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천상의 화원 (피나물의 노란 숲바다)

열린생각 2012. 4. 29. 00:52

 

 계절은 봄을 밀어내듯이  산정에 서면 햇빛이 조금은 강렬한 하루였다

 

귀한 꽃을 보기에는 늦었지 않을까 하는 염려속에 파릇하니 움터 올라

새순의 물결이 일렁이는 차창밖의 가로수의 모습과 삼각산의 풍경을 보면서 실망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조용히 처녀지의 숲으로 들어섰다

 

 

 

 들머리에서 하얗게 핀 배꽃의 모습과 파릇하니 돋아난 연두색이 칙칙한 모습을 밀어내는 숲의 광경이 경이롭게 다가온다

실려오는 바람결에 향긋한 솔향기와 석축사이로 핀 철쭉과 밭 둑의 두릅이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마저 봄의 노래로 청량하다

 

 

 피나물

화려한 색으로 어디에 숨어 있더라도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꽃이다

 

 

 야생화를 찾아 계곡으로 들지 않아도 등로는 자연스럽게 계곡으로 길게 이어져 있고

 

 

 초입에서 만났던 피나물은 색이 바래

그래 끝물이야 좀 늦었네

라는 탄식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계류를 따라 고도를 높일수록 노란 색감은 고순도를 띄며 무리들의 군집도 위세를 더해만 간다

 

 

 

 피나물을 비롯한 현호색

그리고 금붓꽃

괭이밥

미치광이풀

얼레지

또 또 ...

 

 

 그중에 대장꽃은 피나물이었다

 

 

 

 

 등로 주위에 지천으로 깔려있다

 

 

 계곡이 따라 오는지 내가 계곡을 쫒아 오르는지 쉬임없이 들려오는 청량한 물소리와

내가 피나물을 쫒아 가는지 피나물이 나를 따라 오는지 영 분간이 안된다

 

 

 피나물

양비과의 다년초로 노랑매미꽃이라고도 한다

줄기와 잎을 자르면 피같은 붉은 즙액이 나오므로 피나물이라 한다

 

 

 천상 화원이다

노란색의 바다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었건만

아쉬움은 있다

 

수정해줄 매개체인 벌과 나비가 보이지 않은다

 

 

 어라 다행이도 어느틈에 수정은 했나 보다

 

그리고 줄기에 털이 보인다

도통 보지 못했던 광경이기에 이상하다 

줄기가 매끈했는데

 

사진으로 담을때 확인하지 못한점이 못내 아쉽다

 

 

 

 줄기에 털이 있네

 

 

 애기똥풀

노랗게 핀 모습이 닮았지만 잎의 생김새가 확연히 다르다

 

요놈도 이쁘지만  유독성 식물이다

 

 

 4월부터 피기 시작해 가을인 10월까지 핀다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대단히 뛰어난 식물이다

 

 

 애기똥풀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노란색의 꽃밭에서 앤 종일 뒹그는 날이었다

노란제비꽃, 양지꽃, 괭이눈 등으로부터

 

 

 피나물 줄기에도 솜털이 달리는가 보다

몇 장의 사진을 보니 몰랐던 걸 새롭게 알게된다

똑딱이 카메라이지만 이정도면 good!

 

 

 

 

 

 

 

 

 

 

 꽃이 없으면 산행 한번 빡세게 놀아볼까 했던 산행지

 

 

피나물의 향연

숲의 피나물 바다

 

 저렇게 많은 개체수를 유지할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오늘 산행중에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다래넝쿨의 새순을 훓어내리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유독성 식물이기에 동물과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꽃으로 유명하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산행 코스의 길이가 성에 차지 않아

항상 후순위에 들었던 산이었다

 

올해도 찾아보려 한 날에 애상이 있어 밀쳐두고 또 일기가 불순해 밀쳐 두었었다

늦었지만 오늘 첫 대면에서 감명깊은 인사를 받았다

 

 

이 꽃이 지고 해가 바뀌면 이제는 더이상 후순위에 두지 않으리

내년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