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네째주 일요일이다
전과 같으면 대간에 들어야 하지만 산악회는 마지막 한구간을 남겨두고서
경방기간과 폭설로 인해 자꾸만 뒤로 밀쳐두더니 이제는 명산을 탐닉하게 된다
이번에도 그렇게 뜻하지 않은 산행지가 되었다
광양의 쫒비산 매화 축제 행사로 인해 도로가 좀 밀릴까 걱정으 했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박 경리님의 대하소설 "토지"로 유명세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찾게되는 곳이다
남원지나 구례에 들어서니 만복대가 흰 고깔을 쓰고서 유혹한다
어제 봄을 제촉하는 비가 내렸지만 고산에는 눈이 내렸나보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 노전리에 도착하니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이다
형제봉까지6.7km
어라 벌써 봄빛을 즐기는 야생의 처자들과 눈빛을 주고받다보니 일행들은
포장된 도로를 따라 바람처럼 쓸려간다
섬진강 너머 광양의 억불봉이 달려드는 가운데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난 이쁜 꽃들이 부는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판 가장자리에 집을 지었다
* 개불알풀*
돌담 너머 붉은 동백꽃이 피었다
마주하며 사랑을 나누다 어느순간에 처연하게 떨어지는 동백꽃
너를 보면 고결한 아름다움속에 감춰진 너의 속성때문에 왠지 가슴이 아파
더 이상 보지 않고 길을 재촉한다
텃밭에 봄동을 수학하는 아주머니와 말을 나누는데
그러다가 일행들 언제 쫓아갈거냐며 걱정하시는 모습에 우리의 어머니를 보게된다
일행들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홀로 휑한 돌담의 골목길을 바람이 쓸고가는 모습을 본다
돌담과 사철나무 울타리에 둘러쌓인 집이 아늑해 보이는 마을이었다
고저차를 극복하는 재료로 사용된 돌의 둑과
형제봉의 명물인 출렁다리가 보인다
형제봉의 주능선
드디어 일행이 보이는 끝지점에서 우측으로 돌면 아담하게 새로 지은 집 한채를 구경하면서 등로를 오르막을 지속한다
그러다 포장로가 안정되는가 싶은곳에
잡목들을 베어내는 가족을 보면서 우기시 피해 없기를 바라며 오르는 중에 일행들은 겉옷을 벗어든다
직진하면 청학사를 지나 대나무 밀집지역과 성제동굴을 거쳐 형제봉르을 오르게 되지만
수리봉을 향하는 우측으로 등로를 선택한다
이제 등로는 숲으로 빠져드는 분위를 띄고
노루귀라도 보여줄것 같은 기대감을 잔뜩 안고서 눈을 둥그럽게 뜬다
지피식물이 자라는 가운데 제비꽃이 먼저 반긴다
산으로 접어든지 꽤 지났건만 계속되는 된비알은 그칠줄 모르고 계속 오르막으로 치닫는다
돌과 소나무만으로 이루어진 숲 분위기로 야생화가 자라기에 적당하지가 않을것 같다
질퍽한된비알을 오르니 우측으로 조망ㅇ 바위가 있다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이 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나뭇잎이 우거진 계절이면 만날 수 없었을 풍경 한 점 건져 올렸다
육산의 분위기에서 저런 멋진 기암과 어우러진 소나무의 자태가 아직도 눈앞에 삼삼하다
악휘봉의 소나무처럼
오를수록 잔설로 인해 된비알의 등로는 미끄럽다
힘들게 오른만큼 보여주는 감동은 더 있다
고생덕에 기쁨이라
수리봉에 올라 풍경을 즐긴다
형제봉을 등지고 칠성봉과 구제봉을 앞에두고 들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가야할 능선의 날등이 형제봉을 향해 오르고 있다
용트림처럼 휘어진 섬진강의 형상속에 평사리의 들판은 평온하게 자리하고 있다
최참판과 서희가 흘렸던 회환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제봉에서 활공장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의 장쾌함
시퍼런 하늘에 뭉게구름을 보면 어릴적 소년처럼 가슴이 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노각나무
내려선 산줄기는 오르다 다시 내려서는가 싶더니 솟구쳐 오르기를 반복한다
뒤돌아본 광경
첫번째 통천문을 지나서
어느 암봉에 올라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걸어온 등로와 회남재 우측으로 칠성봉이
그리고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가까이 보자꾸나
천왕봉에서 제석봉 연화봉 지나 촛대봉까지
아
지리에 들었으면 끝내주는 설경을 ....
기암
활공장 뒤로 촛대봉이 그 우측으로 지리의 천왕이 우람한 자태를 뽐낸다
2형제봉의 우람한 기암
바람이 잠자는 적당한 곳에서 30여분간의 점심을 즐긴후 다시 산행을 이어간다
마지막 주자로 능선 분기점 삼거리에 도착하여 일행들이 사라진 좌측을 버리고
몸은 우측으로 미끄러지듯 하얀 눈길로 빨려간다
철쭉 터널을 지나니 활공장과 지리 주릉이
등로 완연한 봄 빛을 받아 따사롭게 빛이 나고 적당한 참나무와 수풀이 보이는 곳으로 시선은 보내나 보이는건 신통치 않았다
이쁘장한 소나무 형제의 호위속에 활공장은 빛이나고 있었다
오기전 3~4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차량 1대만 남기고 그림자도 없이 사라졌다
그곳에 봄 빛을 쬐는 무덤 2기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텅 빈 활공장에서 홀로 거센 바람을 지키며 천천히 조망을 즐긴다
남부능선의 끝 자락인 이곳 활공장에서 등로는 뚝 떨어져 원강재를 넘게 되고 시루봉으로 이어지고
삼신봉으로 이어진 줄기는 영신봉으로 이어져 지리의 주릉과 맞닿게 된다
반야와 노고단은 흐릿하니 제 모습을 감추고
지리의 주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오기에
대간을 마친 선답자분들이 이곳에 들려 마지막 기념 산행을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발길을 돌리려 하니 미련이 자꾸드네 ....
언제 비단결 같은 저 능선을 함께 할꺼나
활공장의 주인인 바람에게 자리를 주고 모두가 떠난 이 산의 줄기를 부리나케 되돌아간다
뒤돌아 가는 길은 왔던 길이었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러므로 왔던길을 다시 걷는 것을 그리 싫어하지 않은다
그건 아마도 홀로 산행때 다져진 습관때문이다
이제야 원점에 왔다
일행들은 어디만큼 갔을까 도착전 만나기나 할까
삼거리 분기점에서 이곳까지는 채 2분여 거리다
가야할 형제봉이 보인다
2봉에서 이곳 형제봉까지는 5분여 거리에 있었다
형제봉
또는 성제봉이라고 한다 이는 형의 사투리인 성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남부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하여 삼신봉과 불링폭포 쌍계사의 기세에 눌려 산행객들에게 설움 아닌 설움을 받았던 산
이제는 그 진면목이 서서히 알려져 산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파 하는 산으로 자리매김하는 산이 되었다
오늘은 그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한 산행이다
그것도 봄이 찾아드는 3월 네째주 주말에
성제봉 아래에 북서풍의 바람을 피하여 자리잡은 무덤 1기가 있다
그리고 보니 이곳은 산 정상부에 어김없이 무덤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이 얼마큼 성(형)제봉을 좋아 하였는지 짐작이 가게 한다
등로는 완만한 숲길로 한참을 걷게 되더니
갑자기 뻥 터진곳이 있었는데 헬기장이었다
조망이 그만이다
왔던길 돌아보고
헬기장이 이제는 철쭉 축제 제단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었는바 그곳에서
구름다리 방향의 조망이 오늘의 백미였다
가까이 불러본 광경
뒤돌아서 눈길을 주고
잘 생긴 소나무 한그루
그림이 사뭇 다르다는게 매력의 요소로 다가온다
섬진강 너머 백운산의 주릉이 한눈에 꽉 찬다
지리의 주릉을 보니
반야봉도 흰 모자를
무수히 자라는 철쭉밭을 내려서 뒤돌아보니
긴장 푸시라
예비시험 문제 풀듯이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다
85계단의 철사다리를 올라 뒤돌아보니
철쭉제단에서 많이도 내려왔음을 말해준다
오늘같이 바람이 부는 날에 철 사다리가 없었다면 상당한 곤욕을 지불해야 할것 같다
형제봉의 명물이라던 구름다리에 도착ㅎ했는데 혼자 독차지 하려니 쪼금 거시기 했다
그림 좋다
철쭉이 만발하는 5월에 이곳은 제대로 버티고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이 든다
화개면 부춘리 방향
아름다운 곳을 야멸차게 뿌리치면 안될것 같아서 자꾸만 ....
가야할 등로는 낮게 내려 앉았다가 섬진강으로 쑤욱 빠져드는 모습인데 .....
평사리 들판과 동정호 그리고 섬진강
여기서 등로는 좌측으로 꺽어 내려가는 등로를 선택해야 한다
앞서간 일행 몇 분은 우측으로 잘못들어 알바를 했다나 ......
우측으로 가 내려다 보니 무덤이 있고 조망은 나름 좋았다
신선대
바위 사이로 등로는 내려서는데.... 그러기전 암봉에 올라본다
가야할 등로를 가늠하니
소나무가 울울창창이라
벌판을 가로질러 칠성봉 뒤로 낙남정맥이 조금 보이고
산죽에 소나무라
회색에서 녹색의 숲으로 변신을 .....
등산로가 사치를 부린다
솔잎이 깔린 이곳을 걸으려니 괜스레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섬진강의 수달은 왠 바위까지 올라왔데 ...
솔잎 먹으러
우람한 바위가 뒤에서 자꾸만 댕긴다
뒤돌아보면 솔잎에 가려
그렇고 그러길 여러번
바위가 바위를 알아준가 보다
어느 기암에 올라 신선대의 우람한 몸체를 담아본다
키야 소나무란놈 참 갸륵하다
어찌 많고 많은 땅에서 이렇게 바위 틈새에 집을 지었을까
저놈때문이라도 다시 와 봐야 겠다
눈이 즐겁다
한가지 흠이라면 조그은 서둘러야 하는 부담감이 문제다
진행방향 좌측에 암봉이 있길래 오르니
맹금류의 밥상이었다
새들도 풍광 좋은곳에서 식사를 즐기는가 보다
최참판댁이 대나무숲에 둘러져 있다
이제는 조그마한 언덕은 한걸음에 내달린다
조그마한 언덕이 자꾸만 나타났다 사라진다
이건 뭐야
쫓기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확인을 못했다 (어느분이 봉수대?)
후회되는 장소였다
소나무 사이로 길은 내리꽃이고
좌측으로 열린 곳에 이르니 통천문이 기다리고 있다
기암
우측의 구제봉 옆으로 분지봉까지 얼굴을 내민다
아직도 많이 남았네
저기 솔숲 언저리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너무도 잘 생긴 반송 한그루
이름이 기억나질 않아
일광욕을 즐기는 지피식물을 담고 담아보았다
등로 주위에 참 묘지가 많다
참 재미 있는 바위
고소산성의 입구인가
하동의 고소산성
사다리꼴 모양의 석성으로 가야성으로 추정하며 사적 151호이다
임신한 치타가 아기를 업고 있다
외둔으로 가지 않고 한산사 방향으로
산행 시작전 복수초나 노루귀를 기대하였건만
대신에 하산중에 욘석이...
이쁜 제비꽃이 기쁨과 위안을 준다
한산사 경내에서
목전에 있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쫒아가고픈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냥 참으며 자연을 즐긴다
추녀와 공포의 현란한 모양속에 화려한 단청이 볼적마다 감동을 준다
한산사는 지금 공사중으로 조그마한 절이었다
몽울진 동백꽃이 참 곱다
하얀 목련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려 한다
한산사 전망대에서 보니 동정호의 물결과 들판이 참 아름답다
사면이 산으로 애워싸여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고을이다
수년전 배가 익을 무렵 이곳 평사리 토지의 무대를 찾았을때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하늘에 뭉실뭉실 피어난 구름은 칠성봉과 구제봉을 연모하듯이 달려들고
들판에 벼들은 연녹색 색깔을 한층 짙다 못해 누렇던 광경이 떠오른다
야생의 매화꽃
과수원의 매화
갓 피어난 매화꽃
최참판댁
산수유나무
구례 산동의 산수유가 생각난다
쉽게 보았던 산이었는데 막상 접해보니
생각보다 오르내림이 많았고 들머리에서 약 900고지를 올라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보여주는 조망이 아주 훌륭했다
그리고 벗꽃과 철쭉 또는 단풍철에 이곳을 찾는다면 더 멋진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산행지라 생각된다
더구나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 최참판댁을 비롯한 이곳 저곳을 연계하여여행한다면 더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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