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을 앞두고서 의례히 하는 일과중의 하나가 일기예보에 주시하게 되는바
오라는 비는 오지 않아 가뭄으로 애를 태우던 우기철이 지나니 불볕을 기다리는 팔월에는 비만 와 농사를 짓는 농부의 애간장을 태운다
유난히도 사건 사고가 많은 올 여름
어수선한 사회처럼 일기마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니 더 한층 마음이 심란하다
산 행 일 : 2014년 8월 10일
진행 경로 : 조침령터널(10시30분) 1km - 대간분기점(10시50분) 2.3km - 쇠나드리(11시22분) 1.9km - 서면 황이리 분기점(12시9분)2.7km - 1080봉(13시04분) 2.8km
- 연가라골 샘터(14시05분) 1.8km - 968봉(14시52분) 1.2km - 왕승골사거리(15시20분) 2.9km - 갈천리(16시15분)
산행 거리 : 대간 12.7km (누계 : 76.6km) 접속거리 3.9km (누계 : 37.8km) * 당일거리 : 16.6km ** 산행시간 : 5시45분 *** 누적합계 : 114.4km
산행 특징 : 전형적인 육산으로 동고서저의 형태임
인적이 없는 오지의 산행길
19개의 봉을 지나가지만 이름있는 봉우리가 하나도 없는 기이한 구간이었음
궂은 날씨로 일부 구간은 미끄러웠음
산행 하루전 영동지방은 폭우가 영서지방은 맑은 하늘이고 설악산과 오대산은 오후 3시 이후에 약간의 비 예보였다
인제군 기린면 현리를 지날때만 해도 하늘은 푸르러 회원들의 가슴은 부풀어 올라 기상청 예보를 신뢰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방태산 휴양림 분기점을 지나면서 하늘이 어두워 지더니 연가리골을 지척에 둔 두무터를 지나면서 내리는 비가 점점 굵어진다
차량이 뜸한 조침령 터널내에서 산행 복장을 챙기고
바람을 타고 내리는 빗줄기를 맞으러 간다
비포장길을 따라 조침령을 향해 오르는
등로 주변에는 여러종의 야생화가 피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물봉선과 꺽다리처럼 키가 큰 마타리가 환한 미소를 보내지만
잡풀과 혼재되어 있고 비가 내리니 몇장만 찍고 눈으로 즐기며 걷는다
지난번 무박산행시 활짝 핀 쉬땅나무는 꽃이 바랬다
조침령까지 가는 여정에 '조침령'이라고 새겨진 작고 큰 표지석을 두개를 만나는데
이번에는 작은 표석을 만나기도 전에
구룡령이라는 이정목앞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서
이름없는 산이 연이어 나타나는 오지의 숲길로 들어선다
초반은 이렇게 생태보호데크 시설이 갖춰져 있다
북진시 여기서 점봉산 방향으로 바라보는 겨울산의 산그리메는 좋은 조망처다
예전에는 겨울이었는데 이번에는 한여름
그것도 바람을 동반하는 비가 내리는 날이다
그러나 등로는 걷기에 아주 좋다
지나면서 좌측으로 보이는 정족산과 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미가 아주 좋은데.... 옛 생각을 해본다
조망이 있던 802봉은 수풀과 나무에 가려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이후 부드럽게 등로는 내려서더니
바람이 거세어 황소도 내를 건너기 어려운 바람이 많은 마을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한 쇠나드리고개에 도착한다
바람불이 마을은 등로 우측인 서쪽으로 내려서면 되지만
남진하는 등로는 11시방향으로 오르는 등로를 타게 된다
이후 좌측으로 기암도 보게 되고 조금 긴 오름길 정상(약830봉)에 도착하면 - 쇠나드리고개에서 약 850m 거리
쉬어갈 수 있는 통나무 의자가 있는 삼거리다
여기서 우측길은 버리고 10시방향인 좌측길이 대간길이다
* 남진시 알바주의 구간임 *
이후 순하게 내려서다 급하게 내려서면 - 많이 미끄러웠음
12시9분
등로 흔적이 미약한 서쪽인 진흑동과
등로가 뚜렸한 동쪽방향의 미천골자연휴양림이 있는 양양군 서면 황이리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한 사거리에 도착한다
이정목에는 조침령 4.1km 갈전곡봉 12.2km를 표시하고 있다
12시17분 - 바람불이 삼거리
사거리에서 잔봉을 넘어 내려서니 일행들이 몰려 있다
분지 형태로 시야가 트이고 쉬어 가기 좋게 그전에 없던 통나무의자와 식탁까지 구비되어 있어 좋았다
황이리분기점에서 하려던 식사는 이곳에서 간략하게 한다
바람불고 비 오니 준비한 도시락을 펼치기가 애로점이 있어 다들 엉거주춤이다
준비한 빵과 떡이 이때는 아주 맞았다
산행중에 빵을 준비한게 이번이 처음이다
13시4분
이후 단풍나무가 많은 구간으로 잔봉을 넘어서며 다시 긴 오르막을 넘어 또 순한 길을 걷다가 가풀막을 치고 나면
오늘의 최고봉인 1080봉에 도착한다 - 오늘산행중 가장 힘든구간
여기서 족적이 대간보다 미약한 우측길은 1115m의 망대바위산이 지척에 있고 범바위가 있는 두무터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대간은 좌측길로 뚜렷하다
여기서 다시 목을 축인후 이어지는 대간은 한결 부드러운 숲에 푹 젖어들게 된다
짚신나물 모싯대 멸가치 말나리 물봉선 동자꽃 영아자 등골나무 갈퀴꽃 등의
야생화는 보였지만 금강초롱꽃은 보이지 않았다
아주 건강해 뵈는 숲이지만 간혹 먹이사냥을 하느라 멧돼지가 파훼친 모습은
비행기 폭격맞은것이 이런거구나 라고 생각이 날 정도로 처참했다
14시5분
샘터가 있는 연가리골 삼거리에 도착했다
대간은 직진으로 아주 뚜렷하고 연가리골로 이어지는 우측의 등로상태도 사람이 많이 다녔는지 좋다
오늘은 처음부터 비가 내리더니 갈수록 내리는 양도 많아지고 바람마저 거세게 불었다
예전에는 이런날의 숲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며 좋아라 했는데
이제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예전 같지가 않다
등로는 좋지만 오르내림은 반복이 이어지는데...
샘터 삼거리에서 등로는 길게 오르면 1020봉인데 수풀이 덮여 있어 헬기장인지도 모르게 지나게 되고
다시 내려섯다가 오르길 반복하면 1차 대간때 조망이 좋았던 968봉에 14시52분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은 수풀과 잡목이 자라 겨울에 보았던 그런 흔적을 느낄 수 없었다
이후 조금 진행하면 이정목이 있고 통나무 의자가 있는 곳에서 간식시간을 갖는다
968봉에서 왕승골 사거리까지는 아주 등로가 좋다
사거리 도착전에 등로 좌측에 평해손씨묘가 있어 왕승골 분기점이 바로 아래에 있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나침판이 되어준다
사진은 왕승골 사거리 이정목이다 - 15시20분
조침령에서 12.9km라고
나의 계산은 12.7km인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15시 20분
왕승골 사거리로서 오늘의 날머리 분기점이다
좌측은 갈천리 왕승골이요 우측은 아침가리골로 이어지는 조경동 방향이다
연가리골 아침가리골은 인제군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에 걸친 3둔4가리는
조선조시대 십승지인 강원도에서 유일한 삼재피장처중의 하나로서
전쟁 전염병 가난으로부터 벗어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고난의 땅이다
'가리'란 계곡안의 위치한 좁은 땅을 말한다
예전에는 초등학교 분교장이 있을 정도로 수백가구가 살았지만 공비가 출몰하는 바람에 다 소개되어
이제는 울창한 수림만이 형성되어 있는 청정 오지이다
갈천리 왕승골로 내려서는 등로는 급격한 내리막이지만 생각보다 미끄럽지 않았다
찜찜했던 염려도 해결되니 이제서야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도 들리고
나뭇잎이 서로 부딛치는 소리도 들린다
된비알을 내려설수록
빗줄기는 거세지고
계곡의 물소리는 힘차게 산의 울림을 더 한다
양양을 이어주는 56번 국도에 도착하여 구룡령 방향으로 더 진행하니
비를 피해서 식사도 가능하고 샤워시설을 갖춘 장소를 적정한 가겪에 대여한 기사님의 노고로
편안히 몸을 씻고 새옷을 입고 동료가 기지를 발휘해 준비한 슬리퍼까지 신고서
몸보신용 백숙을 먹는다
물에 빠진 생쥐에서 환한 미소를 주고 받으며 쏱아지는 빗줄기를 느긋이 감상한다
** 몇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관리 소홀로 사진도 카메라도 눈을 감았다
오늘의 사진은 동료분들의 사진으로 꾸몄다
도움을 준 회원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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