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까시향 숲에서 청솔모와 어치

열린생각 2012. 5. 23. 00:15

 

 

아까시나무

 

매년 5월 중순이 되면 봄꽃 향기가 온 산을 덮은다

그 향기의 주인공은 아까시나무꽃이다

봄바람이라면 불면 그 향기는 참 매혹적이다

 

 

 

 

아까시나무

 

60~70년대 황폐화된 산을 가꾸기 위해 심기 시작했던 나무

뿌리에 혹박테리아가 있어 땅을 기름지게 한다 하여 많이 심었던게 오늘날 이런 호사를 누린다

요즈음 민가 근처 야산에는 이 나무가 지천이며 그 향기를 쫓아

아까시 꿀을 얻으려는 양봉업자도 많이 늘었으나 언제부터인지 그 숫자는 많이 줄었다

 

꽃가루받이를 해야 할 매개체인 나비는 보이나 벌은 도통 보이지 않은다

토종벌은 원인모를 부패병으로 거의 전멸상태인지라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까시나무

 

향이 좋고 꿀이 많아 친근한 나무로 사랑을 받았으나 언제부터인지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셈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받고 있다

 

 

 

 

 

찔레꽃

 

아까시와 더불어 꽃향기 축제의 주인공이다

순백의 하얀 꽃받침과 많은 수술과 한개의 큰 암술로 이루어진 장미과의 낙엽관목이다

춘궁기에 어린 새줄기가 나오면 꺽어먹었던 찔레꽃

지금은 텁텁한 맛이지만 그때는 귀중한 간식거리였다

 

 

 

 

 

찔레꽃

 

아까시가 절정일 무렵 꽃은 피어나기 시작해

끝 무렵에는 찔레가 만개하여 숲을 환하게 밝히며 그윽한 향으로 숲을 장식한다

 

 

 

 

 

청설모

 

다가온다

살금살금 눈치를 보며 의자에 쉬고 있는 사람들 곁으로

 

 

 

 

 

청설모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주위를 살피며 접근해 오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청설모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길래 물러설줄 알았다  

 

 

 

 

 

청설모

 

그러나 예상과 달리 더 가까이 온다

 

 

 

 

 

 

청설모

 

겁이 없는 청설모

 

 

 

 

 

 

청설모

 

입에 물었을때에 알았다

냄새를 맡고서 살기위해 왔음을

 

 

 

 

청설모

 

그러나 참외껍질 맛을 보더니  먹지 않고

- 주위는 조용했는데 가까이 있는  나무위로 오른다

 

 

수년전 눈이 자주로 많이 내려 온 산이 하얗던  한 겨울에 치악산 비로봉에서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 수 많은 청설모들이 등산화까지 다가와 같이 나눠먹자고 조르던 기억이 난다

 

 

 

 

 

청설모

 

주목 다람쥐과의 포유동물로 먹은것을 가리지 않은 잡식성이다 - 오늘의 행동은 기이했음

나무의 열매나 다람쥐 개구리 심지어 산새도 먹이로 취한다고 한다

동네 야산에 언제부터인지 다람쥐를 보기가 귀해진 반면에 청설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산행중 호기심에 던져준 음식을 맛본 청설모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치

 

일반적인 산새들에 비해 제법 덩치가 있는 어치가 등산로 위 나무에서 먹이 사냥이 한창이다

이 가지 저 가지위로 쉴새없이 움직이면서

나무에 있는 벌레들을 어쩜 그리도 빨리  잘 잡는지 신기하다

 

 

 

 

 

어치

 

소나무 가지에서도 곤충을 잘 분별할 줄 안다

 

 

 

 

 

 

어치

 

한때는 베드민턴장이었던 이곳에 정자가 세워지고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쓰러진 아까시나무를 거꾸로 심어 놓은 곳에 이르니

 

 

 

 

 

 

어치

 

나무에 앉은 어치가 사람이 다가가도 날으지 않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옆 나무로 자리를 옮긴다

 

 

 

 

 

어치

 

가만보니 나무밑둥에 뭔가 숨겨놓은게 있는지 연신 머리를 박았다

다시 나를 보고 다시 박은다

 

 

 

 

 

어치

 

많이 익숙한 몸놀림으로 보인다

 

 

 

 

 

 

어치 

 

새가 사라진 후 확인하니 누군가 쌀을 밑둥에 넣어 두었던것이었다

 

생각은 기발한데

겨울도 아닌 이 계절에  새가 먹이 사냥을 방해한다는 생각이들어

이 나무 저나무를 옮겨 가며 애쓰는 어치에 비교가 되어 씁씁한 구경이 되었다

 

 

 

 

 

 

어치가 사라진 등로에

찔레꽃 향이 가슴속 깊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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