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산행지는 많이 있다
그중에 설화 산행지로 유명한 덕유산을 찾아간다
중부이남 지역에 있는 산이지만 서해의 습한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의 능선에 많은 눈을 선사하는 산
습한 공기는 찬기온 찬바람과 함께 나목에 엉켜 눈주신 상고대를 연출하는 산
설화가 아니면 장쾌하고 너울너을 춤추는 산그리메를 선사하는 산
그렇기에 겨울에도 전국에서 탐방객이 끊이지 않은 산
그런 산을 만나러 간다
예상보다 춥지 않은 새벽공기와 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설경보다 장쾌한 산악미로 흥겨움을 줄줄 알았다
서상 i.c를 경유하여 황점에 도착하니 분위기는 바뀌어 설화로 산정은 하옇게 다가온다
월성취를 향한 황점의 들머리
삿갈골재를 향하는 황점의 출발점
산 행 일 : 2013년 1월 27일
산행 경로 : 황점 10시10분 - 월성취 11시45분 - 남덕유(동봉) 13시35분 - 영각사 15시08분
산행 거리 : 8.6km
산행 특징 : 계사년의 첫 설화산행
날이 생각보다 포근하여 상고대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첫 다리를 건너 월성계곡을 우측에 두고
초반의 등로는 넓고 부드럽게 이어지고
잎갈나무가 쑥쑥 자란 모습과 타 나무에 의지하여 다래넝쿨이 얼키설키 역어진 맨 모습들을 보면서 숲으로 들어갈수록
기온은 뚝뚝 떨어지고 싸락눈은 바람타고 간간히 뿌리고 바람소리는 거세지더라
우우~웅
불어대는 바람소리는 산 정상부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낮 기온이 영하5도 바람은 초속 1~2미터라고 산행 전날의 예보였는데
혹시 모를 준비 안된 산행객이 있을까 걱정도 하게 된다
이제까지 순했던 등로는 2번째 목교를 지나면서 성깔을 드러낸다
가가다 서서 일행들이 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타 산악회에서 오신분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니 생각보다 몸이 무거움을 알게된다
월성재를 지척에 두고 상고대의 모습보다 일행분들의 식사자리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발빠른 회원들이 편평하고 좋은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오늘 같은날 겨울산행에 최고 난재인 식사장소는 별 무리 없었다
추위속에 기다려준 동료가 고마웠고 발이 느린 분들은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산행을 했음을 알게 되었을때는 참으로 미안했다
식사중에 손이 곱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일행도 있고 기껏 요리한 숭늉을 뜨겁다 하여 쏱아부은 팀도 있고
라면이 설익고 모두가 일어서는 분위기에 먹지도 못한 팀도 있었다
반면에 따끈한 국물에 먹은 동료도 있다는게 삶의 현실이었다
다행히 먼저 맛있게 먹고 주변을 살펴보니 타 산악회에서 아직 오질 않아 우리회원들이
마음 편히 독차지 하게 된 셈이었다
선두팀은 춥다고 동봉을 행해 뛰어간뒤
월성재에서 거센바람과 함께 눈꽃을 구경한다
황점에서 백두대간의 능선인 월성재에 도착하면 직진하면 토옥동으로
우측은 대간 북진방향 향적봉으로 연결되며
좌측은 서봉, 동봉에 이르는 등로다
중간 그룹을 기다리다 불어오는 한기에 견딜수 없어 바람막이로 몸 단장을 하고
일행들의 증명 사진들을 남겨드린다
산행내내 여성분들은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으나 남성분은 대충이다
저 순간에 볼이 얼얼하니 언다
편하게 월성재(치)까지 왔고 예상외로 산행은 빠르게 진행중이었지만
이제부터는 거센 바람과 한기 그리고 교행해야 하는 배려속에 보여주는 설화 감상과 더불어 산행은 더디게 될 것이다
월성치에서 고도를 높일수록 나무의 수형도 좋아지고
그 나목에 자리한 설화는 예쁘게 치장하고 반겨준다
진행방향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볼을 에이게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순백의 설화는 혼탁했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개인적으로 설화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한 북덕유가 최고라 생각하기에
상고대를 보러 향적봉에 갈려고 계획을 했으나
많은 동반자와 함께 하기엔 곤도라 탑승시간의 장기 지체와 도보로 오르기도 문제가 있어
차선책으로 남덕유를 찾았다
손이 시러워 쩔쩔매는 여성분도 고순도의 설화속에 미소가 연신 피어 오르니
그 모습을 보는 내가 즐거워진다
이쪽 배경으로 박아 주세요
저도 한번 눌러 주세요
아하 이런
나도 편안히 즐기고 싶은데
가만 놔두질 않으니
교대하는 막간을 이용해 설화와 풍경에 빠져 보려하나 잘 적응이 되질 않은다
산행전 생각했던 줄줄이 사탕으로 내려오는 탐방객이 그나마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덕유산 정상부는 눈샤워 하느라 정신이 몽롱한 상태이고
바람의 세기는 시간이 갈수록 드세어져 짙어지는 스노우 샤워를 보면서
잘 맞던 예보가 오늘은 틀렸다는 원망보다 이런 풍경이라도 선물해 준 자연이 고마웠다
동봉과 서봉의 갈림길 안부가 보이고
구상나무가 허연 눈을 뒤집어 쓴 모습이 참 멋지다
그 안부에는 바람이 타지 않아 식사중인 사람과 사진을 남기기 위한 사람들의 경연장이었다
Y자 갈림길에서 장수덕유로 가는 등로를 버리고 빡세게 오르는 동봉을 향한다
이곳이 남덕유의 눈꽃 절정 장소다
시야는 방해받고 있지만 상고대의 향연이 채워주니 걸음이 늦은 사람과의 동행도 즐거웠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오는 일행 모습을 지켜보다
운좋게 삿갓봉이 열리는 순간의 광경을 목격한다
빛이 삿갓봉을 비춘다
어둠속의 광명이 비친다 하는걸 이럴때 붙여도 붙여도 무리는 아니겠지
오호
진정 조망은 없을줄 알았는데
어 이러다 맑게 개는게 아닌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한줄기의 빛이 드니 세상이 신비롭고 숨겨진 무룡산 자락도 가늠이 된다
산행 들머리인 황점과 바람골을 살핀다
만족을 모르는 욕심에 다들 떠나도 발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삿갓봉이 가리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일행의 꽁무니를 쫒은다
동봉의 안부 광경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로서 설화와의 만남 거리는 1.4km였다
거리는 짧지만 긴 애기를 나누었다
남덕유산 동봉의 모습
오늘도 인증 사진은 정상석으로 대체한다
정상에서 토옥동계곡을 살피며 오늘 진행한 등로를 본다
가야할 중봉을 살피고
덕유교육원을 살피면서 서봉에 눈길을 주어 보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답이 없다
정상 인증샷을 담겠다는 분들의 기다림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증명을 남겨 드린후 홀로 조망을 더 즐긴다
그리고 영각재방향으로 하산을 하는데 앞서간 동료들께 물으니 앞서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헐레벌떡 뒤돌아 뛰어가 정상 등로에 합류시킨다
급 비탈을 타면서 바람이 자니 얼었던 손이 이제야 녹는다며 여성 산우분은 좋아라 한다
진양기맥길이 열리는 광경을 보면서
가야할 중봉도 보고
할미봉을 향해 힘차게 뻗어있는 대간길도 감상하면서
뒷따라 느그작 느그적 걷는다
중봉(1440봉)을 살핀다
계단길이 많이 넓어졌다
목책의 계단 폭이 넓어져 교행하기 참 좋아졌다
미련이 있기에 삿갓봉을 항시 주시했던바
바람따라 삿갓봉의 안개가 걷히고 무룡산도 잠시 보여 주더라
바람골이라 칭하는 월성계곡을 향해 흘러내리는 산악미를 즐기고
전면의 골은 영각재로 이어진다는데 ...
1440봉인 중봉에서 동봉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영각재에서 솟아오른 하봉을 보고
남령을 지나 칼날같은 수리덤 그리고 월봉산 거망산이 흐릿하니 보인다
월봉산 좌측에 수망령을 지나 진양기맥의 금원산이 흐릿하니 기백산으로 달릴것만 같다
덕유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주봉은 향적봉이다
1300m이상급의 봉우리만 장장 30여km에 이르는 장대한 산이기에
향적봉에 비해 남쪽에 있는 동봉을 남덕유산이라 하고 그 옆에 있는 산은 서봉 장수덕유산이라 부른다
요즈음 대간길에 약간 비켜 있는 동봉에 비해 서봉이 약3m정도 더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덕유의 남성적인 산악미는 이곳에서 절감할수 있기에 아직도 많은 탐방객이 찾은다
한여름 벼랑틈새에 피어 있는 솔나리의 안식처도 이곳이다
조그만 더 기다리면 하늘이 열릴것 같은데 .....
어쩌다 보니 맨 후미가 되고 바로 앞에 가는 분들도 염려 되기에 급사면 등로에서 해찰한 틈이 없다
시계가 많이 열렸다
마음 같아선 .....
부드럽게 내려 앉은 대간이 할미봉에 오르다 가쁜 숨을 토해내 뿌옇다
생각보다 적은 인파로 고생은 덜 한다
그렇지만 하산하여 보니 많은 관광버스가 즐비했다
산이 넓어 다 숨어 보이지 않은지
서봉으로 다들 옮겨 갔을까
영각재로 내려서는 마지막 철계단이 있는 잔봉
그곳은 아직도 철계단이 옛날 그대로
교행은 불가능
정체 불보듯 뻔해
이제 동봉의 꼭지점만 보인다
중봉과 서사면을 보고
중봉에서 흐르는 동사면
아래의영각재와 하봉
그 하봉이 낮아보인다
하얀 눈샤워
이제 언제 올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선다
영각재에서 내려서는 등로는 계단길과 너덜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너덜은 눈에 뭍혀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간간이 보이는 자작나무와 머리를 겨우 내민 조릿대에 눈길을 보낸다
다들 많이 온 눈덕에 멋진 설화낭자를 만나던 산기를 접하면서
산에 들고픈 마음 굴뚝 같아
황점에서 삿갓골재로 하여 마음껏 장거리를 걷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대로 할수 없는 몸이기에
마음을 비워두기로 한 산행의 첫 걸음이었다
이렇게 천천히 걸을수도 있다는게 신기한 산행이었다
이제는 이런 패턴을 즐겨야 한다
어느 선배 여성 산우는 13년을 산에 다녔지만
오늘같이 높은 고산은 처음이라면서 칼날같은 바람속에 환상적인 설경은 너무도 좋았다며
감사하고 민폐는 끼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죽어도 못 잊을거라며 노랠 부른다
그렇게 너털웃는 산우님 즐겨 주어 고맙고 고생하셨고 안산해 주셔서 감사해용
다 내려 오니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있다
아 !
이런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그분처럼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면서 보니 수리덤과 월봉산이 아주 밝게 다가오더라
다음 산행에는 이런 하늘 풍경이 기다려진다
달리는 차안에서 얼굴이 후끈 화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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