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첫 설악길은 북설악 성인대다
동문들과 함께 하는 여정이기에 우의를 다지는 목적 나들이길이다
분단전까지 금강산권으로
그래서 아직까지 금강산 화엄사다
화암사 경내로 진입하는 길에는 조성경위를 간단하게 알려주는 안내문이 있어
선의 핵심은 깨달음에 있고 선에 의해 깨달음의 지혜가 열린다고 하면서
포장로 우측으로는 오도송을 좌측으로는 열반송을 새긴 비를 세워두고 있다
예전의 비포장로가 이렇게 말끔하게 정돈되었는데
그때는 차가 다니면 먼지가 풀풀 날리어 불편했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이런 길이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
차량이 지나는 길은 이해하지만
물이 지나가는 길이라도 예전의 또랑 그대로의 모습이라면 덜 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든다
수행도 먹어야 가능하지
화장실을 가기위해 화암사로
적당한 기온에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좀 가신거 같아
친구와 후배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길이 좋다
보이지 않은 상봉과 보이는 신선봉이 병풍을 친곳 아래에
금강산 화암사가 조용히 내려 앉아 있다
풍악제1루와 수바위
수바위
전설에 의하면 과한 욕심을 경계하는 얘기가 전해 오는 수바위다
가까이서 보는 것이 좋은 것이 있는 반면에
떨어져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좋은 경우가 있는데
화암사는 후자에 해당하는 거 같다
주마간산겪으로 경내를 지나치고
음습한 계곡의 얼어버린 모습과 달리 포근한 날씨에
흙길을 밟아간다
왕성하게 물기를 빨아 올리던 계절이 아닌 쓸쓸한 이 계절에 성인대의 모습 일부
들머리가 바뀌니 오르는 길은 부드럽고
겨울을 나기 위해 거추장스런 옷들을 벗어버린 숲인지라
도중에 백두대간의 북설악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진짜 상봉은 뒤에 있어 보이지 않지만 편의상 같은 선상에 있기에
통칭하여 상봉이라 칭하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상봉은 괜찮게 보이지만
바다를 보니 영 시계가 좋은게 아니다
성인대(신선대)에 도착하니
왠걸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왜 이곳은 바람이 심하게 지나갈까
미시령을 넘어온 바람이 계곡을 지나면서 더 발달해 이곳 성인대에서 절정을 이룬거 같아
나무들마저 그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가지 마저
미시령 방면은 외면한채 뻗어가고 있어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이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오늘은 왠지 불편하기 그지없다
총괄대장님이야 멋진 풍경을 모두에게 편안히 선사하고 싶었겠지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나
그래도 자네 마음은 알고 있다네
친구야 저 바위가 무슨바위같니
추워서 제대로 보기나 했니
바위를 보면서 너의 위트있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사막에나 있을법한 낙타가 이곳 성인대에도 있다네
이제 한번 와 봤으니
늘 함께 하자꾸나
서울 근교만 떠돌다가 속초까지 와서
외지 바람을 쐬니 좋지 않니
수수꽃다리가 피는 계절에 와 보니
봄향기와 더불어 이곳에서 편히 울산바위도 감상하는 행복감이 그만이더구나
잡다한 일이 많은 총무의 업무를 맡아 봉사해 주니
그 덕분에 편안해
늘 고맙고 감사해
기발한 재주가 있는 친구
형수씨 덕분에 더 재미가 있는 만남이야
오늘 죽어도 호상이라는 말 그만하고
건강해라
짝이 없으니 친구와 함께
우정이 뭔가 삶이 뭔가
그 모든것이 건강하게
살아 있을때 의미가 있는 거라 생각해
이런저런 삶의 여정에도
너와 내가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있어 가야 할 길에
새로운 힘을
얻고 충전하게 된다
선배는 선배대로 후배는 후배되로 예는 갖추되 너무 나누지 말자
어짜피 함께 늙어 가는데
비록 태어나는건 내가 먼저 왔을지라도
가는건 누가 먼저라 할게 없으니 그저 친구같이 편안하게 여기세
저 산의 높이가 다 달라도 자신의 존재감은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큰 바위든 작은 바위든 제 얼굴이 있고
나무가 크던 작던 다 자신의 몫은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올려다 보는 느낌도 좋겠지만
이렇게 내려다 보는 느낌도 더 각별하니 좋지 않나
그래도 이렇게 같은 높이로 보이는 풍경은
그 무엇보다 편안해 보이고 함께 보니 더욱 좋네
나이는 약간의 층하는 있겠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이라면
얼마든지 정을 나누고 발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네가 부족한 부분은 내가 채워주고
내가 부족한 부분은 네가 북돋아 주고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듯이
우리 서로 어울렁 더울렁 같이 가보세
비록 일년에 열두번 만남이지만
그 순간이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지 않나
간식시간때 누가 말했지
부모님 찾아 뵈는것 보다 더 많이 만난다고
그래 작은 만남은 아니야
건강한 두발로 이산 저산 다니며 가야 할
그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우리가 가야 하는 여정에는
신작로가 아닐 수도 있어
오늘 우리가 걷던 길을 생각해봐도 오르막도 있고 순탄한 길도 있었고
그리고 내리막길도 있었지 않않나
시루떡바위
우리 동문이 가는 여정에 좋은 길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를 시험하는 그런 길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럴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자는 알고 있을거야
그냥 그렇게 하면 될거 같애
나는 말하고 싶네
우리가 가는 길에 서둘지 말자고
길게 보고 호흡하세
산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지만 돌아보면 언제 저 길을 걸어 왔는지
실감나지 않듯이
한발짝 한발짝은 짧고 짧지만
그 한발이 쌓이고 쌓인 거리는
몸과 마음에 놀라운 변화를 줄거야
산이 내게로 오라 하지 않나
건강한 삶을 살고 싶거든
소소한 우정을 나눌 친구여
산으로 와라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에서 자라는 저 소나무처럼
여기에 오면 그런 삶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거 같지 않나
다 본다고 보는게 아니다
보지 못한다고 다 못 보는것도 아니다
보고도 보지 못하고
잡고도 느끼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마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물욕이 넘쳐나는 세상살이에
하나의 욕심을 비워내니
가는 길이 가벼워진다
비울때는 비울줄 알고
채울때는 채울 줄 아는
숲의 저 나무처럼
나도 저 나무처럼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
시들어가는 육신에
삶의 활력을 불어주고 싶다
너와 내가 함께 하다보니
종국에 내 몸이 말을 하게 되리라
자연과 함께 하니 내가 행복해지더라고
내려서면서 부도탑을 둘러본다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동문들이여
행동하는 이에게 만남의 기회가 건강이 온다네
새벽잠의 달콤함을 밀어내고
산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궁금하지 않나
부담없이 온종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게
회색의 도시를 벗어나 숲이 주는 사계절을 갖고 싶지 않나
그저 걸망하나 둘러메고 나서면 되는 일 일세
친교의 장으로도 좋고
자연의 지혜를 저절로 배우고
건강은 덤으로 찾아가는 산행길
함께 해 보세
함께 하는 이가 있어 즐거웠던 신년 설악의 첫 나들이길
다음 산행날을 기다리며 몇자 적어 보았네
기해년 새해에
솟아 오르는 기운들 듬뿍 받으시고
내내 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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