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

백봉령 - 석병산 - 삽당령 (하) - 단풍의 향연

열린생각 2011. 10. 13. 10:43

 

 

상어 이빨처럼 날카로운 입을 가진 일월문을 다시 보면서 생각이 드는건

 방위상  문을 지나 단애에서 달을 볼것 같은데

누가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하다.

 

석병산 정상에서 조망을 즐긴 암봉을 힘주어 보고 아쉬운 걸음을 옮긴다.

.

 

 

조그마한 틈도 놓치지 않고 .... 물은 어찌 구했을까?

 

 

얼른 오라고 손짓하는 부드럽게 보이는 대간능선

그래 미련을 두지 말고 가자

새로운 세상을 만나야지~~~!!

 

 

다시 또 맨 뒤가 되어 걷는다.

 

 

 

 

 

햐!!

좋다.

 

조망을 즐긴 좌측의 암봉과 석병산

일월문이 보인가요?

 

이제는 단풍이 잡네

 

 

 

 

얼마나 쓰길래 쓴풀이라 했을까?

 

오잉

낙엽이 다 어디로 갔나

누가 청소 했지

.......

 

 

부지런히 걷다보니 일행과 합류하여 가을을 찬미한다.

 

 

 

 

두리봉 오르는 능선은 참 부드럽고 완만했다.

여기도 두리봉은 혼자이고

정상의 모습은 펑퍼짐하고 커다란 의자와 평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그만이었다.

 

두리봉 (1034) 정상의 모습

우측으로 가면 만덕봉으로 이어지고 대간은 좌측 넓은 등로를 따른다.

 

싸리나무 잎에 떨어진 빛은 더욱 노랗게 물들이고

 

참나무 가지 사이로 쓸어내린 햇빛은 산새풀에 쉬어가고

 

 

계곡의 숲에 앉은 빛은 곱기가 이를데 없더라.

 

댓가없이 연출한 자연의 세상에서

 

그저 발길 닿은대로 조용히 눈으로 즐기고

 

가슴으로 가을을 애기하며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오늘을 보여준 숲의 노래에 나의 입도 저절로 열린다.

 

 

 

누가 빛어 놓았나.

 

이렇게 자연스런 연출을

 

 

그저 지나가는 내가

 

너의 삶을 방해하는건 아닌지

 

그래도 네 모습을 훔쳐라도 보고 싶다.

 

 

이런곳을 

 혼자 걷는다는건 죄악인것 같다.

 

사랑하는 님과 함께  둘이서

 

 

숲이 보여주는 가르침대로

 

 서로의 진심을 보듬으며

 

 

 

그동안 고생한 마음에 감사하고

 

훈훈한 정과 사랑을 나누고 싶은

 

단풍이 초대하는 숲으로 님과 둘이서

손잡고 사랑하고 싶다.

 

 

 

 

 

 

 

김 영랑 시인이 이런 모습을 보고 그랬을까?

"오매 단풍들겄내"

 

그 시어가 지금의 내 마음이다.

 

 

 

 

 

저렇게 빨깧게 물들면 않돼야~~~

 

 

 

저렇게 노랗게 물들어도 안돼고~~~

어짜면 좋을까?

 

삽당령을 내려서는 계단길이 가파르지만

보여주는 풍경에  넋이 나갔다.

 

계단을 내려서니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임도로 연결되고

 

 

임도에서 좌측으로 10여미터 지나

바로 우측 숲으로 들어선다.

 

훼체되고 있는 자병산의 아픔속에 등로 주위에 핀 쓴맛이 강한 용담과 자주쓴풀을 보았다.

 

석병산에서 조망과 두리봉을 지나 하산길에 보여준 고품격 단풍속에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여태 느끼지 못한 단풍의 향기에 푹~~!! 빠져

가을사랑에 젖어드는

대간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