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주택 신축공사가 막바지 무렵 친구가 포리똥(보리수) 따러 가잔다
친구와 함께 신축한 주택이 건축주가 흡족해 하고
어렵다 하는 사용검사필증을 받은 다음날 마음 편히 길을 찾아 나선다
소하동에 사는 친구집에 들려 합승하고 오늘의 주인인 건축에 종사하는 친구와 곤지암에서 합세하여
모처럼 아내와 함께 나들이 가는 길이다
모가 자라는 들을 가로질러 산으로 이어지는 1차선 도로를 따라 어느 한 귀퉁이를 돌아가니
허름해 보이는 집이 있다
대문을 대신하는 다래넝쿨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그 사이로 편안해 보이는 아담한 집과 너른 평상이 반긴다
친구는 포리똥을 따라한다
집주인 일행이 요리준비 할 적에 객군들은 보리수 나무에 달라붙어 빨간 열매를 연신 따 먹었다
파리똥처럼 작은 열매라 하여 포리똥(보리수)이라 불렸던 이 열매는 크기도 크고 맛도 좋다
이곳은 친구의 처가 부모님이 돌아가셨기에 그 형제분들이 가끔 다녀가는 곳이다
수확한 보리수 열매가 탐스럽다
(작은 열매는 앵두)
두런두런 애기 나누며 술병이 스러지고.....
양껏 먹고서 태화산에서 발달한 나곡천으로 바람쐬러 갔다
고동이 많다고 했지만 예상대로 가뭄의 영향으로 신통치가 않다
그렇지만 초행인 나는 눈이 즐겁다
친구들은 천에서 고동과 괴기 잡는다 하고 난 도로에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더위에 지쳐 나무 그늘 밑으로 피신한다
다시 아지트로 돌아와 한잔 한 후
집 주변 나들이를 나선다
까치수영이 활짝 피었다
털중나리가 뙤얕볕 아래에 빙긋 웃어 보이고
털중나리
등산로인줄 알았는데 묘지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길섶에는 수영과 개망초가 많이 피었고 줄딸기도 이제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산딸나무의 열매가 무리지어 오름짓으로 달려 있어 보는 눈이 즐겁다
어성초(약모밀)
한번은 꼭 만나고 싶었던 꽃 삼백초과의 어성초
등산로를 찾기위해 풀숲을 헤메이다 망외의 기쁨을 누렸다
어성초
어긋나는 잎과 하얀 꽃받침이 보기좋고 꽃은 끝물이지만
만남 그자체로 무더위가 씻기는 기분이다
이렇게 좋은 등산로가 있는데 찾지 못하고 다리를 많이 긁였다
금정약수
등산로가 된비알을 이루는 지점에 이 가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물이 흐른다
맛을 보니 참 좋다
그리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고 사탕바구니도 놓여 있다
이곳 사람들의 넉넉한 속마음이 그려진다
금정약수
이곳은 태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한 자락이다
이곳에서
너무 늦게 시작한 걸음이라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조망은 가려 있어
오름길은 조금 걸은것 같았는데 내린길은 금방 도착한다
역시 친구들은 백숙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한 초여름날
보리수 열매 따러 와서 이것 저것 포식한 하루가 되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상추와 보리수가 덤으로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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