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

지리산 천왕봉 (260426)

열린생각 2026. 4. 29. 12:47

천왕봉에 다시 섰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

 

집에서 6시 18분 출발 천호역 국민은행 앞에서 6시 40분 송백산악회 버스에 탑승했다 

해발 615m(다음지도)인 중산리 탐방 안내소 앞에서 대간의 첫 구간을 시작한다 / 10시 31분 

진행거리 : 중산리(10시 31분) - 1.6km -  칼바위 삼거리(11시 01분) - 2.1km - 로타리 대피소(12시 21분) - 2km -

                천왕봉(14시 11분) - 1.7km - 장터목 대피소(14시 44분) - 4.0km - 삼거리(16시 13분) - 1.6km - 중산리(16시40분)

               **  합계 : 대간거리 7.4km + 접속거리 5.6km = 13.0km / 6시간 10분 

산행 특징 : 악산은 아닌데도 돌길이 참 많았고 진달래가 참 이뻤다 

                  고도차 1300m를 한 번에 오르고 곧장 한번에 내려서는 산행임 

공원 산청분소 앞을 통과하여 데크 보행로를 따라 걷는다 

무려 약 15년 만에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찾게 되다니 

그 감회가 무량해 

데크길과 깔끔해진 지도를 보고 데크 계단길을 따라 오르게 되는 지점 앞에  

안내 이정목에는 천왕봉까지 5.2km라고 명기되어 있다

공원 분소 앞에 있는 안내 개략도와 약 0.2km 정도 차이가 있었다 

통천길이라는 산문을 통과하여 본격적인 천왕봉 구간을 마주한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고도를 살짝살짝 올리는 돌길을 걷다 보니 칼바위를 만났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남겨주는 일행이 있었고 

 

칼바위는 정면보다는 앞으로 조금 이동하여 그 옆면을 보게 되면 왜 칼바위인지 바로 알게 된다 

칼바위로부터 약 2분여 걸으면 출렁다리이고 

그 다리를 건너면 해발 835m인 칼바위 삼거리다 / 11시 01분

좌측은 장터목 방향이요 우측이 천왕봉 길이다  

쉬어가라는 평상도 있지만 무시한다  

삼거리를 지나면서 여기가 지리산임을 다리에 느껴지는 부하가 말을 한다 

산행 전날 과음을 한 선배 동료가 초반부터 자꾸 뒤처져  홀로 두고서 진행할 수가 없어서 무시로 쉬게 된다 

 

이게 망바위인가 싶어 오르니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하늘 풍경은 또 얼마나 좋고 

오늘 대박 날 예감에 일기예보를 보니 1시부터 흐려지고 4시 이후는 약간의 비 예보이다 

가운데의 촛대봉과 

외삼신봉 같은 능선이 이어지고 

중앙 우측으로는 멀리 하동의 금오산이 흐릿하다 

 

이어서 조금 더 오르니 

진짜 망바위가 있었다 / 11시 45분 

해발 1156m에 있는 망바위 앞의  이정목 

조금 더 오르니 거북바위 같은 바우도 있었고 

이 지점을 오르니 급하던 등로가 잠시 동안 양순해진다 

그곳에서 외삼신봉부터 내삼신봉이 분간이 되고 

크고 작은  돌틈에 자라는 매화말발도리가 하얗게 피어서 산객을 여기저기서  환영한다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노각나무도 반갑고 

등로 우측으로 호랭이굴인가 싶기도 하고 

다시 한굽이 가풀막 돌길을 치니 시계가 넓어지며 

중봉 아래로 치밭목 산장으로 이어지는 써래봉길의 산봉들이 톱날 같다 

그 능선부는 황금능선으로 주구장창 뻗어 내려간다  

 

아울러 천왕봉 정상부 일부를 보고 

연화봉 지나 촛대봉으로 흐르는 능선 위로 하늘빛이 곱다 

노루귀나 얼레지를 찾았건만 대피소가 가까운 지점에 오니

비로소 얼레지가 무리를 지어 피고 있었다 

 

해발 1335m에 있는 로타리 대피소도 깨끗하게 단장되어 휴식과 식사를 할 수 있게 의자 등이 탐방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에 도착해서 앞서간 일행 후미를 만났고 

햇사례님이 제공한 백설기를 도착 직전에 먹어 그런지 식욕이 나지 않았다 / 12시 21분 

 

 

여태 다녀 가지 않았던 법계사를 둘러보기 위해 천천히 이동한다 

 

 

석탑이 잘 왔다고 말을 하고 

저기 풍경도 좋은데 

조용한 산중 깊은 곳에 위치한 석탑이기에 보는 마음이 참 경건해진다

자연 암반 위에 설치한 3층 석탑의 높이는 2.5m라고 말한다 

신라 진흥왕 때 연기조사가 세웠다는 법계사에서 보는 풍경은 기대 이상이다 

바위의 형상이 궁금해 댕겨도 보았다 

 

 

 

보물 473호인 법계사 

절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이다 

 

 

 

 

법계사도 적멸보궁 도량이구나 

 

이제부터 2km 거리에 있는 천왕봉을 향한 거친 가풀막을 탄다 

 

힘은 들지만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보이는 풍경은 넓어진다 

삼신봉 뒤의 흐릿한 선은 광양의 백운산으로 보인다 

일부 냉해를 피하지 못한 진달래도 보이고 

간밤의 추위를 물리치고 피워낸 꽃이기에 더더욱 정감이 간다 

뒤에 오는 동료분의 걱정 속에 

나의 템포도 무너져 가는 느낌 속에 갈등이 인다 

주어진 시간 안에 중산리에 같이 도달 수 있을까 싶어서다 

앞서간 일행분은 정상에 도착했다니  약 1km 정도 앞서 있다 

 

 

고도가 높은 지역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지리산의 진달래라 그런지 

유난히도 색감이 진하다 

해발 1700미터 지점에 이르니 개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개선문을 통과하면 정상은 800여 미터 남았는데 

고도차 100여 미터 구간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지만 그 이후로는 다리에 힘줄을 바짝 세우게 한다 

약간은 수월한 구간에서 보는 자작나무의 가지 사이로 보니는 정상부 

그리고 중산리 계곡 

뼈대만 앙상히 남은 나목 

 

선바위 

나목의 집합 

해발 1750m 언저리에서 보는 풍경이 좋아 이름표를 달아본다 

삼신봉 주변과 광양의 백운산이다 

 

숨이 찬 것보다 무릎 위의 다리가 무겁다 

그래도 이쁜 꽃과 죽어서도 고난을 견디는 나무들을 보면서 힘을 낸다 

 

보고 또 보아도 물리지 않은 진달래꽃 

혹시 털진달래일까 살펴보지만 우리네 민초들의 꽃 진달래다 

반야와 노고단은 아직 저기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언제 만나려나 기대된다 

 

 

멀지 않은 저기가 정상인데 

가풀막에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계단을 타고 있는데 회장님으로부터 전화로 현 위치를 묻는다

이후로 101 계단과 140 계단을 치니 대장이 먼저 빨리 오란다 

 

화대종주 시 지나갔던 대원사 방향을 가르치는 이정목 

치밭목 산장 지나서 참으로 지루한 길로 기억에 남아 있다 

해발 1915m인 지리산 정상이다 / 14시 11분 

3시간 40분이나 걸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예상보다 너무 많이 쓰였다 

 

정상에 서니 서늘한 기운이 피부에 닿고 

지난번 거닌 웅석봉은 흐릿하고 황매산은 그 위치 때문에 알게 된다 

앞서간 동료보다 적어도 1시간 이상은 차이가 있어 그런지 

대장은 무전을 소지한 후미 한 분을 조치하고서 빨리 가자고 한다 

 

정상에서 느긋하게 조망을 누리고 인증사진 하나 남기고 싶었기에 

3-4명의 탐방객들과 인증 사진을 남긴다 

뒤에 오신 분

 

 

다음 구간인 촛대봉과 그 이후 구간의 능선부를 보며 

남부 능선길을 조망하며 서둘러 대장의 뒤를 쫓아 내려간다 

통천문도 게눈 감추듯 지나고 

송백의 대장은 대간을 18번이나 완주했다는 여성 산꾼으로 

그 몸이 날렵했다 

 

 

 

인간의 탐욕이 낳은 불썽 사나운 현장 

자연은 한번 파괴되면 이렇게 복구가 더디다 

해발 1천 미터 아래는 그래도 자연 복구가 빠르지만 여기는 1750m대다 

황폐화된 거친 토양을 멧돼지가 거름을 주려고 갈아엎어 놓았다 

 

해발 1658m 지점에 위치한 장터목 대피소이지만 구경 한 번 못하고 쫓아 내려간다 / 14시 44분 

작은 통신골로 내려서는 등로는 듣던 소문보다 거칠지 않았다 

그러는 중에 주인 잃은 아기 신발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23일 태어난 손자가 생각난다 

골짜기길 주변인지라 야생화를 조금 기대했지만 괭이눈 정도이고 

조금 더 내려서니 가느다란 물소리가 재잘된다 

 

 

작은 통신골의 계류

 

 

장터목으로부터 1.0km 아래에 위치한 병기막터에는 쉬어가라는 의자도 있었지만 

맨 후미인지라 사진만 남기고 진행 중에 

재석봉 오르막에서 만났던 현호색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통신골 합류지점을 지나 

정상 아래에서 흘러내린 통신골의 물은 여기 유암폭포에서 그 위용을 자랑한다 

유암폭포 / 15시 21분 

해발 약 1200m로 장터목으로부터 1.6km 아래에 있다 

 

이후로 뒤에 가는 일행을 만나 한결 여유롭게 진행을 한다 

거제수나무 수피도 오랜만이다 

 

 

홈바위교를 지나고 

다리에 쥐 날려고 한다는 산우의  상태를 대장께 알리고 처치를 부탁한다 

봄물이 들어오는 칼바위골 

그 계곡의 싱그런 연둣빛이 좋다 

 

안전 쉼터 / 15시 29분 

망바위 오르막길에서 보고 다시 만난 성질 급한 백철쭉 

내려가기만 하다가 오르는 계단길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의 꽃망울이 곱다 

 

올랐으니 내려서고 

 

 

 

출렁다리를 건너 조금 진행하니 

칼바위 삼거리다 / 16시 13분 

평상에 잠시 앉았다 간다 

 

삼거리에 있는 이정목 

다리와 칼바위를 지나니 에이스산악회 팀들을 비롯한 산객들이 스친다 

이렇게 백두대간의 첫 여정을 마감시간 20분 전에 도착하는 걸로 마친다 

오랜만에 높은 산에 왔더니 하산 중에 발바닥에 불이 났다 

천왕봉 이후로 대장과 처음으로 말을 나눴다 

산에서는 만나는 사람은 산 그 자체의 주제 하나로 모든 게 통한다 

 

산행은 나름대로 좋았는데 - 귀로에 웅석봉 산행에서는 잠 자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잠이 오질 않아 그게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