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산행기

고창 선운산(도솔봉)

열린생각 2011. 11. 9. 10:59

 

산행 전날 퇴근하면서 토요일 시골 가려는 생각이 갑자기 바뀐다.

서둘러 업무 보고 바로 고향 가는길에 대둔산에 들려 단풍구경 한번 하고픈 욕망이 치민다.

이곳저곳을 검색 후  시간을 아끼면서 단풍적기로는 도솔천이 좋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하여 산행과 단풍을 목적에 두고 두마리 토기를 잡으러 나선다.

 

산 행 일 : 2011.11.4

산행코스 : 선운사 (14:10) - 장사송(14:49) - 천마봉(15:12) - 청룡산(16:05) - 낙조바위(16:37)

- 용문굴(16:54) - 소리재(17:07) - 도솔봉(17:51) - 선운사(18:45)

산행 거리 : 약 12.8KM (원점회귀산행)

 

***특기 사항 - 개이빨산은 지도상에서 좌측에 있는 남산으로 연결되는 중간에 있는 봉우리가 맞는걸로 보임 (현지 산행 결과) ***

 

주차장  인근에 천연기념물 357호인 거대한 송악이 눈에 들어온다.

송악!!

가슴높이 줄기 둘레가 0.8m에 이르고 높이는 15m나 되는 거목으로 내륙의 자생종중 가장 큰 늘 푸른 덩굴식물이다.

 

선운사를 향해 가는 입구의 은행나무는 벌써 나목이 되었고

어쩌다 잎을 달고 있는 은행잎은 바람이 불적마다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주차료 2000원 문화재 관람료 3000원을 지불하고

뭇 사람들과 뒤 섞여 도솔천 주위에 자라는 단풍나무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벌써 많이 진 단풍에 안타까움과

그래도 남아 있는 단풍에 고마움과 환희가 교차하며 카메라를 만진다.

 

선운사 입구까지의 단풍은 전작에 남기고 선운사부터 시작한 원점회귀 산행을 미래의 추억을 위해 남겨보기로 한다.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선운사 사찰 경내에 들어서니

능선 우측에 선운산의 진산인 도솔봉(수리봉)이 보이고 하산은 좌측으로 이어지는 날등을 타고 하산하게 된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단풍구경에 정신이 빠져 사찰구경은 다들 뒷전이었다.

그중에 나도 한못을 하느라 핑하니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보고 나온다.

 

많은 단풍나무에 잎이 졌어도 물에 비친 수홍(樹紅)이 아름다워

서두르는 발길을 붙잡는다.

 

 

등로 우측에 차나무 재배밭에 차나무가 꽃을 피웠다.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하고 단순 소박한게 참 예뻣다.

 

도솔천 하상을 흐르는 물과 주변 바위와 자갈 등이 검게 보이는 이유는

하천 주변에 자생하는 참나무류와 떡갈나무 등의 열매와 잎에 포함된 타닌성분이 바닥에 침작되어

수질이 검게 보이는 것으로 오염된 물이 아니라고 한다.

 

정말 아름다운게 단풍이구나

 

이래서 가을이 되면 단풍 구경하러 여행을 다니는구나

 

이제서야 네 눈에 단풍이 들어오다니

그전에는 왜 이걸 느끼지 못했는지 참 아리송하다.

 

많은 나무가 잎을 떨구고 겨울나기 준비에 돌입하였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단풍이 반갑고 아니 고마울 수가 없다.

 

흐~~음~~!!

 

진행 방향 좌측에 있는 휴게소를 바라보며 지나 직진하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좌측은 낙엽이 쌓여 있는 좁은 등로로 오름길이 나오고 무덤이 있는데 그 길은 투구바위로 가는 등로이기에 버리고 다시 돌아와

사람이 많이 다니는 넓은 길을 따르니 도솔암과 천마봉에 이르는 등로였다.

선택한 등로 우측의 계천 건너에는 도솔암에 가는 차량이 다니는 도로가 있다.

 

죄다 내려 오는데 홀로 오른다.

참 기분이 묘하다.

 

근무하는 중에 일탈하여 단풍산행을 하자니

왠지 마음이 편치 않지만 잊기로 한다.

 

지금은 그저

자연이 주는 환경에 푹~~ 빠져버리고 싶다.

 

정규 등산로 우측으로 선운사의 자랑인 상사화인 꽃 무릇의 녹색잎이 여기저기에 반짝이며

 

등로 우측에 소나무가 보여 등로를 버리고 우측 차가 다니는 길로 들어서니

장사송 우측에 왠 동굴이 보인다.

 

진흥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

굴 안쪽에는 촛불과 함께 고사용 술과 먹거리가 놓여 있었다.

 

 

장사송

도솔암 가는 탐방로길에 있는 소나무로 높이 28m 둘레3.07m에 이르며

지상 1.5m지점에 8개의 가지가 사방으로 펼쳐져 큰 우산모양을 이루고 있다.

수령은 6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시간 관계상 도솔암은 생략하고 천마봉에 오르는 길을 택하여 가는데

빨간 단풍들 틈에 이런 대나무도 보게 되고

 

삼거리에서 곧장 가면 용문굴에 이르는 길을 버리고 목계단이 있는 등로를 오르고

이내 다시 보이는 철계단을 오르게 된다.

 

철계단 좌측에 있는 암봉에 오르니

형형색색으로 물들려 놓은 이런 풍광이 기다리고 있더라.

 

댕겨본 마애불상

 

천왕봉 방향 조망

 

생각보다 장관이다.

 

단애를 이루고 있는 천마봉

 

사자바위 조망

 

 

천마봉에 올라 천왕봉 방향 조망

 

생각보다 쉽게 천마봉에 오른것 같다.

밑에서 올려다본 단애였지만 정상부는 넓고 대체로 편평해 위험한 느낌이 들지 않은다.

 

천마봉에서 댕겨본 도솔암

암자라기에는 넓고 크다

낙조바위에 사람이 오르고 있다.

 

낙조바위 지척에서 좌측으로 병풍바위를 보기 위해 가다보니 철 계단이 병풍바위위에 걸쳐 있다.

세어보니 100계단이다.

 

원 계획은 병풍바위만 보고 가려 하였지만 철 계단을 올라서니 마음이 바뀌어 ......

 

병풍바위 단애 옆으로 사자바위가 보인다.

 

 배맨 바위가 보인다.

가볼까 말까

시간적으로 걱정 되지만 가보기로 한다.

 

북쪽에서 본 배맨바위의 위용!!

 

오를수 있을까 하여 들어가 보니

 

휴식을 취하는 젊은이의 흥취만 깨고 말았다.

 

남쪽에서 본 배맨바위!!   참으로 우람하다.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요?

낙지머리 같기도 하고 .....

 

아니 어쩐 일이야

 아직도 국화가 있게!!

창룡산까지 가는 도중에 심심하지 않게 야생화가 덤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배맨 바위만 보려하다 과외로 창룡산까지 왔다.

낙조대에서 이곳까지 이정목에는 1.5km라고 쓰여 있었다.

 

창룡산에서 조망 - 쥐바위(좌측바위)

창룡산에서 1km만 가면 쥐바위를 만날 수 있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개이빨산에 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지나온 걸음이 무섭다.

천마봉과 사자바위를 보니 산의 형세가 아주 깊은 U자형을 이루고 있다.

 

댕겨본 천마봉 

 

배맨바위에서 만나 뒤 따르던 젊은이가 암봉에 앉아 있고 우람한 배맨바위가 주위를 압도하고 있다.

과외로 찾았던 창룡산 덕분에 배맨바위의 진면목을 보게 되었다.

 

남쪽은 남쪽인가 보다.

올때는 보지 못했는데 창룡산을 뒤로 하는 길에 가는잎쑥부쟁이를 본다.

 

 

 

병풍바위에서 본 낙조바위와 천마봉

 

햇빛이 많이 누그러져 부드럽게 비친다.

 

댕겨 본 낙조바위

 

낙조바위에서 본 병풍바위

 

대장금에서 최상궁이 자살한 낙조바위

 

 

아무래도 일몰의 기대는 접어야 할까 보다.

빛이 약해 보여서리 ㅉㅉㅉ

 

해가 짧다고 일렀더니 데이트 하는 젊은 친구들이 서둘러 오고 있다.

그런데 요즘 애들 답지 않게 왜 떨어져 걷는지 그리고 별 말수도 없고 .....

배맨바위에서 만나 용문굴에서 헤어졌다.

 

최상궁이 낙화한 낙조바위면 뒤로

 산 그리메가 세월의 흐름을 말하는것 같다.

 

용문굴

장금이 어머니 돌 무덤이 보이고

 

용문굴 동 사면 등로 주위에는  나무뿌리가 훤히 드러내 보여

보는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다.

 

기다란 돌의 길이가 용 같아 보이는지요?

 

땅거미가 내려 앉으려 한다.

 

철계단 좌측의 암봉과 그 위 우측의 천마봉 그리고 사자바위가 보인다.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소리재를 지나게 되고

다시 오르는 등로변에는 신우대가 군락을 이루는 모습을 잠깐 보게 되더라.

 

좌측에 열려 있는 편평한 바위에서 서해쪽을 본다.

 

진행 방향 좌측으로 견치산 600M라는 입간판을 보게 된다.

지도와 다른것 같아 확인해 본다.

이상하다.

그렇다고 내려갔다 우측으로 오르는 등로가 없다면 낭패인데

일단 포기 하기로 하고

진행 방향 높은 곳에 올라보니 돌탑이 쌓여 있다.

 

그곳에서 견치산(개이빨산)을 바라본다.

 

 

댕겨보니 뭉턱뭉턱한 바위군이 솟아 있는게 견치산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쪽 산과 골이 접하고 있는것으로 보아

본 지도가 견치산 위치를 잘못 기재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도솔봉가는 도중에 견치산에서 올라오는 등로의 흔적을 발견되지 않은바

또 이곳의 정상부는 그저 평이한것으로 보건데

지도의 작성이 바르다고 동의할 수는  없었다.

 

내려서서 잔봉을 하나 넘으니 제법 오름을 강요하게 되지만

산이 고만고만 하다보니 금새 마루금에 닿게 되더라.

도중에 좌측으로 분기하는 등로가 있는지 유심히 살폈으나 보질 못 했다.

 

도솔봉에 들렸다가 참당암 방향으로 하산하게 된다.

 

입간판은 수리봉(336) 도솔산으로 명기 되어 있다.

"신 동국여지승람"에는 도솔봉이라 하였으나 백제 위덕왕때 세운 선운사가

3000그루의 동백나무숲과 꽃 무릇인 일명 석산으로 세간에 유명세를 떨치다 보니

지금은 선운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어두움이 짙게 내려 앉은 숲 정상에서 모처럼 배냥을 내려 놓고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해 본다.

8시 30분이면 집에 도착할것 같다고 고향의 부모님께 전화 드리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말린다.

한 여름에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은 여간 시원하던데 오늘 바람이 그랬다.

 

선운사 도립공원 방향 조망

 

이마에 불 밝히고 마이재로 하산할까 하다가 도솔천의 단풍을 더 보고 싶어 참당암 방향으로 긴 하산로를 선택한다.

 

어둠속에도 빛을 내는 노오란 단풍잎

 

 

선암사 천왕문

 

마음에 와 닿은 글이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    ...........     ......

 

 

 

 

으흠 ~~

조용해서 좋고

글귀도 좋고

단풍은 이뻐서 좋아라~~~

 

석병산과 두리봉 산행때부터 갑자기 찾아온 단풍의 마력에 빠져드는 스스로를 보면서

오늘은 단풍과 산행의 묘미를 다 잡은 산행이었다.

 

산은 높지 않았으나 아기자기한 암봉과 부드러운 등로

도솔천에 흐드러진 단풍잎의 가을 향연

짧은 시간속에

행복한 시간을 보낸 오후로 다음에 찾으리라는 희망을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