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다 유장한 능선을 벗어나 계곡을 대표하는 뱀사골과 피아골을 연계하는 장거리 산행이다 뱀사골 입구인 반선에 내리니 싸늘한 공기가 당혹하게 하지만 배낭을 챙기고 어둠에 싸인 공간을 가른다 / 4시 38분 칠흑같이 어둡지만 뭇별들이 쏱아져 내리는 무게를 등에 지고서 걷는다 보이지 않은 물소리가 들려 뱀사골에 랜턴을 비추면 파리하게 말라버린 단풍잎들이 전설을 얘기하고 집채만 한 바위 덩어리들이 깊은 계곡에서 하얗게 빛을 낸다 어떤 곳은 청정한 옥수가 빤히 보이고 여기는 지리산이야 라고 말한다 계곡변에 설치한 데크목길과 완만한 낙엽길도 걷다 보니 천년송과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도 하는 와운마을 분기점을 5시 03분에 지나고 5시 46분에 병풍소를 지나면서 목을 축인다 계곡이 멀어진거 같으면 어느새 옆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