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악어가 있데
그게 어딘고
응!
양주 불곡산이래
소문은 오래전에 들었다
양주시청에 주차하고
불곡산에 첫발을 옮긴다
단체 산행객들의 체조가 끝나고
인사타임을 갖고 있다
군데군데 이정목이
가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어 편할데로 코스 잡으면 된다
첫 잔봉을 넘으니 불곡산 정상인 상봉이
저 만치서 손짓한다
왜 이제야 오냐며
어여 오란다
보기와 달리 수피가 부드러운
노간주나무가 많다
제2보루를 지나게 되고
그러고 보니 이 산에는 9개의 보루가 있다고 하네
보루란 적의 침입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한 토성이나 석성으로
그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한다
강화도에 가면 해안을 따라 보루가 많다
주말마다 좋았던 날씨가 오늘은 꽝이다
제5보루에서
저기가 정상이라고
날씨의 도움이 잇었다면 주변의 이름있는 산들을...
저기가 악어가 산다는 곳인가 하는 예감이 들고
팽귄바위라고 하는데
그리 느껴지나요
임꺽정봉
지나온 여정
1.2보루 지나 목축이는 간이 매점과 코앞에 있는 5보루까지 보고
공동묘지와 도락산
제법 사람이 많다
저기 꺽정봉만 가면 반타작 하는가
정상에서 상투봉으로 가는 길
목책계단이 없을적에는 고생깨나 했을거 같다
우측 상투봉과 뒤의 임꺽정봉
음지에서 바람맞으며 구경하자니
날이 차다
지나온 불곡산 정상 상봉
두번째 봉우리
아직 정상 아래엔
울긋불긋한 단풍이 정겹고
저 단풍이 지면
겨울이 오는거지
남으로만 간줄 알았던 단풍이
아직 한창이라니 ...
새앙쥐 바위가 저 앞에 있네
본 모습은 맞은편에서 보는게 실감이 나
짧지만 옹골차게 보이는 암릉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찾는가 싶다
상투봉방향
모질긴 생명력
목숨을 던지는 분들이 이런걸 봤어야 하는데
어허
하늘이 열리려나
새앙쥐바위옆에 자리를 편 사람이 있어
지나친 유두바위를 여기서 본다
덕분에 편히 오른다
네이버에서 활동하신다는 산객분과
이런저런 말을 나누고
외양에 비해 굉장히 건강해 보이고
날렵한 걸음걸이가 인상적이었다
먼저 악어바위를 보러 가신다 하는데
함께 쫓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만나면 다음을 기약하는게 순리인것을
아쉬움을 바람결에 보낸다
일단 저곳은 나중에
임꺽정 바위라는데 ...
홍길동 장길산과 더불어
조선의 3대도적이라고 하는 임꺽정
당시에 민초들은 도적보다는 의적으로 알았고
역사는 의적으로 기록하고 있기도 해
요즘 뉴스의 초점인 국기문란을 생각하게 한다
전망대가 그럴싸하게 보이는데
산이 조그마해 뭐 특별할것도 없는거 같은데
언제 여기를 올지 알수 없어서 가본다
충북 단양의 도락산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른
도락산
바위가 하나 눈에 띈다
그래서
한북정맥길인 부흥사 방향으로
요놈이다
기암에 관심이 많다는
좀전에 뵌 그분이 생각난다
여긴 사람도 없어 조용하니
배냥 내려놓고 쉬어간다
다시 전망대에 도착하여
제9보루를 바라보고
악어가 어디쯤 살고 있을까
그려보고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그 모습이 보일듯해
임꺽정봉
도락산을 한번 더 본 후
감악산이 보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이제는 악어잡으러 간다
물리지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공기돌바위
갖고 놀기엔 ... 상상이 안되
코끼리바위
이거 보니 강가가 가까워졌나 싶고
하마같이 순하면서 우람한 바위
그렇다면
지척에 ..
역시 악어가 있다
야!
이놈 봐라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아프리카도 아니고
강가에도 아니고
어찌 이런 산중에
눈과 입이 참으로 그럴싸하고
피부가 압권이다
너
악어 맞지
뭐
더 없나
살펴본다
삼단바위
저것도 꺽정이 형님이 올려 놨을까
조금 거시기 하네
악어 주변을 어슬렁대다가
악어 밑에 사마귀가
햇빛을 쐬고 있음을 발견한다
야
얼어죽기전에 집에 가라
이제는 왔던길을
되돌아 간다
아침에 입구에서 체조하던 단체 산행팀이
이제야 스쳐가며
와글와글
이제는 악어가 있는 바위를 확실히 알고
이젠 퉁퉁 부은 엄마젖꼭지를
마음편히 감상한다
어
아까는 왜 못봤지
조형소나무
7보루인 상투봉을 지나고
이런걸 보면
괜스레 미안함 맘도 생겨
발검음 하나라도 조심히
텅빈 불곡산 정상인 상봉을 독차지 하고
오후에는 하늘이 열리려나 기대했지만
한가로운 정상
주변을 둘러보지만
곰탕같은 공기가 시야를 가린다
가용할 국토는 좁다는데
비생산적인 아파트용으로만 활용된다는게
세월이 흘러흘러 간 뒤
저걸 어쩔거나 싶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양주도 빠르게 주거지로 변모하네
정상부에 진 단풍은 산 중턱을 지나 그 아래에서
드러오려는 겨울과
마지막 씨름을 한다
경기도 양주시의 진산이라는 불곡산
악어와 임꺽정봉으로 유명한 산
초반의 부드러움이 정상 9부능선부터 암질로 바뀌는 골산의 형태의 산
산행거리가 짧다보니 여유가 있었다
비록 시야는 가렸지만 남으로 북한산국립공원과 수락산
북으로 해룡산 왕방산 소요산 감악산을 동쪽으론 죽엽산 축령산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눈에 보인다고 다 보는게 아니고 보이지 않는 상상속의 세계로만 족한다
한강을 지나면서 정체가 심한 도로에서 생각한다
생기는것도 없는데 산이 뭐 그리 좋다고
오늘같이 미세먼지 많은 날까지 쏘다녀야 하나
이런 삶도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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