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을 앞두고 감기몸살로 끙끙대고
눈은 어찌나 많이 오는지 설화를 구경하면 감기가 떨어질것 같았다
남도의 공룡이라는 덕룡산
남도의 용아장성이라는 주작산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게 하는 산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겨울산의 매력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새벽 공기는 살을 에이듯 차갑지만 시원하게 느껴진다
어둠을 밀어내고 나타나는 서해안고속도로 주변 풍경은 황홀했다
남도지방에서 설화를 볼 수 있을까
봄처럼 돋아나던 새순들은 온전할까
수양리 마을은 2주전과는 달리 쌀쌀한 바람이 들판을 휘이~ 지나간다
곱던 유자의 노란빛도 좀 바래진것 같고
네잎크로버는 눈속에 파뭍여 있다
그러나 덕룡산의 암봉은 하늘을 찌를듯 솟아 있었다
오늘 걷게 될 덕룡봉정상(?) 방향을 응시하고 살포시 쌓여 있는 소나무숲 임도길로 들어선다
북쪽의 찬기운을 막아준 오름길은 땀을 솟게 하지만 산등성이에 서면 바람이 기다려줄것 같아 출발시 입었던 복장대로
조릿대 구간을 지나고 묘지가 있는곳 지름길을 외면하고 우측으로 돌아 수양리 삼거리에 선다
삼거리에서 바라본 덕룡산 방향 침봉을 본다
일행들께 일러두고 가야할 길 반대방향으로 홀로 오른다
좌측으로 우회하여 가는길은 너덜길
눈이 쌓여 길이 여간 미끄러웠다
그러나 보여준 풍광은 아주 좋았다
서봉까지 다녀 오고 싶은 맘도 있지만 등로가 미끄러워 자제한다
오르는 등로는 참으로 미끄러워 조심조심 오르며 뒤를 본다
아이젠을 차에 두고 온게 후회 된다
암봉에 올라서니 일망무제처럼 시원한 풍겨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오늘 걷게 될 405봉과 472봉을 보니 순한 양처럼 길이 뻗쳐 있다
지난번에 걸었던 기맥길 첨봉구간을 본다
그리고 첨봉에서 흘러내린 기맥길
그 너머로 해남 옥천면 대산리 청신리 들판도 보인다
납작엎드린 기맥길 우측으로 덕룡산의 서봉이 우뚝 솟아 있고
덕룡산의 침봉들
설악의 공룡처럼 꿈틀대는것 같다
맞은편 산정
저기를 올라어야 했는데 가시와 눈길이 두려워서...
내려서면서 음침해 보이는 동백나무터널을 지나고
침봉에 올라서 다시한번 눈의 호사를 누린다
수양리 마을과 봉양저수지
가야할 기맥길이 훤하게 보인다
선두는 405봉을 넘어서고 있다
어디쯤 가야 일행을 만날수 있을까
내려서는 길은 더더욱 조바심나게 한다
침착하게 한발 한발
삼거리에 돌아와 시계를 보니 30분간 외도를 즐겼다
작천소령까지 3.8km 남았다 한다
부지런히 쫒아가야 한다
혼자 점심 먹지 않으려면
가면서 뒤를 보지 말자 다짐했지만 자꾸만 뒤를 보게 된다
지난번에 들렸던 첨봉 방향
따뜻한 남도는 역시 눈이 귀한가 보다
올 처음 만난 눈이 이렇다
기맥의 합류지점 삼거리에는 봉분이 하나 있다
437봉은 좀더 가야 한다
산 행 일 : 2012년 12월 9일
진행 경로 : 수양리(11:34) - 기맥분기점(12:51) - 덕룡봉정상(13:13) - 작천소령(13:49) - 427.7봉(15:06) - 오소재(17:10)
산행 거리 : 12.4km (접속및 기타 포함)
산행 특징 : 작천소령 지나 주작산 갈림길까지 육산이며 이후로는 골산임
덕룡봉 정상 주위로 억새밭이 발달함 주작산 날개 주변(400~427봉)은 진달래가 많이 자람
위험구간은 밧줄이 놓여 있으나 등로폭이 좁아 거리에 비해 많은 시간 소요됨
암릉구간은 설악의 용아장성임
일행의 그림자는 어디에 숨었는지 바람만이 휭하니 지나가고 (437봉)
전면의 봉우리부터 걸어온 길이 훤하다
강진만 너머 장흥의 산군들
전면에 보이는 덕룡봉 정상을 향해
봄인줄 알고 나온 자귀나무 새순이 바짝 얼어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예상대로 새순들은 모두 얼어 잎이 누렇게 바래고 있었다
오우~
목화송이 밭
한줄한줄 역어 이불솜 만들까
덕룡봉 정상에 사람의 모습이 보이는게 선두팀이 도착했나 보다
조그만 서두르면 잡을 수 있을것 같다
그런데 눈길에 너덜경을 통과 하는 오름길이다
덕룡봉 정상이라는 이정목(475봉)이 반긴다
지도에 표기된 동봉과 서봉이 있는 덕룡산은 뭐꼬
지금도 표석에는 주작산이라 하고 또 주작덕룡산이라 했다는 산기를 봤는데
한때는 이름없는 무명봉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정상은 주작의 몸통에 해당하는 요처다
덕룡산 줄기뒤로 만덕산이 흐릿하다
주작산에서 이곳을 보면 봉황의 몸통에 해당하고 덕룡산과 가야할 주작능선이 봉황의 양날개처럼 보이며
주작산은 봉황의 머리라 한다는데 주작산을 가볼 여유는 없기에 지도를 들여다 보면 그럴듯 하게 보인다
전면의 봉우리가 주작산(428봉)
주작은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에 나오는 4방위의 신중 하나이다
주작산이라는 산 지명은 이곳 한곳인걸로 알고 있다
길림성에 있는 삼실층의 주작도 벽화에 주작의 머리는 수닭과 비슷하고
닭은 태양신의 심부름꾼으로 생각된다 하니
아침이 밝아온다고 새벽에 닭이 우는 것은 우연이 지어진 것은 아닌것 같다
덕룡봉정상에서 작천소령 방면 등로는 말잔등처럼 펼쳐져 있지만
주작산 삼거리를 지나면서 보이는 주작의 날개는 용아릉처럼 이빨이 솟구쳐 있다
첨봉에서 시작된 화원지맥의 산봉들
후미가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왔다
멀리 두륜산이 보이고
주작산을 오르는 일행은 보이지 않고
이제부터 느긋하게 걸을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급히 내려서는 등로에 눈을 이고 핀 구절초를 지나친게 미련이 남아 이놈이라도 담아둔다
밥때가 지난뒤라 후미와 함께 바람이 잔곳을 찾아
주작의 날개를 보면서 느긋하게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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