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골 산행 이후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이틀전에 봉화로 가면 번잡하지 않으면서 단풍과 조망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차로 왕복하기에는 당일 산행으로는 멀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에 늘 밀쳐두었던
봉화의 청량산으로 찾아간다
전날 내린 비는 어김없이 맑고 쾌청한 하늘빛을 주리란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치고 눈꺼풀 무거운줄 잊고 달려
청량산 집단 시설지구에 주차 한 후 청량교를 지나치는데 (8시50분)
하늘이 둥둥 떠 있는 흰구름이 마을 설레게 하지만 동남방향으로 옅은 구름이 신경쓰이게 하나
일기예보상으론 구름이 있으나 대체적으로 해 뜨고
바람이 거세게 분다 한 그대로
아침의 분위기는 단풍과 조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렁인다
산 행 일 : 2018년 10월 27일
진행 경로 : 청량교 (3.0km ) - 축융봉(2.5km ) - 입석(1.8km) - 자소봉(1.5km ) - 장인봉(2.8km)- 청량교주차장
진행 거리 : 약 11.6km
청량산 표석 뒤로 가면 축융봉 들머리인 아치형 다리가 반긴다
그런데 왜 이리 조용하다냐
단풍명산이 맞아
다리를 건너면서 이쁜 단풍과
전날 내린비로 촉촉한 등로가 부드럽게 안겨온다
흙을 덮은 낙엽을 밝으며 오른다
잘도 가는 가을이 아쉬워 먼저 떨어진 낙엽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저 봉이 무슨봉일까 생각하며 걷는다
원 계획은 좌측으로 올라 우측에 있는 축융봉 코스로 하산하려 했는데
하늘다리가 있는 코스에 탐방객의 혼잡이 예상되어
반대방향인 오름길이 완만한 축융봉을 먼저 찾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찾는지 등로 뚜렷하고 계단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오마도터널을 경유하여 조금 더 길게 탈 산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 않을까 싶다
지나온 청량교와 집단시설지구가
아침의 여린 빛을 받아 낙동강 물결따라 평화롭기 그지없다
고도를 올려감에 따라 생강나무의 잎새가
자주로 눈에 띤다
우측에 장인봉 아래로 곱게 물든 단풍이 이쁘고
하산할 루트를 그려보는데 어찌 이어질 지 궁금하고 기대감이 있다
저기가 들머리길이었다면 단내나게 생겼다
구경하며 쉬어가리고 전망대가 있다
청량로 따라 달리는 차창너머로 시선을 붙잡았던 492봉과
장인봉 줄기의 뻥대도 바라본다
아직은 좀더 가야 하늘다리는 보일까 싶고
부드럽게 내려 앉은 아침 햇살은
단풍을 더 곱게 하고 마을의 평안도 지켜주는듯 해
지켜보는 마음이 행복하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가풀막을 타는데
찾아드는 바람이 참 시원하고
바람따라 춤추는 생강나무의 향연이 마음을 더 밝게 한다
여러개의 게단을 지나 이곳 계단을 오르면
일순 등로는 아주 완만하면서 폭신폭신하게 변모하고 묵묘1기도 지나친다
순탄한 등로지만 빛이 없어 칙칙한 숲에
생강나무의 단풍빛이 길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어쩜 이리도 생강나무가 많다냐
생강과 참나무의 노란색 향연이다
하나하나 떨어진 잎새들이 더해
수북히 쌓인 계단길을 밟기가 미안할 정도이고
그 계단끝에 서니 - 봉화군과 안동시의 경계로서 - 바람의 기세가 대단해
예보대로 강풍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초반부터 계속되는 가풀막에 숲을 흔드는 바람에도
눈꺼풀이 무거움을 느끼고 잠시 앉아 눈을 감고 쉬니 한결 부드러워
그만큼 공기가 맑다는거죠
단풍나무가 참 귀한 곳 청량산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사람도 뒤끝이 좋아야 하고
국가 운영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하는데 같은 종전국이면서 독일과 너무도 대비되는 일본
좋게 생각할래야 생각할 수 없는 나라로 더 각인시키는 현장의 몰골
어찌 그 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실망을 가득 주는지 .... ..
우~ 웅웅 ~~ 우 웅
불어 오는 바람소리가 가을의 향연을
좀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을 외면한다
이런 바람소리를 들을라치면 백덕산의 바람소리가 늘 생각난다
정상이 지척인데
바위의 암질이 특이하다
마이산이 생각난다
외피를 입고서 계단을 지나
축융봉에 서서 바람과 풍경을 맞이한다
청량산의 풍광을 느끼기에는 여기가 최적지라는데 ... ..
남쪽에 구름이 태양을 가리니
밝게 웃는 모습을 기대한 그림이 아니다
햇빛의 흐름을 기다리면서 건너편 암봉에도 가보고
이쪽으론 낮설은 산들이 즐비해
먼저 영양의 일월산이 눈에 띄고
안동 예천의 학가산도 확 눈에 띈다
안동호를 불러보고
백두대간줄기를 찾아본다
청량산의 주요 산봉에 생명의 빛이 찾아드니 환하게 빛나고
먼 대간길의 줄기를 찾아보니
소백산 줄기보다 문수봉이 길잡이가 되어준다
축융봉에서 지켜보는 청량산
선학봉과 자란봉을 이어주는 하늘다리에는
고요한 평화만이 감돌고
성채를 두른 청량산 아래로는 고운 단풍빛이 암봉의 기세를 순화시키고
밭농사를 하는 두들마의 전경은 이채롭기까지해
청량산을 보는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장인봉 아래에 흐르는 청량로와 함께
낙동강 물줄기는 명산을 더 풍요롭게 한다
자소봉 연적봉 연화봉 아래에 자리잡은 청량사와
금탑봉 아래에 응진전은 아찔하다
어찌 저런 험한 곳에 사찰을 지었을까 싶어
청량사와 응진전
청량사는 천연의 요새다 요새
응진전
저 조그마한 짜투리땅에다가 ... ..
조상님의 근면성실감과 땅에 대한 경외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요즘처럼 헬기와 중장비가 있는것도 아닌데
인간의 의지란게 무소불위의 위력이 있긴 있나 봐
들머리부터 지나온 괘적을 기려보고
정상석 뒤편으론 높다란 첩첩이 쌓인 산군들의 이름을 불러줄수 없다
산행 경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콕 짚어 읽어 둘만한 산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켜켜이 중첩되어 멀어진 산군의 파노라마는 두터운 구름층만큼이나 두텁게 길을 막는다
오마도터널 방향뒤로 일월산과 검마산
하늘다리를 불러본다
예상외로 한가한 하늘다리
이럴줄 알았다면 그쪽으로 먼저 오를거 하는 아쉬움이 스친다
암벽과 고운 단풍을 볼수록 따뜻한 햇살이 너무도 아쉽다
축융봉에서 저 암벽에 쏱아지는 빛을 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다시 오라 한다
간식을 먹으며 더 기다려 봤으나
구름이 쉬이 벗겨질거 같지 않아
밀성대를 향해 내려선다
친절한 이정목
좌측으로 내려선다
3개의 바위덩어리로 구성된 축융봉
가운데가 정상
두리봉과 오마도 터널을 경유하여 원점 진행하면 청량산 매표소로부터 도상 13.5km
실거리 약 14.5km 쯤 될거 같다
이제부터 넓다란 길과 산성돌길을 또는 데크 계단길을 따라
산성입구까지 진행한다
공민왕당은 다음에
축융봉 정상부는 아직도 어둡다
산성길의 전망대에서
마침내 지나가고 지나가는 햇빛을 붙잡고서
사정하듯이 수십장을 찍어본다
햇살이 넓게 펴지지 않으니
이거라도 만족해야 했다
청량사
세상만사 근심걱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듯 보이는 사찰이다
그렇다고 저런곳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북쪽 하늘빛은 짙어가는 파란바탕에 흰구름이 발달하는데
어두운 남쪽 하늘은 해를 자주로 삼킨다
참 얄긎다
응진전을 품고 있는 금탑봉은
3층의 단애를 이루고 있다
손이 시러운줄 모르고 조망을 즐겼다
청량산성 안내판
삼국시대부터 군사적 요충지였고
고려말 공민왕께서 2차 홍건적난을 피해 몽진해 왔을때 개축하고
임진왜란때 보수한 후 2009년에 복원했다는 내력이었다
경일봉에서 선학봉 구간은 청량산성으로 밀성대에서 축융봉까지는 공민왕산성으로 구분한다고 하고
축융봉과 경일봉을 잇는 오마대로는 오마산성이라 한다
밀성대
가까이 불러보았다
저거때문에 공민왕당보다 이곳으로 발걸음을 하는 작은 이유였는데
고도가 낮아질수록 단풍빛은 짙어져만 가는데
소망하는 빛은 계속 외면만 한다
산성길은
돌틈 사이가 넓어 한눈 팔며 주변에 신경을 쓰며
걷기가 불편한 길이었다
햇빛이 고루 넓게 펼쳐지길 고대하며 산성길을 걷다가
목책 계단길이 있으면 그곳으로 걷길 반복하다가
밀성대
홍건적을 피해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하며
명령에 따르지 않은 사람을 처형하던 장소라 그런지
갑자기 바람도 더 거세어지는 듯 해
밀성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장인봉방향
축융봉방향
두리봉 방향
청량교방향
밀성대에서 주변 풍광을 둘러본 후
왔던 길을 돌아서 나가
목책길을 한동안 걷는데 분위기가 참 좋았다
육융봉 구간의 단풍은 노란 생강나무가 대세였다
참나무와 더불어
어찌나 많은지 노란색물결이었다
오마도터널 방향
내력이 뭘까
다섯필의 말과 관련이 있을까
제때에 점심을 먹고 산성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두리봉 방향의 하늘을 보니
이제서야 밝아졌나 보다
뒤도 돌아보니 하늘빛이 그만이다
축융봉에서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산성길이 나고 흙길을 걷는데
모처럼 고운 단풍이 반긴다
몇개체 보이지 않은 산길에서 단풍나무를
그것도 이쁜 단풍을 보니 생경하기까지 해
단풍뒤로 박짊을 지고 사라지는 산객들
그모습이 한가롭고 여유롭다
산성입구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12시45분이다
이제부터 입석에서 응진전 김생굴을 거쳐
자소봉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포장로 주변에는 차량들이 주차해 있고 계곡에는
끼리끼리 모여 가을을 노래하고 있었다
도로 가운데에 녹색의 잎이 커다란 돌을 감싸고 있는 입석을 지나
축융봉 들머리와는 전혀 다른 등로상태와 분위기를 실감하며
짙어져 가는 가을빛을 느끼며
한결 한가로운 마음속에 완만히 고도를 높여간다
청량사와 김생굴 갈림길에서 응진전 방향으로 된비알길을 선택하고
멀리서 보던 숲의 전경처럼 온통 노란색의 물결을 보며
가까이서 보니 떨어진 낙엽도 많구나 생각한다
진행방향 좌측으로는 안전난간줄이 설치되어 있고
빨간색의 복자기 단풍이 생소하다
축융봉 방향
청량교방향
우측 연화봉방향
똑같은 단풍이지만 햇빛을 받는 단풍이 월등히 이ㅃㅓ
깍아지른 단애 아래에 위치한 응진전
11월을 목전에 둔 10월27일
오이꽃과 고추꽃이 피었고 열매도 실하게 맺혀 있다
터가 좋아 그런가
응진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응진전
앞뒤가 절벽인 금탑봉 중간절벽 동풍석 아래에 위치하고 요사체 옆에는 감로수가 흐르며
청량사의 부속건물의 하나로 정면과 측면이 각각 3칸인 주심포식 맞배지붕형식 건축물이다
법당 내부에는 석가삼존불과 18나한이 봉안되어 있으며 공민왕의 부인인 노국공주의 상이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산성길에서 볼적에는 어찌 길이 있을까 했는데
모퉁이를 돌아서니
우뚝솟아 오른 연화봉과
느닷없이 나타나는 청량사
연화봉
청량사
자소봉 연적봉 아래
좁은 터에 어찌도 저리 기막히게 자리잡았을까
그 안목에 감탄하게 된다
총명수
목이 마르지 않아 지나치고
청량사의 첫 조망처를 지나
두번째 조망처가 나타나는데
참으로 선경이고
요새에 자리했구나 싶다
아래로는 좁지만 위로는 넓게 펼쳐져 보이는 공간
볼수록 감탄이 나온다
청량사을 요새처럼 감싸고 있는 주요 봉우리들
신라 문무왕때 원효가 창건했다고 하나
조계종 16교구인 고운사의 말사로서
지금은 사세가 많이 기울고 여승의 수도처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이렇게 떨어져서 지켜만 보기로 한다
단풍명산으로 유명산 산인데
단풍나무가 귀하다고 생각했는데
청량사를 접한 후
고순도의 단풍이 김생굴까지 이어진다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단풍이다
짧은 오르막을 타나 싶더니
등로가 갑자기 넓어지더니
김생굴의 앞마당에 고운 단풍이 만발했다
서예사의 한 획을 남겻다는 김생선생
그 분이 기거하는 굴을 만나게 되다니
김생굴
종요나 왕휘지 필법만을 추앙하지 말지어라
천년 만에 우리나라에 솟아난 이 몸일세
중략
이렇게 퇴계선생은 김생을 시로 찬탄했다
경일봉 아래 폭포수 틈 바위에 남아 있다는 그 필체를 난 찾을 수 없었다
그날 폭포수는 이게 폭포인가 할 정도로 한 두방울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김생선생이 살아 있을적에도
저 복자기 단풍은 있었을까
아무렴 어때
사후에 자란 나무인들
님을 추모하듯 자랐기에 예사 나무가 아닌걸
더구나 지금은 어찌나 고운 단풍인지 모두들 찬탄하는데
김생굴에서도
청량사는 보인다
청량사도 그렇고 김생굴을 접하다 보니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김생이 수도한 김생굴을 모두들 기웃기웃하며 둘러보고 지나간다
'명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의 천주산 공덕산 묘봉 (0) | 2018.11.13 |
---|---|
봉화 청량산의 만추 : 김생굴 - 자소봉 - 장인봉 - 청량교 (0) | 2018.11.02 |
도봉산의 만추 (0181021) (0) | 2018.10.25 |
문경의 수리봉 성주봉 운달산 (0) | 2018.10.12 |
단양의 수리봉 황정산 (0) | 2018.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