 보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미련이 남을 뻔 했다
앞서 갔다면 저 암봉을 올랐을까 - 미련
마음 편히 좌측으로 난 우회길을 선택하니 뜻하지 않았던 행운이 찾아왔다
산자고
계곡이나 낮은 풀섶에 자라는 꽃이 아니라
해남에서 고산에 속하는 이런곳에서 산자고를 만날줄 전혀 예상밖이었다
아침햇살이 많이드는 풀밭같은 곳에 자란다
우리말로 까치무릇이라 하며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완도의 주산인 백운봉 상황봉이 지척에 있으나 눈으로만 오르내린다
아무도 오지 않은 뒤를 보고
소나무와 측백나무 조림지를 지나면서 이 구간도 몇 년 지나면 지나가기에 애를 먹일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돈밭재 내리기전 혼쭐이 났던 그 구간 생각이 났다
우측 전면에 보이는 철탑 아래 부분이 오늘의 종착지 닭골재다
중간팀까지 도착했다는 무전인데 아직은 20여분은 더 가야 했다
닭골재 너머 달마산의 위용이 느껴진다
지난해 7월 둘째주 일요일 찾아들어 땅끝 토말까지 24km를 걸었던 그 능선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마지막 구간만큼은 마지막에 걸어야 격에 맞은데
그렇지 않고 중간코스가 마지막구간이 되는 등 이리저리 건너 뛰다 보니 산행의 집중도가 떨어져
산기를 쓰는데 여러가지로 불편한게 많았다
보통 9회에 걸쳐 종주하는 땅끝을 10회에 걸쳐 마무리 하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산행이 되었다
상황에 따라 야간산행도 하게 되지만 가급적 피하고 싶다는게 한결같은 생각이다
어둠은 모든걸 식별할 수 없기에 기억에 남은게 없어서
장흥 유치면 병동리에서 출발한 2012년 6월 2째 일요산행은 노적봉에서 큰재 덕룡재까지의 첫 구간으로서
등로 찾기가 어려웠던바 알바와 풀쐐기 딸기넝쿨로 온몸이 생채기를 당했고 그래 그런지 미련이 많이 남은 구간이다
8월의 덕룡재부터 전망 좋은 국사봉을 지나 가음치까지의 여정도 무섭게 자란 풀숲과 칡넝쿨과 가시넝쿨 신우대 등으로 개척산행을 했다
특히 가음치 부근에서 말벌소동은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볼라벤과 덴빈이 휩쓸고 지나간뒤 찾은 9월의 가음치 활성산 돈밭재 풀치재구간은
서광목장의 초지와 태풍에 쓰러진 거목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산행의 어려움이 공존했지만 영지버섯 노란망태버섯이 생쥐빠진 꼴이 된 모습을 위로해준 산행이었다
풀치재에서 시작한 10월4째주의 산행은 국립공원중 그 규모가 가장 작아도 왜 지정되었는지를 한마디로 웅변한 사진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한 월출산이었다
특별히 양면불상이 기억에 남은다
도갑사 월각산 별뫼산 제안고개를 찾아든 10월 2째주 일요산행은 미왕재에서의 야생화
그리고 밤재에서 별뫼산 오르다 만난 암봉을 가보지 못한 서운함이 아직도 남아 있었는데
블친님의 블방을 통해 궁금증은 해소 되었지만 흑석지맥에 대한 강한 꿈을 꾸게 했다
11월 2주째에 찾은 제안고개에서 장군봉 서기산을 지나 계라리고개까지의 긴 여정은 단촐하니 10명이 함께 한 산행으로 가족같은 분위기였었다
세월을 비켜선 꽃들의 향연도 기억에 남지만 특히 서기산의 조망을 놓친게 너무도 아쉬움으로 남은다
4주 일요일에 계라리 복덕산 첨봉 수양리 구간은 땅끝 중 가장 낮은 지대를 통과 하였다
그리고 봄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새순이 돋은 나무들의 모습이 신기했고 수양리라는 마을의 포근한 느낌이 좋았다
작년 12월 둘째주에 찾은 수양리 덕룡산 주작산 오소재까지의 여정은 겨울의 덕룡산과 주작공룡의 위용을 실감한 산행 이었다
오늘 구간도 여름이었다면 가시넝쿨로 생채기를 많이 하고 힘들었을 구간이었지만 다행이 일기가 좋아 모처럼 산다운 산에서 행복하게 즐겼다
마지막 구간을 7월 여름에 들었던 닭골재 달마산 도솔봉 사자봉 그리고 토말까지의 긴 여정은 오가는게 힘들어도 꼭 마치리라 용기를 준 코스였다
지금도 불썬봉을 비롯한 온갖 기암들의 축제와 도솔암의 자태 그리고 토말탑앞에서의 추억이 물결친다
땅끝은 수도권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산이기에 장거리 이동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상상한 것 이상으로 아름다움과 산행의 묘미를 주는 산이기에 여건이 된다면 적극 권하고 싶다
어쩌면 육해공을 두루 갖추고 있어 백두대간이나 설악산 지리산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흥을 선사해준 멋진 산들이었다
오늘 접한 산은 추억이 되고 내일에 만나게 될 산은 희망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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