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달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으나
시간이 이르다 하여 계속 진행 하다보니 배속에서 아우성이다.
앞서가는 형님은 어디다 자리를 잡으려는지 계속 진행만 한다.
대간은 좌측 비탈로 굽어져 내려간다.
비틀 비틀 하며 설 사면을 내려가다보니
무리를 지으며 자라나는 나무가 있다.
마치 논에 모네기 한 벼처럼 포기로 자라는 나무는
물에 당그면 물빛이 푸르게 변한다는 물푸레나무다.
선달산 옹달샘이 있다는 곳을 알려주는 이정목이다.
사진상으로 직진하여 150m 정도 가면 샘이 있다고 하나
목이 타지 아니하고 물도 충분하므로 그냥 박달령을 향하여 간다.
그라고 보니 점심먹기에 딱 좋은 장소이던데 형님은 어디까지 간거여 ~~~
눈 있는 사면은 꽤나 미끄럽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착용하기는 거시기 하고 ...
오늘 몇분은 미끄러져 고생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잘 생긴 나무 2구루를 바라보며
빨리 걸어 보기로 한다.
드디어 앞서가는 일행을 만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
자리를 잡으려 하나 마땅한 장소가 쉬이 눈에 들지않고....
조금 더 가니 적당한 장소가 있어 돗자리를 편다.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마음 편히 앉아 오붓하니 일행들과 만찬을 즐긴다.
항상 그렇듯이 식사후에는 맨 꼴찌로 출발한다.
아무래도 돗자리를 챙겨가지고 다니는 탓일 것이다.
앞서가는 일행과 섞이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 보지만 ......
저 앞에 보여주는 풍경이
바쁜 몸을 잡아 댕긴다.
영주 국유림 관리소의 정성은 알아 모셔야 겠다.
외길인 이곳에 500m단위로 비상 전화번호도 설치 하였으며 ...
그리고 이런것까지 배려하였으니 ....
제멋대로 굽어지고 휘어진 나무에서
구속받지않은 자유분방함의 매력에 흠뻑 ~~~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비워준 배를 채워주니
뱃속이 조용하다.
생리란 참으로 묘하다.
동막골에서 배 따습고 잘 맥여주니
인민들이 잘 따라준다고 한 대사가
참으로 옳은 말이었다.
저놈의 나무 둥치좀 봐라
참으로 이상하게 생겼다.
그런곳에 터를 잡은 겨우살이가
영민해 보인다.
이야 ~~
제대로 된 참나무가 보인다.
정말로 지대로 휘어지고 굽어졌다.
자연 세계에 존재하는 참다운 멋스러움을 실감한다.
한 구루가 아니다
여러나무가 무리를 지어
집단의 군무를 나에게 선사한다.
좋아 ~~ 좋아 ~~~
아주 멋있어~~~~
버리미기재를 내려오던 등로에서 만났던 참나무가 생각난다.
건강한 숲이란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아닐까?
건강한 사회란 어떤것일까?
꽉 짜여진 틀에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사회일까?
다소간 요란하지만 여러가지의 의견이 배척되지 않은 사회?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은다면 다양한 말이 오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한다.
저 나무처럼 보여주는 모습이 경이롭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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