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들어간다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의 종주를 하기 위해
일시 : 2012.1.14~16
산행 첫째날 : 2012.1.14
첫째날 : 화엄사 출발 (3:00) - 국수등 (4:27) - 코재(5:49) - 노고단 대피소(6:00~7:07) - 노고단(7:27~8:01) - 돼지령(8:48) - 피아골삼거리(8:58)
- 임걸령(9:05) - 노루목(9:37) - 반야봉(10:17) - 삼도봉(11:08) - 화개재(11:30) - 토끼봉(12:03) - 명선봉부근(12:45) - 연하천대피소(13:01)
*** 특징 - 조망이 최고였다 ***
서울 남부터미날에서 10시 구례발 고속버스를 타고
택시를 이용하여 화대종주의 출발점인 화엄사에 3시 10분전에 도착하였다
다리를 건너 이정목을 확인한 후 몸을 이완시킨 후
10인의 건각들은 어두움에 쌓인 공기를 가른다
신우대가 지키는 터널을 지나 장돌들이 너덜너덜 펼쳐진 적당한 오르막길을
숨 죽이며 오른다
중간중간 명찰을 달고 있는 나목들을 만나기도 하며
다리를 건너고 조금 고도를 높이는가 싶더니 쌓여 있는 눈이 녹지를 않고 반긴다
국수등까지는 편한 길이었다
좁지도 아니하고 길 찾기도 수월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면서 등로는 반란을 일으킨다
장돌들도 많아지고 크기도 제 각각이며 무엇보다 고도가 급하게 치켜 세워졌다
깊게 오를 수록 등로는 눈이 많아지고 길은 미끄럽기까지 하니 조심조심 발을 옮긴다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허공에 시선을 두면 한줄기 시원한 냉기가 그리 좋을수가 없다
비록 밤 하늘의 별은 잠을 자러 다 제집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를 않지만
그래도 욕심꾸러기 별들은 남아있었다
무넹기 일명 코재라고 한다
코를 땅에 박고 올라야 하기에 이름을 얻은듯 하다
해발1277m에 도착하니 성삼재에서 출발한 산꾼들이 증명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구례 시가지의 불빛이 영롱하지만 허접한 똑딱이라 사진은 별로였다
임도에는 다져진 하얀길이 어둠속에서 더 빛을 낸다
마고할매상이 어둠속에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겨주신다
탐방안내소를 둘러보고 생리현상을 해결 한다
어느덧 시간이 경과하니 일행이 합류하여 취사장에 들려 함께 라면을 끓이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마음이 급한지라 가져온 떡으로 대신하며 먼저 몸을 일으킨다
결론적으로 화엄사에서 대원사 주차장까지 48.2km를 3일에 나누어 걸어보니
널널한 산행이 되었다
(탐방 안내소에서)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면 된다는 말을 뒤로 하고 나서기가 좀 그랬지만
일출이라는게 장소와 시기에 따라 느끼는 감흥이 다르므로
부지런히 눈길을 재촉한다
삼거리에 도착하니 붉은 기운이 뻗쳐 오르니 노고단을 오르는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
숨이 턱밑에 가득차고 다리는 만근이 된다
그래도 서둘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몸을 제촉한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오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정상에는 시산제를 하는 산꾼들이 있었다
정상의 첫 풍경
숨을 몰아쉬면서 조망을 즐긴다
좌측의 왕시리봉 능선과 우측의 형제봉 월령봉 능선 사이로 문수리를 보면서
반달곰을 생각한다
피아골과 목통골에는 안개에 살포시 젖어들고 있었다
속된 말로 정말 조망 죽인다
이른 새벽에 올라 시산제를 올리는 00회원들
붉은 기운이 대지위에 비치니 색감이 다르다
우측의 만복대 방향
남부능선위로
황홀한 일출 광경
밧데리 방전으로 교환중에 해는 저 만치 ...
광주의 무등산이 이렇게 가까이
왕시리봉 너머 광양의 백운산이 시원한 줄기를 보여준다
겨울 지리에 들었을때는 설화를 만나고픈 마음이 강했는데
노고단의 일출을 막상 대하니
일출과 일몰을 보기 위해 먼 산을 찾은 여행객들의 심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뜨거운 아침을 맞이하였던 노고단을 아쉬운 마음으로 내려 놓으며
만복대는 붉은 빛으로 이제야 빛을 내기 시작한다
지리산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여수의 두분이 그립다
바람은 많이 불지만 아주 추운날은 아닌데
생각보다 조용했던 노고단을 다시 한번 넓게 본다
오늘 방문지인 반야봉과 돼지령등이 보인다
멀리 천왕봉도
서부능선 뒤로 덕유 주 능선이
서봉 동봉 그리고 향적봉이
돼지령을 향해 가는 길
나의 조망 포인트
설화는 없지만 만복대를 본다
문바우등 왕시리봉 뒤로 백운산이 넓게 자리를 잡았고
좌측의 피아골은 섬진강에서 밀고 온 안개가 부드럽게 넘어오고 있다
피아골 안개
남부능선
이런 광경에 매료된 지리산꾼님들은 자꾸자꾸 올수밖에 없는가 보다
이런 산수화를 두고 가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국 여성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앞서거니 뒷 서거니 하며 걷는다
진행 방향 좌측으로 대소골이 있으나 숲에 가려 조망이 차단 되어 우측으로 열린 부분만 관찰하게 된다
임걸령과 반야봉이 보인다
숨이 멎을 지경이다
역시 빛이
이상 - 피아골의 안개
해발 1390m의 돼지령에 도착 하였다
반야봉까지 3.4km정도 남겨둔 거리다
*한국 여성산악회 회원들*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 능선
해발 1320m의 위치한 임걸령까지는 아주 부드럽고 걷기 좋았다
함께 온 일행분들이 날아갔는지 그 흔적이 없어 조금은 걱정이 된다
임걸령에서 반야봉까지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오르막이다
지리에 올적마다 항상 느끼지만 토끼봉과 더불어 이곳이 나에게는 힘이 든다
앞에 간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뒤에 있을 것 같기도 하여 고운 눈위에 흔적을 남겨 두고 반야봉으로 간다
오늘 아무도 가지 않았는지 다져진 눈길위에 처음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나의 조망 포인트에서
걸어온 등로를 본다
능선이 참 인자하게 보인다
목통골의 분위기있는 모습
참으로 신비롭고 경건하게 느껴진다
안개가 궁금하여 찾아보니
대기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지표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이 부옇게 떠오르는 현상이라고 사전에 적여 있다
일교차가 클때 잘 생기며
기온이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 공기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수증기가 물방울로 형성되면
사진에서처럼 신비로운 광경을 선사한다
섬진강은 물안개가 한창인가보다
댕겨보니 한 걸음에 백운산으로 달려갈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든다
우~~ 저 산그리메가
임걸령과 하얀 눈이 있는 돼지령 그리고 노고단까지의 비단길
성삼재와 고리봉뒤로
전라남북도를 가르는 깃대봉 천마산 견두봉이 보인다
절정을 향해 치닫은 안개의 향연!!!
전면에 삼도봉이 보인다
좌측의 목통골과 우측의 피아골의 안개
반야에 이르니 20대로 보이는 젊은 산행객이 있었다
얘기를 주고 받으며
기념 사진을 남겨 주니 답례를 한다
그 덕분에 지리 노고단을 배경으로 반야봉에서 그 흔적을
지리 천왕봉을 배경으로
지리 종주 능선
지리 주요 산봉으로 주봉인 천왕봉(1915)을 비롯하여 중봉(1875), 제석봉(1806),반야봉(1732), 촛대봉(1703),
노고단(1507), 영신봉(1652), 써리봉(1602), 만복대(1433) 등이 있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은 반야에서 조망
반야봉을 내려서며 생각한다
뾰족한 기암이 병풍처럼 도열한 설악을 남성적인 산이라면
이곳 지리산의 봉우리들은 둥그렇게 보이며 능선과 능선을 연결하는 선이며
보이는 골마다 보이는 광경은 따뜻하고 자애롭기 그지없다
한없이 허물을 감춰두고 보듬아 줄 것 같은 산
부인같은 산이요 어머니 같은 산이다
원없이 조망을 즐겼지만 내심 걱정이다
삼도봉에 도착하였으나 일행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반야까지 다녀 왔으니 시간을 많이 허비한것 같다
보기에는 저렇게 유순한데 막상 오르려면 기운을 써야 하니
자애로우면서 엄격한 어머니같은 산인가
복장을 정리한 후 가야할 능선을 본다
가까이 보이는 토끼봉과 영신봉 그리고 천왕 중봉까지를
화개재를 향하는 내리막 계단
드디어 화개재에 도착하니 한국 여성 산악회 회원들이 보인다
경남 화개면 목통골을 따라 오라오는 소금과 해산물을
전북 남원 뱀사골에서 올라오는 산나물을 서로 물물교환하던 장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폐허화되어 가는 마당에 자라는 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목책을 둘러 놓았다
화개재에서 북으로는 뱀사골로 연결되고 남으로는 목통골로 연결된다
현재 목통골 방향은 출입금지구간이다
* 뱀사골 방향 *
화개재에서 목통골 방향 조망
화개재에서 토끼봉 오름길은 은근히 사람 잡는다
급 경사는 아닌데 계속되는 오르막이 힘 들게 한다
정상이 지척이다
예전보다 나무들의 키가 훌쩍 커져 있다
이제 한번의 내리막과 오름짖을 하면 쉽게 연하천에 도착한다
룰루 랄라 내리막 등로
오르막으로 들어서기 직전
이제부터 다리에 힘을 주는 구간이다
너무도 허기져 중간에 행동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시간을 갖은다
젊은 산꾼들만을 하나 둘 앞서 가며 식사 시간전에 도착해야지 하는 마음 뿐이다
이곳 명선봉 구간은 조릿대가 많았다
명선봉을 우측에 두고 우회하는 등로가 힘드는지
오르는 산행객들이 쉬며쉬며 오른다
급 계단에 올라서며 마음이 쫒기니 몸이 힘드는걸 체험한다
명선봉 옆구리를 힘들게 오른 후 뒤돌아본다
취나물이 많이 자란것으로 기억되는 주목 군락지를 보면서
눈에 덮힌 원목 계단을 밟으며 연하천 산장으로 내려선다
오늘의 목적지이자 숙박지인 연하천 대피소 (1시도착)
산장지기분 인상이 좋았다
너무 빨리 왔단다
취사장과 그 어디에도 일행들의 흔적은 없다
항상 스쳐만 가던 대피소의 시설물을 여기저기 살펴본다
취사장이 너무 어둡고 화장실이 계절 탓인지 영 그랬다
샘물이 흐르는 곳 가까이에 모여서
가져온 라면을 먹느라 다들 분주한 모습속에 미소가 가득하다
부산에서 왔다는 20대 고교 동기생들의 행동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고
딸같은 여성산악회원들의 식사장면을 보면서 내가 배부름을 느껴본다
2시간을 기다리니 선두팀이 온다 비로서 배를 채운다
비록 설익은 밥이지만 너무도 맛있었다
허기를 달랜 후 후미를 마중 나갔다
산중에 자보는 체험을 처음으로 겪어보는 맛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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